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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08
S#1. 야외 주차장 (밤) (7부 엔딩에 이어서..)
겨우 멈춰 서, 그대로 안고 있는 도깨비와 은탁의 위로..
도깨비NA : 인간의 수명 고작 백년..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나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은탁, 간신히 떨리는 젖은 눈꺼풀 들어 올리는데.. 안도감에 그제야 눈물 훅 터진다.
울음소리 듣는 도깨비, 검의 통증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아프다.. 그런 둘의 슬픈 백허그인데..
은탁 그대로 정신 잃는다. 축 늘어지는 은탁 부축해 안는 도깨비.
그때, 저만치서 한 바탕 소란에 웅성웅성 사람들 몰려들기 시작하자,
도깨비, 은탁 안아 들고 푸른 불덩이로 휙- 하늘로 솟아 날아가고..
S#2. 도깨비 집/ 외경 (밤)
캄캄한 2층 은탁의 방에 환한 불빛 새어나오고.
S#3.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밤)
침대에 누여지는 은탁. 정신이 드는지, 몸 쑤시는 듯 끙끙대며 설풋 눈을 뜬다.
침대 가에서 그런 은탁 지켜보는 도깨비. 식은땀에 젖은 은탁의 모습에 마음 무너지는데..
은탁 : ...아저씨 괜찮아요?
도깨비 : (아.. 이 아인 대체.. 쓸쓸히 웃으며) 질문이 바뀐 거 같은데.
은탁 : 근가. (힘없이) 히. (웃고) 에고 죽는 줄 알았네.
도깨비 : (마음 너무 아프고) ...미안해. 많이 놀랐지.
은탁 : (고개 저으며) 아저씨도 몰랐던 거잖아요. 그렇게 아플지. 지금까지 누가 잡아본 적이 없으니까.
도깨비 : ... (끄덕하면)
은탁 : 근데 아저씨 진짜 날 수 있네요. 이렇게 보여달라 그런 건 아니었는데. (귀엽게 눈 흘기면)
도깨비 : (슬픔 꾹 참고) 이 정돈 껌이지. (웃어주면)
은탁 : 우리 마음 단단히 먹어요. 이게 보니까 녹록치가 않네요. (예쁘게 웃으면)
도깨비 : (은탁의 웃음에, 마음 무너지고.. 겨우 끄덕 하면)
은탁 : 근데 전 사실 검이 움직인 거에 더 놀라서 히. 너무 다행이잖아요. 이로써 나 진짜 신부인 거 증명 된 거죠? (뿌듯하게 보면)
도깨비 : ... (끄덕 하면)
은탁 : 잘됐다.
도깨비 : ... (그저 보면)
은탁 : (도깨비 표정 살피고 눈치) 잘.. 안 됐어요?
도깨비 : (희미하게 웃고) 잘 됐어.
은탁 : 봐요. 나 진짜 신부 맞다니까. 그럴 운명이었던 거예요. 운명.. 멋지다.
들뜬 은탁과는 달리 도깨비의 마음은 무겁기만 한데..
S#4. 도깨비 집/ 거실 (밤)
족자 품에 안은 채 소파에 널브러져 핸드폰 보면서 도깨비 기다리는 덕화.
덕화 : 아 이 삼촌은 왜 안 와. 이거 심부름 완료해야 용돈 받는데.
하는데, 핸드폰에 “띠링” 메시지 뜬다. 낼름 메시지 눌러 보면, 투데이이슈영상 팝업이다.
덕화 : (영상 틀며) 투데이에는 또 뭔 난리가, (헉!!) 났네?!
/영상-주차장 펜스 위로 차들 팝콘처럼 뻥뻥 날아가고 있는 모습 어둡게 찍혀 있다.
덕화, “설마..!!” 하며 갸웃하는데, 그때 2층에서 도깨비 내려오자,
덕화 : 삼촌 2층에 있었어? 아 계속 기다렸잖아! 삼촌 빨리 일단 이것 좀 봐봐.
(핸드폰 내밀어 영상 보여주며) 이거 혹시 삼촌.. 이야?
도깨비 : 근데 이러고 있음 어떡해. 해결해.
덕화 : 진짜 삼촌이야?!
도깨비 : (방으로 가며) 설명할 기운 없어 묻지 마. 시간 없으니까 서두르고.
덕화 : 아 대체 뭔 짓을 한 거야!
Cut to.
덕화 : (통화) 할아버지 지금부터 제 얘기 잘 들으세요. 글쎄 삼촌이요, (사이) 아니 나 말고 삼촌이요,
Cut to.
덕화 : (통화) 김비서님. 지금부터 제 얘기 잘 들으세요. 현 시간부로 천우그룹 비서실 및 전산실을 총 동원하여,
(사이) 아니 저 말고요. (사이) 저 아니라니까요!
S#5. 도깨비 집/ 저승 방 (밤)
캄캄한 방. 저승, 시트 머리끝까지 덮고 누워 있다. 그 위로 그림자 길게 진다. 덕화다.
덕화 : (비장) 끝방삼촌 저랑 어디 좀 가셔야겠어요.
저승 : (시트 힘없이 내리곤 텅 빈 눈빛으로) 어디..
덕화 : 저희 삼촌이 사회성이 없어서 사회를 다 뽀사놨네요.
저승 : ????
S#6. 천우그룹/ 세미나실 (밤)
젊은 비서진들 모여 있고, 커다란 스크린에 화면 띄우고 브리핑하는 김비서.
스크린엔 주차장 위치 지도와, 사이트들 주소 목록 주르륵 떠 있다.
김비서 : 지금부터 해당 영상이 업로드 된 포털, 유투브, 링크 공유 가능한 각종 SNS에 요청해서
영상들 싹 다 내려달라고 요청합니다. 더 이슈가 되기 전에 막습니다. 신속 정확하게. 빅 데이터를 활용해도 좋고,
담당자와 컨텍 시 “천우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 광고를 다 뺀다”로 시작하면 일이 쉽고 빠를 겁니다. 자, 시작하세요.
일동, “예”하더니, 일사불란하게 태블릿PC, 노트북, 등등 펼치고 각자 앞에 놓인 수화기 집어 든다.
덕화E : 자, 여러부운!
S#7. 야외주차장 일각 (밤)
차주 열댓 명, 목격자 열댓 명 모여 와글와글하다. 덕화의 손엔 돈 다발 든 007 가방 들려 있다.
덕화 : 자 일단, 재산 및 차량이 다 뽀사지신 차주분들은 이쪽에,
어마무시한 걸 목격하여 멘탈이 다 뽀사지신 분들은 (저승 서 있는 쪽) 이쪽으로 서주세요.
/-1. 저승 쪽 (밤)
저승, 기분 안 좋은 상태라 근처 어둡고 춥다.
저승 : 찌그러진 차는 때 아닌 돌풍에 의한 파손. 그뿐. 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횡재. 그뿐. 그대는 오늘 나 또한 보지 못하였다.
자 다음.
행인1 : 저요. (하고 오며) 근데 여기 너무 어둡지 않아요?
저승 : 기분이 안 좋아서요. 잠깐 제 눈을 좀 보시겠어요. (최면 거는) 찌그러진 차는,
/-2. 덕화 쪽 (밤)
덕화 : 네 다음 차주부운~ 차종이 어떻게 되시죠?
일각의 열려진 007 가방의 돈 반 넘게 줄어 있고..
S#8. 주차관리실 (밤)
주차관리실 CCTV 모니터들 보이고, 직원 의아하게 덕화와 저승 맞는다.
덕화 : (저승에게) 여기 파일만 삭제하면 끝입니다.
저승 : (끄덕하고) 잠깐 제 눈을 좀 보시겠어요.
S#9. 도깨비 집/ 거실 (밤)
덕화 : 아니, 무슨 부부싸움을 어떻게 했길래 차를 삼십대나 때려 부셔! (E) 나랑 끝방삼촌이 얼마나 개고생 했는줄 알아?
덕화와 저승, 도깨비 앉혀놓고 추궁 중이다. 테이블 위엔 약병들 또 즐비하다.
도깨비 덕화가 떠들거나 말거나 약 훅 털어 넣고.
도깨비 : (덕화에게) 고생했어. (저승에게) 고맙다.
저승 : 고마워하지 마. 싸울 기운이 없을 뿐이야. 이 싸움은 미뤄두자.. 안 그래도 뒤숭숭한데.
도깨비 : 니가 뒤숭숭해 봤자지. 난 더 해..
저승 : 니가 뭘 알아! 더 한지 덜 한지!
도깨비 : 야 난 이게 이만큼 이렇게 (검 쓱 빠지는 시늉) 됐다.. 관두자... (방으로)
저승 : 뭐 아주 죽다 살아나기라도 했나봐? (치. 방으로)
덕화 : (이쪽 저쪽 방 보다) 둘 다 또 왜들 그래요 진짜!
S#10.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밤)
은탁, 침대 누워 멍하니 생각 잠겨 있다.
/(7부 1씬) 은탁 속수무책으로 붕- 날아가고, 놀란 도깨비 백허그해 은탁 감싸 안고..
떠올린 은탁, 자신의 운명이 뭔가 참 신기하다.
은탁 : (머리맡에 있던 메밀군 끌어당겨다) 메밀군. 우리 이제 안 나가도 된다? 나 진짜 신부 확정이야... 히히...
(메밀군 꽉 안고 뒹굴하는데, 근육통에) 아이고.. 삭신이야.
Cut to. 목, 어깨, 팔 등 몸 여기저기 파스 붙이는 은탁. 도깨비 파워의 여파로 온몸 쑤신다. 그때,
E (쨍그랑! 와장창! 접시 연이어 깨지는 소리)
은탁 : ?! (소리 나는 쪽으로 시선)
S#11. 도깨비 집/ 식당 (밤)
식당 들어오던 은탁, 놀란다. 보면, 일각 바닥에 도깨비 모로 누워 있고, 저승은 깨진 접시 치우고 있다.
은탁 : (?!) 아저씨 왜 이래요? 설마 죽은 거 아니죠?
저승 : (쓰레받기로 깨진 그릇 치우며) 약 기운 때문에 그래. 자게 둬.
