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돌이와 갑순이 -김정택 집사.hwp
갑돌이와 갑순이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갑돌이의 고향인 충청도 청양 ‘칠갑산’이란 노래 가사여유. 청양 고추 하면 매운맛으로 유명한데 갑돌이는 청양 고추를 안 먹고 자랐는지 맵기는커녕 완전 순두부처럼 물컹물컹한 전형적인 충청도 선비 같은 사람이예유. 갑순이는 갱상도 산골 중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청송이 태어난 곳이라 카대요. 두 사람의 운명적인 첫 만남은 이렇게 이뤄졌다고 하더래요. 갑돌이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이 신통찮고 하는 일도 골치 아파 부산의 태종대에 바람 쐬러 갔고 거기서 송도 해수욕장으로 다시 가려고 배낭 메고 혼자 터덜터덜 가고 있는데 대구에서 살면서 보육원에 다니던 갑순이 역시 직장 생활의 피곤함을 떨치고자 혼자서 쓸쓸하게 태종대를 거닐고 있었더래요. 깃털처럼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이면 갑돌이 눈에 갑순이가 띄었을까?(남자들이 혼자 여행 다니는 건 혼자 다니는 여자들을 꼬시려는 것이지.) 갑순이에게 송도 가는 길을 물어본들 청송 산골짝 처녀인 갑순이가 넓디넓은~부산 송도를 어찌 알꼬? 둘은 첫눈에 필이 꽂혀 송도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유람선 타는 곳으로 향했대요. 거기서 물수제비 뜨는 놀이를 하면서 얇고 납작한 돌을 주워 서로 시합을 하며 설레는 첫 만남을 가졌더래요.(텔레비전 드라마는 많이 본 듯) 유람선도 타고 저녁 식사도 같이 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더래요. 짧은 만남 후 갑순이는 근무지인 대구 보육원으로 돌아갔고 갑돌이는 며칠 여행을 더 하다가 대구역 근처 라이프 삼계탕(장애우 운영하는 집)집으로 갑순이를 다시 불러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 자리에서 갑순이에게 청혼을 했더래요.(충청도 양반들 느린 척해도 결정적일 땐 진짜 빨라ㅎㅎ) 일단, 만난 기간이 너무 짧고 친정아버지가 장로님이기도 한 갑순이와 교회를 전혀 다니지 않던 갑돌이가 연인이 되기엔 너무 커다란 장애물이 중간에 가로막고 있었더래요. 한 번 마음을 정한 갑돌이에겐 그만한 장애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더래요. 서울서 대구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핑계, 저 핑계로 일을 만들어 갑순이를 만나러 필사적으로 내려왔더래요. 그리고 갑순이 마음을 잡기 위해, ‘교회도 가겠다. 담배도 끊겠다.’하며, 사탕발림 약속을 하더래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속담처럼 끈질긴 구애에 갑순이는 마음이 녹아내렸고 진해 병원에 누워있던 갑돌이 동생 병문안을 가는 것을 계기로 완전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더래요. 면회 시간을 못 맞춰 당일 면회를 하지 못했고(갑돌이의 계획적인 일이었겠지!?%$) 둘은 진해에서 서로 하룻밤을 묵게 됐는데 아무 일 없이 많은 대화만 나눴다고 하더래요.(우린 교인이니까 이들의 얘길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 날 이후 갑순이는 결심을 했더래요. ‘내가 갑돌이의 집안에 들어가서 믿지 않는 남편, 시부모님, 형제들을 전도해야겠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어, 그다음 해인 90년 3월 1일 뜻깊은 결혼식을 올리게 됐더래요. 의정부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였는데 같이 가기로 약속한 교회는 나 몰라라 하고 수락산에 등산 가는 것만 좋아하는 갑돌이와의 다툼은 계속되었고 반강제로 끌고 가다시피해서 앉혀놓으면 소처럼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목사님 축도도 끝나기 전에 그냥 내빼는 일을 반복해, 차에서 싸우고, 이혼 결심을 수천 번도 더하는 등 마음고생을 하던 와중에, 사업 문제로 구미로 이사 내려오고 갑순이가 정착한 구미남교회에 갑돌이도 등록, 처음 조영준 초원에서 목장을 시작했고, 2005년 드디어 목자가 되어 본격적으로 섬기는 자의 본이 되고 있다고 그러더라구요.(이건 갑순이 말씀~) 둘은 구미로 이사 온 지 이미 20년이 훨씬 지났고 교회에선 임마누엘 합창단원으로 함께 봉사하고 있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고 도량 2동에 살면서, 갑돌이는 상모동에서 상하수도 준설, CCTV 관로 촬영 등의 건설 일을 한다고 하네요.
갑돌이와 갑순이는 누구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은 편집자 전화번호(010-8595-7430)로 문자 보내주세요. 정답을 주신 선착순 너댓 분께는 오렌지에서 준비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김정택 기자
지난 호 갑돌이, 갑순이 정답: 조영준 장로, 조인화 집사
지난 호 정답 맞추신 분:정후용 집사, 한정희 집사, 정진화 집사, 이헌주 집사, 이경희B집사
(지난 호엔 정답이 매우 많이 나왔습니다. 많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물은 먼저 답을 맞춘 다섯 분께만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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