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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요물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요물
⊙서울 30산 동그라미 그리기
1. 서울30산이란?
서울시민의 젖줄인 팔당호를 가로지르는 팔당대교(바깥창모루)를 들머리로 하여 하남시,광주군,성남시,용인시,수원시,의왕시,과천시,안양시.서울시에 걸쳐 있는 서울강남17산(검단산,용마산,약사산,청량산,성남검단산,영장산,불곡산,광교산,백운산,바라산,청계산,인릉산,대모산,구룡산,우면산,관악산,삼성산)의 산줄기를 잇고, 석수역에서 홍은사거리까지 안양천과 홍재천 등 하천을 따라 서울시내를 완전히 종주한 후 서울시.고양시.양주시.의정부시.남양주시.구리시에 걸쳐있는 서울 북부 13산(백련산,안산,인왕산,북악산,삼각산,도봉산,사패산,호명산,용암산,수락산,불암산,용마산,아차산)의 산줄기를 이어서 서울시 광진구 천호대교를 날머리로 하는 산행코스이다.
2. 서울 30산 코스
팔당대교(바깥창모루)-검단산-고추봉-용마산-은고개-약사산-한봉-522봉-남한산(벌봉)-북문-서문-청량산-성남검단산-왕기봉-이배재-갈마치고개-영장산(맹산)-새마을고개-태재-불곡산-오리역-만남의교회-광교산(시루봉)-백운산-바라산-하오고개-국사봉-이수봉-망경대-매봉-옛골-인능산-헌인마을-대모산-구룡산-양재I.C.-교육문화회관-태봉주유소-우면산-뒷골-선바위역-용마골-연주대-무너미고개-삼성산-장군봉-석수역-기아대교-안양천-성산대교-홍제천-백련산-안산-인왕산-북악산(팔각정)-정릉터널-형제봉-보현봉-백운대-하루재-영봉-육모정삼거리-우이동-우이암-자운봉-사패산-울대고개-챌봉-호명산-작고개-샘내고개-축석령-용암산-깃대봉-사기막고개-수락산-덕릉고개 -불암산-담터고개-새우재고개-구릉산-망우리고개-용마산-아차산(제4보루)-천호대교
3. 서울 30산 개념도
4. 서울30산 각 산의 높이
하남검단산(657)→용마산(695.7)→약사산(418)→청량산(482.6)→성남검단산(538.1)-맹산(414.2)→불곡산(335)→광교산(582)-백운산(562.5)→바라산(428)→청계산(615)→인릉산(326.5)→대모산(291.6)→구룡산(284.1)→우면산(313)→관악산(629.9)→삼성산(455)→백련산(215.5)→안산(295.9)→인왕산(339.9)→북악산(342.5)→삼각산(836)→도봉산(730)→사패산(552)→호명산(423)→용암산(476.9)→수락산(640.6)→불암산(509.7)→서울용마산(348.6)→아차산(285)
5. 서울 30산에 걸치는 시.군은?
하남시, 광주시, 성남시,용인시,수원시,의왕시,과천시,안양시,서울시,고양시,양주시,의정부시,포천시,남양주시, 구리시 등 15개 시.군
6. 30산 산행코스의 특징은?
. 30산은 산의 고도가 1000m 이하의 낮은 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하기는 아주 좋은 편이다.