은탁 : 저렇게 자면 담 걸릴 텐데. 이렇게 안아서 방에, (공주님 안기 시늉하면)
저승 : 그래 그럼 돼. 할 수 있음 잘 해봐. (깨진 그릇들 들고 가는)
은탁 : (끙..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재울 수밖에. 도깨비 옆에 쪼그려 앉아 잠든 얼굴 들여다보며)
..왜 그래요. 약 왜 먹었는데요.. 아직도 아파요?
대답 없이 그저 잠들어 있는 도깨비고..
S#12. 도깨비 집/ 거실 (밤)
테라스에 깨진 그릇 내려놓고 거실로 들어와 자기 방으로 가던 저승, 딱 멈춰 서더니, 반쯤 열린 도깨비의 방문 보는데..
S#13. 도깨비 집/ 도깨비 방 (밤)
족자 펼쳐 든 손, 저승이다. 조심스레 족자 속 그림 들여다보는 저승. 저번보단 나아졌지만, 역시나 아련한 기분 든다.
저승 : 대체 누구신데.. 이렇게 사무칩니까...
저승, 그렇게 물끄러미 한참을 족자 속 여인을 보고 서 있고...
S#13-1. 치킨 집 (밤) → 추가
‘CLOSED’ 팻말 붙어있고, 불 꺼진 치킨 집 안, 창가에 앉아 글라스의 소주 홀짝 마시고,
써니 : (손가락으로 치킨 무 집어 먹으며) 우리 집 무 맛있는데... (무 으적으적 씹으며 창밖만 내다보는 모습, 적적해 보인다)
/창 밖, 드문드문 사람 지나갈 때마다,
써니 : 37, 38.. 50명만 지나가면 집에 가자... 39....
창밖에 지나가는 사람들 세면서 술 마시고 있는 것이다.
써니 밑바닥엔 입구 냅킨으로 막아 빈병이라고 표시해둔 소주병 4병 널브러져 있고.
S#14. 도깨비 집/ 식당 (밤)
/성냥 칙 그이더니 향초 여러 개에 불 밝히는 은탁. 후- 불어서 끄려다가,
잠든 도깨비 얼굴 한번 보고 “봐 줬다” 흔들어서 성냥 끄고. 너무 멀지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 은은하게 촛불 놔주는 은탁.
/도깨비 춥지 않게 담요도 덮어주고,
/도깨비 배길까봐 메밀군 받쳐주고..
/도깨비 이마 짚더니 자기 이마 짚고, “열은 없는데..” 걱정스레 보는 은탁.
/은탁, 도깨비랑 비슷한 자세로 팔 베고 얼굴 마주한 채 모로 눕는다.
은은하게 밝혀진 향초 불에 감싸인 채 잠들어 있는 도깨비.. 그렇게 맘껏 도깨비의 얼굴 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은탁인데..
은탁 : (보다가) 다 큰 어른이 아무 데나 막 쓰러져 자구..
도깨비 : (눈 감은 채) ...아파서.
은탁 : (!) 깼어요?
도깨비 : (눈 감은 채) ...파스 냄새.
은탁 : (설풋 미소) 여기 저기 다 쑤셔서요. 아저씨도 많이 아파요? 아깐 괜찮다고 해놓고..
도깨비 : ...거짓말이었어.
은탁 : (또 웃음..) 맨날 거짓말이네. 얼른 나아요. (어깨 토닥토닥 하면)
도깨비 : (그제야 눈 뜨고 은탁을 본다) ...어디가 아픈 줄 알고.
은탁 : ...어디가 아픈데요? (도깨비 보면)
도깨비 : ..첫사랑이. ..엄청 아프네..
은탁 : !!! (빈정 확 상해) 뭐 되게 예뻤나 봐요? 뭐 막 아주 베껴 쓴 것도 있던데.
도깨비 : (물끄러미) 음. 아주 많이.. 매일 매일.. 예뻐..
은탁 : 많이 아프시네. 위독하시다 지금. (어깨 퍽퍽) 푹 자요 빨리 입 돌아가게.
도깨비 : (픽 웃고 눈 감으며) ..가지 마.
은탁 : 내가 왜요? 첫사랑이나 생각하는 사람 뭐 이쁘다고? 그게 신부한테 할 소리야?
도깨비 : (눈 감은 채) 잘 보면 있어. 이쁜 구석. 그니까 가지 마.
은탁 : (밉고) 웃기시네. 그리고 내가 ‘ㅊ’ 들어간 거 하지 말라고 했냐고 안 했냐고.
도깨비 : 치사해..
“아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도깨비 곁 떠나지 않는 은탁인데...
눈 감은 도깨비, 어딘가 쓸쓸한 모습이고... 입 삐죽거리며 그 모습 오래 지켜보는 은탁인데...
S#15. 샌드위치 가게 (다음 날 낮) → 수정
주문대에서 주문하고 있는 은탁.
은탁 : 야채 다 넣어주시구요, 빵은 데워주세요. (목에 건 카드 케이스에서 만 원짜리 한 장 꺼내 계산하고)
Cut to. 샌드위치 담긴 쟁반 들고 테이블로 향하는 은탁. 보면, 테이블에 덕화 앉아있다.
은탁 : 주문하신 뇌물 나왔습니다.
덕화 : (샌드위치 집어 들며) 좋아. 물건은. (한 입 먹고)
은탁, 가방에서 노트 꺼내 베껴 쓴 페이지 펴서 내민다. 은탁이 베껴 쓴 김신의 유서다.
은탁 : 정말로.. 해석 가능해요?
덕화 : 재벌 3세란 응당 3세 때부터 천자문을 떼 줘야, (노트 보며) 근데 이게 뭔데?
은탁 : 오빠네 삼촌 뒷조사요. 특히 첫사랑 관련해서. 우리끼리 비밀이에요.
덕화 : 이 소녀야. 나 이런 뒷조사 엄청 선호해. 줘 봐. (하며 노트 자세히 보다, !!!... 한 구절에 눈빛 깊은 시선..)
은탁 : (걱정 되고) 이 글잔 들을 청이래요. 혹시 모르실까봐.
덕화, 은탁이 가리킨 손가락 보는데, 한자로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으니.” 구절이다.
잠시 표정 묘해지는 덕화고, 은탁, 진짜 아는 건가? 기대하며 보다가,
은탁 : 샌드위치까지 드시고 모르면 안돼요. 싫어요.
덕화 : 연서네. (묘한 눈빛으로 은탁 보면)
은탁 : (빡!) 연서요?
덕화 : 어. 슬픈 사랑 고백이네. (마치 노트의 어느 글귀 해석하는 듯, 노트 보며)
“그렇게 백년을 살아 어느 날.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은탁 : (노트 확 당겨 덮으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 됐어요. 알아요 누군지.
덕화 : (여전히 묘한 눈빛으로) 누군데?
은탁 : 얘기 다 들었어요. (신경질적으로 노트 막 구겨 넣으며, 말로만) 뭐 그럴 수 있죠. 구백평생 못 잊는 여자 한 명 쯤,
있을 수 있죠.
덕화 : 한 명이래?
은탁 : 아니에요?!
덕화 : 나야 모르지.
은탁 : 아 놀래라. 암튼, 김신씨 말이에요.
덕화 : (?) 김신씨가 누구야?
은탁 : (?) 오빠네 삼촌이요.
덕화 : (??) 우리 삼촌이 김신이야? 우리 삼촌 유신재야.
은탁 : 예 뭐 설명하자면 긴데, 암튼요 그 삼촌 분 가슴에 검 꽂혀 있는 거 말이에요.
덕화 : (???) 우리 삼촌 가슴에 검이 꽂혀 있어?
은탁 : (뜨악) 아는 게 뭐예요?
덕화 : 아 검 뭔데! 너 이렇게 검성검성 얘기하면 나 검플렉스 생기거든? 너 이런 식이면 나도 나만 알고 있는 거 안 가르쳐 준다?
은탁 : 오빠만 알고 있는 거 뭔데요?
S#16. 도깨비 집 이곳저곳 (낮) → omit
S#17. 도깨비 집/ 도깨비 방 (낮)
도깨비, 예민한 얼굴로 팔짱 끼고 앉아 있다.
도깨비 : 이 그림을 보고 울었다고? 그 자가?
덕화 : 어. 엄청 펑펑. 나는 안 된다고~ 안 된다고~ 했는데 끝방삼촌이 보자고~ 보자고~
도깨비 : 진짜 울었어? 왜?
덕화 : 나야 모르지. 가서 막 따져 삼촌. 화내자 막. 빨리. 어?
S#18. 도깨비 집/ 저승 방 (낮) → 수정
족자 들고 저승 찾아온 도깨비. 그 뒤에 숨어 있는 덕화.
도깨비 : 너 내 그림 왜 봤냐? 얜 말렸다는데?
저승 : (덕화 째려보면)
덕화 : (움찔..)
도깨비 : 울었다며. 니가 왜 우냐? 나도 안 우는데?
저승 : (또 덕화 째려보고, 도깨비에게) 나도 당황스러워서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스탕달 신드롬 뭐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엄청 감동적이고 가슴이 벅차고 그랬어. 근데 누구야? 이 그림 속 여인?
도깨비 : 니가 알아서 뭐하게.
저승 : 그냥..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도깨비 : (!!!)
>>인서트 플래시 백
/(1부) 온 힘을 다해, 김신을 향해 미소 지어주던 김선..
/(1부) 화살에 푹 쓰러지던 김선..
/담 너머로 마주보던 왕여와 김선의 모습..
도깨비 : 니가 본 이 여인은 누군데. 내가 아는 이 여인은... 내 누이야.
저승 : !!!
덕화 : 삼촌 누나가 있었어?
도깨비 : 진짜 내 여동생 본 적 있어? 잘 생각해봐. 어디서 봤는지.
덕화 : (쪽팔려서 작게) 아.. 여동생..
저승 : 내 망자 중 한 명인가 싶은데 이 또한 정확하진 않아.
도깨비 : (!) 이 아이가.. 환생했었어? 언제.
저승 : 정확치 않다니까. 내가 기백년 간 데려간 망자가 몇인데 얼굴을 다 기억해. 어디선가 본 듯해서 그렇게 짐작해 보는 거야.
기억은 없고 감정만 있으니까. 그냥 엄청 슬펐어. 가슴이 너무 아팠어.
