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와 서비스의 차이 : 남도 나처럼 귀한 사람일 수 있을까!
(2022년 11월+12월 167호)
“이것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곧, 예수님을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삼는 ‘왕복’ 여정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머물기’와 그분을 선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는 또한 가난한 이들, 이주민들, 병자들, 죄수들, 사회에서 가장 작고 잊힌 이들과 함께 머무는 것이며,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선포하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예수님께서 가장 취약한 형제자매들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거기서 특별한 방식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바티칸 뉴스의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형제를 처음 면회하려면 교도관이 꼭 물어봅니다.
“무슨 관계이기에 면회를 하려고 합니까?“
“아무 관계도 아닌데요.”
처음 영치금을 넣어주려고 해도 물어 봅니다. 무슨 관계냐고 물어봅니다. 일일이 대답하기가 그래서 그냥 지인이라고 합니다.
아무 관계도 없으면서 남을 돕는 것이 참으로 희한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와 상관이 없는 남을 돕는 일은 놀라운 일입니다.
민들레국수집 손님 중에 아픈 분을 모시고 병원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원수속을 밟을 때 직원이 물어봅니다.
“환자분과는 무슨 관계예요?”
“아무 관계가 아닌데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어 합니다. 가족이 아니고 친척도 아닌데 왜 환자의 보호자가 되기를 자청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환자와 관계가 없으면 보호자가 될 수 없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이런 경우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직장암에 걸렸는데 의사가 3개월 시한부 인생이랍니다. 사기를 당해서 빈털털이가 되었답니다. 수중에 약간의 돈이 있고, 가족과는 연락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천의료원 근처에 방을 하나 얻었다고 합니다. 당신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면 병원에 입원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3개월이 될 때였습니다. 정말 병세가 심각해졌습니다. 인천 의료원에 입원시켰습니다. 가족이 아니라서 보호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병원에서 가족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아들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얼마 후에 노인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며칠 후에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버지가 남겨 놓은 것이 없는지 물어봅니다. 아무 것도 없고 노인의 월세 보증금이 이백만 원 쯤 있을 것인데 집주인과 정산을 하면 얼마가 남을지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믿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경북북부 1교도소에 있다가 여주교도소로 이감을 가서 있는 형제에게서 온 편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원은 교도관을 말합니다. 출역이라는 말은 재소자들이 일하러 가는 것을 말합니다. 공장, 청소, 이발 등등입니다. 출역을 하면 상여금이 조금 지급됩니다. 보통은 출소할 때 지급됩니다.
확정이란 말은 보통 구속되어 일심, 이심, 대법원 까지 재판이 끝나면 형이 확정됩니다. 무기수들과 형이 많은 장기수들은 누진처우 등급마다 소진해야 할 점수가 많습니다. 누진처우 4급에서 3급, 2급, 1급으로 올라가면 면회할 수 있는 회수가 늘어나고 혜택이 달라집니다.
‘무기수 30년을 잡고’ 라는 말은 이렇습니다. 무기는 형의 기간이 없습니다. 무기에서 감형이 되면 보통 유기 30년형에서 시작됩니다. 보통 무기를 선고받은 무기수가 가석방되는 경우에는 감형되어 30년이 지나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어떤 무기수는 35년이 지났는데도 그냥 징역을 사는 경우개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기형의 최고형은 50년 형입니다. 근래는 45년형, 40년 형을 받은 사람을 간혹 봅니다.
영치금은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는 돈입니다. 3백만원까지 가질 수 있고 하루에 외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돈은 3십만원까지입니다. 밖에서 보내주는 돈인 영치금이 없으면 필요한 물건이나 책을 살 수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징역은 곱징역이라고 합니다. 보통 수용되어 있는 사람의 약 10퍼센트 정도는 몇 원이나 몇 십 원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베베모 가족분들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거의 2년째 코로나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입니다. 이제 그만 줄어들 때도 된 거 같은데 줄어들 생각을 안 하네요. 나이 드신 분들은 조심하는 것 같은데 젊은 사람들은 역시 코로나 위험보다는 노는 게 더 중요한 거 같습니다. 뉴스 같은데서 보면 길거리에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더라고요.
