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도(濃度) 소풍
장마통에 모처럼 햇빛이 나는 날, 근사한 한옥집이 있다고 구경 한 번 가자하여 따라간 곳이 농도(濃度)라는 찻집이었다. 건물 구조가 좀 특이한 찻집이었는데 평일인데도 손님이 많이 와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소슬문처럼 되어 있고 돌담에 기와를 덮은 것도 보기 좋았다. 언양 작천정에서 조금 더 들어간 곳이 었는데 맞은 편에 등억 온천이 보였다.
앞에는 커다란 못이 있고 신불산 자락이 보이는 풍경이 좋은 곳이라고 차를 타고 같이 간 두 사람의 신도가 번갈아 좋은 곳이라고 감탄인지 자랑인지를 자꾸 해댔다. 나는 처음 가본 곳인데 두 사람은 자주 와본 모양이었다 가을에 주위의 경치가 더욱 좋다고 하였다.
정자처럼 지은 목조 건물도 있고, 아파트처럼 지은 건물도 있었다.
난간에 나무 의자가 하나 놓여 있어 앉고 서서 사진을 찍었다. 문수보살의 지혜를 닦으려고 그러는지 법명이 묘길상(妙吉祥)이고,
서로 잘 살자고 지었는지 상생화(相生華)다.
농도라는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차맛이 진하다는 말인지? 차 뿐만 아니라 빵,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단다.
모두에게 짙은 곳으로 기억되길 바란단다.
하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서운한 일이고 또 슬픈 일이기도 할 것이다. 하나의 기억을 위해서 그렇게 부지런히들 다니고 있겠지.
출처: 통도사 반야암 오솔길 (지안스님) 원문보기 글쓴이: 영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