덕화 : (세상 진지) 삼촌들. 나 알아. 알 것 같아!
저승/도깨 : ?! (보면)
덕화 : 끝방삼촌이 삼촌 여동생의 환생 아냐? “오라버니” 한번 해봐요 끝방삼촌.
저승/도깨 : 죽는다!!!!
Cut to. 거울 앞에서 출근 준비하는 저승사자. 셔츠 입고, 재킷 입고, 일각의 모자 집어 들고 거울 보다가,
뚫어져라 거울 속 얼굴 보더니,
저승 : ..오, (휙- 앵글 밖으로. 다시 들어오더니) 오라버, (다시 휙 앵글 밖으로)
S#19. 놀이터 일각 (낮) → 씬 전체 수정
아이들 놀고 있고, 엄마와 함께인 아이도 있다. 일반적인 놀이터 풍경인데..
나란히 벤치에 앉아 야채즙 먹고 있는 저승과 민재.
민재 : 선배님 그 얘기 들으셨습니까? 장항동 김차사 얘기?
저승 : 장항동 김차사가 왜.
민재 : 망자를 데리러 갔는데 글쎄 그 망자가 전생에 자기 와이프더랍니다.
그래서 그 망자 기타누락자 처리하고 둘이 도망을 갔답니다.
저승 : (!!) 그래서.
민재 : 거기까집니다. 그 뒤는 모릅니다. 아마 잡히지 않았을까요?
저승 : 전생이 어떻게 기억났는데.
민재 : 모르죠. 그래서 다들 불안해합니다. 저도 요새 맨날 술입니다. 괜히 생각만 많아지고.
전생에 큰 죄를 지으면 저승사자가 된다는데, 대체 무슨 죄를 얼마나 크게 지은 걸까요.
괴롭지 말라고 아예 없애준 걸까요? 이런 일 하면서 속죄하라고? (시무룩해져서) 신의 배려겠죠?
저승 : 기억나면 나는 대로, 안 나면 안 나는 대로 다 신의 뜻이 있겠지.
다만, 잃은 기억을 다시 돌려준 신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 여러모로.
민재 : ....
여자E : 진영아!
그 소리에 저만치 흙장난 하던 아이(女), 달려가 엄마 손 잡고 놀이터 빠져나가는데.
저승 : 난 이만. (페도라 쓰며 일어서 가려다) 술 작작 먹고.
민재 : 수고하십쇼~ (꾸벅하는 그때)
E (차 받치는 소리) 쾅!! 쿵!
S#20. 저승의 찻집 (낮)
놀이터의 아이와 엄마, 나란히 앉아 있다.
저승, 차 준비하고 있고, 아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고개 이리저리 돌려 찻집 보는데.
아이 : 엄마 여기 어디야?
엄마 : (눈물 꾹 참고 웃으며) 찻집..인 거 같은데?
아이 : 아. 우리 뭐 마실 거야? 엄마 뭐 주문할 건데?
엄마 : 엄마는.. 천국을 주문했어. 우리 진영이 주려고.
저승 : ..!! (찻잔과 차 주전자 든 쟁반 들고 온다)
아이 : (말똥한 얼굴로 엄마 보며) 천국?
저승 : .... (아이 앞에 찻잔 놓아주며) 주문하신 천국 나왔습니다.
엄마 : 감사합니다. (참았던 눈물 툭툭 떨구고..)
아이 : (?) 엄마 왜 울어? (엄마의 눈물 닦아주는데..)
저승 : ... (이런 벌을 받고 있었구나... 가슴 한 구석 싸하게 아프고...)
S#21. 도깨비 집/ 테라스 (낮) → 전체 수정
오후의 햇살 속에, 편하게 앉아 캔 맥주 마시는 저승과 도깨비. 저승은 앞씬의 근무복에서 재킷만 벗은 상태다.
저승 : (넥타이 느슨하게 풀고, 셔츠 단추도 하나 풀며) 낮술 좋다. 특히 퇴근 후 낮술.
도깨비 : (보면)
저승 : 왜.
도깨비 : 오라버니 해봐.
저승 : 죽는다!
도깨비 : 맞는데. 얼굴 하얗고.
저승 : 하지 말라고! (빠직! 들고 있던 캔 맥주 꽁꽁 얼리는데!)
도깨비 : 하자. 우울해서 그래.
저승 : 왜 우울한데.
도깨비 : 무로 돌아간다는 건 대체 뭘까 싶어서.. 먼지나.. 바람이나.. 비로 흩어지는 걸까? 세상 어딘가로?
저승 : 그냥 진짜 무가 되는 건 아닐까. 먹는 무?
도깨비 : (빵 터져서 웃으며 인상 확!) 아 웃음 안 되는데.
술에 취해, 농담에 취해, 낄낄 거리는 도깨비와 저승이고..
저승 : 그런 고민을 왜 하는데. 어차피 기타누락자가 검도 못 잡는데.
도깨비 : 은탁이가.. 검을 잡았어.
저승 : (!!!) 진짜야?
도깨비 : (끄덕) 검이 움직이기까지 했어. 그 아이, 정말 내 신부였어.
저승 : !!!
도깨비 : 엄청 아프더라.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어. (씁쓸히 웃는데)
저승 : 기타누락자한테 그거 뽑으면 무로 돌아간다는 거 말 했어?
도깨비 : 아직. 처음엔 말할 필요가 없었고, 다음엔 말할 기회를 놓쳤고 결국엔, 말할 수 없어졌지.
어떻게 얘길 해. 네 손으로 나를 죽여달라고.
저승 : 그럼 어떡할 건데. 검이 움직였다며.
도깨비 : 가능하면 계속 숨기려고.
저승 : 언제까지.
도깨비 : 글쎄. 한 80년 정도 더?
저승 : (빤히)
도깨비 : 왜. 뭐.
저승 : 딱 인간의 수명이군. 현재 19세인 한 소녀가 맥시멈으로 살 수 있는.
도깨비 : ...그렇게 안 될까? (쓸쓸한 물음인데)
저승 : 안 되지. (보다가) 혹시나 해서 말해주는 건데. 정 그러고 싶음 기타누락자한테 절대 검의 진실에 대해 얘기 하지 마.
도깨비 : (보면)
저승 : 사랑? 그거 다 호르몬 장난이다. 80년? 그건 니 생각이고 너 한 2년 살다 어디서 변사체로 발견될 수도 있어.
나 그런 망자 많이 봤다.
도깨비 : !! (동공지진!)
저승 : 왜 안 웃어. 웃는 타이밍인데. 니가 안 웃으면 내가 뭐가 돼.
도깨비 : 웃고 싶은데 웃음이 안 나와. 설마 그건가? 내 마지막이?
저승 : 하하. 아씨. 왜 내가 웃어. (웃고) 근데 왜 갑자기 검이 움직인 건데? 잡히지도 않는다더니. 그때랑 뭐가 달라졌어?
도깨비 : 그러게. 뭐가 달라졌나? (하다) 아..! 얘 나 좋아하나? 그러네. 아니 언제부터?
아 왜 얘는 말을 안 해서 사람 곤란하게 해? (하는데)
은탁E : 아저씨.
두 남자 깜짝 놀라 보면, 은탁 외출복 차림으로 테라스에 고개 쏙 빼밀고 있다.
은탁 : 저 잠깐 나가요 저승아저씨.
도깨비 : 잠깐 어디. 곧 해 지는데 어디.
은탁 : 도서관요 저승아저씨.
도깨비 : 수능도 다 끝났는데 거길 왜 가!
은탁 : 다녀오겠습니다 저승아저씨. (도깨비에겐 눈길도 안 주고 쏠랑 가버리는)
저승 : 쟤 하는 거 보니 2년도 길다. 한 1년 2개월?
도깨비 : (빡!) 보태지 마!
S#22. 책방 골목 (낮)
은탁 틱틱 걷고 있고, 옆에 보면 도깨비 같이 걷고 있다.
은탁 : 아 귀찮게. 뭘 바래다준다고.
도깨비 : 왜 귀찮아. 뭐가 귀찮아! 내가 업고 가래 안고 가래. 내 발로 내가 가는데!
은탁 : 심신이 불안정하면서 술까지 마셨으니까 그러죠. 또 아무 데나 쓰러져 잘까봐.
도깨비 : 너 지금 내 걱정하는 거야?
은탁 : 제 걱정하는 거거든요? 창피할까봐?
도깨비 : 창피.. 너 나한테 할 말이 그거 밖에 없어? 그게 다야? 뭐 더 있을 거 같은데?
은탁 : 어떻게 알았어요? 티 나요?
도깨비 : 어. 되게 티 나. 해. 참지 말고. 니가 뭐라던 난 편견 없이 받아들일 사람인 거 알면서. (기대하는데)
은탁 : 저도 되게 편견 있고 그런 건 아닌데요. 직업 없이 노는 거 괜찮아요?
도깨비 : (띵!) 할 얘기가.. 그거야?
은탁 : 아니 사람이 좀 밖에 나가서 활동을 해야 건강한 건데... 고려시대 때 나랏일 한 게 다잖아요 그죠.
도깨비 : 너 말 다했어? 야, 나도 직업 있었거든!
S#23. (과거회상) 도깨비 몽타주 (낮) → 수정
/-1. 건강식품 매장 (낮)
도깨비 : (숙취해소음료 내밀며) 불멸까진 아니더라도 되게 오래 안 취할 수 있다네.
/-2. 바디용품 매장 (낮)
도깨비 : (향수 내밀며) 불멸까진 아니더라도 되게 오래 향기로울 수 있다네.
/-3. 가구 매장 (낮)
도깨비 : (식탁 가리키며) 불멸까진 아니더라도 되게 오래 단란할 수 있다네.
손님 : (보다가) 근데 왜 반말이세요?
매니저 : (저 인간이 또..!!) 죄송합니다 고객님. (버럭) 유재신씨!!
도깨비 : 미안하네. (끝까지 반말이고)
매니저 다름 아닌 갓 입사한 앳된 김비서다!
S#24. 다시 현재, 책방 골목 (낮)
은탁 : (이해된다는 듯) 아.. 그래서 직업 없이 집에 계시는구나. 남지 않아서.