*26산 2구간 산행을 마치고 지도를 보면서 약사산, 백련산, 호명산, 용암산 4개산을 더 지도에 그려 서울 30산으로 하였다
(1구간)
2007년 1월 24-25일 (2일간)
하남검단산 (657m) : 경기 하남 창우, 광주 동부읍
바깥창모루-3k-검단산-1.8k-고추봉-1.5k-용마산-2.4k-은고개-1.29k-393.9봉-0.69k-약사산-2.75k-한봉-0.87k-522봉-0.5k-벌봉-1.9k-북문-1.5k-청량산-1k-남문-1.6k-검단산-1.9k-왕기봉-1.4k-이배재-1.7k-갈마치고개-3.5k-영장산-3.6k-새마을고개-2.1k-태재-2k-불곡산-4.2k-오리역
온 세상이 얼어붙는 추위의 한 겨울이지만 날씨가 예년보다 많이 따뜻하다. 갈수록 무너져가는 빙벽에 죽어가는 나무들. 올 겨울 한 번도 얼어붙지 않은 한강, 일찍 눈 덮인 세상 한 번 보여주었던 초겨울, 추위와 더불어 "따스함"이 공존하는 풍경이다. 얼마 전 연탄 아궁이에 몸을 기대는 겨울이 있었고 눈 내리던 날 비료푸대 잘라서 언덕배기 내려오던 그림들이 겨울에 스치는 예쁜 사진첩들이 있었다.
초승달이 희미한 그런 밤, 들리는 말소리만으로도 예쁜 바깥창모루에 섰다. 휘영찬란한 불빛, 예쁘게 단장한 먹거리집들, 어두움속으로 들어가는 긴 여정에 우릴 잡는다. 머리위에는 까만 하늘에 별과 눈섶달, 하남시와 서울에서 비쳐지는 불꽃나라,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합수점 한강의 팔당호, 불꽃으로 이어주는 양평가는 예쁜도로 모두가 한 밤 중 아름다운 선율로 이 산 속을 더 아늑하게 해 준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엔 한강이 있다" 흐르는 물줄기 따라 내려선 서울의 한강은 휘영찬란한 불빛에 춤을 추는 날개짖에 눈요기며 등을 밀어내며 고도를 높이는 산 속의 온도는 따뜻하다. 천천히 마음먹지 않아도 느려지는 오르막의 발걸음에 숨을 죽이며 걷는다. 같이온 이들 처음으로 발맞추며 처음 와 보는 이 산 속에서 겨울의 색은 어떨까, 무슨 소리를 낼까, 비바람 견뎌내는 나무들의 강한 인내를 배운다.
뒤에 오던 빛도리님 볼 일있어 잠깐 우회하는가 싶어 혼자서 산능선을 타고 올라 암릉에 비벼댔던 검단산에서의 웃음, 먼저와 있던 님들 머스마봉이라며 안내판에 긁적이던 고추봉, 감기가 심하여 낮에 병원 신세를 지고 낑낑대던 빛도리님의 안스러움을 보면서 올랐던 용마산은 깊은 잠 속에서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한 밤 중 웬일이야?" "한강을 보려면 야밤이 제일 좋다고 하여 홍콩은 못가고 이리로 왔단다"
용마산에서 내려와 이정표에서 벌봉쪽으로 향하여 임도길 따라 은고개로 내려온다. 이상하다 싶어 임도길말고 산능선이 없을까 싶어 되짚어 물어봤지만 없다는 답에 그냥 내려오니 중부고속국도, 43번 4차선국도인 은고개다. 밤이 깊어 2시가 넘었고 약사산가는 들머리를 한 참 헤매다 추위가 온다. 생각해 보니 잘못 내려선 은고개였다. 교차로 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천운사로 들어가야 하는 걸 스님을 만나고서야 393.9봉을 찾을 수 있었다.
393.9봉을 오르는 등로가 낙엽이 쌓여 잘 보이지 않고 길이 없어 까만 봉우리를 이마에 이면서 직등했다. 낙엽에 수북히 쌓인 바위를 한 발자욱 내딛기 힘들 정도로 거친숨을 쉬며 오른다. 우회하여 길을 올랐던 백오동과 빛도리님 불빛이 보이지 않아 혹시 잘못 들어선건 아닌가 하고 조바심하고 있으니 불빛이 비추어 다행이다 싶었다. 귤과 빵과 커피 한 잔이 깊은 밤 중에 먹는 간식의 별미다. 새벽 5시에 닿은 약사산은 아무것도 없는 산정 그냥 지나치면 모르리만큼 밋밋한 정상이었다.
