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 놀라게 됩니다. 외신보도를 전혀 다른 뜻으로 왜곡전달하는 한국 언론의 가공할 상상력을...
"처녀생식이냐, 체세포핵이식이냐"
해묵은 논란 속에 황우석 팀이 수립한 1번 줄기세포의 실체가 처녀생식(단성생식)임을 입증하는 과학 논문이 하버드 의대 연구팀에 의해 발표됩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연구팀 교신저자에게 AP통신의 기자가 묻습니다.
"그렇다면 황우석 팀이 이걸 몰랐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속였다고 생각합니까?"
그러자 교신저자(하버드 줄기세포 연구소 조지 데일리 박사 : 논문조작 사태가 일어나기 전 황우석 팀 연구실을 방문하기도 했음)는 언급을 회피합니다.
"우리는 모릅니다. 그 질문은 매우 궁금증을 유발하고 자극적이며 이 사태에 있어 역사적으로 풀려질 것 같지 않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원문 : "We just don't know, and this is one of the curious and provocative questions that may go unanswered in the history of this debacle.")
그런데 한국 언론에는 그가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됩니다.
"연구팀은 한국 과학자들이 고의가 아닌 우연적으로 이같은 놀라운 발견을 해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조지 데일리 박사는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실수로 이것을 해냈다'는 점이라고 말하며 '그들이 실제로 자신들이 무엇을 해냈는지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뉴시스. 2007.8.3)
단성생식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AP통신이 찾아간 또 다른 과학자(펜실바니아 주립대 켄트 브레너 박사) 역시 같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합니다.
"저는 모릅니다. 한국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성과에 대해 미처 깨닫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술적으로 섬세한 실험에서 수많은 난자를 다뤘기 때문이죠."
(원문 : Vrana said he doesn't know. It's possible, he said, that the Korean researchers didn't realize what they'd done because they handled a lot of eggs in a technically tricky experiment.)
관련 팩트와 과학자 인터뷰를 종합한 AP통신의 기자와 편집진은 기사의 핵심의미를 담아 이런 제목, 이런 리드멘트를 뽑습니다.
한국의 줄기세포 사기는 실질적 진보를 낳았다.
몇 년전 한국 과학자들의 광범위한 줄기세포 사기를 기억하는가? 새로운 분석법은 그들, 불명예스러운 과학자들이 과학계가 오랫동안 갈망하던 성과에 도달했음을 말해준다. 그 성과는 단지 그가 주장했던 것이 아니었을 뿐...
(원문 : Korean stem cell fraud produced real advance
NEW YORK(AP) -- Remember the spectacular South Korean stem cell fraud of a few years ago? A new analysis says the disgraced scientist actually did reach a long-sought scientific goal. It's just not the one he claimed.)
이 기사 원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자, 첫마디가 "이건 한국 과학자들에게 호의적인 기사이네요?"라는 반응이었습니다. 비록 사기로 판명나긴 했지만 그 성과는 실질적인 진보로 평가되고 있다는 뉘앙스였습니다.
그러나 AP통신을 받아 전함을 명시한 한국의 언론은 이런 제목, 이런 리드멘트를 뽑았습니다.
"미국 연구진 '황우석 줄기세포는 단성생식 산물'
(뉴욕 AP=연합뉴스) 황우석 교수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결국 조작으로 판명됐지만 황박사 연구진이 수립되지 못한 줄기세포주를 수립된 것처럼 꾸미는 과정에서 단성생식이라는 또다른 줄기세포 연구분야 성과가 매몰돼 버렸다는 미국 연구진의 분석이 제기됐다."
마치 황우석 팀이 자신들의 사기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과학적 성과물을 놓친 것처럼 나옵니다. 저는 미국 연구팀의 논문 원문을 뽑아봤습니다. 그런 문구 전혀 없습니다. AP 통신 기사에도 그런 문구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만 AP통신을 전하는 것처럼, 미국 팀의 논문을 전하는 것처럼 작성된 한국 기사에만 그런 문구가 등장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또 하나의 기사. 도대체 어떤 외신기사를 받아 전하는지, 또는 독자인터뷰를 했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한국의 또다른 통신사 기사는 이렇게 제목을 뽑습니다.
"황우석 줄기세포 '부주의로 우연히 처녀생식 성공'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황우석 박사팀이 난자에서 채취한 배아줄기세포는 체세포 핵이식이 아닌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고, 이는 의도적이 아닌 부주의에 의해 우연적으로 생긴 결과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부주의에 의해 우연히 생긴 결과이다? 누가 그런 말을 했고, 누가 그런 기사를 작성했습니까? 논문에도 없고, AP기사에는 더더욱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제목과 프레임을 가진 기사가 다름 아닌 한국의 연합뉴스와 뉴시스라는 사실입니다. 이들 통신사는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과 방송사에게 뉴스를 공급합니다. 아마도 지금 이시간 대부분의 기자들은 9시 뉴스에 이 아이템을 어떻게 올릴지, 내일 아침 조간신문에 어떤 제목으로 기사를 뽑을 지, 연합과 뉴시스가 제공한 기사를 주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일요일 80년 광주의 아픔을 담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며 언론을 생각했습니다. 80년 5월, 광주에서 민간인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있을 당시 그 아픈 흔적을 취재한 것은 외신 기자들이었습니다. 고국의 아픔을 당연히 취재해야할 우리 기자들은 단 한줄 민간이 피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간부급 기자들은 신군부의 접대를 받아가며 광주를 '폭도'로 매도하는 기사를 남발했습니다.
