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3일
듣말쓰
* ‘근거’로 주장하는 글 만들기
“우리 토론 공책을 내어보세요.”
그러며 반을 접도록 했다.
“반 접은 곳 위에는 논제라 쓰고 점을 두 개 찍으세요. 논제라는 말은 토론의 주제라는 뜻인데, 자주 하다보면 알게 될 거예요.”
오가며 봐 준다. 처음에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자, 혹시 내일이 무슨 날이지 아는 사람 있나요?”
“내일요?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요. 금요일요.”
“아, 잘 모르나보네요. 내일은 화이트데이라고 해요.”
“화이트데이가 뭐지?” 하는 학생도 있다.
“혹시, 화이트데이가 뭔지 아는 사람 있나요?”
그래도 2/3가 손을 든다.
“많이 알고 있네요. 우리 반은 화이트데이나 빼빼로 데이라고 교실에서 사탕이나 과자를 먹지는 않아요. 원래 선배들 때부터 그렇게 해 왔죠. 그런데 교실에서 하지 않더라도 이야기 나누기, 토론은 할 수 있겠죠. 오늘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자, 논제 옆에 이렇게 써 봐요. 화이트데이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쓰고서 보니 찬성과 반대가 조금 헷갈려할 것 같다. 하지 말아야 한다에 반대가 처음 토론하는 아이들에게는 헷갈린다.
“미안요. 화이트데이는 해야 한다로 바꿀게요.”
그래도 많은 아이들이 공책에 쓰지 않아 다행이다.
“그리고 화이트데이를 집에서는 할 수도 있겠죠. 그건 부모님과 결정할 문제이니까요. 우리는 교실에서 화이트데이를 해야 한다로 할게요.”
그렇게 논제는 ‘교실에서 화이트데이를 해야 한다.’로 했다.
“이 논제에는 어떤 주장이 있을까요?”
“해야한다요. 하지 말아야 한다요.”
“그래요. 해야한다와 하지 말아야 한다로 나뉘는데 해야한다는 뭐라고 하나요?”
“찬성이요.”
요즘 학생들이 똑똑하긴 똑똑하다. 물론 몇몇이.
“자, 하지 말아야 한다는 뭘까요?”
“반대요.”
“그럼 반 접은 곳에 앞에는 찬성 해야 한다로, 다른 쪽은 반대 하지 말아야 한다로 써 보세요.”
또 다시 다니며 살핀다. 모두가 다 쓴 것을 확인.
“자, 어제 혹시 우리가 생각에는 뭐가 있다고 했죠?”
“왜냐하면이요. 까닭이요.”
“그럼 주장에는 무엇이라고 했는지 생각나는 사람 있나요?”
“음… 근거?”
“아이고, 대단하네. 기억하고 있었네요. 근거라고 했어요. 그런 찬성 밑에 근거라고 이렇게 써 보세요. 여러분은 화이트데이나 빼빼로 데이를 하면 뭐가 좋나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할 수 있어요.”
“그래요. 좋아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지요. 또 다른 사람은요?”
친구와 친해질 수 있다가 이어서 나온다. 사탕을 먹을 수 있다는 근거에 아이들이 웃으며 좋아한다.
“그렇죠. 여러분이 사탕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도 맞죠.”
더 이상 손을 드는 학생이 없다.
“자, 그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들은 어떤 근거가 있을까요?”
모두 다섯(못 받은 사람 마음, 몸에 나쁘다, 쓰레기, 상술, 돈이 많이 든다)이다. 아이들은 찬성과 반대에 있는 근거를 모두 공책에 쓴다.
“자, 찬성에 세 개, 반대에 다섯에서 여러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세요. 그리고 그것에 표시를 하세요. 동그라미도 좋구요. 아, 물론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 것으로 해도 괜찮아요.”
아이들은 써 둔 근거에서 고민한다.
“자, 어떤 근거로 했는지 한 번 살짝 손들어 볼게요.”
아이들은 찬성으로 친구와 친해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리고 반대는 내 생각과 달리 돈이 많이 든다다. 역시 솔직한 마음이다. 다행이다. 솔직하게 나타내주니.
“자, 그럼 이제 여러분이 선택한 것으로 글을 써 볼게요. 토론이니까 첫 시작은 이렇게 하면 되겠어요. 찬성은 저는 화이트데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까닭은 00입니다 라고요. 그런데 이렇게만 해서는 상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그것에 설명을 조금 더 덧붙여야 하는데, 여러분이 화이트데이나 빼빼로데이 때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그 경험으로 글을 쓰면 좋겠어요.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열심히 글을 쓰는 아이들, 셋 정도가 글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 옆에서 첫 시작을 알려준다. 주장과 근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설명에서 힘들어한다. 그냥 그 정도로 둔다. 처음이니.
“자, 자기가 쓴 글이 30초에서 1분 사이가 되면 좋겠어요. 내가 앞에서 시계를 켤 터이니 자기가 쓴 글이 몇 초인지 헤아려 보세요.”
손가락을 접어가며 자기 글을 읽는 학생도 있다. 모두가 글 쓰는 데 집중한다.
그렇게 찬성과 반대의 글을 모두 썼다. 첫 주장하는 글쓰기다.
(* 이런 글을 쓸 것이라고 미리 알리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