건강은 다들 괜찮으시죠? 전화라도 드리고 싶은데 여주는 직원이 확진되어서 전부 다 2주일 동안 방에 갇혀 있다가 출역했는데 다시 하루 만에 밀접 접촉자 격리해야 한다고 해서 다시 격리된 지 일 주일 만에 나왔습니다. 그래도 다음 주부터는 정상적으로 출역한다니까 다행입니다.
저 드디어 1급 달았습니다. 확정된 지 13년 4개월만이고 구속된 지 14년 3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1급 한 번 달아보겠다고 사람들이랑 싸울 것도 참고 살고, 코걸이들 피해서 조심조심 살아온 세월이 벌써 이렇게 지나갔네요. 근데 막상 1급 달아보니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청송 같으면 1급수들이 적어서 검신도 안 받고, 겨울에 솜이불도 주고 혜택이 조금 있는데 여기 여주는 1급수들이 많아서 아무런 혜택이 없네요. 그래서 그런지 애태우며 기다린 시간에 비해서 감동은 적은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시간 제가 열심히 잘 살아왔다는 증거이기에 적게나마 행복합니다.
무기수 30년 잡고 지금 절반 살았으니 이제 저도 내리막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14년이란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지나온 세월만큼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겠죠. 그러기 위해서 공부도 하고 있는 것이고요.
베베모 가족 분들 얼굴 못 본지도 거의 2년이 된 것 같습니다. 빨리 얼굴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매달 보내주시는 영치금은 정말 감사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고 매달 넣어주셔서. 아껴서 잘 쓰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시험공부 하러 가 봐야겠습니다. 다음 주말에 중간고사 시험이라.
이번 주도 늘 행복하시고 웃는 날만 가득하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하겠습니다.
여주교도소에서, 이** 올림
코로나 19 때문에 2020년부터 거의 2년이 넘도록 교도소에 갇혀 있는 형제들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 전에야 청송에 있는 경북북부 1교도소에서 자매상담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경북 청송군에는 네 개의 교도소가 있습니다. 경북북부 1교도소, 2교도소, 3교도소, 직업훈련교도소입니다. 경북북부 1교도소는 옛날에는 청송교도소라고 불렸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형제들이 자매상담에 나와도 전처럼 음식을 나누어 먹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자매상담이 끝난 다음에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과자 꾸러미를 만들었습니다.
자매상담 중에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모임 시간 동안 절대 벗지 말아야 합니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매상담 시간 동안에는 예전처럼 가져간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요즘은 음료수와 떡 종류는 반입이 안 됩니다. 허용되는 것은 사탕과 과자류, 과일, 제과점 빵입니다. 또 은박이나 금박으로 포장된 초코렛은 껍질을 벗겨야 반입이 가능합니다.
열두 명의 형제들을 만났습니다. 세 명의 형제들은 기존의 모임에 참석했던 형제입니다. 여덟 명은 처음 보는 형제들입니다. 먼저 간단하게 기도를 한 다음에 소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존에 참석했던 세 명의 형제들 외에는 모두 얼굴에 불안과 근심이 가득합니다. 삼십 중반의 한 형제가 이야기합니다. 자기는 45년형을 선고받았고 이제 2년의 형을 살고 있는데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밖에서 도와주는 친척도 친구도 없다고 합니다.
기존의 세 명의 형제들만 싱글벙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한 명은 무기수, 두 명은 징역이 삼십 년과 사십 년을 받은 형제들입니다. 근심 걱정이 가득한 형제들에게 이제 곧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자매상담이 열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자매상담 팀에게는 영치금 지원도 거의 대부분 끊겨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 자매상담을 하던 형제들에게는 계속 영치금 지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교도소로 이송을 갔더라도 계속 영치금을 보내주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코로나가 끝나면 자매상담이 다시 시작될 줄 알았다고 합니다. 자기들도 처음에는 불안과 근심걱정에 어쩔 줄을 몰랐었다고 합니다.
자매상담이 끝나고 검열을 받은 과자 꾸러미를 하나씩 드렸습니다. 여분의 꾸러미를 세 개 더 만들어서 담당 교도관께도 드렸습니다. 사무실에서 잡일을 하는 재소자 봉사원들에게도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또 같이 사는 재소자들이 자매상담이 끝나고 들고 오는 과자 꾸러미를 간절하게 기다립니다. 어떤 작업장에서는 거의 오륙십 명이 기다리다가 과자 한 쪽이라도 서로 나눠 먹습니다.
