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일본 정부가 조만간 열도 남쪽 해상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며 가정마다 최소한 일주일치 식량을 비축하라고 권고했다.
2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내각부는 전날 열도 남쪽의 난카이(南海) 해구 거대 지진 대책을 정리했다.
난카이 해구는 규슈(九州) 앞바다에서 도쿄 부근 시즈오카(靜岡)현 스루가(駿河)만까지 약 750㎞에 걸친 해저 지형으로 지진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지목된다.
일본 정부는 전문가들을 불러 지진 발생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지 검토했지만 "현재 과학기술로는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금 당장 예상할 수 있는 건 30년 안에 규모 8.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60∼70%에 이른다는 정도다.
이에 일본 정부는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최소한 일주일간 버틸 수 있는 비상식량과 물 등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반적인 지진에는 사흘치 식량을 권고하지만 난카이 해구 지진은 피난민이 950만명이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두배 이상의 비상식량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여기에는 고령자와 장애인, 자택을 잃은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들은 자택에서 비상식량으로 버텨야 한다는 경험칙이 깔려 있다.
내각부는 공공기관, 학교, 병원 등 쓰나미(지진해일)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시설은 계획적인 이전을 권고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8월 난카이 해구 주변에서 2011년 3월의 동일본 대지진처럼 규모 9.0급 지진이 일어날 경우 최대 32만3천명이 숨지고 62만3천명이 다치며, 220조엔의 경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