도깨비 : 남지 않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은탁 : 남지 않으면 뭐겠어요. 모자란 거지.
도깨비 : (빡! 멈춰 보면)
은탁 : 주변에 직업 없는 사람 봐요. 덕화오빠도 살짝 남진 않잖아요.
도깨비 : (기막혀) 와, 나 진짜 그런 소리 처음 들어. 진짜 처음이야 진짜.
은탁 : 아 첫사랑분은 이런 지적 안 하셨구나. 첨 들으시는 거 보니.
도깨비 : 너 지금 질투하는 거야?
은탁 : (어이없다는 듯) 와. 제가 무슨 질투를 해요오! 뭐 고련지 조선인지 언제적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언제 만났는데요?
고려? 조선? 조선 중기? 후기? 뭐 단아하니 곱긴 했겠네요. 근데요 첫사랑은 원래 안 이루어지는 거거든요?
(버럭하고) 들어가세요. 기다리지 마시구요. 늦을 거니까. (팍팍 거칠게 걸어간다)
도깨비 : (그런 은탁 뒷모습 보다가) 누가 그래 안 이루어진다고... 싫은데.
쓸쓸히 서서 은탁 오래 바라보는 도깨빈데...
S#25. 도서관 열람실 (낮)
은탁, 정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어! 열람실 들어오는 정현이다.
은탁 : (반가워) 야!
정현 : 호. (해놓고 휙- 가버린다)
은탁 : (어이없이 탁 웃고)
S#26. 도서관 복도 자판기 앞 (낮)
커피 자판기 앞의 은탁과 정현.
은탁 : 야호가 뭐야. (자판기에 동전 넣고 커피 누르는)
정현 : 안 재밌어? 우리 땐 다 재밌어 했는데?
은탁 : 아 구려. (커피 뽑으려 허리 숙이는데, 머리칼 걷히며 목의 낙인 보인다)
정현 : ?! (낙인 보고) 너 근데.. 이 점 많이 흐려졌다?
은탁 : (목 만지며) 그래? 나이 먹어서 그런가? 히. (한 잔 더 뽑는데)
정현 : (무언가 불길한 느낌으로 은탁 목의 낙인 보는데..)
Cut to. 커피 든 종이컵 들고 도서관 슬슬 거니는 은탁과 정현.
정현 : 넌 근데 나 이거 마시지도 못하는데 꼬박꼬박 돈을 쓰냐. 아깝게.
은탁 : 나 아니면 누가 너 커피 챙겨준다고.
정현 : (픽) 수능은 잘 봤어?
은탁E : 그럼. 잘 봤지.
정현E : 올.
은탁E : 그니까 너도 더 늦기 전에 말해.
두런두런 얘기하며 벽 한 편에 놓인 거대한 전신거울 앞 지나가는 은탁과 정현.
순간, 은탁과 정현의 모습 거울에 비치는데,
거울 속 정현의 모습, 피로 엉킨 머리카락, 파리한 얼굴, 찢긴 교복, 무릎과 얼굴, 손에 난 상처들로 온통 피투성이다!
그렇게 거울 지나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복도 걸어가는 은탁과 정현.
은탁 : 딴 귀신들은 자기 사연 들어 달라 한 풀어 달라 난린데 넌 왜 아무 소리 안 하냐. 나 대학 가면 여기 자주 못 온단 말이야.
정현 : (보다가) 그럼 나 보러 한번 와 줄래? 예쁜 꽃 사서? 나 파주에 있는데.
은탁 : ..음. 갈게. 근데 넌 어떻게... 죽은 거야?
정현 : 졸업식 가다가. 교통사고. 그럼 나 기다린다. (슬프게 웃으면)
은탁 : (크게 끄덕, 하고, 역시 슬프게 웃는데...)
덕화E : 삼초온~~!!
S#27. 도깨비 집/ 거실 (밤)
손에 한약 상자 든 덕화 들어오면,
저승, 낮술 마셨던 맥주 캔이며, 페트병에 붙은 비닐까지 떼서 분리수거 심하게 하고 있다.
덕화 : 우리 삼촌은요?
저승 : 기분이 또 심히 안 좋아. 당분간 피해. (킁킁) 이거 무슨 냄새야.
(하고 시선 들어 그제야 한약 상자 보며) 그거 혹시 사약이야?
덕화 : 한약인데요. 우리 삼촌만 드시래요 우리 할아버지가.
저승 : 사약도 한약이야. 냄새가 심히 거슬리는구나.
덕화 : 뭐 전생에 사약 먹고 죽었어요? (내밀며) 먹어 봐요 같은 맛인가.
하는데, 이미 저쪽 편에 뿅 가 있는 저승이고.
덕화 : 오. (한약 상자 꼭 안고) 득템. (한약 상자 휙 흔들어 놀리며) 에비.
저승 : (물러나며) 너..!
덕화 : (핸드폰 울리자) 타임. 전화 좀 받구요. (발신자 보더니 반색하며) 네 써니씨~!
저승 : !!! (써니 이름에 빡!)
덕화 : 네 지난번엔 잘 들어왔는데 지금 번엔 잘 나가볼까요? (사이) 네? 어디요?
(콰직 소리와 함께 핸드폰 먹통) 여보세요. 써니씨? 여보세, 아 폰 갑자기 왜 이래.
저승 : (덕화 핸드폰 먹통 만든 것. 씨익, 사악하게 웃으며 분리수거한 거 들고 나가려다)
>>인서트 플래시 백 (5부 39씬)
써니 : 그 분이 진짜 천우그룹 유덕화면 제 주님이시거든요. 건물주님.
/다시 현재.
떠올린 저승. 먹통 된 핸드폰 손으로 때리며 성내고 있는 덕화에게 얼굴 불쑥 들이밀고,
저승 : (낮게) 궁금한 것이 있다.
덕화 : (헉! 놀라) 이렇게 가까이서요?
저승 : 니가 무슨 주님이라던데. 건물주님.
덕화 : 아, 네.. 소박하게 건물 하나 갖고 있는데 왜요?
S#28. 치킨 집 (밤)
손님 없이 한산하고, 은탁, 청소 중이었던 듯 마대자루에 팔 괴고 무언가 떠올린다.
/거울 속 정현의 피로 엉킨 머리카락, 파리한 얼굴, 찢긴 교복, 온통 피투성이인 모습.
은탁 : 대체 무슨 사연인 거야.. (그때, 종소리 “딸랑” 울리자, 반사적으로) 어서오..(!!)
저승 : 실례합.. (!!)
보면, 저승이다! 딱 마주쳐버린 은탁과 저승.
은탁 : 와 나 있는 덴 자꾸 어떻게 아는 거예요?
저승 : 내가 더 놀랐다. 왜 하필 여기 있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숫자보다 우리나라에 있는 닭 집 숫자가 더 많다던데
왜 하필 이 집이냐고.
은탁 : 도깨비씨가 붙여 준 닭 집이니까요.
저승 : (쯧) 하여간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자 같으니.
은탁 : 오늘은 또 뭔데요. 진짜 사람 간 떨어지게 불쑥불쑥 이렇게 찾아오실 거예요?
저승 : 닭 집에 왜 왔겠어. 닭 사러 왔지. 닭 줘.
은탁 : 웃기지 마시고요! 아저씨 채식주의잔 거 내가 다 아는데!
저승 : 다 알아도 닭 줘. (포스터 메뉴 가리키며) 이거. 무 많이.
은탁 : (??) 진짜..요? (의심의 눈초리 보내는데)
그때, 창밖으로 태희와 야구부 멤버들 대여섯 명 우르르 치킨 집 향해 오고 있다.
은탁 어! 눈에 동공지진 일자 저승도 시선 따라 창밖의 태희 일행 보는데,
저승 : (협박조) 미리 약속이 돼 있었던 만남인가.. 그 약속의 현장을 내가 덮친 것인가. 우연히..
은탁 : (헉!! 해서 급한 대로 저승이 들고 있던 페도라 씌워버린다)
저승 : (?!) 뭐하는 거야! 너 이거 막 만지면 안 돼!
은탁 : 아저씨도 사람들 눈에 막 띄면 안 되거든요? 저기 구석에 조용히 계세요. 그럼 다리 하나 더 챙겨 드릴라니까.
(와 동시에 들어오는 태희 향해, 목소리 톤 바뀌며) 어 오빠. 어서 오세요. (E) 잘 지내셨어요?
저승 : (그런 은탁 째려보는데)
S#29. 도깨비 집 식당 (여러 날 밤)
그 날 후로 저승, 써니 보고 싶어서 치킨 집에 출근 도장 찍기 시작했는데..
/저승 :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오늘 저녁은 닭 어때? (포장 용기 들어 보이고)
/저승 : 왜인지 오늘 저녁은 닭 먹고 싶지 않아? (포장 용기 들어 보이고)
/저승 : 후.. 별 수 없군. 오늘 저녁은 닭으로 해야겠어. (포장 용기 들어 보이고)
/저승 : 이기적이어서 미안한데, 오늘 저녁은 닭을,
도깨비 : (빡!) 닭쳐!
은탁 : (어금니 꽉) 저승아저씨 잠깐 저 좀 보시죠. (나가는)
저승 : (봉지에서 치킨과 무 꺼내놓으며) 먼저 먹고 있어. 튀김옷이 식기 전에 돌아오지.
도깨비 : ..그냥 무로 돌아갈, (하다 무언가 발견한다! 일각의 치킨 무다. 끙..!) 아삭은 하겠네.
S#30. 도깨비 집/ 테라스 (밤) → 씬 전체 수정
은탁, 팔짱 딱 끼고 저승 바라보고 있다. 저승, 왠지 모르게 쪼그라들어서 은탁 바라보고.
은탁 : 아저씨 왜 자꾸 우리 가게 와요? 무슨 꿍꿍이에요? 난 아닐 테고, 설마 우리 사장님이 목적이에요?
저승 : 니네 사장님이 날 데려가는 게 빨라 보이지 않니? 근데 니네 사장님은 왜 맨날 없니.
은탁 : (!) 우리 사장님이랑 이미 아세요? 왜 아세요? 아니 저승사자가 멀쩡한 사람이랑 알 일이 뭐가 있어요?