보통 자매상담에 나오는 형제들은 영치금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년에 교도소 규칙이 바뀌면서 재소자들은 영치금을 3백만원까지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물품은 교도소에서 판매하는 것만 사서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영치금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주 혹독한 세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자매상담에 참석하는 형제들에게 만 원씩 드렸는데 아무래도 삼만 원은 있어야 인간다운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할 수 있는 한 영치금을 매월 삼만 원씩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매상담이 끝나고 형제들이 들고 가는 과자 꾸러미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재소자를 돕는 일은 그렇게 힘든 것은 없습니다. 왜냐면 수감되어 있는 형제들은 독보권이 없습니다. 교도소 내에서는 수감자가 혼자 자유롭게 다닐 수 없습니다. 반드시 교도관의 감독 아래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꼼짝없이 갇혀있기에 그저 영치금이나마 조금 거들어주면 됩니다. 그렇지만 출소한 형제를 돕는 일은 완전히 다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해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비슷합니다. 얼마나 자신이 무력한 존재인지 절감하게 됩니다.
감옥에 있는 형제들에게 어떤 과자를 준비해 오면 좋을지 물어봤습니다. 하리보, 멘토스, 찹쌀떡 등등을 말합니다. 텔레비전 광고에 나오는 과자들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찹쌀떡은 떡이라서 아직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청송교도소를 다닌지 삼십여 년이 됩니다. 쏟은 열정과 시간과 정성을 생각하면 헛고생이나 다름없는 세월이지만, 불안과 증오, 적개심, 절망이 가득했던 형제들이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도움안데도 불구하고 얼굴이 차츰 평화롭게 변하는 모습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열몇 시간의 청송 나들이입니다. 몸은 노곤하지만 마음은 편안합니다.
♥♥♥공동체, 모두 한가족으로 살아가면서
사랑이 사랑을 낳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늘 한결같고 변할수 없는 원천같아요.
변함없이 이웃들과 같이 살아가시는 대표님 덕분에
아직은 따뜻한 세상임을 믿습니다
민들레홑씨처럼 대표님의 착한마음들이
멀리 멀리 퍼져나갔으면 좋겠네요
매일매일 민들레국수집에
기적같은 일들이 가득하길 응원하겠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ლ 꽃보다 귀한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네요
정말 좋은일 하십니다. 남을 돕는다는거 쉽지않은 일인데
가장 낮은 사람들을 섬기는 천사 서영남대표님과 베로니카님이 최고입니다.
민들레공동체 나눔의 길을 걸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기쁨을 체험하길 기도합니다
민들레 공동체의 행복한 동행, 민들레 파이팅
이곳에서 정말 많은 노숙손님들이 삶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시네요.
아낌없이 퍼주는 사랑, 민들레 사랑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힘든 이웃들이 떠올라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배고프고 힘든 이웃들이 마음껏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민들레국수집이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겁니다
따뜻한 손길, 민들레국수집의 아름다운 뜻을 응원하고 성원합니다
봉사 속에 축복이 있음을~ 항상 정갈하고 푸짐한
선물들 정성스레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애쓰시는 두분의 민들레사랑, 민들레표 나눔 고맙습니다-*
소외계층중 가장 바닥이라고 할수 있는 노숙인들은
사람대접을 받기는커녕 없신여김을 당하는...
보통사람들이 기피하는 대상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알고부터 가장 감동적이었던 점은
가난한 이웃과 노숙인들을 VIP손님으로 대하고
조건없이 아낌없이 있는 그대로
나눔과 사랑을 베풀고 계시다는 점 이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알고부터 나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a
언제나 수고가 많으십니다. 행복 가득한 하루되세요!
추워진 날씨에 힘든사람들과 함께하는
민들레국수집이 있어 다행입니다.
매일 민들레 일기와 유튜브 동영상을 오가며
감동으로 보고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가난한 이웃들의 이야기지만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하는
나눔의 삶을 하루도 빠짐없이 헌신적으로 하시는
서대표님을 보며 저 또한 힘든 이웃들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깨우쳤습니다.
언제나 희망적인 소식만 들려주는
'민들레 국수집'이 있어 행복합니다^^
가난한 이웃들 안에 희망의 불꽃을 심어주는
서영남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