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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공동체적 경향 |
학교적 경향 |
재정 |
교육세 환수, 민간 기금 |
정부지원 |
교육협력체 |
대안적 교육연대, 대안교육청 |
법제화 |
기본 노선 |
자유학교, 탈 기존교육체제 |
합법적 대안학교 |
체제 성향 |
무정부적, 탈 중앙집권적 |
중앙집권적 |
4) 정말로 아퍼하는 문제들은 무엇일까?
민주적 소통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는 바로 우리가 내면화해야할 가치의 문제입니다. 그 중에 첫 번째가 소통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교사들의 성장을 위해 대안학교가 갖추어야할 우선적인 문제는 급여와 안정적 신분의 문제보다 교사들이 과거의 공교육 학교와 같은 수직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부모로부터 받는 압력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와지고 동시에 학생들과도 더 가능한 의사소통을 하고 교장이나 교감과 충분한 소통을 하여 자신이 지닌 가치를 실험할 수 있게 허용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교육과 성장의 기회
두 번째 문제는 대안적 학습을 통해 자신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 자신의 정신이 고양되고 교사로서 유능해져간다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내면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자신의 수업이 학습자들에게 보다 잘 나누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변화해나가는 자신을 보다 잘 성찰하기 위해서 교사 자신들은 욕구를 느낍니다. 사실 한국의 도시형 대안학교 현장들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매우 어렵습니다. 자발성, 동기화, 대안적 교과과정, 대안적 교수-학습 기술, 심리적 상담기술, 문화예술능력, 지역사회 자원 개발과 후원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불과 10명 내외의 일들을 교장, 타교사, 학생, 학부모, 자원봉사자, 후원자 들을 모두 상대하면서 해내야 합니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낙망하고 학교를 떠나야만 합니다.
자신의 삶의 문제 해결
세 번째 문제는 자신의 생활과 결혼, 육아 등과 더불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자발적 가난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때로는 힘겨운 문제들이 부과됩니다. 기숙학교는 기숙학교 나름대로 통학형 학교는 통학형대로 여러 어려운 점들이 있을 것입니다. 학교가 발달된 공동체라면 이런 문제를 공동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초기 단계에서는 큰 시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치를 더 실험하지 않음
이미 우리는 많은 욕망과 가치들을 선언해 놓았습니다. 대안교육 곳곳 홈페이지들에는 모두 굉장한 교육철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자유, 자기주도성, 프로젝트 학습, 협동, 평화, 통합 등등. 비록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므로 아직 여유는 있다고 안위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이 주제들에 관한 실험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이미 대안의 현장을 떠나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우리의 욕망은 현재 직관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이 많습니다. 단지 대안으로 이야기했을 뿐인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저부터 그렇습니다. 실천의 약속을 실험을 통하여 획득하면 삶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뻥이고 장삿속과 다름 아닙니다. 좋은 상품이기 위한 화려한 포장일 뿐입니다.
혹은 욕망을 타협하고 보수화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사실 재정이 안정되면 욕망의 실험은 유혹을 받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일본의 한 대안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 교장은 분명히 말했는데 “원칙을 지키기가 가장 어렵다. 그런데 그 원칙을 가장 파먹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재정적 안정이다”라고 했습니다. 선언한 욕망이 충실히 현실화되도록 끊임없이 실험하고 훈련하며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야말로 대안적입니다. 우리는 성과와 결과 그리고 효율에 의한 기준에 의해 너무도 오랜 동안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는 대안적 가치가 변질됨으로 인하여 자신의 비젼과 보람이 멈출 때일 것입니다.
5) 가치를 실현하는 교사 되기
대안학교의 질적 성장을 위하여 교사가 훈련되는 것은 학교가 준비되고 훈련되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현재 우리는 풍족하고 다양하지는 않지만 대안학교의 교사들이 자기를 성장시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훈련과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배움의 도를 교사들부터 깨닫게 하기 위하여, 우리가 선언했던 대안교육의 가치를 내면화하도록 돕기 위하여 교사들이 어떻게 학습해야할까요?
