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49
50년을 메이크업에 바친 일생
안미려 (사)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 회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운명처럼 다가오다
-안미려 회장
한 사람의 삶은
운명처럼 다가오지
하늘 위의 구름처럼
찾아오기도 하고
뒷산의 바람처럼
스며들기도 하지
바위처럼 묵묵히
다가오기도 하지
여기 아름다움을 위해
우리 곁에 다가와
메이크업의 길을
세우고 있는 사람
오직 한길만 고집하다
망부석이 될 사람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K-뷰티가
세계에 우뚝 서는 날
가슴으로 힘껏 안기를
고대하는 사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미용의 분화
기자와 안미려 회장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특히 2000년 대 초반, 메이크업 인들이 협회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많은 지각 변동이 있었고, 그때마다 기자는 묵묵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을 뿐이다. 물론 몇몇이 어울려 술추렴을 하며 앞날을 예단하기도 했었다.
이제 시대는 많이 변했고 미용은 헤어, 피부, 메이크업, 네일 등으로 분화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였다. 예전부터 미용은 보건복지부 소속이어야 하느냐 아니면 문화체육관광부 예하여야 하느냐는 논쟁거리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메이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속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어떤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토대는 확실한 자기 인식이 확립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이제는 전체적인 면에서 미용과 메이크업이 상생과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말이 많이 빗나갔다. 안미려 회장과는 미용계 여러 행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스친 정으로 치자면 이웃사촌이 되고도 남겠다. 한편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만나서 담소를 나눈다거나 술자리를 같이한 기억이 거의 없었다. 기자의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었으리라. 역으로 생각하면 안미려 회장도 기자와 같은 성격일 거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의 오류를 범하던가.
어찌됐든 안미려 회장은 메이크업에 대한 애정으로 오늘날의 성공을 이루었다. 더구나 난공불락의 성을 쌓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무나 이루어낼 수 없는 일이라고 기자는 믿고 있다.
(주)태평양 입사하면서 미용계 첫발
안미려 회장이 미용계에 첫발을 내딛은 때는 지난 1973년 (주)태평양에 입사하면서다. 태평양에 입사하기 전 당시 조흥은행에서 고3 졸업을 앞두고 수습사원으로 근무할 때였다. (주)태평양에서 고3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차밍 메이크업 강좌를 열었고, 그녀는 강의에 참석하였다. 그때 미스코리아처럼 아름다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그 당시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제복과 스튜디어스처럼 모자를 쓰고 강의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없을까’라는 막연한 동경과 함께 학교 담임선생님께 은행 근무보다는 미용사원(그 당시에는 뷰티션을 미용사원으로 불렀다고 한다.)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운명처럼 취업의 기회가 주워졌다. 미용사원으로 입사하여 23년 간 ㈜태평양에 재직하며 기초부터 메이크업까지 뷰티를 접하게 되었으며, 23년 재직 기간 중 마지막 7년은 인력개발원에서 직급별, 계층별 교육을 담당하게 되었다. 재직하면서 문화센터 및 기업 등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퇴사 후 본격적으로 선진국의 미용트렌드를 배우기 위해 일본, 파리, 이태리 등 해외 연수를 통해 초창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며 자기 계발에 충실했다.
안미려 회장은 태평양 재직 시절을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했던 시기라고 되돌아봤다.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연마한 덕분이었다.
태평양 인력개발원에서 화장품 지식과 메이크업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 이후 미용사원 업무(마케팅 시책, 미용실 영업 및 교육, 인력 개발원 등)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회사와 더불어 성장하는 자신이 즐거웠고 자랑스러웠다. 해외 출장 시 선진국의 해외 미용연수를 하면서 그 나라의 뷰티 문화와 역사를 아는데 많은 공을 들인 것도 오늘날의 안미려 회장을 있게 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배움에의 열의가 남달랐던 것이다.
