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글쓰기도 민망한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올해 2월 경이었다.
토플 공부를 열심히 해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 주변 대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차를 주차하고 도서관이 어딘지 몰라 경비원 아져씨께 여쭈어보니
3층 이랜다.
계단을 열심히 올라 도서관으로 들어서서 자리를 물색했다
왠걸 사람이 왜그리 많은지 대충 문 앞에 아무대나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시러 나가는데 뱃속이 좀 이상했다
"밀어내기 해야 할 시간인가..?"
"아직 급하지 않으니 공부좀 하다가 밀어내러 가야즤..."
화장실 위치 확인도 할겸 가서 소변만 보고 자리로 돌아갔다.
자리에 돌아와 나름대로 열띰히 공부를 하는데
왠걸 아깐 내 괄약근 힘 정도면 이정도는 3시간은 거뜬하리라 믿었는데
괄약근이 엄청 힘들어 함을 느꼈다.
더이상 참았다가는 괄약근이 그놈(?)들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리라는 판단이 섰다
우씨...
화장실로 뛰다시피 들어갔다..
유한이 아자씨 롤화장지 케이스가 보였다..
헉!! 있어야 할 하얀 화장지는 없고 뭉게지지 말라는 연한 갈색 서포트만 있다.
죽고 싶다
차에 화장지가 있었지만 3층에서 차까지 내려갈 자신이 없었다
현재 괄약근의 근력으로 봐서는 불가능 하리라 판단을 했다.
어쩌지...
날 미치게 만든다..
아!! 자판기.. 아까 화장실 오면서 문앞에 화장지 자판기가 있었다..
역시 나의 관찰력은...^^
남자 화장실 문과 여자 화장실 문 사이에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나의 구세주가 되어줄 자판기가 보였다..
300원이다..
주머니를 뒤졌다..
700원이 있다..
헉!! 자판기에 백원짜리만 들어가는데 난 500원 주화 1개 100원주화 2개가 있다..
뒤에 여학생 두명이 화장지 빼려고 내 뒤에 줄을 선다
백원만 빌려 달라구 할까? 아니야.. 그건 좀 그래..
쒸벌..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데 하면서 훑어보니
5단짜리 자판기다
300
300
300
300
500 앗!!!!!!!!! 500원 주화 전용...^^
으흐흐
500원 주화를 꽂았다
힘차게 레버를 돌린다.. 영차!!
덩그렁...
날 구원할 그 소리 화장지 떨어지는 소리..^^ 맑고도 맑은 소리였다..
손을 넣어 잡았다..
잉 왜 이건 작지..
300원 짜리도 큰건데..
질이 좋은가보네..
그럼 당연히 치질 안걸릴라면 질 좋은 화장지를 써야지란
생각이 순간 머리를 스쳤다..
빼어들고 보는 순간
잉..?
핑크빛 옷에 정사각형 자태를 하고있었고
그의 몸에는 사람이 무용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게 아닌가..
그의 이름이 희미하게 보였다
위
스
퍼
오~~! 주여
뒤에서 볼까 두려웠다
재빠르게 주머니게 넣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한 10미터쯤 갔나
뒤에서 누군가가 외친다..
저기요!
설마 나는 아니겠지..
무시했다..
저기요!! 더크게 부른다..
돌아봤다 여학생 둘이서 날 보고있다
분명 저 둘중 한명이 날 부른듯 보였다.
네?
"여기"
여학생이 화장지를 빼서 반정도 빼고 나머지를 건낸다..
"저걸 받아야 하나?"
어쩔수 없다 체면 불사..
다가가서 받았다..
"감사합니다.."
"이거 드릴까요?"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빼앗듯이 받아 들고는 남자 화장실도 도망쳤다
여자 화장실에서 들려온다..
하하하하하하하
꺄르르르르르르
"야 넘 우끼지 않냐?"
"혹시 변태 아니냐? 우하하하하"
"ㅡ_ㅡ;;"
볼일을 마치고 나오니 더 창피했다..
아깐 급해서 상황을 그저 그러려니 했었다
그런데 급한불을 끄고나니 화장실에서 나가질 못하겠다..
밖을 살피고 도서관으로 걸음은 재촉해
가방챙겨서 도망치듯 집으로 왔다..
아직 남아 있는 내 주머니 속의 위스퍼..
그날밤 애인 줬다.. 상황은 묻지 말라면서..
"자기 변태야!! 이거 어디서 났어!!"
"제발 그것만 묻지 말어"
"나쁜짓 한거 아니니깐 그냥 받어!!"
계속 추궁하는 바람에 말은 했지만
정말 쥐구멍이라고 들어가고 싶은맘이 이런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그 학교 도서관은 안간다..
20분 운전해서 다른 학교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