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 창 · 우 · 두 ·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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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의 대부 프로이트가 쓴 여행서
“우리의 마음은 남쪽을 향한다” 에서
″세상을 눈으로 확인하려는 의무″가 자신을 지탱해 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프로이트에게 있어 여행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것 같고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동경을 끊임없이 실천에 옮기고 여행까지도 학문의
지평을 넓히는데 활용한 열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휴일이 가까워 오면 우리의 마음도 남쪽으로 향하는데...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확인하고자..
비록, 프로이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지라도,,,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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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들의 목적지는 거창군 가조면 우두산 의상봉(1038m) 입니다.
가야산 줄기에서 뻗어 내려온 지맥으로, 의상봉은 신라시대 사찰인
고견사
뒤쪽으로 뾰쪽하게 치솟아 모양세가 특이 합니다.
산세는 암봉이 즐비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장군봉, 바리봉 등
거암들이
즐비해 거창의 자랑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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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등로는 주차장 → 바리봉 → 장군봉 → 의상봉 → 고견사 → 견암폭포 → 고견산장 → 주차장순으로
암릉의 군무와 가조면 들녘을 보고 걷는시간은 넉넉잡아 4~5시간 걸리게 됩니다.

어제밤 일기예보에 눈, 비를 예보하고 있으나 오류이기를 기원하며 집을 나섭니다.
산행 들머리에 닿기까지 엷은 안개가 끼었지만 고속국도와 산간 마을은 더 차분함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 새로 닦이는 지방도 보다 못한 88고속도로의 한계를 느끼며, 가조나들목을 빠져나와 고견사 주차장에 닿았습니다.
주차장은 넓고 등산안내도는 넓고 크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차장 좌측에 표시된 등로를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고도를 높여 오르때 마다 가르랑 가르랑 호흡은 거칠어 오지만
평화롭게 펼쳐진 가조읍내의 조망과 차가운 겨울바람이
새로운 에너지를 솟게 합니다.

산이 겹치고 겹친 첩첩산중,,,,,,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소나무와 함께 멀리 바리봉이 조망 됩니다.
하늘 높이 솟은 뾰쪽한 암봉의 위용은 절대자의 카리스마 처럼 강력합니다.

암릉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 발과 두 손으로 바위를 잡고 기고 매달리고 해야지만 그 자체가 암릉오름의 묘미 입니다.

바위와 바위사이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암릉과 어우러져 그 푸르름을 간직한 소나무의 담백함을 내가슴에 담아 봅니다.

바리봉 아래 능선에서는 우두산 스카이라인 조망이 가능합니다.
두 팔을 벌려 가슴을 활짝펴고....우두산의 청아함을 욕심껏 내면가득 담아 봅니다.

멀리 의상봉이 보이고....거암들의 도열,,,, 그 멋진 풍경에 취하며 다시 오름을 시작합니다.

가파른 구간을 지나 넓고 평평한 공간이 바리봉 정상 입니다.
오른쪽 뾰쪽한 봉우리가 의상봉이며 오늘 우리들의 목적지 입니다.
바리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탁월하지만 자꾸흐려지는 날씨로 인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바리봉을 지나면서 암릉은 흙길로 바뀌어 걷기가 수월해질 무렵 흐린 날씨는 드디어 눈을 뿌리기 시작합니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예지력이 빛나는 날입니다.

암릉틈사이.....흙조차 충분치않고...
비좁은 공간에 뿌리를 내리고 굳건하게 서 있는 키작은 소나무에서 그 질긴생명력을 느껴봅니다.

의상봉이 가까워 질 수록 눈은 더 내리고...

이제는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의상봉조차 눈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몇 번의 미끄러짐과 몇 번의 흔들림 그리고 엉덩방아를 뒤로 하고 드디어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중간쉼터에서 주변 조망이 가능해집니다.

의상봉 오르는 길은 쉽지가 않습니다.
20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다보면....
두 다리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고통과
얼굴이 뻘게지는 최고 심박수로 인하여 스스로를 잊는 무아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소나무와 암릉에 쌓인 눈....
빛나지 않지만 고고함이 느껴지는 수묵화처럼,,,, 가야산 자락과 이어지는 우두산 실질적 정상인 우두봉입니다.

흐린 날씨로 고견사 계곡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소나무 터널의 환영을 받으며 정상표지석으로 향합니다

의상봉 정상 입니다.
우두산은 일본 개국 신화오 관련된 전설의 산이며,

의상봉을 끝으로 고견사 방향으로 하산했습니다.
고견사는 신라 문무왕 7년에 의상과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입니다.

유명한 거창 한우 등심으로 뒷풀이하며 오늘 산행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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