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시대에는 재테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은행에 저축만 해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금리가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물가상승률이 실세금리를 웃돌기 시작하면서 자산이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많은 사람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산 증대를 위해 진짜 좋은 방법은 뭘까?’ 그 고민의 와중에 떠오른 가장 좋은 대안이 바로 ‘주식’이다. 여기서 잠깐 필자의 개인 이야기를 해보자. 필자는 1980년대 중반 전두환 정권 시절 군대 생활을 했다. 당시 ‘김대중’이란 이름은 금기시되는 이름이었다. 술자리에서 “김대중 선생!”그랬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정보기관에 끌려가 혼이 나던 시절이었다. 군대 생활 하면서 나는 김대중이란 이름 때문에 참 많이 얻어맞았다. 그런데 사회에 나오니까 오히려 좋은 점이 많았다.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자 어디를 방문해도 반겨줬다. 당시 필자는 증권회사 법인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름 덕분에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뜬금없이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은 주식이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김대중’이란 이름을 가진 필자는 군대에서는 고초를 당했지만 사회에서는 많은 혜택을 받았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잘 사용하면 좋은 약이 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하면 나쁜 독이 된다. 따라서 정석을 지키는 주식 투자를 해야 한다. 다음 소개하는 네 가지만 따라해도 주식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실전 투자에 도전해보라.
CASE 1 공모주에 투자하라
아직 주식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면 공모주 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다. 공모주 투자는 주식시장에 처음 상장하는 회사를 일반인들에게 공모하는 것이다. 처음에 공모하는 주식은 아무래도 주가가 싸다. 그래서 이때 주식을 사게 되면 싼 가격에 주식을 사는 셈이다. 물론 원하는 대로 다 주지는 않는다. 경쟁률이 100대 1이라면 100주를 신청해야 1주를 준다. 1,000대 1이라면 1,000주를 신청해야 1주를 겨우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인기 있는 공모주의 경우에는 많이 배정받아도 열 몇 주 정도이고 대부분 몇 주씩을 배정받는다. 하지만 이렇게 배정받은 주식에서 꽤 짭짤한 수익이 난다. 공모주의 최대 장점은 주가가 처음의 공모가 이하로는 잘 안 빠진다는 점. 따라서 손해 볼 확률은 거의 없다. 만일 주가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하게 되면 증권회사에 90%의 가격에 물릴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도 10%의 손실로 끝나는 것이다.
CASE 2 배당 투자에 도전하라
공모주 투자로 주식의 감을 대강 잡았다면 배당 투자를 해보자. 주식 초보자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투자법이 배당 투자다. 배당 투자는 주식의 시세차익과 더불어 배당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한 투자다. 배당이란 기업이 장사를 잘해서 남는 수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배당 투자가 좋은 점은 1년마다 한 번씩 보너스를 준다는 점. 실제로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노인들이 배당을 많이 주는 코카콜라나 디즈니 같은 주식을 보유하면서 그 배당금을 생활비로 해서 살아간다. 만일 그 배당금이 은행의 이자보다 더 높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한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하면 세금도 떼지 않는다. 은행의 정기예금 이자는 세금을 꼬박꼬박 징수하지만 장기보유 주식의 배당에 대해서는 세금도 없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매년 배당을 실시할 정도의 재무 구조를 가진 회사라면 주가의 상승세도 이어질 확률이 크다. 배당금 외에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까지 같이 기대할 수 있다. 배당 투자로 유망한 종목으로는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회사가 좋다. 대표적인 종목은 KT&G, 제일모직, 대림산업, 신도리코, 가스 관련주 등이다.
CASE 3 우선주에 투자하라
주식은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받을 때 1% 더 받는 주식이다. 보통 주식을 살 때 그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은 없다. 그렇다면 의결권이 없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대신 1%의 세금을 더 돌려받으니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우선주의 장점은 보통주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점. 2006년 8월 10일 현재 삼성전자의 보통주는 61만4천원이지만 우선주는 46만5천원이다.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의 73% 수준에 불과하다. 높은 주가가 부담된다면 이렇게 우선주를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CASE 4 매도 타이밍 감각을 키워라
똑같은 주식을 사고팔았는데도 어떤 사람은 이익을 보고, 어떤 사람은 손실을 본다. 주식을 사고파는 타이밍에 따라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 최대한 싸게 사서 최대한 비싸게 파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정확한 고점과 저점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사는 매수 타이밍과 파는 매도 타이밍의 구분이다. 주식을 매수할 때에는 최대한 심사숙고해서 판단해야 한다. 설령 며칠 더 늦게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상관없다. 이리 재고 저리 재면서 나름대로 확실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주식을 사야 한다. 하지만 주식을 팔 때에는 전광석화같이 매도해야 한다. ‘아니다!’ 싶으면 그 즉시 매도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예상치 못하게 폭등을 한다면 다른 종목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예상치 못하게 폭락을 한다면 큰 손실로 이어진다. 정확한 타이밍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분할로 매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분할매매란 말 그대로 나누어서 사고 나누어서 판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유하고 있는 돈의 3분의 1로 주식을 매수한 다음, 혹 이 주식이 하락하게 되면 다시 3분의 1을 사고 또 하락하면 또 3분의 1을 사는 것이다. 부실주의 주가가 하락할 때 계속 따라 사는 것은 ‘물 타기’지만 우량주의 주가가 하락할 때 나누어 사는 것은 분할매수가 되어 평균매입단가가 많이 낮추어진다. 팔 때도 마찬가지다. 한꺼번에 팔지 말고 3분의 1씩 나누어서 팔게 되면 주식을 매도하고 난 후 급등하는 주식을 바라보며 배 아파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인생 30대는 무언가 변화를 해야 할 때다. 안정된 당신의 노후를 위해서라도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져보자. 아직 늦지 않았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30대에 재테크 마인드를 키우지 않으면, 남은 인생이 우울해질 수도 있다. 일단 앞에서 간단히 소개한 네 가지 투자 방법만이라도 익히고 실천해보도록 하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김대중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지난 1989년 대신증권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현재는 교보증권 광명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재테크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이코노미스트> 등 다양한 매체에 재테크 칼럼을 기고했으며, MBC, KBS, SBS, YTN 등에도 재테크 전문가로 출연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재테크사>를 비롯해 <나의 꿈 10억 만들기> <난 은행적금보다 주식저축이 더 좋다> <실전에 바로 써먹는 코스닥투자 200문 200답> <한국부자들의 주식투자 X-파일> <10억을 만든 사람들의 돈 IQ, EQ> <유쾌 상쾌 주식카페> <악수한 사람을 놓치지 마라> <주식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최고의 주식 30> <김대중의 지점장 일기> <다가올 3년, 일생일대의 투자기회를 잡아라> 등이 있다.
Facts of LIfe 프라이빗뱅커PB들은 올해 하반기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주식을 꼽았다.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8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3.3%가 주식이 하반기 유망 투자대상이라 답했다. 또, 올해 하반기 코스피 범위를 최저 1250에서 최고 1500으로 예상했다. 9월 중순 현재의 코스피 지수는 1300 중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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