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군청 시낭송 축제
울릉도 저동항에서 울릉군청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으나 험한 언덕길을 오르내린다. 거칠고 굴곡이 심하여 흔들림이 세다. 알고 보니 울릉도에는 산길이 많고, 90。 각도로 꺾어지는 길이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길을 거칠게 만든 것이었다. 육지와는 다른 점을 어둠 속에서 짜릿한 전율로 맛보며, 독도초등학교를 지나 울릉군청에 이르렀다. 사실 오늘밤 이 시낭송은 어제 오후에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포항에서 하루가 지연되어 오늘밤에 하게 된 것이다. 지금 시간 밤 9시, 모두들 배고프고 지쳐있다. 독도까지 다녀온 직후라서 아직도 무서운 배의 요동침 잔상이 남아 어지럽다. 그러나 울릉군청에 들어서자 이미 울릉도 주민들은 한 가득 꽉 차 있고 '한국시인협회 울릉도 시낭송 축제' 라는 커다란 글씨의 대형 프랑카드가 무대 위에서 우리 일행을 따스히 맞아주고 있다. 모두들 평온한 마음으로 자리에 착석했다. 이승하 교수님의 사회로 진행된 1시간 동안의 시낭송 축제는 뜨거웠다. 모두들 독도사랑에 대한 다짐이고 수호 맹세다. 김종해 회장님 인사에 이어 울릉군수의 환영 인사와 함께 오늘밤 좀 늦었지만 저녁만찬을 베풀어주신다는 끝인사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여 주신다. 나의 앞좌석에는 울릉초등학생과 울릉중학생들이 앉아 있다. 가슴에 단 명패를 보더니 '와! 시인이다' 하며 신기한 듯 도란거리며 자꾸 뒤돌아본다. 나의 명함을 주는 것으로 분위기를 다독이려니, 옆의 학생도 달라한다. 중학생이라는데 다시 한 장 꺼내어 뒷면에 이메일 보내면 답신 주겠다는 내용의 몇 글자를 적어 줌으로 조용해졌다. 참으로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다. 시낭송 축제는 고은 시인님의 첫 낭송으로 시작되어 이건청, 이생진, 이기철 시인님 등으로 이어졌다. 독도를 외갓집에 갔다가 손놓친 손주로 은유하여 아픔을 노래한 이기철 시인님의 〔소년 독도〕는 가슴 저린 감동이었다. 1부와 2부 사이에 김경배 님의 배뱅이굿이 있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여인의 장구 추임새로 애절한 우리 가락이 이어진다. 독도 아리랑을 부를 때는 모두들 숨죽여 시린 마음으로 들었다. 시낭송 2부는 서안나 시인을 시작으로 전윤호, 김왕노, 편부경 시인으로 이어졌다. 편부경 시인은 주민등록을 독도에 옮긴 독도지킴이다. 시낭송이 끝나고 가수 정광태 님과의 노래 시간으로 '독도는 우리 땅' 합창을 했다. 반주 볼륨을 더 크게, 더 크게라는 사인과 함께 강당이 떠나가라 하나되어 손뼉치며 불렸다. 눈물겨운 일이다. 정당한 우리 땅을 독도는 우리 땅이라 강조하며 노래함이 분통터진다. 마지막 순서로 편부경 시인에게 한국시인협회 독도지회 설립 및 지회장을 수여하고, 독도 경비대에게 감사패를 김종해 회장님이 전달했다. 그리고 책과 기념품도 전달했는데 회장님의 덧붙임 말씀이 있었다. 무사히 시낭송 행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밤은 깊어 싸늘한 바람만 거리를 휘돈다. 울릉 군수님이 베풀어 주신다는 만찬 장소로 우리 일행은 이동했다.

울릉군청에서의 울릉도 시낭송 축제.정광태 가수겸 독도명예군수의 '독도는 우리 땅' 열창.박수와 힘찬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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