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아닌 처음도 있다.
언제나 처음은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2019년 8월 8일 르노삼성 SM5 차량을 16년간 타다가 SM6로 교체해서 처음 운전하는 사람처럼 하고 있다.
고급차가 아니어도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이 있다.
인텔리전트 스마트카드를 사용한다.
카드가 엑세스 존 내에 있을 때 도어 손잡이에 손을 넣으면 도어의 잠금이 해제된다.
도어와 트렁크 리드가 닫힌 상태에서 카드를 가지고 엑세스 존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도어와 트렁크가 잠긴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작동이다.
주차 후 파킹에 기어를 놓으면 자동으로 주차 브레이크가 작동되고, 드라이브에 놓고 출발하면 자동 해제된다.
오디오와 스마트폰을 연결한다.
스마트폰을 등록하면 폰에 저장된 음악이나 지니뮤직, 멜론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USB로도 들을 수 있다.
주행 보조 기능도 있다.
‘스피드리미터’는 설정한 주행 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고, ‘크루즈컨터롤’을 누르면 선택한 속도로 주행 속도를 유지시켜준다.
주차 보조 기능으로 후방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네비게이션도 만도에서 14년 만에 아이나비로 바뀌어 사용이 서툴다.
달라진 여러 기능을 익히느라 힘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고 재미있다.
1992년 10월 복현동 주공아파트에 살 때 엘란트라를 처음 운전한 날의 기억이다.
운전면허를 막 취득하고 차를 사서 연습한다고 새벽에 혼자 산격동 시영아파트 앞을 가고 있는데,
큰 담프트럭이 옆 차선을 자나가고 있어 얼마나 겁이 났는지 지금도 당시의 아찔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때는 큰딸이 다니는 칠성동 고등학교까지 태워주기도 했다.
운전도 하고 효도 한답시고 엄마가 계시는 청도 고향집과 황간 장모님 집에도 자주 갔다.
‘27년 전 시골에는 자가용이 없던 시절이라 자랑하고 싶었나!’
사무관으로 도 본청 계장 보직을 받고 국내여행도 많이 다녔다. 처음이라 자꾸 운전이 하고 싶었다.
처음, 처음처럼 좋은 말이요 단어다.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으로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
ㅡ고 신영복 교수의 ‘처음처럼’ 중에서
내가 주례사에서 사용하는 말이 있다.
‘사랑은 처음처럼, 삶은 마지막처럼’ 살아라고 신랑, 신부에게 주례사 말미에 한 줄로 끝을 맺으며 강조한다.
사랑은 연애할 때나 신혼 초기처럼 변하지 말고 하라는 뜻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 네 삶의 한 모퉁이에도 초지일관 생각과 행동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27년간 운전하고 있지만 환경이 바뀌어 처음처럼 배우며 익히고 있다. 언제까지 갈지는 몰라도 면허를 따서 처음 운전하던 자세로 하고자 마음을 다잡는다.
예전에는 차량이 부의 과시용 이었다. 요즘은 장거리는 열차나 버스를 이용하고 시내나 가까운 거리만 주로 운전한다. 차량은 이동 수단이다.
대형차나 고급차를 선호하는 의식도 변해야 한다.
편리한 교통수단이나 위험도 따른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나와 가족의 평안을 위하여 말이다.
2019년 8월 8일
16년 만에 새차를 운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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