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돈 많이 버는 남편을 둔 중년부인 넷이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이 넷은 학교 동창이기도 해서,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떠는 사이입니다.
밥을 먹었으니 커피 한잔 해야 되겠지요. 서로들 자기가 사겠다고 쌍용동의 모 커피전문점으로 들어 갔어요.
외관도 그렇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아주 세련되게 구며진 최고급 커피점이였어요.
메뉴판을 보고 12500원 짜리 커피를 찍어서 주문했어요. 계산상 5만원 정도야 누구든 낼수 있는 액수 이니까요.
세련된 서비스와, 간식 비슷한게 자주 나오고, 왕비 대우 받듯이 대접을 받았지요.
우아한 걸음걸이로 계산대에 나와 카드를 내고 싸인을 할려는 찰나, 그냥 깜짝 놀라 서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니 눈(눈깔)이 십리는 튀어 나왔습니다. 금액이 무려 50만원이 나온겁니다. 이 아줌마들 한잔에 125000원짜리를 12500원으로 본겁니다. 뒤 동그라미 숫자를 한개 빼 먹었어요. 너무 비싸서 못 내겠다, 그런법이 어디 있느냐, 옥신 각신 다투었지만 이 아줌마들이 억지를 부리는 거라네요. 서로들 자기가 사겠다고 폼 잡으며 들어갔다가 결국은 각자 125,000원씩 계산하고 나왔다네요.
천안에도 이런 고급 커피점이 생겼구요, 주문할땐 앞에 숫자보다 뒤 동그라미 개수를 세고 주문하세요.
1895년 조선 최초의 미국 유학생이었던 유길준이 펴낸 「서유견문」에 “서양사람들은 커피를 우리나라에서 숭늉 마시듯 한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구절은 한국인이 커피에 대해 남긴 첫번째 기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 시기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이때를 전후한 1890년대로 추정됩니다.
당시엔 한자음을 따 「가비」라 불렀고, 검은색과 쓴맛이 한약과 비슷하다 해서 「양탕국」(서양의 탕국)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숭늉 마시듯, 대한민국이 온통 커피 전성시대입니다.
그렇다면 제일 비싼 커피는 무엇일까요? 바로 「블랙 아이보리」 커피입니다.
지금까지는 사향고양이 (Civet : 정확한 이름은 말레이 팜 시벳)가 커피나무 열매를 먹고 배설한 커피콩으로 만드는 루왁커피였습니다. 한마디로 「고양이똥 커피」입니다. 하지만 고작 배설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은은한 향기 때문에 1%를 위한 커피로 불리며 비싼 몸 값을 자랑하지요. 원두 거래가격이 현지에서 Kg당 500~600달러로, 한잔당 30달러(약 3만3천원)나 합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커피숍에선 한 잔에 5만원(원두는 150g당 30만원)이나 한답니다.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 167잔, 5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도 10잔을 살수있는 비싼 가격이지만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답니다.
그런데 그간 고가로 군림해왔던 루왁커피도 이 커피 앞에선 명함 내밀기 어렵게 생겼습니다. 루왁커피보다 거의 두배나 비싼 커피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CNN방송의 자회사 여행전문 보도매체 CNNGo는 「사향고양이 똥 커피를 누른 커피의 제왕이 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며
「태국에서 등장한 코끼리 똥 커피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등극했다」고 전했습니다. 태국 아난타라 호텔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이 커피는 코끼리 배설물에서 커피 생두를 채집해 만든 커피입니다. 호텔측의 설명에 따르면 코끼리가 커피 생두를 소화시키면서 생성되는 효소를 통해 커피속 단백질을 파괴하는데, 커피의 쓴맛을 좌우하는 단백질이 파괴됨으로서 커피가 한층 더 부드러워 진다고 밝혔습니다. 통상 블랙 아이보리라고 불리는 이 커피 원두는 현재 현지에서 Kg당 1100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소매가격으로 다지면 한잔당 거의 10만원에 달해 사향고양이 똥 커피(루왁커피)의 두배 정도가 되지요.
코끼리 조련사들은 해발고도 1500m 천혜의 자연에서 자라난 태국 아라비카 원두를 먹은 코끼리의 배설물을 수거해 그 속에서 커피 생두를 일일이 손으로 골라 내고, 그 후 건조과정을 거쳐 블랙 아이보리가 탄생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