그로부터 27년 후, 저는 오늘 이 순간, 또 하나의 광주를 느낍니다. 처녀생식이든 체세포 핵이식이든...해외에서는 사기논란에 상관없이 과학적 진보였음을 평가하고 있는 이 마당에 그 과학자의 조국, 이 땅에서는 "봐. 사기꾼 맞지?" "멍청한 놈, 지가 뭘했는지도 모르고" 이런 식의 비아냥과 왜곡을 일삼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밤 9시 뉴스를 볼 것입니다. (8시뉴스도 물론...) 내일 아침 조간신문도 눈여겨 볼 것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한국을 사랑하는 지식인 여러분, 저와 같이 오늘 밤 뉴스를 지켜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리고, 기록하고 퍼나르고 보다 애정어린 시각으로 과학자들의 논란을 지켜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첫댓글 있는 그대로 fact만 써라..언론 개혁이 아닌 언론 혁명이 필요한 시기.
노PD님 항상 애써주심의 감사 합니다,
진정한 언론인 노광준 피디님 존경합니다.^^
저들의 치졸한 조급함이 드러나는 언론플레이성 기사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담 정부에선 언론계 정화부터 감행해야 할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역시 못 믿을 대한민국언론...
개합뉘우스 정말 ㄱ ㅐ 들이네
감사합니다.
노피디님 감사합니다.
기사 컨텐츠를 이렇게 천편일률적으로 소수의 기사 제조사들에게만 의존해야만하는 우리 언론의 시스템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개혁할순 없을까요...
http://news.bbc.co.uk/1/hi/health/6929203.stm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만도 못한 개합뉴스... 한심한 기자놈들... 노피디님 감사합니다.
http://www.reuters.com/article/scienceNews/idUSN0223510120070802
미치고 팔딱 뛸 일이군요. 저야 원래 뉴스의 진실성에 대해 절반도 믿지 않지만요.개념없는 기자들...
기자들이 대체로 독해력이 부족합니다. 특히 연합애들... 그래서 뉴스는 반도 못믿죠. 노피디님이 계셔서 넘넘 든든하답니다. 화이팅!!
한 사람 매장하기 일도 아니네 ...입은 틀어졌다해도 말은 바로하라 했듯이 제발 공정성있는 기사만 올려주삼 노피디님 고맙습니다
제발 있는 그대로, 진실만을 제대로 보도해 주기를 바랍니다. 노피디님, 정말 감사합니다. 님이 계셔서 얼마나 힘이 되는지요. 건강하십시요. 파이팅!!!
저넘들은 한국사람이 아닌모양입니다?? 노피디님 고맙습니다 더위에 건강조심하시구요!!
참 많이 아픕니다. 무척................
노광준 피디님의 진정한 언론인으로서의 자세에 그나마 대한민국의 언론인들의 체면을 유지시켜주시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광준 피디님께서 박사님의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 주시리라 믿습니다.
노광준 이런분이 다음에 KBS사장으로 입성해야 됩니다 넘 정직성이 강화해야지 ............
그래서 개혁과 진보가 필요합니다 보수는 우리나라 전통문화나 필요합니다 보수언론 신세대가 고처야 합니다
쉽게 복사할 수 있게 글 수정 해 주세요...
노피디님 감사합니다..화이팅!!
노PD님 정말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연합뉴스 나 뉴 시스 같은 언론은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없어 져야할 언론이 아닌가 합니다 올 바르게 전달 함에도 군더더기 기사가 되고 살이 붙어 비만이 되다보면 뉴스 라고 볼수가 없지여
경험상, 알고있는 내용을 신문에서 보면 최소 반이상은 거짖이더군요. 새정권에서는 연합뉴스를 없애려나.
거대한 언론이 사람을 세뇌시킨다는게 맞는말이군요... 도대체 왜 이들이 이래야만 하는지 정말 용서할수가 없네요...
감사합니다..정말 개같은 언론입니다...
가슴이 아려오네요.. 이런 이들이 버젓이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랍시고 깝쳐대는 꼴이..
언론의 포악성은 군사독재를 능가합니다..저는 애초 언론이 이나라 대한민국을 전복시킬수도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황박사님 지지운동을 시작하게 됬습니다..어떻하면 가증스런 저들을 나비의 바람으로 쓸어버릴수 있을지.....
뎡밀 개 언론들입니다..요
그런 쓰레기 언론에 신경쓰지 맙시다. 그따위 기자들 지식 수준 알아 볼만 합니다.
뉴스는 .. 반도 믿을게 못되네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더니...개같은 넘들이 사회를 지배하는군여...신은 죽었다. 개같은 넘들이 아직도 버젓이 살아있는 한 신은 뒈졌다.
학력위조 파문이 일어난 마당에 기사위조도 검증받아야하지 않을까요...
노피디님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광준 PD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