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 강희근

[확실한GO]

운주사

                       강희근

햇살이 살래살래 꼬리치는 데로 가면

운주사에 이른다

운주사 천불 천탑에 이른다.

도공들이 찍다가 잘못 찍은 부처들이 기다리고 있다

도공의 도제들이 쪼다가 잘못 쫀 탑들이 기다리고 있다

구겨진 부처보다 더 귀한 사람들 기다리고 있다

묵정밭에 잡풀같은 크기 일그러진 탑

탑신보다 더 귀한 사람들 기다리고 있다

그대 걷는 길의 발끝

발끝에 와 닿는 천겁(千劫)의 햇살 보라

햇살이 살래살래 꼬리치는 데로 가면

운주사에 이른다

화순군 천불산 운주사에 이른다,

 -유심, 32-

강희근

1943년 경남 산청출생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하여 등단

공보부 신인예술상, 경남도 문학상, 조연현문학상,

현재 경상대 국어국문과 교수

저서..시 짖는 법, 우리 시문학 연구, 한국 카톨릭시 연구, 극예술 이론, 오늘 우리시의 표정 등

시집.. 연기 및 일기, 풍경보, 산에 가서, 사랑제, 사랑제 이후, 소문리를 지나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