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뚱딴지같은 말을 하나 하려고 한다. 그냥 지나쳐도 되겠지만, 요즘 몇몇의 지명이나 국가명이 새롭게 표기되는 것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기에 한번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를 표기할 때 최근까지 키예프(Kiev)라고 표기하였었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전쟁이 계속 되면서 키예프(Киев)라는 표기는 러시아식 표기이기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표기하듯이 키이우(Київ)라고 표기해야 한다고 정정하면서부터 키이우라고 부르고 있다. 최근엔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강진(强震)으로 인해 이전에는 영어식으로 터키(Turkey)라고 부르는 국가명을 튀르키예 사람들이 표기하듯이 튀르키예 공화국의 약자(略字)인 튀르키예(Türkiye)로 부르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나라의 발음에 따라 그 지명이나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도 영어식으로 표기하는 이태리(Italy)가 아닌 이탈리아로 불렀다.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으로 독일과 불란서 등의 한자식 표기로 부르는 경우는 있었지만, 그 나라의 표기법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 독일의 도시엔 뮌헨(München)을 영어로는 Munich라고 쓰면서 뮤니크, 혹은 뮤니치라고 발음한다. 그런데 내가 유럽에 살 때에도 미국 등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유럽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표현하는 뮌헨이나 파리(Paris)라고 발음하지 않고, 뮤니크, 패리스라고 발음하여 매우 어색하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Venezia)나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Wien)을 굳이 영어식으로 베니스(Venice)나 비엔나(Vienna)라고 부를 필요가 있을까? 물론 뮌헨이나 파리 등의 표현도 현지 발음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그나마 괜찮다.
그런데 그런 일이 교회 안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독일에서 사역할 때 설교 중에 어떤 성도가 “에이멘”이라고 반응을 하여 웃었던 기억이 난다. 히브리어도 아멘(אָמֵן)이고 헬라어로도 아멘(ἀμήν)이다. 그런데 그걸 굳이 영어식으로 “에이멘”이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 성경 이름도 마찬가지의 경우가 많다. 물론 한국어 성경의 지명이나 인명은 처음 한국어로 번역할 당시에 중국 성경과 일본 성경의 영향을 받아 한자어 표기에 가까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나마 원어 표현에 가까운 편이다. 예수님을 지저스(Jesus)라고 부르는 것은 넌센스(Nonsense)이다. 신약성경의 원어인 헬라어에서도 “예수스”(Ἰησοῦς)라고 발음한다. 베드로는 페트로스(Πέτρος), 요한도 요하네스(Ιωάννης), 야고보는 야코보스(Ιάκωβος)라고 발음한다. 어설프게 영어식으로 피터(Peter), 존(John), 제임스(James)라고 할 필요가 없다. 히브리어로 “יהוה”로 표기된 여호와 혹은 야훼를 굳이 영어식으로 지호바(Jehovah)라고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 근원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서 마치 그것이 가장 제대로 표현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예배도 마찬가지이다. 요즘의 예배는 중세의 예배에서 가져온 전통이 많은 편인데, 그것이 마치 초대교회 때부터 세워진 전통인 양 착각해서도 안 된다. 교회 생활하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여 함께 나누어 보았으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안창국 목사)
#에이멘과아멘
#지저스와예수
#지호바와여호와
#우리가잘못알고있는지명과이름의발음
#영어식표기보다는원어식표기에가깝게하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