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줄거리를 대강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클라라를 비롯한 아이들이 할아버지에게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기뻐한 뒤 잠들었을 때, 생쥐 왕이 부하들을 이끌고 습격해 온다. 호두까기 인형이 병사 인형들을 지휘해 맞서지만 전황은 불리하기만 하다. 이때 클라라가 슬리퍼를 던져 생쥐 왕을 쓰러뜨리자 생쥐들은 모두 도망가 버린다.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로 변신해 생명을 구해준 보답으로 클라라를 과자 나라에 초대한다. 각 과자를 상징하는 요정들이 차례로 춤을 춘 뒤 모두가 한데 어울려 흥겹게 춤추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발레 전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서곡을 포함해 전체 열여섯 곡(세분하면 스물네 곡)이 약 90분에 걸쳐 연주 되는데 모두 언급하려면 길어지므로 여기서는 모음곡 버전을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모음곡에 수록되지 않은 것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아름답고 들을만한 곡이 많으므로 기회가 되면 전곡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모음곡 버전은 ‘서곡 - 성격 춤곡 - 꽃의 왈츠’로 이어지는 3부 구성으로 정리된 것이 특징이다. 괄호 안의 알파벳은 프랑스어 표기다.
1. 작은 서곡 (Ouverture miniature)
원래 발레 전곡 버전에서는 ‘서곡’이라고만 되어 있는데 모음곡 버전에서 ‘작은’이란 말이 추가되었다. B♭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에서 발전부를 뺀 형태의 구성으로, 현과 목관의 사랑스런 연주가 돋보이는 행진곡풍의 곡이다.
2. 성격 춤곡 (Danses caractérisitiques)
a. 행진곡 (Marche) : G장조 4/4박자로 발레에서는 1막의 두 번째 곡이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둘러싸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b. 사탕요정의 춤 (Danse de la Fée-Dragée) : 2막의 다섯 번째 곡 ‘파 드 되’(2인무)의 세 번째 순서에 해당한다. 네 마디의 현악 피치카토를 타고 첼레스타가 신비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첼레스타는 1886년에 발명된 건반악기로 차이콥스키가 파리 여행 중에 발견했다. 이 악기의 독특하고 영묘한 음색에 매료된 작곡가는 지인에게 이 악기를 사놓으라고 부탁하면서 림스키-코르사코프나 글라주노프에게 알려지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하기까지 했다. 발레곡에서는 이 곡 외에도 여러 대목에서 첼레스타가 자주 등장한다.
c. 러시아의 춤, 트레팍 (Danse russe Trépak) : 2막의 디베르티스망(여러 무용수가 번갈아 다른 춤을 추는 것으로 대개 줄거리와 상관없는 볼거리 위주로 진행된다) 중 네 번째 곡. 트레팍은 러시아의 전통 민속춤이다. G장조 2/4박자. 현 위주의 활기차고 빠른 곡이다.
d. 아라비아의 춤(Danse arabe) : 디베르티스망 중 두 번째 곡. 동양풍의 곡으로 그루지아 지방의 자장가 선율을 사용했다고 한다. 약음기를 단 첼로와 비올라가 북소리를 흉내낸 뒤 잉글리시 호른과 클라리넷이 이에 응답한다. 이윽고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주선율을 연주한다.
e. 중국의 춤(Danse chinoise) : 전곡 발레에서도 ‘아라비아의 춤’ 바로 뒤에 등장한다. B♭장조 3/4박자. 바순과 더블베이스의 뒤뚱거리는 듯한 리듬을 타고 플루트가 낭랑하게 노래한다.
f. 풀피리의 춤 (Danse des mirlitons) : 발레 버전에서는 ‘트레팍’ 다음에 나온다. 아몬드 과자로 된 여자 목동이 풀피리를 불면서 추는 춤이다. 2/4박자. 중저음현의 피치카토 반주를 타고 세 대의 플루트가 선율을 연주한다. D장조에서 f단조로 전환되는 중간부에서는 금관이 새로운 주제를 연주한다.
3. 꽃의 왈츠 (Valse des Fleurs)
발레 버전에서는 디베르티스망에 이어 등장하며 마지막 곡은 따로 있지만 이 곡 역시 모음곡을 마무리하는 데는 아무런 손색이 없다. 사탕 요정의 시녀 스물네 명이 추는 군무 장면, 서주를 지닌 확장된 왈츠, 서주에 이어 하프의 카덴차풍 경과구를 지나 호른이 기품 있고 우아한 주제를 연주한다. 이후에도 클라리넷, 플루트 등이 가세해 성대하고 화려하게 클라이맥스를 구축한 다음 그대로 마무리한다. ‘북방의 왈츠 왕’이라 불리는 차이콥스키의 왈츠 가운데서도 손꼽을 만한 걸작이다.
밝고 달콤한 선율, 첼레스타를 활용한 환상적인 음향
차이콥스키의 이른바 ‘3대 발레’ 가운데 마지막에 속하는 이 작품은 앞의 두 곡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 비하면 길이도 좀 짧고 분위기도 가벼운 편이지만 그만큼 더 친숙해지기 쉬운 감흥을 지니고 있다.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애상적인 분위기 없이 밝고 달콤한 선율이 전곡에 걸쳐 흐르면서도, 전투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극적인 효과 또한 충분히 살리고 있다. 또 당시 러시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악기인 첼레스타를 십분 활용해 음색 면에서도 독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차이콥스키의 작품 전체 뿐만 아니라 발레음악의 역사 속에도 길이남을 작품이라 할 만하다. 올 연말에는 차이콥스키와 함께 달콤한 과자 나라를 여행해 보는 게 어떨까. 충치 걱정도, 살찔 염려도 없는 달콤함의 세계로.
첫댓글 이번 12월에 이어 내년 2017년부터는 계속 2째주에 감상회를 합니다!!!
<뮤클> 참석 회원 + 서푼 회원 = 선착순 <20명>으로 마감하겠습니다.
동행 참석은 <추가 3인>에 한합니다!
참석하실 분은 댓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뮤클> 참석 신청 현황 : 5분
Tarja, eclipse, 외로운봉우리, 천년의미소, 호반님
어라연, 핑클, jjakeundol님 ... 감상실에 오셔서 신청
오랫만에 참석합니다^^
참석합니다 ㅋㅋㅋㅋ
참석합니다.
어라연님 1분 동행
제가 한분 더 모시고 갑니다.
<뮤클> 신청 회원 : 5분
Tarja, eclipse, 외로운봉우리, 천년의미소, 호반님
<서푼> 신청 회원 : 10분
어라연+지인, 핑클, jjakeundol, 킴벌리 / 비바칼라스+지인, 우주여행자, 김ㅊㅇ, 김ㅇㅅ님
김ㅊㅇ, 김ㅇㅅ님 신청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2.10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