저승 : 너도 저승사자랑 알잖아. 내가 누군지 너만 말 안 하면 우리 모두 평화로울 거 같은데.
은탁 : 아저씨나 얘기하지 마세요. 태희오빠가 나 알바하는 가게 놀러 온 거. 나 보고 막 환하게 웃은 거.
갈 때 두 마리 더 포장해간 거.
저승 : 너 솔직히 말해.
은탁 : 뭘..요?! (긴장하고 보면)
저승 : 너 걔 쿠폰 몇 개 줬어.
은탁 : 공정을 기해 줬어요 공정을 기해. 괜한 의심 마시구요 도깨비씨께 비밀이나 잘,
도깨비E : 비미일?
은탁 : (헉! 보면)
도깨비 : 알바하는 데 놀러를 왔어? 와서 환하게 웃었어?
은탁 : 왔음 왜요. 웃음 왜요.
저승 : (끼어들며) 아니 근데 환하게 웃은 건 비밀이라 쳐. 포장해간 건 왜 비밀이야? 너 진짜 솔직히 말해. 너 걔 쿠폰 몇 개 줬어.
도깨비 : (버럭) 넌 좀 가만있어 봐! (은탁에게) 그 자식 몇 번 왔어.
저승 : (계속 끼어들며) 걔가 다섯 번을 왔어. 그럼 쿠폰이 몇 장이어야 돼.
도깨비 : 넌 좀 가만있으라고! 쿠폰이고 뭐고 확 불 싸질러 버리기 전에! (하고, 은탁에게) 너 걔가 누구 덕에 그 잘난 야구,
내가 옛날에 걔 수호신이어서 다 내가 걔 야구, 어? 와 진짜 아무것도 모르면서 뭐?
은탁 : 뭐 그렇다 쳐도 그게 뭐 순 아저씨 덕일까요? 다 내 첫사랑 태희오빠의 의지지?
도깨비 : 뭔 오빠?
은탁 : 인간의 의지 몰라요? 신은 그저 거들 뿐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건 결국 인간의 의지죠.
나 봐. 아저씨 검 딱 잡아내잖아 결국. 예뻐지게 해주나 봐라. 흥! (가는)
도깨비 : 와.. (빡쳐서 보다가) 혹시 비명횡사는 시스템이 어떻게 돼. 원리만 알려주면 내가 어떻게 해볼게.
내가 니 쿠폰도 확인해줄게.
저승 : 더 빠른 길을 아는데 내가 왜 너한테. (가며, 다정하게, E) 은탁아~ 지은탁~
혼자 남겨진 채 빡쳐서 부들부들 떨며 테라스에 서 있는 도깨비고.
S#31. 도깨비 집/ 거실 (밤) → omit
S#32. 설렁탕집 (다른 날 낮) → omit
S#33. 태희 집 (낮)
태희모, 어딘가로 전화하는 목소리 들려오고..
야구복 차림의 태희, 거실 어딘가 보면, 옛날에 사라진 피아노 딱 놓여있다!
태희 : ????
태희모E : 아니, 누가 쥐도 새도 모르게 다시 갖다 놨다니까? 아니 이 큰 걸 들여놓는데 어떻게 동네 사람 한명이 못 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곡할 노릇.
반장E : 야 지은탁.
S#34. 은탁 학교/ 복도 (낮)
은탁, 이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면 또각 또각 은탁 향해 오는 반장이다.
반장 : 잠깐 괜찮지? 궁금한 게 있어서. 너 수능 잘 봤어?
은탁 : (뭐지? 얘도 나 괴롭히려나?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그런 편인데. 왜?
반장 : 진짜 잘 봤나 보네. 재수없다야.
은탁 : 너도 잘 봤을 거 아니야. 너 공부 잘하잖아.
반장 : 근데 넌 학원도 안 다니잖아. 멋있다 너.
은탁 : 야유야?
반장 : 진심인데? 너 수시 어디어디 넣었어? 나랑 겹칠까봐.
은탁 : 대학은 비슷한데 너랑 안 겹칠 거야. 난 사회배려자전형이라서.
반장 : 아.. (사회배려자전형.. 좀 머쓱해서) 그래서 넌 붙는대?
은탁 : 무슨 소리야?
반장 : 너 귀신 본다며. 귀신들이 그런 건 안 알려줘? 나 나 붙나 안 붙나도 궁금한데.
은탁 : 진짜 궁금한 게 그거였구나. 그래도 넌 건강해서 좋다. 뒤에서 안 수군거리고.
반장 : 나 원래 궁금한 건 못 참아.
은탁 : 그래서 공부를 잘하나보다. 그냥 보이는 거지 뭘 알려주진 않아. 갈게.
반장 : 우리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는데 3년 치 대화 오늘 다 하네. 너 낼 서운대 면접이지. 면접 잘 봐.
은탁 : !!.. (잠깐 머뭇하다) 너도.
S#35. 버스정류장 일각 (다음 날 낮)
은탁에게 가장 중요한 수시 면접인 국립대 사회배려자전형 면접 날이다.
은탁 좀 경직돼 버스정류장 향해 걷는다. 괜히 머리도 막 넘겨보고, ‘아에이오우’ 입도 풀다,
수능 날 도깨비와 들어갔던 문 보이자, 빙긋 웃는데, 이내 문 열리고 도깨비 쑥- 나온다.
은탁 : (어!.. 놀랐다) 치. 가든 말든 신경도 안 쓰더니 왜 나왔데. (하며 보는데)
도깨비 : (뒷짐 지고 은탁 향해 오며) 뭐 놓고 간 거 없어?
은탁 : 뭐요? (하다) 아. 목도리. 아저씨가 인사도 안 받고 신경 쓰이게 해서, (하는데)
도깨비 뒤춤에 감췄던 목도리 들어 은탁의 목에 가만히 둘러준다.
은탁, 심쿵, 해서 그런 도깨비 보는데,
도깨비 : 쫄지 말고. 떨지 말고.
은탁 : (끄덕)
도깨비 : 같이 가 줄까?
은탁 : 내가 뭐 앤가. (괜히) 버스는 왜 안 와.
도깨비 : 아직 삐친 거야?
은탁 : (입 삐죽하고) 그럴라 그랬는데 목도리 땜에 망했어요.
도깨비 : 질투한 거 맞네.
은탁 : 맞으면 뭐요. 내가 질투해서 좋아요?
도깨비 : 어. 좋더라. 하루 종일.
은탁 : !!.. (표정은 관리해서 뚱한데 몸은 베베) 들어가세요. 면접 잘 보고 올게요.
(뒷걸음으로 버스 정류장 가까이 가며) 목도리, 고맙습니다.
도깨비 : 조심해. 뒤에 사람.
은탁 : (뒷걸음으로 가다, 어떤 여자랑 부딪힐 뻔하자) 죄송합니다. (꾸벅하고, 도깨비한테) 다 피할라고 했어요.
아저씨 눈 엄청 크고 맑아서 다 비쳐요. 진짜.
도깨비 : 어 알았으니까 차 타.
은탁 : 네. (하며 웃더니 막 도착한 버스에 오른다)
차창으로 은탁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자리 잡는 모습 지켜보는 도깨비.
그때, “도둑이야!” “소매치기야!” 보면, 당한 여자 앞으로 고꾸라진다. 부러진 듯 손목 부여잡고 악! 울부짖는데..
도깨비 향해 자전거 타고 달려오는 청년. 지난번의 그 청년이다.
칠 듯 달려오다 휙- 도깨비 옆 지나쳐 가는데, 그 순간, 도깨비 풀 버전의 미래 본다.
S#36. (플래시 포워드) 버스정류장 일각 + 대로변 + 도로 (낮)
빠르게 자전거 몰고 가던 청년, 속도 주체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온 보도블록에 걸려 삐끗하는데,
순간 방향 잃고 대로변의 노점 리어카(군밤 혹은 솜사탕 파는) 돌진해 팍- 치면,
리어카 밀친 채 도로 넘어가는 자전거와 청년의 몸 공중으로 붕 뜨고,
달려오던 택시, 공중에서 떨어지는 청년 팍! 들이받고, 끽- 방향 틀다 승용차랑 쾅!!
달려오던 버스, 앞의 사고 피하려 핸들 확 꺾자, 다른 차들과 쾅쾅!! 들이받는데,
달려오던 트럭, 가로로 서 있는 그런 버스 옆구리 쾅!! 버스 옆으로 뒤집히면서,
버스 안에 있던 고등학생들, 직장인들, 영아 꼭 끌어안은 엄마, 재수생 등등 다양한 승객들 피투성이로 신음하며 죽어간다.
누군가의 깨진 핸드폰의 피 묻어 있는 시각. 8시 37분이다.
S#37. 다시 현재, 버스정류장 (낮)
자전거 청년으로 인해 벌어질 대형 추돌 사고 미리 본 도깨비, 빠르게 차창 안 사람들 훑는데,
영아 안은 엄마, 직장인 등등, 근 미래에 피투성이로 죽어가던 바로 그 구성원들이다!
도깨비 : !!! (시계 보면, 8시 20분이다! 버스안의 은탁 보면!)
은탁 : (입모양으로 “가세요”하며 손 흔들고 있다)
도깨비 : (!!) 니가 왜.. 그 장면에 너는 없는데..
은탁, 중얼거리는 도깨비 뭐지? 싶어서 입모양으로 “뭐라구요?” 묻지만, 버스 곧바로 출발해버린다.
S#38. 버스 안 (낮)
노인들, 영아 안은 엄마, 면접 보러 가는 재수생들, 직장인 등 가득 타고 있다.
재수생1 : 아 이번 면접도 망하면 엄마한테 죽을 텐데. 가다 사고나 났음 좋겠다.
재수생2 : 야 하지 마. 말이 씨 된다잖아.
재수생1 : 엄마 손에 죽나 사고로 죽나. 사람은 어차피 다 죽어.
엄마 품에 안긴 2세 영아,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로 눈 꿈뻑거리고 있고..
버스 손잡이 잡은 은탁, 아이와 눈 마주치며 “까꿍” 놀아주는데..
S#39. 버스정류장2 (낮)
저승사자 무리, 다들 페도라 쓴 채로 귀에 무전기 이어폰 끼고 보디가드처럼 대기하고 있다.
