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7월 9일, 2주째 이어지고 있던 장마 기간에 세상을 밝히는 대학, 서울시립대학교를 방문했다.그동안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니스 재능기부를 해 왔던 비트로 팀은 올 한 해 동안 서울 근교의 대학을 돌며 대학생들에게 테니스 저변 확대를 위한 원 포인트 지도를 하기로 했다. 비트로 팀은 서울대학교와 한국 항공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를 거쳐 네 번째로 서울 시립대학교 테니스 동아리 'UOSTC'팀을 방문했다.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시립대학교는 실내테니스장 3면과 실외에 인조잔디코트 3면이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하기엔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지난번 아디다스 배 대학부 단체전에서 여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들과 남자 팀원들이 한결 같이 웃는 표정을 지어 매우 밝은 면학 분위기가 되었다.
10년 동안 20억 원 기부한 최신원 SKC 회장에게 어느 기자가 ‘기부가 중요한가, 봉사가 중요한가’라고 질문하자 최 회장은 “봉사”라고 답변을 했다. 봉사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트로 팀의 테니스 저변확대를 위한 재능을 나누는 봉사는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다.
과정
이번 서울시립대학교 재능기부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오셨다. 서울특별시 체육회에서 매 월 발행하는 스포츠웹진 기자 두 분이 취재를 나왔다. 홍성현 기자는 “비트로 팀 아마추어 고수들이 대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다”고 했다. 사진을 찍던 황지현 기자는 “예전에 사진으로 재능기부를 해 본적이 있다. 누군가와 재능을 나눈다는 것은 몸에 긍정의 기운을 불어 넣는 기쁜 일이다”며 공감했다.
비트로 팀원들은 테니스 전도사였다. 학생들은 열광했다. 특별히 초청해서 함께 자리한 구명용 코치(http://cafe.naver.com/stringmaxx/)가 스트레칭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자 학생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단 한 번도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는 방법의 스트레칭이 경이로운지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구코치는 “아우토반을 달리는데 경운기 속도로 가면 되겠느냐? 페라리 같은 속도를 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리 근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근력 스트레칭 시범을 보였다.
학생들은 일제히 따라하면서 놀라움과 찬사를 보냈다. 또 구코치는 “오케스트라처럼 여러 악기가 화음이 잘 맞아 떨어져야 아름다운 소리가 되듯 테니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알아야 할 여러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그 중 늘 같은 텐션의 스트링과 같은 장력을 가진 공으로 연습하는 것도 라켓의 선택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바람 빠진 공과 늘어진 스트링으로 연습을 해야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들은 학생들은 금방 바람 빠진 축구공으로 볼을 차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상상해 보면 금방 이해를 할 것이라는 것을 덧붙이자 고개를 끄덕였다.
소감
시립대 테니스 동아리 USTO의 김광성 회장은“한마디로 축약해서 오늘 비트로 팀의 재능기부를 표현한다면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듯하다. 일평생 이렇게 충격적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 오늘 배운 포핸드는 파괴력이 대단했다. 스윙마지막에 왼손으로 라켓을 잡아 주지 않고 오른발 왼발 스텝을 바꿔가며 허리를 돌려 마무리 하는 것을 배워 직접 해 보니 그 이전과는 다른 강력한 파워가 실리는 것을 몸으로 느끼면서 더욱 더 놀라웠다 생각해보니 이번 윔블던에서 뛰던 세계적인 선수들의 스윙방법과 똑 같았다“며 후배들에게 그대로 전수해 줄 생각이라고 했다.
가장 키가 크고 가장 나이가 많은 복학생 이승훈 학생의 소견은 특별했다. 이 군은 “군대 가기전 2년 동안 테니스를 배웠다. 그런데 오늘 가르쳐 준 근력을 키우는 스트래칭은 그동안 한 번도 보도 듣고 못한 방법이었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와이퍼 스윙도 그동안 동네 코치에게 레슨을 받아왔지만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오늘 테니스 신세계를 본 것 같다”며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아디다스 배 대학부 단체전에 나가 시립대가 준우승하는데 주역이었던 김한나,박은혜는“재미있게 가르쳐 주면서 직접 볼을 많이 쳐 주었다. 몸을 많이 움직여 연습 때에도 투 바운드를 하지 않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 발리 할 때의 스텝의 중요성을 배웠”며“특히 대학 졸업 후에는 어디서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궁금했는데 직접 동호회 회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평생 테니스를 할 수 있는 무대가 활성화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4학년에 재학 중인 오수현은 “뭔가 폼이 이상하다 생각하며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확하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집어 낼 수가 없었는데 족집게처럼 잘 집어서 가르쳐 주니 머리와 가슴이 후련해 졌다. 비트로팀 형들로 부터 교정 받은 대로 앞으로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해서 제대로 된 스윙을 내 것으로 만들 예정이다”고 했다.
학생들
강의 스케줄과 겹쳐 미쳐 원 포인트 레슨을 받지 못하고 늦게 와서 청강을 한 3학년 김문수 학생은 “이런 기회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직접 레슨을 받지 못해서 아쉽다. 그러나 늦게나마 참석해 그동안 전혀 알지 못한 스트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어떤 학생은 쉴 틈 없이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지도하는 곳으로 찾아가 동영상을 촬영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것은 금방 사라질 기억을 조금 더 늘려 보려는 노력일 것이다. 준비가 철저했고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몸짓이 대단했다.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분위기였다.
결과
만남은 맛남이라고 한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게 된다. 이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는데 서울 시립대학교 학생들과 비트로 팀의 만남은 분명 맛난 만남이 되었음을 여러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새롭게 도약해 보겠다는 의지를 읽었다. 학생들의 테니스 인생이 바뀌는 맛난 만남이었음은 물론이다.
3시간 동안 지도를 마치고 식사장소로 모인 비트로 팀원들은 시립대 학생들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한결같이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적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배우겠다는 의지를 넘어서 즐기면서 테니스에 몰입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는 평을 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A그룹을 지도했던 이순규는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테니스 실력이 최고였다. 수준이 높다보니 이해력도 뛰어났고 또한 배우려는 의지와 면학 분위기가 좋아 시종일관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올 A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시립대학생들과 비트로 팀의 재능기부 공감온도는 99.9도 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글 사진 송선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