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앙응오이..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에서 자동차로 4시간가량 걸리는 농키야우에서 내려 다시 배를 타고 1시간 들어가야하는 오지중 한 곳.
현지인 추천으로 일정에 넣게 되었는데 산허리를 차로 돌고 돌아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농키야우 작은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편은 오후에나 있단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크지 않은 보트에 일행 5명이 몸을 실었다.
농키야우 남우강
농키야우(‘녹색호수’란 뜻)란 이름에 걸맞게 진짜 녹색빛을 띄고있는 남우강 물살을 가르며 양안에 펼쳐지는 숲과 집,사람들에 눈길을 주다보니 어느새 도착..
예약해 놓은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 마을주민들이 선한 미소로 맞아준다.
게스트하우스에 가벼운 짐을 풀고 마실을 나가본다.
둥근 카르스트지형의 나즈막한 산 아래 자리잡은 작은 동네.
구석구석 잘도 찾아다니는 서양 젊은 배낭객들도 몇몇 눈에 띄지만 동네사람들과 오래전부터 그곳에 살고있는 듯 묻힌다.
방문한 외지인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상을 사는 그들의 모습이 정겹다.
삼삼오오 재잘대며 노는 아이들, 빨래하는 여인들과 눈 비비며 그물을 손보는 노인부부,
낯선 방문객을 경계심없이 바라보는 강쥐와 뛰노는 색깔고운 토종닭...
무앙응오이 마을 곳곳
발길닿는 곳으로 가다보니 너른 운동장에 학생들이 보인다.
학교다.
축구공을 차거나 배구같은 운동을 하는 아이들, 저쪽에서 젖은 긴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걸어오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싱그럽다.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온단다. 인근 강은 자연 공동샤워장인 셈..
수줍어하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인사 건네는 그녀들과 함께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알고보니 무앙응오이의 기숙학교다.
이곳보다 더 깊숙이 박힌 인근 오지에 사는 학생들이 매일 통학하기 힘들테니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고 있다.
수업이 끝난 교실을 지나 이층침대가 보이는 방 창문너머 학생들이 고개를 내밀고 웃음 가득이다.
뒤로 돌아가니 아이들이 쭈그리고 앉아 나뭇가지를 때 밥을 짓는다. 부엌이래야 땅바닥에 작은 화로가 있는 정도..ㅠㅠ
수돗가 비슷한 곳에선 한 남학생이 작은 빨래를 하고 있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시설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
생활이 좀 고생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누구의 도움없이 각자 스스로 생활하는,
총기있는 학생들의 눈을 통해서
또 자연 속에서 구김없이 뛰어놀기도 하는 낙천적인 삶을 보며 이들의 밝은 미래가 그려지기도 했다.
예정에 없던 학교 방문으로 해맑은 아이들 틈에 있다보니 우리도 모르게 에너지가 충전되었나보다.
식당도 별로 없고 해서 숙소 주인장에게 부탁해놓은 식사가 생각 나 서둘러 돌아와 식탁에 앉으니 그제서야 허기가 느껴진다.
신선한 야채와 닭볶음 요리,그린 파파야 샐러드에 찹쌀밥 등..
향이 태국에 비해 강하지 않은 라오 가정식에 라오 비어 한 잔을 곁들인 저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하루를 마무리했다.
무앙응오이 기숙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