민재, 동기, 여후배, 저승 등 모여 서 있다.
동기 : 어으 아침부터 피곤하다.
민재 : 커피라도 좀 드시지 말입니다. (갓 뽑은 커피 저승에게 건네면)
동기 : (민재 보며) 야 피곤하다곤 내가 했는데 왜 쟤만 주냐?
저승 : 니 건 뽑아오지 말랬어 내가. (커피 후룩하면)
동기 : 넌 아직도 삐쳤냐?
저승 : 누가 그래 나 삐쳤다고.
동기 : 다 그래 너 삐쳤다고.
저승 : 알면 됐어. (어딘가 모여 있는 저승사자무리 보고) 못 보던 애들도 있다?
민재 : 한남동 애들도 지원 나왔지 말입니다. (청첩장 봉투 다섯 개 세보며) 진짜 큰 사고긴 한가봅니다.
동기 : 지원팀도 일괄 다섯 장씩 받았다던데. (저승 보고) 넌 좀 많다?
저승 : 내 관할구역이라. (반쯤 뜯긴 자기 청첩장 봉투 하나 슬깃 보는데)
[丙申년 庚子월 戊午일 08시 37분 金炫廷 34세 事故死, 朴秀斌 2세 事故死] 적혀 있다.
2세에 눈길 머무는 저승, 너무 어린 죽음에 마음 서걱거리고..
민재 : (보더니) 아이와 엄만가 봅니다.
저승 : (...) 또 천국을 준비해야겠군. (마음 안 좋은데)
민재 : 예?
S#40. 도깨비 쪽 (낮)
도깨비, 뒤돌아 보이는 건물 아무 문이나 확 열고 나간다.
/-1. 대로변 노점 앞 (낮)
문 열고 나가면, 바로 대로변 노점 앞이다.
노점상, 리어카에서 팔 물건 담긴 박스 늘어놓고 있다.
도깨비 저벅저벅 걸어가,
도깨비 : 오늘은 장사 접고 집에 일찍 들어가시죠.
노점상 : 장사 시작도 안 했는데 접으라니 무슨 소리세요?
도깨비 : (박스들 가리키며)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내가 다 산단 소립니다.
상인 : ?? (아직 열지도 않았는데 달라니까) 젊은 양반이 성격 급하네. 이게 뭔 줄, (??)
도깨비 : 양말이네요. 어떡하시겠어요. 그러시겠어요? (시계 보는데, 8시 30분이다)
상인, 박스 뜯으면 정말 양말이다. 놀란 얼굴로 도깨비 보는 상인인데..
S#41. 대로변 노점 일각 (낮)
도깨비 옆에 놓여있는 산더미처럼 쌓인 검은 비닐봉투들. 저 멀리 노점상이 노점을 접고 있다.
도깨비, 그 모습 보다가 또 다시 어느 건물 문 열고 들어간다.
/-1. 어딘가 (낮)
문 열고 나오자마자 도깨비 앞 휙, 지나가는 자전거.
도깨비, 자전거 뒤꽁무니 잠시 보더니, 다시 급히 그 문으로 들어가 탁 나오면.
/-2. 대로변 노점 일각 (낮)
접고 있는 노점 리어카 향해 돌진해 오는 청년의 자전거.
도깨비, 자전거 앞에 서서 발로 턱, 자전거 바퀴 차면,
그 반동으로 앞으로 붕- 공중으로 들리는 자전거 탄 청년의 커진 눈 앞에 슬로우로 도깨비의 무심한 얼굴 보이더니,
쿵! 떨어져 쓰러지는 자전거.
바퀴 돌아가고 주머니에선 지갑들 후두둑 떨어지고,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는 청년.
자전거남 : 아 미친놈이! (하다가, !) 너 그때 정류장 그 새끼지? 너 뭔데 자꾸 따라다녀!
도깨비 : (낮게) 뭘 거 같아.
하더니, 염력으로 자전거남 확--!!! 날려버리고, 쿵! 부딪쳐 떨어져 나뒹구는 자전거남!
자전거남 : (너무 놀라 아픈 것도 모르고 벌떡 일어나 도깨비 경계하는데)
도깨비 : 니가 훔친 현금이라곤 달랑 (지갑1 던지며) 이만 삼천 원, (지갑2 던지며) 삼만 이천원,
(지갑3 던지며) 만 오백원에 식권 세장이야. 이것 때문에 오늘 몇 명이 죽을 뻔 했는지 알아?
자전거남 : ?! (바로 지갑1 열어보는데, 진짜 이만 삼천 원 들었다, !!) 너, 뭐야! 경찰이야?
도깨비 : 방금 니가 낚아챈 이 지갑의 주인은 골절로 3주 진단을 받을 거고,
3주를 쉬면 직장을 잃기 때문에 깁스도 안하고 일을 하지. 3주간. 너 때문에.
자전거남 : 뭔 개소리야! (지갑1) 혹시 이 지갑 니 거야?
도깨비 : 월급은 다시 치료비로 쓰고 3주간 방치한 골절은 쇼크로 오지. 너 때문에.
자전거남 : (칼 꺼내 든다) 죽기 싫음 닥쳐! 너 누구냐고 새끼야!
도깨비 : 너 같은 인간을 살리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인간의 생사에 관여한 부작용일 테니, 그냥 살아.
이걸로 벌이 끝났다고 생각하진 말고. 넌 죽어서도 이 벌을 다시 받게 될 테니까.
허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건 내 방식이야. 좀 아플 거야. 참든지. (자전거남 손가락 염력으로 부러뜨리는데!)
자전거남 : (뒹굴며) 아악!!!!! 아 내 손..! 악!!
도깨비 : 더 궁금한 거 없어?
신음하는 자전거 남과 대치중인 도깨비 옆으로 은탁이 탄 버스 평화롭게 슝- 지나가고..
S#42. 버스 정류장2 (낮)
저승 : (시계 보며) 대기해. 곧 업무 시작이야.
동기 : 예예. 저기 대상 버스 들어옵니다.
은탁이 탄 버스 버스정류장으로 들어와 선다.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사람 몇몇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 안 사람들 눈에는 저승사자들 보이지 않는다.
승객들 사이에 끼어 서있던 은탁, 문득 고개 들어 창밖 보면, 버스정류장에 웬 까만 옷 입은 사람들 주르륵 서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 저승도 껴있다.
어? 저승아저씨다! 은탁, 반가움에 손 방방 흔들며 인사하면,
저승 : !! (반사적으로 어색하게 손 흔들어주다가.. 어? 쟤가 왜 저기?!)
민재 : 저 여자애 지금 선배님 본 겁니까?! 쟤 눈에 지금 우리가 보이는 겁니까?
동기 : 죽기 전에 더러 저런 애들 있어. 쯧쯧. 아직 어린 게 불쌍하네.
저승 : (?!!!) 쟤가 왜 저기..! 누구 지은탁 명부 가진 사람!
민재 : (가방에서 파일 꺼내 건네주며) 누구 말씀하시는 겁니까?
동기 : (눈짓으로 버스 탄 사람들 세어보다가) 그러게? 명단보다 한명이 더 탔네? 전원 사망 아니었어?
하나가 남으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은탁이 탄 버스, 문 닫고 유유히 출발하는데..
저승 : (...) 오늘 사고 안 나겠다. 허탕이야.
민재 : 예? 왜요?
버스 지나가면, 건너편에 서 있는 도깨비, 저승과 눈 딱 마주친다.
민재 : 어어? 저 버스 그냥 가면 안 되는데? 무사히 가면 안 되는데? 지금 사고 나야 되는데? 지금 고지된 사고 시각인데?
여후배 : 어떡합니까? 우리가 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고?
김차사들 : (처음 겪는 상황에 다들 웅성웅성 우왕좌왕인데)
민재 : 버스가.. 그냥.. 갔습니다. 아무도 안 죽고.
동기 : 저승사자 생활 300여년 만에 이런 경우는 나도 처음이네. 진짜 이거 어떡하냐?
민재 : 저 기타누락자 발생한 거 처음 봅니다. 이거 기적 맞지 말입니다? 기적이 진짜 일어나긴 일어나는구나. 우와..
동기 : (뒤통수 빡 때리며) 우와아?? 이게 서류 몇 장짜리 기적인 줄 알아?
민재 : 죄송합니다. 너무 신기해서.. (저승에게) 근데 선배님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저승 : (건너편 보면, 어? 도깨비 없다)
민재 : 어...?!!!
저승, 돌아보면, 도깨비 저승 뒤에 딱 서 있다. 저승사자들 다 놀라 보는데,
민재 : 도.. 도깨비.. 같지 말입니다..!!
도깨비 : 왜 그렇게 안 보여? (하고 저승에게) 잠깐 나 좀 보자.
저승 : (확 인상 구기고)
S#43. 저승의 찻집 (낮) → 수정
도깨비와 저승, 찻집 테이블 사이에 두고 팽팽하게 앉아있다.
도깨비 : 왜 얘기 안했어.
저승 : 너 왜 자꾸 인간의 생사에 관여해.
도깨비 : 지은탁 오늘 죽을 뻔 했어.
저승 : 그게 그 아이의 정해진 명이면 할 수 없는 거야.
도깨비 : 누구 맘대로. 내가 할 수 없는 건 내 죽음밖에 없어. 내가 그 아이 때문에 이 세상 모든 인간의 생사에 한번 관여해볼까?
저승 : !! (보다) 야 너이씨 남의 직장 와서!
도깨비 : 왜 얘기 안 했는지나 말해. 넌 알고 있었을 거 아냐 오늘 사고.
저승 : 나도 몰랐어. 기타누락자는 생사부에 없는 애라 명부가 안 와.
도깨비 : (!) 아직 서류 안 올렸단 얘기야?
저승 : 오해 하지 마. 그저 19년치 서류 처리가 귀찮아서, 되게 귀찮아서, 그뿐이야.
도깨비 : (잠시 보다) 근데 오늘 사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며칠 전에 이미 그 사고 봤었어. 근데 그 장면에 은탁이는 없었어.
그보다 전엔 그 아이의 10년 뒤 모습을 봤고. 근데 이건 분명 죽을 사고였단 말이지.
저승 : 니가 본 사고 장면이 기타누락자의 운명이 아니어서 그래. 그 사고 속에 변수가 되어 들어가버린 것 뿐.