(1) 자신의 교육적 상처를 파악하기, 그리고 대안의 교육학 입문하기
(2) 대안적 교사론을 배우기
(3) 대안적 교수-학습 과정을 배우기
(4) 대안적 교과과정을 배우기
(5) 대안적 평가에 관해 배우기
(6) 대안적 학교운영에 관해 배우기
(7) 대안적 교육의 자기 비젼을 세우기
(8) 대안적으로 교사회를 운영하기
기존의 교육학이 대안교육을 표방한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거나 해악이 되거나 하는 경험은 교사들이 흔히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장 큰 차이가 교실의 주인이자 아이들의 주인처럼 행세하는 권력자의 지위를 허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안교육에서 교사가 길러지는 대안적 과정에서 강조되는 것은 협력입니다. 프로젝트 수업을 비롯하여 지역사회 수업 등 많은 수업은 다른 교사 혹은 지역사회 인사들과 함께 어우러져 배우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존 테일러 개토가 고백한 일곱가지 죄(혼란, 교실에의 구속, 정서적 의존, 지적 의존, 무관심, 숨을 곳이 없게함, 조건부 자신감)를 저지르기 십상입니다.5)
또한 당연히 학습자의 욕구와 자발성에 기초하므로 교과과정을 기획하는 것부터 민주적 과정을 겪도록 권합니다. 또한 평가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포트폴리오 평가나 교사관찰평가 혹은 상호평가를 사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평가방식에도 익숙해야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새로운 교육학을 배워야하고 그 새로운 교육학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토론, 개인 학습, 협동 학습, 교사들의 선체험, 평생학습자로서의 철학과 방법론, 공동체 훈련 등의 대안적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학교들의 길찾기 과정입니다. 자기 학교만의 고유철학이나 교육학, 그리고 배움의 과정에 대한 길찾기가 필요합니다. 모든 학교가 설립의 취지나 동기, 그리고 설립과정, 자기 학교만의 고유가치가 매우 다르므로 동일한 내용과 과정으로 교사가 성장하는 과정을 마련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여기에서 학교들의 차이와 정도는 다르지만 교사들의 만족도, 교사들의 가치추구에 대한 태도에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성장에 필요한 내용과 과정들을 확보해주는, 확보를 민주적으로 허용하는 절차나 관계가 있는 학교들과 그렇지 못한 학교들의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교사교육에 대한 구조를 마련하는 일은 그러므로 마치 학생교육에 대한 구조를 마련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구조를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것은 사실 학교마다 매우 다르긴 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도 다양한 대안교육적 접근을 지지하는 교육학 책자들과 자료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교육학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학을 서로가 세워나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을 더욱 소중히 하여 가치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현단계에서 우리가 할 일은 지난 10년의 세월을 통해 형성된. 가치를 실현하는 교사들로부터 배우고 그들의 가치를 더 명료화하고 세밀하게 그려주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 한국 대안교사들의 삶으로부터 서로 배우기 : 가치실현의 경험들을 지침화하기 위하여
- 한국 대안교육학을 함께 쓰기 : 가치실현의 과정을 공유하기 위하여
6)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교사집단의 형성을 위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10년을 모두 겪지 않았습니다. 지난 5년만을 돌아보면 너무나 많은 교사들이 현장을 떠났다는 현실을 봅니다. 많은 인간 대상 서비스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서비스를 제공하던 사람이 떠나는 것이고 그 자리를 표준화 매뉴얼로 메꾸려들지만 그것은 항상 오류로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사람에 대한 서비스는 사람으로 대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대안교육 현장에서 한 교사가 바뀌는 것은 한 기관이 문을 닫는 일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꿈꿀 수 있는 사람을 찾을 뿐 아니라 그 꿈꾸는 자의 권리도 보장하고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보장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사실 그 또한 개별학교가 어느 정도는 해결해야 하고 또 제도가 허용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야하고 또한 본인 자신의 결단도 필요합니다. 교사들이 새로운 삶의 양식의 모범이 되고 삶의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주도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교장을 비롯한 학교 운영진과 학부모회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그런 교사들을 위한 여건의 재정비도 중요합니다. ‘빚을 내서라도 교사가 성장하도록 한다’ 단순하지만 이것은 저의 방침입니다. ‘해외연수, 타학교 탐방, 초빙 강좌, 학생이해회의, 교수-학습 세미나, 개인 훈련 지원, 비젼 연수’ 이런 주제들은 저의 학교에서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갖고 있는 레퍼토리입니다. 해외연수의 전 비용은 아니지만 비행기삯과 생활비는 학교에서 지원을 합니다. 초빙강좌는 학교에서 여는 아카데미 수입으로 충당을 합니다. 개인훈련은 학교에서 절반 이상의 비용을 부담합니다. 비젼연수는 자신이 앞으로 성장할 분야에 대한 투자이므로 학교에서 모두 감당합니다. 이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재정의 운영 중 교사에 대한 비용을 가장 중시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교사들이 좋은 의도만으로 아이들을 더 깊게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교사들이 헌신으로 아이들을 더 많이 돌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자신이 여러 과정을 통해 자신이 깨닫게 된 다양한 가치들이 생활화될 때 그는 자신의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됩니다. 승진이나 연봉이 목표가 아닌 우리 대안학교 교사들에게 보람과 성장이야말로 가장 큰 동기입니다. 어떤 사회집단이든 동일한 문제의식을 갖고 그 핵심집단이 10년을 버티면 사회적으로는 무슨 일이 나기 마련입니다. 오늘의 자리가 있기까지도 지난 10여년간 대안교육을 중심으로 뭉쳐온 세대들이 당파적이거나 분열적으로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또다른 10년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전적으로 교사들의 힘이 가장 기초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교사가 내일의 교사인데 이들의 오늘이 얼마나 활기차고 낙관적인지 우리는 물어야 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매우 일반적인 주제이므로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여러분들에게 좋은 글을 전하고 창의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문제들이 고유하고 개별적인 상황이라고 생각되니까 글쓰기가 어려워졌던 것 같습니다. 또 너무 뻔한 이야기입니다. 대안교육이 잘 되려면 교사가 성장해야한다는 것은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행복한지 안한지 잘 압니다. 대체적으로 행복하지만 다들 조금씩 불안해합니다. 그것을 재정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고, 소통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고, 역사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고, 교육학적으로 훈련이 안되서 그렇다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고, 그들의 불안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모두 맞을 것입니다. 해결은 각 자의 몫이고 가장 불안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문제는 과정일 것입니다. 또한 이런 불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얼마나 상처대신 보람과 비젼을 주느냐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재주만으로는 안됩니다. 또 재주가 너무 없는 것도 힘듭니다. 대안교육이 대안적 가치가 되기 위하여 우리의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스승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사실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러면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동일한 재정을 놓고 아이에게 쓸 것이냐 교사에게 쓸 것이냐를 물으면, 저는 당연히 교사에게 쓰자고 합니다. 왜냐면 교사는 우리의 믿음으로는 아이들을 먹일 것이니까 말입니다. 학생회나 교사회를 강화하고 지원하는 일은 상식 아닌 상식입니다. 다 알고 있지만 실현하지 않고 있는 일, 그 일을 지금 더 세련되고 세밀하고 깊이 있게 실천하는 일, 그 일이 지금 대안교육 현장들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음 10년을 위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