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PUB는 왜 성공했나-
한국형 물산업 집중단지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대구에 설립됐다.
입지선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미래지향적인 위치로 적격인가는 거론하지 않겠지만 일단은 국가가 관여한 전략적 물산업 기지가 조성되었다. 반가운 일이다.
국내 최초로 물산업 기술·제품개발단계부터 실증시험, 성능확인, 해외진출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설로, 국비 2,409억 원을 투입하여 2016년 착공하여 올 6월에 완공 9월 4일 개소식을 했다
14만 5천㎡의 부지에 입주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실증설비(플랜트), 수요자설계구역, 시제품 제작실 등 물 기술연구와 개발된 기술의 실증시험을 위한 시설이다.
국내 물기업의 약 85%가 20인 미만의 영세기업으로 기술을 개발하고도 실증시험 등을 통한 성능확인 시설을 갖추지 못해 사업화와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에 착안된 물 기술의 통합형 공공장소이다.
첨단기술개발을 통한 세계시장진출을 위해서는 R&D기초연구 및 응용연구→ 실증실험→ 국내 사업실적→ 해외진출 등 단계적,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진출은 실증시험 결과에 대한 단순한 해외인정 여부 보다는 내수시장에서의 실적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나, 기업이 개발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실증시험을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대규모 테스트베드가 국내에 부재하다.
환경부 조사에 의하면 국내 7,848개 물기업의 70%가 10인 미만 소기업이고, 물 기업 평균 수출참여율이 4.5%에 불과하여 국내 제조업 평균 19.9%의 ¼수준이다.
물산업클러스터는 국제적으로 한 발 앞서 발전시킨 싱가포르의 PUB(Public Utilities Board:국립 수자원국)을 벤치마킹하고 세계적 물산업 강국인 네덜란드의 물 관련 협의기구인 WCL(Water Campus Leeuwarden:레이와르덴 워터캠퍼스)와도 협력관계를 맺는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클러스터 구축, 기술역량개발 및 국제화를 3대전략으로 수립하고, 전 주기 지원을 통해 물산업 육성에 성공했다.
자국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국내 사업에 적용해 실적을 확보하고,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인구 540만 명 서울면적보다 조금 넓은 싱가포르가 어떻게 물산업의 주도권을 쥐었을까.
200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최초로 국가가 R&D를 통한 선진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수처리사업단이 구성되고 막분리 등 고도정수처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국산화하자며 700억 원을 투자한다. 당시 싱가포르에서도 말레이시아에서 수입되는 원수를 줄여가고 버려진 물을 재이용하여 자립하자는 장기계획아래 재이용수의 수 처리기술을 선진화하자는 마스터 플랜을 설정한다.
두 나라가 원대한 꿈을 가지고 물 기술에 대한 선진화에 도전했지만 우리나라는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원점에서 재출범하지만 싱가포르의 PUB는 가장 성공한 물산업 기지로 조명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 PUB사는 매우 열악했고 우리의 수처리사업단보다 기본기술도 없이 출범했다.
출발점은 같았지만 우리와 싱가포르가 확연히 다른 것은 싱가포르는 해외 유명기업 기술의 적극적인 유치와 시스템사업으로 확산하고 이를 국내 모든 수도시설에 100% 적용함으로써 국산기술과 시스템 운영의 현대화를 이룩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품개발에 머물렀고 개발된 제품도 편협된 시각과 전문가들조차 외면했으며 국내 모든 정수장등 지자체가 외면했다.
즉, 개발한 기술도 국내시장에 적용하지 못하며 세월을 흘러 보냈다.
그 20년의 격차가 결국 영원한 후진기술로 머물게 했고 싱가포르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재조명한다면 우선 국가의 뚜렷한 물산업 육성계획과 흔들림 없는 추진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자체에서는 국산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하며, 여기에 기술적 결함에 대해서는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야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산·학·연과 국가의 협력이 필요하다.
2014년 3월 리서치코리아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88개 기업 중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의향이 있는 기업은 78개(27.1%), 입주의향이 없는 기업은 210개(72.9%)로 분석됐다.
하지만 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25여개 기업들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독자적인 안정된 기반을 지닌 기업들이고, 10인 미만의 영세한 중소기업은 전무하다.
이들에 대한 현장 기술실험도 필요하지만 이들 기업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경상권을 중심으로 한 대구와 더불어 수도권에도 이와 같은 실증실험단지가 필요하다.
시설별로는 하·폐수 65.1%, 재이용 테스트베드 50.8%를 요구하고 있고 이 같은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매출증가율 10% 이상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8%, 30%이상은 17.5%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런 물산업클러스터에서 실증실험을 거치고 확인된 기술이 해외는 차치하고라도 내수시장에서라도 인증된 기술로 인정해줘야 한다. 싱가포르의 PUB는 선정된 기술에 대해 내수시장은 물론 대만 ,중국과 경쟁하며 아시아권 시장진출을 본격화했다. 싱가포르보다 입지적 조건에서 한국은 취약하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싱가포르보다 넓고 내수시장에서의 단련된 기술은 얼마든지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물산업클러스터 단지 내 실증실험이 공인화(분석평가에서 절대적 신뢰도 구축필요)되어 지자체나 민간 기업에서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물산업클러스터에서 잉태된 기술이 타 제품보다 우수성을 보여주고 기술적 우위에서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도를 쌓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