(비난) 니가 구할 거니까!
도깨비 : 아. (끄덕하고 보면)
저승 : 인간의 운명이란 내가 죽을 운명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죽는 기운이 세면 거기에 휘말리기도 해.
이번 케이스는 정 반대로 남친이 도깨비인 기타누락자 덕에 죽을 운명들이 (어금니 꽉) 다 살았지.
엄한 저승사자를 야근에 휘말리게 했고. (빡 째려보면)
도깨비 : ...닭 먹을래? 야식으로?
저승 : 너 진짜 그냥 무로 돌아가는 거 심사숙고 해볼 생각 없냐?
도깨비 : 안 그래도 생각해 봤는데, 절여지는 거 싫어.
저승 : 나가. 나가라고!
S#44. 서운대학교 이곳저곳 (낮) → omit
S#45. 서운대학교 앞 (낮)
후련한 얼굴로 가슴에 단 수험표(증명사진, 수험번호 21번, 이름은 가려져 있는) 떼며 저만치 정문 향해 터덜터덜 걷는 은탁인데,
그 옆으로 차 한 대 와 선다.
은탁, 왜 따라와..? 긴장된 얼굴로 흘끗 보는데 어?! 반쯤 내린 차창으로 보이는 사람, 도깨비다.
은탁 : (어? 히.. 예쁘게 웃는데)
S#46. 도깨비 차 안 (낮) → 전체 수정
무릎에 가방 놓여있고, 보조석에 앉아 벨트 매는 은탁.
은탁 : 저 데리러 오신 거예요? 치. 놀라게.
도깨비 : 점심 먹은 게 소화가 안 돼서 나온 거야.
은탁 : 알죠. 설마 저 편하게 가라고 데리러 오셨겠어요. (하며 가방 뒷좌석에 놓으려는데, 검은 비닐봉투들 가득 놓여있다.
?? 보면, 양말이다) 이게 다 뭐예요? 웬 양말?
도깨비 : 오늘 내가 지켜낸 누군가의 스무 살. 서른 살.
은탁 : ???
도깨비 : (싱긋 웃으면)
은탁 : 아.. 저의 스무 살, 서른 살을 지켜내려고 오늘부터 양말장사 시작하기로 한 거예요? 내가 왜 노냐고 해서?
도깨비 : 하하. (웃고) 같이 할래?
은탁 : 좋아요! 그리고 이제 면접도 다 끝나서 시간 좀 나니까 아저씨한테 신경 쓸게요.
도깨비 : 무슨 신경?
S#47. 도깨비 집 이곳저곳 (다음 날 밤) → omit
S#48. 도깨비 집/ 테라스 (다음 날 낮) → 수정
테라스에서 아령 들었다 내렸다 하는 은탁.
도깨비 : (???) 너 뭐하냐?
은탁 : 팔 힘 기르는 중이에요. 이번엔 꼭 한 번에 안 아프게 빼드릴라고. 지난번에 느낀 건데 팔 힘이 중요하겠더라고요.
도깨비 : (나 죽인다고 저렇게 열심인 은탁에 착잡한데) ...쉬엄쉬엄 해. (힘없이 어깨 툭툭 하고 마는데)
은탁 : 뭐지? 이 힘 빠지는 응원은? 지금 약간 먹고 떨어져란데?
그때, 나비 한 마리 날아와 두 사람 주변 팔랑인다.
도깨비, 눈 매서워진다.
도깨비 : 자리 좀 비켜줄래? 나 잠깐 할 얘기 있어서.
은탁 : ??? (휘휘 둘러봐도 아무도 없고) 누구랑요?
도깨비 : 잠깐이면 돼. 들어가.
은탁 : ???? (일단 거실로 들어오는데)
도깨비, 은탁 들어가자마자, 나비 쫓아다니며 나비에게 성질낸다.
도깨비 : 일루 와 봐요. 내려오라고 잠깐. 나 이만큼 벌 받았으면 됐잖아. 조금만 상 받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싫습디까?
미래 그거 일부러 보여줬지. 나 아무것도 못하게 하려고. 그렇다고 내가 그 선택을 할 거 같아? 안 해. 죽어도 안 해.
나와 보라고. 얼굴 보고 얘기하자고!
답답함에 한바탕 토해내 보지만 그저 팔랑, 날아다니는 나비고..
S#49. 도깨비 집/ 거실 (낮)
아령 들었다 내렸다 하며 창밖으로 그런 도깨비 보는 은탁. 도깨비 혼자 허공에 대고 떠드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은탁 : (??) 아직 아픈가..
하는데 도깨비 저벅 저벅 거실로 들어온다.
은탁, 안 본 척 시선 돌렸다 보면, 저만치 가던 도깨비 확 돌아서더니 다시 은탁 향해 와 은탁 앞에 딱 선다.
은탁 : 안 봤..어요. 진짠데. (변명하는데)
도깨비 : 정말 맘에 안 든다. 널 좋아하는 나는.
은탁 : ?!!!
도깨비 : 이렇게 멍청이일 수가 없다.
은탁 : ....지금, 뭐하신.. 거예요? 저한테?
도깨비 : 못 들었음 말고.
은탁 : 다 들었는데.
도깨비 : (확 가며) 그럼 좋고. (방문 탁 닫고 들어가면)
은탁 : (그저 멍해서 닫힌 방문 보고 섰는데..)
S#50. 도깨비 집/ 2층 은탁 방 욕실 (낮)
뿌연 거울. 막 세수한 듯 멍하니 수건으로 얼굴 물기 닦는 은탁.
은탁 : 아니.. 그니까, 좀 전에 아저씨가 나한테.. 아니.. 뭔 고백을, 아 이 냥반이 진짜.. 아 진짜.. (몸 베베 꼬고 좋아 죽는데)
S#50-1. 치킨 집 (밤) → 추가
‘CLOSED’ 팻말 걸린 불 꺼진 치킨 집.
창가에 앉아 또 치킨 무 놓고 소주 마시고 있는 써니. 소주 반병쯤 비웠고.
써니 : 48, 49.. (사이) 50, (하는데) !!!
창밖에 서 있는 50번째 사람, 다름 아닌 저승이다! 손엔 핸드폰 꼭 쥔 채다.
설마.. 카운터 가서 자기 핸드폰 꺼내보면 저승에게 걸려온 부재중 전화 10통 떠 있다.
써니 : (바로 고개 돌려 창밖의 저승 보며) 하도 전화를 안 하니까 꺼내보지도 않았잖아요! 사람 놀라게!
(들리지도 않는 호통 치면서도 기분 좋고)
S#51. 거리 (밤)
밤거리 걷는 저승과 써니.
써니 : 먼저 전화 걸어서 깜짝 놀랐어요. 것도 부재중을 열통이나.
저승 : 야근하다 할 말이 생각나서.
써니 : 엄청 중요한 말인가 봐요?
저승 : 네. 종교.. 무교. (어색하게 웃는데)
써니 : ??? (하다, 뭔가 떠올린다)
>>인서트 플래시 백 (6부 43씬)
써니 : (살짝 경계) 뭐 이렇게 말을 잘 해? 혹시, 종교 있어요?
저승 : 아.. 뭐가 또 있어야 하는군요.. 그럼 준비되면 다시 연락,
/다시 현재.
써니 : 그 말 하려고 열 번이나 전활 한 거예요?
저승 : 빨리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써니 : 아 귀여워.
저승 : 제가.. 귀엽나요?
써니 : 몰랐나요? 딴 여자들은 아무도 얘기 안 해줬나요?
저승 : 딴 여자, 없었,
써니 : (헉!!) 그거 좋은 거예요 그거. 딴 여자 없는 거. 준비하지 마요 딴 여자. 지금 딱 좋아요. 알았어요?
저승 : (웃으며, 끄덕하면)
써니 : 아 이 남자 선수 아니야? 진짜 진짜 솔직하게 하나만 대답해 봐요. 나도 얘기해 줄게요.
저승 : 뭘 말입니까?
써니 : 내 진짜 이름은 외자예요. 김선.
저승 : !!!!
써니 : 우리 부모님이 나 잘 살라고 없는 살림에 돈까지 주고 지은 이름이래요. 점쟁이가 꼭 그 이름이어야 한다고 했다나.
근데 전 써니가 훨씬 좋아요. 내가 반짝반짝 거리는 것 같고.
저승 : (그런 써니 물끄러미 보는데...)
S#52. 산속 절 (밤) → 수정
써니E : 난 그 이름이 그렇게 싫던데. 뭔가 사연 많고 청승맞아 보이잖아요. 김선.
한자로 일필휘지 쓰여지고 있는 김선金善, 쓰는 사람, 도깨비다.
보면, 한자로 김선 외에 김씨 집안 일가친척 이름과 부하1 등 부하들 편제에 맞게(별첨 참고) 이름과 함께 적혀 있고..
/적힌 이름들의 얼굴들 컷컷컷..
/입궁하던 날 김선, 가마타고 가며 환하게 웃던 모습.
1년에 한 번씩 제삿날처럼 한 날 한 시에 죽은 이들의 죽음을 기려온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조금 떨어진 곁에서 유회장과 덕화, 그 모습 지켜보고 있다.
유회장E : 나으리께서는 매년 이맘때쯤 그곳에 들러 등을 올리신다.
S#53. 도깨비 집/ 거실 (밤)
도깨비 방 열어보는 은탁. 텅 비어있다. 어디 간 거야..
왠지 불안해져 문틀에 머리 기대고 텅 빈방 보고 서 있는 은탁이고..
S#54. 거리 (밤)
써니 : 김우빈씨 진짜 이름은 뭐예요?
저승 : !!!
써니 : 진짜 이름 아닌 거 다 알아요. 되게 촌스러워도, 되게 안 어울려도 안 놀릴 테니까 이제 알려주면 안 될까요?
저승 : !!!.... (보면)
S#55. 산속 절 (밤) → 수정
도깨비, 슬픈 눈빛으로, 마지막으로 반듯하게 쓰여지는 글씨. 왕여王黎.
도깨비가 ‘왕王’자 ‘여黎’자 한 획씩 쓸 때마다, 눈물이 반이다..