뷰티업계 종사 50년
이제 안미려 회장은 뷰티업계에 종사한 지 50년이 지나고 있다. 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장으로서 하는 일도 많다. 생애 주기를 100세 시대로 간주했을 때 거의 1/2를 협회와 함께 하고 있다.
우선 올해 계획되어 있는 것만 해도 <아시아미페스티벌 뷰티아티스트 콘테스트 2023> 온라인(4/22일)과 오프라인(5/20일) 대회가 있다. 그 이외에도 21개국과 함께하는 전시회, 공모전, 자격증 개발, 교재개발, 해외 교류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협회 스텝 및 직원들과 협회 이사진, 회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협회 개설 20년을 앞두고 협회 사무실을 리모델링하여 교육장을 개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5월부터는 매주 토요일마다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12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27개국이 참가하는 2023 아시아모델페스티벌(뉴페이스오브아시아, 오픈컬랙션, 아시아모델시상식) 행사에서도 뷰티 갈라쇼를 기획하고 있다.
일 욕심이 끝도 없다. 협회 홍보에도 주력하여 인스타, 페이스북 등 sns를 활성화하여 대 내외적인 홍보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그리하여 해외에서 유입되는 아티스트들과도 교육의 교류를 활발히 할 예정이다.
안미려 회장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일에 대한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하루 생활을 협회에서 시작하여 협회에서 끝내지만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매일 감사하며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성공적인 삶이라면 나이 들어서까지 자기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아직도 일하고 있는 나 자신이 고맙고 대견하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살아가면서 별별 일이 많다. 좌절, 우울, 한탄, 등등 남을 원망하면서 살아간다면 결국 내 자신이 피폐해진다. 나도 이런 사람이었다.
허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 되면서부터는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가능한 미움을 없애려고 기도하고 있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 성실, 노력, 시간활용, 열정, 끈질긴 근성 등은 기본에 속하며 남을 돕고 베풀고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이 성공적인 삶을 사는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안미려 회장의 꿈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같은 업계의 후배들을 생각하는 안미려 회장의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다.
글로벌하게 협회를 알리고 싶다는 안미려 회장, 스위스의 시데스코처럼 우리나라 민간자격증을 세계화 하고 싶다는 안미려 회장, 트렌드에 맞는 자격증을 개발하여 교육의 검증단계를 완성시키고 싶으며, 정부지원을 받아 교강사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안미려 회장, 해외 유명 대회도 출전케 하여 글로벌한 아티스트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하고, 뷰티를 배우고 싶은 불후한 청소년들에게 협회가 장학금을 지원하여 청소년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싶다는 안미려 회장, 아티스트를 위한 공모전을 통해 검증된 작품들을 전시, 교재개발, 공정한 대회, 해외 교류 등 한국의 뷰티 문화를 선도하고 싶다는 안미려 회장의 모든 꿈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려본다.
그리하여 50년 간 뷰티계에 있으면서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해오신 선구자적인 선배, 동료, 후배가 있기에 더불어 나 자신도 성장하고 오늘의 이 자리가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는 안미려 회장의 말씀이 우리 미용계에 널리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미려 회장 프로필 >
- 청운대학교 호텔경영학과 학사
- 남부대학교 산업정책대학원 향장미용 석사
-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예술학 박사
- 現 (사)한국메이크업전문가직업교류협회 회장
- 現 (사)한국뷰티스타일리스트직업기능협회 회장
- 現 (사)아시아모델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이사27개국)
- 한국산업인력공단 미용사(메이크업) 필기 출제위원
- 한국산업인력공단 미용사(메이크업) 실기 감독위원
- NCS메이크업 학습모듈 개발자
- 現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뷰티예술전공 겸임교수
- 現 서울사이버대학 석좌교수
- 現 부천대학교 외래교수
- 現 (사)한국모델협회 고문
- 아시아 美페스티발/ 아시아 美어워드 총괄 디렉터
- 아시아 모델 페스티발 조직위원회 이사
<뷰티라이프> 2023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