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배경
귀금속에 대한 순도 관리는 ‘품질경영촉진법’에 의해 관리되어 오다가 ‘품질경영촉진법’과 ‘공산품안전관리법’이 통합되어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이하 품공법)’에 의해 ‘안전품질표시품목’으로 관리되었다.
이후 품공법의 개정(2005.12.23), 시행령 개정(2006.12.21), 시행규칙 개정(2006.12.27)에 따라 품공법에서 삭제되기에 이르렀는데, 유예기간 3개월 후인 2007년 3월 26일부로 신규 관리품목이 발효되고 귀금속을 포함한 일부 품목들은 품공법의 안전품질표시품목의 관리 대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귀금속은 품공법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관리 공백 기간인 2007년 4월부터 2011년 6월까지 4년여동안 제품들의 순도는 품공법에서 관리 하던 오차 ±0.5%를 훨씬 벗어난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이에, 소비자들 및 언론에서 귀금속 순도가 엉망이라는 여론이 형성 되었으며, 순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또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에서는 2009년 6월 22일 정부합동민원실 등 5개처에 귀금속 함량표시 기준 제정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에 기술표준원은 6월 24일 표준을 제정 하겠다는 공문을 회신하고 제정 준비에 들어가 업계 회의를 시작해 2년만인 2011년 7월 7일 'KS D 9537 :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을 고시하게 된다.
-표준제정
표준제정 과정 중에 담당연구관이 세 번째 바뀌어서 필자가 새로운 담당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귀금속에 대한 기준이 표시사항 위주로 추진하던 것을 제품 표준으로 전환을 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제품표준, 즉 ‘어떤 제품의 어느 범위까지 표준으로 할 것인가’를 정하는 적용범위를 정하고, 인용표준, 용어와 정의, 반지크기, 순도, 질량, 겉모양, 유해원소, 시험방법, 검사의 항목을 정하여 표준의 골격을 구성하였다. 총 20여회 이상의 회의를 거쳤는데 이 과정 중에 허용오차가 존재하던 것을 업계의 항의와 소비자 단체의 건의로 마이너스 오차를 허용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제품이 있는바, 제조 과정에서 땜이 들어가는 제품들로 행운의 열쇠, 거북이, 골프공, 면체인, 할로우 제품 등으로 이들 제품은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 규정에 의하도록 했다.
2012년 7월 7일 이전에 생산된 순금제품, 금합금, 백색금 합금, 백금합금, 순은제품, 은합금에 대한 순도규정은 2013년 7월 7일부터 적용하도록 유예하였는바, 이 제품들은 그 당시 현재 전국 매장에 약 3조 8천억원의 제품이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1년에 1조 8천의 물량을 소화 할 것으로 판단하여 2년의 유예 기간을 준 것이다.
2011년 당시 금값이 계속해서 폭등하자 방송 및 언론사들의 관심도 실로 대단하여 방송 3사 및 주요 일간지도 관심을 갖고 보도하기 시작하였다. MBC 불만제로 같은 경우는 여러차례 보도를 하고 지속적으로 추진 경과를 모니터링하여, 기술심의회의 심의 중에도 보도진이 대기 상태로 2시간을 기다리다가 기술심의회 종료 후, 담당관인 필자가 최종적으로 귀금속 순도는 마이너스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심의 통과가 되었다고 인터뷰까지 했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게 나오자 보도 방향을 바꾸어 방송은 되지 않았다.
-KS인증에 관하여
귀금속 제품에 대한 KS인증은 사실상 어려운 난관이 많다. 또한 해결해야 할 숙제와 업체들의 시설 투자 등 비용이 많이 든다. 결정적으로는 귀금속의 가공 과정이 모두 장인의 손을 거치는 수작업이라는 데에 그 어려움이 있다.
TV, 수도꼭지, 모터, 선풍기 등 공장에서 일정한 품질 수준이 유지되면서 품질관리에 의해 제품의 품질 수준을 개선 할 수 있는 제품이 주로 KS인증 제품이다. 또 회사 내에 품질관리 부서가 있어야 한다. 즉, 규모가 있는 업체만이 가능 하다는 것이다.
당장은 KS 인증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나 업계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정부, 단체, 업계 등 이 모여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국민(소비자)을 위하고, 업계가 발전하고 관련 산업이 발전 한다면 전봇대, 손톱밑 가시는 치워주고 빼주어야 할 것이다.
-업계에 당부사항
필자는 사실 당초에 이 표준과는 관련이 없는 기계공학 전공자이다. 우리부서 옆줄에 앉아있는 연구관 승진 동기 여자연구관의 담당 업무였다. 그는 새로이 뜨는 업무인 나노분야 업무 때문에 손도 못대고 있는 형편에 국민권익위원회에 약속한 날짜는 다가오고 이런 저런 연유 때문에 난감해 하고 있을 때 필자가 해결해 주겠노라고 해서 일이 시작된 것이다.
시작은 이렇게 출발 했으나, 20여회 이상의 회의를 거치는 동안 여러 어려움을 통한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 어느새 업무가 내게로 와 있었다.
종로 귀금속보석산업은 관련 여러 분야의 업체와 업계들이 모여 단지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자신의 분야에 불이익이 와서 전체의 의견에 반대하는 업계도 있었고 비교적 협조가 잘되는 분야도 있었다. 모두 이해가 되기는 하나 분명한 것은 산업이 잘 발전 되려면 한목소리를 내도록 합심해서 정부에도 건의를 하고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관광객들에게 홍보를 해야 상가, 지역,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귀금속 문화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 업계 관행적으로 해오던 문화는 과감히 탈피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출 할 수 있도록 귀금속분야 담당관으로써 부탁을 드린다. 분야별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서로 양보하고 협조해서 어렵게 태동된 KS 표준을 잘 지켜 주시기 바란다. 이를 통해 KS 표준이 국제표준이 되어 외국의 관광객들이 종로와 익산 등 우리의 귀금속 단지를 찾아오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용오
기술표준원 공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