S#55-1. (과거회상) 개경/ 궁궐/ 편전 (밤) → 추가
흐린 불빛에 날카롭게 빛나는 검과 검집이 환관의 손에 받쳐져 김신의 앞으로 온다.
황좌의 왕여, 창백한 얼굴로 김신 내려다보고 있고,
김신 영문을 몰라 자기 앞에 온 크고 날카로운 검 보다, 왕여를 보면,
왕여 : 분노와 염려를 담아 검을 내린다. 될 수 있는 한 멀리 가고 할 수 있는 한, 돌아오지 말라.
김신 : !!! (믿을 수 없어 보면)
왕여 : (건조하게 보면)
김신 : 폐하 그 말씀은... 폐하 어찌 그런... (분함 꾹 누르고) 폐하의 고려이옵니다.
변방을 수비하라 명하시어 변방을 지켰고, 적을 멸하라 명하시어 적을 멸하였고, 누이가 여기 있고 백성이 여기 있는데,
왕여 : (쓸쓸한 눈빛으로) 황제의 근심을 이젠 그대가 하는구나.
김신 : !!!
왕여 : 장렬히 죽었다 기별하라. 애통하다 기별할 것이니. (사이) 어명이다.
김신 : !!!
S#56. 거리 (밤)
그 순간, 저승, 이유 없이 가슴에 엄청난 통증 느낀다.
저승 : !!!... (왜 이러지? 가슴 저미는 통증에, 식은땀까지 흘리는데..)
써니 : 왜 그래요? 아파요? 가슴? 명치 쪽? 저녁 뭐 먹었어요? 손 차요? 손 좀 줘 봐요. 손을 좀 주무르면 피가 통해서,
저승 : 미안하지만 내 눈 좀 보시겠어요?
써니 : 네?
저승 : (가슴 부여잡고, 최면 거는) 오늘 우린 안 만난 겁니다. 못 바래다 줘서 미안해요. 돌아서 가요. 집으로.
써니 : (눈빛 묘해지고)
S#57. 병실 안 (낮) (서재 → 병실) → 전체 수정
유회장, 몸 안 좋은 듯 누워있고, 덕화 앞에 서 있다.
유회장 : 앞으론 니가 나으리를 모셔야 하니, 너도 이날을 잘 기억해둬야 한다..
덕화 : 등을 왜 다는데? 다 누군데?
유회장 : 오래도록 나으리의 마음의 빚이었던 분들이다.
덕화 : 아.. 근데 할아버지. 삼촌 가슴에 검이 꽂혀 있다는데, 알아?
유회장 : (!) 그건 또 어떻게 안 게야. 나으리 앞에선 절대 그것에 대해 내색하면 안 된다.
덕화 : 왜요?
S#57-1. 산속 절 (밤) → 수정
이름 적은 종이들, 등불에 매달려 날아오르고 있다. ‘김선’과 ‘왕여’는 한 등불에 나란히 매달려 있다.
도깨비, 슬픈 눈빛으로 멀리 날아가는 풍등 바라보고 있고.. 그 위로,
유회장NA : 그 검은.. 나으리의 상이자 벌이다. 나으리의 존재의 이유이며 소멸의 실마리이지.
S#58. 남산 일각 (밤) → omit
S#59. 버스정류장 근처 (밤) → omit
S#60. 책방 골목/ 서점 (밤) → 수정
도깨비, 등을 올리고 돌아와 일각에 쓸쓸히 앉아있다.
그때, 은탁 생각 골똘한 얼굴로 책방 골목 지나 집 향해 가고..
도깨비, 은탁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위로 받는 것처럼 행복하다. 그 위로,
도깨비NA : 나의 生이자 나의 死인 너를, 내가, 좋아한다. 때문에 비밀을 품고.. 하늘의 허락을 구해 본다.
하루라도 더 모르길.. 그렇게 백년만 모르길..
도깨비, 내 마음은 내가 정하기도 전에 정해졌던 건 아닐까.. 희미하게 웃으며 은탁에게 향하는데,
그때, 또각또각 서점 들어오는 구둣발과 함께 이상한 기운 감돌더니 책장에 꽂힌 책들 툭- 툭- 허공에 뜨기 시작한다.
책장 앞에 쌓여 있는 책들도 누군가의 걸음마다 신의 기운에 반응하듯, 혹은 굴복하듯, 공중으로 떠오르고..!!
구둣발의 주인, 바로 S라인 삼신이다!
흘깃, 고개 들어 보던 도깨비, 삼신의 등장에 놀란다!
신과 신의 만남에 평범했던 책방이 이세계의 한 공간을 잘라낸 듯 기이하고 신비로운 풍경인데.
삼신 : (떠 있는 책 슥 당겨 잡더니 대충 몇 장 넘기고 다시 허공에 툭-) 나 알지?
도깨비 : (공중에 뜬 책 한 권 잡으며) 안 살 거면 제자리에 잘 꽂아 놓는 게 좋을 겁니다. 이곳 주인이 워낙 까칠하거든요.
삼신 : 할 얘기가 좀 있어. 시간 괜찮지?
도깨비 : 용건만 하시겠어요? 제가 지금 신이란 신은 별로 마주치고 싶지가 않아서요.
삼신 :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그런 도깨비 보는데..)
S#61. 도깨비 집/ 도깨비 방 (밤)
저승, 도깨비의 책상 앞에 가만히 서 있다.
저승 : 무언가 잘못 되었어.. 아마도 당신부터인 것 같은데..
보면, 책상 위에 펼쳐 놓은 족자 속 ‘김선’의 얼굴, 가만히 내려다보는 저승이고..
S#62. 도깨비 집 앞 (밤)
은탁, 문 앞에 쪼그려 앉아 도깨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은탁 : ..어딜 간 거야 대체.. 이럴까봐 오면 온다 소린 안 해도 가면 간다 소린 하라고 한 건데. 치...
(도깨비가 올 방향 물끄러미 보는데...)
E (똑똑 노크 소리)
S#63. 도깨비 집/ 저승 방 (밤)
저승과 은탁 서로 어색하게 마주 앉아 있다.
은탁, 처음 들어와 보는 터라 흘깃 둘러보는데,
저승 : 뭐가 궁금한데.
은탁 : 아, 네, 그게.. (생각 정리하려는 듯 무언가 떠올린다)
>>인서트 플래시 백 (6부 22씬)
도깨비 : 한 번 말한 거 같은데. 신부가 나타나면, 더 멀리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인서트 플래시 백 (4부 1씬)
은탁 : (미소) 진짜요? 그럼 나 효용가치 그거 생긴 건가? 아저씨 이제 안가는 거예요? (기쁜 기색인데)
도깨비 : (물끄러미 보다가) 일단은. 더 멀리 떠날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몰라서.
/다시 현재.
은탁 : 뭔가 좀 이상해서요. 도깨비씨 가슴에 검 있잖아요. 정확히요, 검을 뽑으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자꾸 어딜 간다고 했었거든요. 그게 어디예요?
저승 : !!!
S#64. 책방 골목/ 서점 (밤)
삼신 : 빨리 그 검 뽑아. 검 뽑고 무로 돌아가.
도깨비 : (!!!) 다짜고짜 나타나 하시는 말씀이 죽으라니.. 이유 정도는 말씀을 하셔야,
삼신 : 넌 살 만큼 살았잖아. 근데 그 아이는 아니거든. 나 그 아이 점지할 때 정말 행복했어. 그러니까 그냥 지금 결단 내려.
도깨비 : 하.. 참 아이러니하네. 무슨 결단을 내리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내가 처음 김신으로 태어났을 때도 당신이 점지했을 텐데,
난 당신의 아이가 아닌가?
삼신 : 그래서 얘기해 주는 거야. 행복하길 바랬던 내 아이, 김신을 위해서. 니가 가장 원하는 일일 테니까.
도깨비 : (??) 내가 뭘 원하죠?
삼신 : 그 아이가 살길 원하잖아. 니가 무로 돌아가지 않으면, 은탁이가 죽어.
도깨비 : !!!!
은탁E : 그러니까..
S#65. 도깨비 집/ 저승 방 (밤)
은탁 : 죽고 싶어서 나보고 신부가 돼서 그 검을 빼달란 얘기였다구요?
저승 : (끄덕)
은탁 : 그러니까, 제가 그 검을 빼면.. 아저씨가 죽는다구요?
저승 : (끄덕)
은탁 : 그러니까, 그 검을 빼면, 아저씨가.. 없어진다구요? 이 세상에서? 아주?
저승 : (끄덕)
은탁 : !!!!
S#66. 책방 골목/ 서점 (밤) → 수정
삼신 : 걘 니 검을 빼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났어. 아니, 니가 그 운명으로 태어나게 했지.
도구로써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존재 가치가 사라져. 존재 이유가 없으니까.
도깨비 : !!!
삼신 : 때문에 검을 안 빼면 그 아이 앞에 자꾸 죽음이 닥쳐올 거야. 이미 여러 번 그랬을 걸?
도깨비 : !!!
>>인서트 플래시 백
/(2부) 사채업자들에게 납치돼 위험했던 은탁.
/(7부) 면접 날 도깨비가 막았던 교통사고.
도깨비 : !!!! (놀라 삼신 보면)
삼신 : 맞아. 그 사고들. 앞으론 더 할 거야. 지금껏 있어왔던 사고보다 더 자주, 점점 세게.
너조차 한 번 죽일 뻔 했지. 니 손으로 직접.
도깨비 : ??!!!
/(6부) 검 뽑으려던 은탁 제어할 수 없는 힘으로 날려버렸던 도깨비!
도깨비 : !!!! (놀라 확 일어서는데!)
떠 있던 책들 도깨비 심경처럼 후두둑!!! 바닥으로 다 떨어진다.
/떨어진 책들 사이로.. 형언할 수 없어 화난 듯도 한, 슬픈 듯도 한 얼굴로 삼신 보는 도깨비..
/부들부들 떨며, 눈물 툭툭 떨어뜨리며 저승 보고 선 은탁..
도깨비NA : 그렇게 백년을 살아 어느 날,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첫사랑이었다, 고백할 수 있기를.. 하늘의 허락을... 구해 본다.
그렇게 비극적인 운명과 마주한 은탁과 도깨비에서.. 8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