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이란 통속적으로 말하면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는 예식인데, 그것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면 음(陰)과 양(陽)이 만나는 것이므로, 혼인예식을 올리는 시간도 낮과 밤이 교차되는 황혼무렵이 합당하다는 취지였습니다. 예서(禮書)에서 말한것처럼 "양이 가고, 음이 오는 까닭을 취한 것(取陽往陰來之義)"이지요.
하루중에 양과 음이 교차하는 시각은 아침과 자녁으로 두번이 있습니다. 혼례에서 저녁을 택하게 된 이유는, 고대에서는 혼인예식 장소가 바로 신랑과 신부가 직접 첫날밤을 지내는 장소였고, 혼인예식이 끝나면 곧바로 합궁례(合宮禮)를 치루고 한자리에 들어야 하였으므로, 신부가 부끄럼을 타서 일을 그르칠가봐, 삼라만상이 모두 잠드는 안늑한 밤 환경을 마련해 준다는 취지였을 것입니다.
알다싶이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는 일을 한어로 婚姻이라고 하는데, 유희로 글자풀이 해 보면, 婚이 장가든다는 뜻이 되고, 姻이 시잡간다는 뜻이 됩니다.
婚이 장가든다는 뜻이 되는 까닭은, 한 여인(女)과 저녁때(昏)에 예식을 올리고, 한자리에 드는 것이 곧 장가드는 것이기 때문이고, 姻이 시집간다는 뜻이 되는 까닭은, 古禮에서는 여자의 집에서 사위감을 구할때 보통 媒婆에 의거해야 했는데, 媒婆(女)의 중매에 인(因)하여 인연을 맺고, 한 남자를 따라 가는 것이 바로 시집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혼인은 음과 양이 화합하여, 삼라만상이 창조되는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일이며,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 순수한 애정에 맞추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혼인이란 한마디로 천지의 리치에 순응하여 사랑의 감정에 맞추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