2015.11.08. 해군과 함께하는 제8회 진해마라톤대회- 우리 딸 민지 수능 대박!!!
김진평 하프코스 1:57‘52“
10월 운동량을 보면 2014년 135.4 km, 2015년 158.1km 였다. 14년에 비해 15년은 매월 평균이 약 27km를 더 했다. 몸무게는 약 69kg으로 큰 변화가 없다. 매년 운동량이 조금씩 늘어 기분은 좋다. 몸 컨디션도 좋다. 지난 화, 수요일은 직원 워크샵이 있어 부산, 거제를 일박이일동안 다녀왔다. 약 75명의 직원들과 같이 갔었다. 그러나 신규직원이 많아서인지 약 1/3은 처음 보는 직원 같았다. 8조로 구성하여 조원들끼리 어울려 밥도 먹고, 미션도 하고, 술자리까지 같이 하여 친해졌고, 다른 조원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금, 토요일은 남양주에서 군생활하고 있는 이들 면회를 산호동 어머니와 같이 갔다. 민지가 고3이라 11월 12일 수능이 있어 집사람은 같이가지 못하였다. 씩씩한 아들 모습을 보니 대견스러웠다. 고기도 먹고, 쐬주도 마시고, ‘검은 사제들’ 영화도 보고... ... 80의 작지 않은 나이에도 승용차로 편도 약 4시간 거리인데도 나 혼자 가는 것이 안스러워 같이 간 엄마께도 감사한다. 남양주에서 마산에 도착하여 6:00PM 창원 리베라 컨벤션에서 있는 창원고 4회 졸업 30주년 행사에 참가했다. 400여명의 졸업생중 100여명이 왔었다. 12명의 친구들은 벌써 운명을 달리하여 묵염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30년 만에 보는 친구들과 정한우 담임선생님과의 이야기 꽃을 피웠다. 2차, 3차에 걸친 뒤풀이!!! 언제 집에 돌아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바지 주머니 안에 택시 영수증이 있었다. 03시 5분 !!! 도대체 어디에서 얼마나 마셨는지... ... 6:30 AM 에 일어나 엄마가 떡국을 해 주셨다. 아들이라 특별히 꾸중도 않고... 먹는 둥 마는 둥하면서 주섬주섬 챙겨 진해 운동장으로... 음주체크를 했으면 당연히... ... 숙취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쓰리고...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다음 주 목요일, 12일 수능 시험치는 딸을 위해 하재현 사장이 만들어준 ‘우리딸 민지 수능 대박’ 프랭카드를 달고 완주를 해야한다는 의무가 있었다.
8:30am 조금 넘어 진해운동장에 도착했다. 비가 계속 내렸다.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뛸까 말까 생각도 안했다. 이번만큼은 꼭, 당연히, 달려야 했다. 딸을 위해, 나를 위해 ... ... 진주에서 최용부, 구청회, 이민수, 한관희, 이용성회원이 왔다. 비가 와서인지 대회장이 좀 썰렁했다. 1,500 여명 정도 될 듯 했다. 모두 준비를 마치고 9:30am 출발 신호와 함께 혼자 끝에서 천천히 앞으로 앞으로... 시작부터 너무 힘들었다. 말 할 기운도 없었다. 시계 차는 것도 잊어버려 출발시 체크도 못했다. 정말로 이번에는 기록 생각은 하지 않고 완주만을 목표로 설정했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렸다. 해군부대 안으로 들어서고 4km정도에서 1차 반환을 하니 한관희 회장이 보였다. 술이 깨는지 조금씩 회복되었다. 한 회장님을 추월하고는 달리는 많은 참가자들이게 말을 걸었다. 어떤 달림이는 누군지 의아해 하면서도 반겨주기도 했다. 등에 달린 프랭카드를 읽어 달라고 하기도 했고 ‘수능 대박 내세요’ 하면서 응원을 해 주기도 했다. 해군사관학교 안에서 11km를 지나 2차 반환을 하였으며 해사를 나와 16km 지점의 3차 반환까지는 좀 지루했다. 그러나 기록에 연연해하지 않고 즐기기 위해 교통 통제하는 경찰들, 파스를 뿌려주는 자원봉사자들, 달림이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농악대들, 음수대마다 음료와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학생 자원봉사자들에게 힘!,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계속 달리다보니 어느새 3차 반환점을 지나 18km 이정표도 지나고 있었다. 달리는 중간 중간에 비가 왔다 갔다 했다. 오히려 신발에 물이 들어가 질척거려 싫었지만 후반부에는 뜨거운 몸을 식혀주는 고마운 비가 되었다. 만약 술에 찌든 몸으로 비가 아닌 해가 쨍쨍했으면 더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계가 없으니 기록에 어떻게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2시간 페메를 잡지 못했지만 약 20-30m 앞서 가는 것을 볼 수 있었기에 2시간이내에 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3주전 고흥 우주 마라톤대회에서는 1:47‘ 이었는데... ... 몸 컨디션에 따라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골인!!! 전광판에서는 1:59’이 지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대회측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김진평 기록 1:57‘52“!!! 기억 할 수 없을 만큼의 새벽 3시까지의 음주, 약 3시간의 잠만 잔 무거운 몸으로, 딸의 수능 대박이라는 의무로 기록에 관계없이 완주에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기뻤다. 구청회 1:44’, 이민수 1:47‘, 한관희 2:08’, 최용부 2:19‘ 모두 작년 기록보다 못하였다. 비 때문인가??? 용성이는 작년 이 대회에서 첫 하프코스를 완주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리를 다쳐 5km만 걸었다고 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어지러워 서 있을 수가 없어 질퍽한 바닥에 잠사 앉아 있다가 환복하고 나왔다.
너무 힘들어 의자에 앉아 있는데 이민수회원이 막걸리를 가져왔다. 술을 보니 토할 것 같았다. 억지로 참고... ... 진주로 오는 길에 졸려 국도변에 잠시 차를 세워 찬바람을 쐬고 쉬다가 왔다. 호탄동 콩나물해장국집에서 해장을 했다. 다친 팔에 깁스를 하고 주우길회원이 고맙게 식사 장소로 와서 같이 먹었다. 2박 3일만에 집에 돌아오니 딸과 집사람이 반갑게 맞이해 줬다. 등에 달린 프랭카드의 사진도 보여주고... 샤워를 하고 바로 골아 떨어졌다. 6:30 pm 에 일어나서 독도 꽃새우를 먹자고하여 식당에 가서 새우를 열심히 까서 딸에게 바쳤다. 새우가 빠진 라면을 먹고 집에 와서 또 잤다.
수능에 쪼들린 딸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는데... 이번에 몸으로는 힘들었지만 마음적으로 응원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 정신력이 없었다면 이번 대회는 완주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가능성의 긍정적인 사고와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김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