동장대로 가는 이정표를 착각하여 상사천동길로 잘못 접어들어 한참을 가다가 아닌가 싶어 다시 확인해 보니 내 짐작이 맞았다. 한 번도 와 본적이 없는 이 산 속에 그냥 지도와 요물단지만을 믿고 나선 내 어설픔이 같이 온 님들을 고생에 또 고생을 시키고 미안한 마음까지 담아 힘겨웠다. 눈에 돋보기를 쒸우지 않으면 까막 눈되어 버린 장님에 안개 눈을 덮히면서 더욱 힘들게 했다. 돌탑을 세워놓은 동장대, 군포지, 수리중인 북문를 지나면서 푸른 소나무를 보면서 오랜 세월의 남한산성를 알 수 있었다.
빛도리님 촬영
수어장대, 청량담, 무망루, 소나무, 향나무에 어울려 있는 청량산의 모습은 산정의 또다른 표현이었다. 영춘정의 팔각정을 지나 남문을 내려서면서 배고픔도 모르고 걸었던 늦은 아침 밥상을 차렸다. 임도길로 내려선 첫 번째 집에서 우거지해장국을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방바닥에 굽어진 허리를 폈다. 어제 밤부터 걸어온 12시간을 생각해 보면 그냥 퍼질러 놀다가 세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검단산중계소 임도길 따라 올랐다. 산길로 가기도 하고 임도를 만나기도 하고 산책나온 산님들도 한 무더기씩 모여 이른점심을 펴기고 했다. 중계소와 부대에 밀려 성남검단산를 표기한 산정상에서 우린 넷이 왔다고 처음으로 산도장을 찍었다. 왕기봉 정상을 올라야 하는 산의 이치를 약은 꽤를 부리다 얄팍한 심상에 웃고 또 웃고 보니 이배재였음을...
나무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 "사랑나무"라 부리는 소나무의 보호수를 보았다. 양지바른 언덕에 나란히 누운 네무덤 옆에 앉아서 배 고픈지도 모르게 걸어온 배를 채웠다. 들어가지 않는 찬밥덩이를 넘기려니 안 넘어가 어제부터 등에 지고온 성의가 괘씸하여 창자에 구겨넣었다.
갈마치고개에 서있는 등산 안내도에서 맹산을 보았다. 영장산의 오르막은 하늘은 파란, 하얀 그리고 우유빛이 층을 이룬 눈요기가 없었다면 그냥 주저앉았을 지도 모른다. 성남시에서 "밤나무, 참나무 시들음병 방제공사"를 나무마다 비닐쒸어 보호하고 있었다. 성남과 광주의 시경계를 가르는 이 먼 길은 이름은 틀려도 산이 같은 영장산임을 알았다. 갈림길이 많아 잘못 하면 "태재를 갈 수가 없구나" 하는 조심스러움과 함께 하루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내려서는 해넘이를 보면서 "오늘 또 밤이 오는구나"
먼저 와 있던 백오동 참이슬님을 태재에서 만났다. 추워서 많이 힘들어 하는 백오동을 보면서 불곡산을 오르는 동안 랜턴도 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였을까, 어제보다 살이쪄 있는 상현달을 보면서 분당의 도시에서 비추어지는 불꽃나라를 보면서 산책로 같은 길을 걸었다. 분당의 뒷능선이라는 이정목을 보면서 마지막 봉우리 불곡산에 올랐다. 운동시설, 팔각정 생각보다 좀 산정이 높지 않은 분당 시민의 산책로였다.
오리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빨라졌다. 밤은 이미 깊어졌으며 며칠 전 걸었던 검은 능선의 광교산이 뾰족히 내민 것을 보면서 용인시임을 알았다. 휴 살았다! 어제부터 걸었던 산 길은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에 내려놓았다. 하늘은 회색이었고 걸었던 불곡산을 뒤쳐다보니 검은 산속에 잠들어 있었다. 이상한 나라에 떼밀려 들어온 산 속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이 어두움에 실려 가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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