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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원정대 스크랩 [맛객의 맛집]겨울의 끝자락에 더욱 맛있는 굴밥과 함께
다움이 추천 0 조회 26 07.08.24 14:3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맛객의 맛집


겨울가기 전에 굴밥 어때요?




겨울이 시작됨과 동시에 사람들은 굴의 매력에 푸욱 빠져들었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굴! 남자가 먹으면 남자가 되고 여자가 먹으면 피부미인이 된다는 굴!이 겨울,맛의 진객 굴에 빠져들지 못한다면 맛객이라 할 수 없다.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찾을 때는 굴회로 즐기고, 먹는 재미가 배가되는 굴 구이는 소주한잔과도 딱이다 시원함의 극치! 굴 물회는 굴의 매력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겨우내 즐기던 굴, 입에 물릴 만도 한데 그 독특한 맛과 향, 영양식으로 여전히 인기만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특히, 겨울의 끝자락에서 즐기는 굴밥은 겨울이 가는 아쉬움을 달래주고 봄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자 늦기 전에 굴밥한번 맛볼까나~ 가자! 근데, 지대로 맛나게 잘 먹었다는 칭찬 들으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100여군데가 넘는 굴 구이 집


봄이 오는 길목으로 마중도 나갈 겸 보령시 천북으로 떠나보자. 천수만이 한눈에 보이는 장은리 포구에는 굴밥. 굴 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집만 100여 곳에 달한다. 이쯤 되면 굴 단지라 해도 손색없다.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를 바라보며 즐기는 굴밥과 굴 구이는 맛이 주는 엔돌핀이다. 마음이 괴로운 사람도 굴밥을 먹고 있는 순간만큼은 즐겁고 행복해질 것이다.

민족의 최대명절 ‘설’에 떡국도 못 먹은 맛객, 굴밥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 보리라. 해서 한 마리 외톨이 철새가 되어 천수만으로 날아갔다. 포구에 다다르자 굴구이 집들이 빼곡하게 붙어서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집집마다 가게 앞에다는 굴 자루를 가득 쌓아놓고 있다. 전국에 택배로도 배달된다고 한다.

대형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서 있다.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의 진미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꽃은 아무리 깊은 산속에 숨어 있다 해도 향기를 찾아 벌과 나비가 찾아온다. 천북 굴 단지도 좁은 도로로 한참을 들어가야 있지만, 맛있는 굴 맛을 찾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방앗간 굴구이

많고 많은 집중에서 맛객이 찾아간 집은 선착장에서 조금 안쪽에 있는 ‘방앗간 굴 구이’집이다. 임시로 지은 듯 허름한 건물, 흥성방조제가 생기자 이쪽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흥성방조제는 안면도로 빠른 시간에 갈 수 있는 편리함을 주었지만 대신 갯벌도 상당부분 줄어들었다.

서해안 갯벌은 세계 3대 갯벌에 들어간다. 이처럼 환경적으로도 중요하고 미래의 관광자원으로도 가치가 있는 갯벌을, 당장의 개발에 눈이 어두워 자꾸만 줄어들게 하고 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 새만금 공사도 기어이 재개할 모양이다. 또 얼마나 많은 갯벌이 사라져야 하는 걸까?


장은리에 굴 단지가 형성된 건 굴 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곳 장은리 포구에서 나는 굴 맛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갯벌과 육지가 만나는 이곳의 갯벌에는 영양분이 많다. 덕분에 굴의 크기는 작지만 속에 내장이 많이 들어있어. 맛이 좋으면서 단맛이 쉽게 느껴질 정도다. 또 깊은 바다 속이 아닌 갯벌에 서식하기 때문에 많은 일조량도 맛을 들게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구워먹는 재미가 있는 굴 구이


먼저 굴 구이부터 맛을 보았다. 처음은 짠 듯 하면서 이내 단맛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갑자기 초겨울 굴은 잊고 싶다. 초겨울 굴은 막 뜨는 스타와 같다. 인기는 있지만 원숙미가 부족하듯, 그때 굴도 인기에 비해 깊은 맛이 부족하다. 반면, 지금의 굴은 클라이막스에 도달한 듯, 맛의 원숙미를 자랑한다.


진정한 미각의 소유자는 지금 굴을 놓치지 않는다. 불 위에서 굴이 잘도 익어간다. 굴 구이를 먹을 때는 집중을 필요로 한다. 잠시 한눈을 팔았다가는 맛없는 굴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불에 살짝만 구워서 먹는 굴에는 물이 남아있어 부드러우면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바짝 구워 버리면 굴 특유의 부드러움과 독특한 향 대신 수분도 없어 질기고 탄 향을 가진 굴을 먹을 수밖에 없게 된다.

사실 굴 구이라는 말 자체도 맞지 않다. 구워먹기보다 데워서 먹는다는 개념이 필요하다. 그래야 굴이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을 입이 몽땅 챙긴다는 사실! 아셨죠?


이집의 쥔장 노승두 사장님은 장은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그래선지 음식점 사장님 같아 보이지는 않고 동네에서 만나는 어르신 같아 보인다. 굴채취와 방앗간 일을 업으로 삼다가 굴밥을 개발해내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굴밥과 어울리지 않는 방앗간이란 독특한 상호도 전직에서 비롯된 거다.


담백하고 고소한 굴밥

이번엔 굴밥이 차려졌다. 돌솥 뚜껑을 열자 모락 피워나는 김 속에 굴 향이 짙게 배어있다. 흐음~ 자잘한 굴이 밥 위에 가득 올려져 있다. 그 뿐인가 굴 약밥이라 할 정도로 많은 재료들이 함께하고 있다. 밤,굴,호박,콩나물, 표고,흙콩,당근,검은쌀,대추,은행 등 10 여 가지가 넘게 들어갔다.


밥을 대접에 옮겨 담고 달래양념간장을 넣고 비볐다. 한술 떠먹으니 향긋하면서 담백하고 고습다. 각 재료들이 제각각이지 않고 조화를 잘 이룬다. 굴밥하면 밥이 질 거라 생각되지만 전혀 질지 않고 꼬득하다. 1년 넘게 연구한 결과라고 한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서 터득한 비법이지만 처음엔, 맛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밥이 퍼지지 않았다고 물리는 손님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냥 굴밥만 먹어도 되지만 김에 싸먹는 맛은 또 다른 맛의 세계다. 굴과 김의 향이 정말 잘 어울린다. 사장님의 권유대로 이번엔 깻잎 장아찌에 싸 먹어 봤다. 요 맛, 또한 색다르네~ 담백함에 감칠맛까지 느껴진다.


서비스로 굴 물회가 나온다. 물회 보다는 비빔회에 가깝다. 그렇지만 굴 무침과는 전혀 다른 맛이다. 아삭 씹히는 배와 물컹거리는 굴이 참 사이좋다. 약간 달달하지만 시원하면서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을 것 같다. 마음 좋은 쥔장님, 100프로 머루만으로 담근 머루주와 잘 익은 박주도 한잔씩 내 오면서 맛을 보라고 한다. 쥔장의 넉넉한 대접에 비록, 외톨이 철새가 되어 천수만으로 날아왔지만 마치 고향에 온 듯 푸근했던 저녁이다.

창가로 보이는 천수만에 어느새 어둠이 깔렸다. 반대로 천북 굴 단지는 더욱 더 훤한 불빛으로 생동감이 넘쳐난다.

방앗간집 굴구이 가는 길



주소/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959-4

전화/ 041) 641-7377





맛집탐방 마스터맛객
http://blog.daum.net/carto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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