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크뮐러 (Burgmüller)
Nocturne No.1 in A Minor for
Cello and Guitar
https://youtu.be/AlYl9hTwAi4?t=1
바이에른의 비텔스바흐 가문 사람들은
그 유전자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신의 축복을 한몸에 받은 것 같은
뛰어난 외모에 문학과 음악에 조예가 깊고
고전예술을 사랑하는 성향을 지닌 것.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우수에 찬 눈동자로
조각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인물들이 많은데
대표 주자로는 백조왕자 루드비히 2세,
저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씨시 황후 등이 있다.
그러나 신의 축복과 함께
저주도 따라온 것일까?
그들의 가계에는 어딘가 불안불안한
정신적 문제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쫓고 탐닉하는 경향이
집착에 가까우리만큼 지나쳐
그것이 치명타가 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루드비히 2세는 못 말리는 건축덕후로
노이슈반스테인 성을 무리하게 짓다가
미친 왕으로 내몰리며 왕위에서
쫓겨나 비운의 죽음을 맞이했었는데
그의 할아버지인 루드비히 1세는
미녀덕후라 할 수 있었다.
좋게 말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까놓고 말하면 호색한이었다는
뜻이다.
그는 당대 최고라고 여겨졌던
미녀들의 초상화를 모아
님펜부르크의 여름궁전에 전시해 놓았다.
마치 미인 선발 대회라도 열린 것처럼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미녀들이
서른 명도 넘게 그림 속에 담겨있다.
한 마디로 미인들의 갤러리라고나 할까.
초상화의 모델들은 대부분 왕족이나
귀족 출신이었지만 전부 그런 건 아니었다.
어찌어찌하다가 그의 눈에 꽂혀버려
당장 저 여인의 그림을 그리시오!
요구를 당했던 모델들 중엔
무용수나 장난감 가게 점원도 있었는데
역시나 그런 성향이 지나쳐
결과적으로 그가 왕위에서 물러난
이유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손자인 루드비히 2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명줄을 재촉해버릴 갈망
혹은 갈증(?)을 결코 버릴 수가 없었던가.
그것이 이 가문의 숙명이었나 보다.
미인 갤러리에 당당히 얼굴을 올린
이 초상화의 주인공과 못 말리는
사랑놀음을 하다가 국가를 돌보는 일도
나 몰라라 하고 돈을 펑펑 써제끼다가
분노가 폭발한 백성들에 의해
왕위 마저도 내놓은 루드비히 1세.
비단결 같은 검은 머리에 푸른 눈동자.
척 봐도 매력이 뚝뚝 떨어지는
아일랜드 출신의 무용수였던
로라 몬테즈는 관능적인 춤으로
늙은 왕의 마음을 홀딱 빼앗아버렸다.
일부러 가슴 부분의 옷자락을
오려낸 옷을 입고 왕 앞에서
춤을 추었고 왕은 당장 그 자리에서
그녀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그 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가 익히 들어왔고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는 일들.
흔한 팜므파탈이다.
가히 한 시대를 풍미한 여인이라 하겠다.
왕은 이 여자를 위해서라면
아까울 것이 없이 그저 우쭈쭈 하기에
바빴으니 여자는 점점 안하무인이 되어
감히 왕비의 말까지 빼앗아 올 지경이 되었다.
보다 못해 매형인 프로이센의 왕
프리드리히가 충고를 하자
루드비히 1세는
"로라를 힐책하려고 드는 거요?
제대로 능력도 없는 당신이?"
라고 답신을 보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중증인 거다.
눈도 멀고 귀도 멀었다는 말이다.
결말도 우리가 예상하는 그대로다.
외국인 무용수를 싸고도는 왕에게
제대로 분노한 국민들은
혁명의 기세로 일어섰고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되는 대로 대처하던 왕은
나중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는 쓴물을 삼키며 씁쓸하게
왕좌를 내주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도 현명한 처신으로
삶의 행복을 한아름 안은
초상화의 모델도 있었으니
그녀는 헬레네 세틀마이어다.
갸름한 얼굴선에 커다란 눈망울과
보일 듯 말 듯한 엷은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는 구두장인의 딸로서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도우려고
장난감 가게 점원으로 일하며
궁전으로 배달을 갔다가 국왕의
눈에 띄게 되며 미인갤러리에
자신의 초상화가 걸리게 되었다.
뮌헨 최고의 미녀로 찬사를 받던
헬레네는 국왕의 관심이 자신에게
막 기울어지려고 하는 시점에
국왕의 시종과 얼른 결혼을 해버렸다.
국왕과 썸을 타봤자 좋은 결말이
없을 것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아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열 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하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혜롭고
반듯한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첫댓글 잘 듣습니다 ~~~~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며 지식도 얻어 갑니다~ㅎ
잘 지내시죠?
한 번 뵈어야 할 텐데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