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중국 60년
제3차 국공합작과 중국의 통일
이념보다 현실, 정치보다 경제 …‘차이완’ (China+Taiwan) 뜬다 .
무르익는 '3차 국공 합작'
후진타오-마잉주 "힘 모으자",, 중국-대만 교류협력 급진전
통일이냐, 대만 독립이냐
'하나의 중국'원칙 지키며,, 우선 상호 공존 지속할 듯
統 <합칠 통>중국 역사는 분열과 통일의 드라마다.
진(秦)이 최초로 천하를 통(統)했고, 그 뒤로 분(分)과 통(統)이 이어졌다.
현재는 분(分)이다. 양안(兩岸)이 그 현장이다.
그러나 대만에 국민당 정권이 등장하며 양안엔 훈풍이 불고 있다.
과거의 역사는 오늘과 미래에도 유효할 것인가.
‘중국-대만 60년’ 일지
1987년,11월,대만, 중국 본토 친지 방문 허용
1992년,10월,중국 해협회와 대만 해기회,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한다는‘92 합의’실현
1995년,1월, 중국 장쩌민 주석, 일국양제 등 8개 통일 원칙 발표
2005년,3월, 중국, 하나의 중국 견지하는‘후진타오 4항 원칙’발표. ‘반국가분열법’ 통과
2008년,5월, 대만 마잉주 총통, 3통(직항·직교역·서신왕래) 3불(통일·독립·무력충돌 반대) 정책 표명
2009년,4월, 중국과 대만, 직항로 개설 합의. |

▲ ‘정부보다는 민간’ ‘정치보다는 경제’ ‘전체보다는 부분부터’라는 현실주의 원칙에 입각해 온 중·대만 관계가 최근 ‘양안 공동시장’ 만들기로 결실을 보고 있다. 천안문 앞에서 포옹하는 중국 신세대 남녀의 모습이 ‘차이완(Chiwan, China+Taiwan)’의 부상과 겹쳐진다. [베이징=박종근 기자] |
장면 #1=8월 1일 오후 대만 남부 타이난시 인근 항. ‘대만해협횡단 요트경기’에 참여한 중국·대만·홍콩의 요트들이 속속 입항했다. 중국 샤먼시 부시장 판스젠이 요트에서 내리자 대만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우징궈가 반갑게 그를 포옹한다.
장면 #2=비슷한 시간, 샤먼에서 진먼다오(金門島)까지 약 4㎞를 횡단하는 수영대회에 참가한 중국·대만인들이 바닷물을 힘차게 가른다. 중국과 대만을 갈라 놓았던 금단의 바다가 활짝 열린다.
장면 #3=7월 27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국민당 주석에 당선된 마잉주 대만 총통에게 축전을 보내 국·공 양당이 양안의 평화·공영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제의했다.
장면 #4=같은 날 저녁 베이징의 국가대극원 에서는 중국과 대만 음악가들로 구성된 ‘해협평화교향악단’의 창단연주가 울려 퍼졌다. 관람석엔 자칭린 중국 정협 주석과 대만 국민당의 롄잔 명예주석이 흐뭇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들은 요즘 입만 열면 ‘제3차 국공합작’을 강조한다. 1924년 제국주의 타도를 위한 제1차 국공합작, 37년의 항일을 목표로 한 제2차 합작에 이어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한 제3차 국공합작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마오쩌둥과 장제스가 이런 모습들을 봤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마오는 “뭔가 좀 이상하지만 드디어 대만을 ‘해방’시켰구먼”이라고 착각할 것이고, 장제스는 “사악한 ‘공비(共匪)’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중화민국의 98년 역사가 위태로워졌다”고 분통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양안의 지난 60년은 우여곡절의 역사지만 기본적으로 적대보다는 화해, 단절보다는 교류를 지향해 왔다. 이런 변화의 저변엔 양안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과 국민의 탈이념적 사고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시간은 중국과 대만, 통일과 독립 중에서 누구의 편인가? 우선 현상 유지가 궁극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중국은 이미 유일한 합법정부로서의 정통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력의 비약적 성장으로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은 날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의 교류 결과 대만의 대(對)중국 경제의존도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대만 독립에 재갈을 물리는 데에는 대만을 겨냥한 수백 기 미사일보다 경제 교류가 훨씬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통(統)·독(獨) 문제를 장기과제로 묻어둔 상생·공영의 현상유지가 중국에 유리하다.
대만 입장은 좀 다르다. 대만인들의 가슴속엔 여전히 강한 자주독립 의지가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허용범위를 크게 벗어난다. 현재 대만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자주독립’의 목표를 내면화하면서 양안의 평화공존, 대만의 경제발전, 국제사회 지지를 통해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양안관계 향배에 절대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소위 ‘전략적 모호성’에 입각한 미국의 정책은 ‘중국식 통일’과 ‘대만식 독립’을 모두 반대하고 현상유지를 선호한다. 중국 칭화대학의 미국전문가 옌쉐퉁(閻學通) 교수는 “미국과 대만의 다양한 군사협력은 실제로 중국의 안보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다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규모 무기 판매는 자제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하다. 앞으로 양안관계는 경제·사회·문화 부문에서의 수준 높은 교류협력과, 통합과 분리를 향한 해묵은 갈등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이중 구조 속에서 중국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채 현상유지를 지속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문흥호 한양대 교수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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