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아이들이 보여주었던 극심한 구강추구의 원인을 알고나니 이제서야 이해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집에 데리고 돌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 중에 극단적인 구강추구를 하던 서너명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해 일기에 올렸던 리틀준이의 구강추구는 너무 심해서 항상 뭐든 손에 쥐고있고 그걸 사정없이 빨아대곤 했는데요...
우리 아이들이 흔히 보이는 이 현상이 편도체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편도체라는 뇌기관은 측두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몬드크기만한 이 뇌기관은 우리의 감정상태를 결정하는 시발점입니다. 외부세상에서 유입되는 감정유발 정보들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공포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대상을 목격했을 때 감정적 생반응을 담당하는 영역이자 전두엽과의 밀접한 연계를 통한 공포감정 다스림 등을 담당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전두엽 기능이 인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떨어지는 동물들의 경우에는 주변경계와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 반응 기전이 과도하게 발달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작은 소리, 위협적이지 않은 시각정보 등에도 바로 긴장하고 경계태세를 보이는 것이 동물의 세계입니다.
인간은 공포감정 유발 정보라고 해서 모두 공포감으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공포감정 유발 정보를 받아들인 편도체가 공포감정 정체 판단을 해주는 전두엽과 소통하기 때문에 실제로 전두엽에서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을 해주면 과도한 흥분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뇌구조가 되어있기에 외부에서 공포나 경계대상이 되는 것들은 피해가거나 때로 맞서서 싸우기도 합니다. 영어로 회피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 fight or Flight 의 기전이 바로 공포상황이나 대상을 다스림에 있어 우리의 신체적 화학반응에 따른 행동양식을 보여주게 됩니다.
공포감정은 뇌의 경계유발 스트레스호르몬의 과다방출이라는 심장부담 현상과 직결되기에 편도체와 전두엽의 의사소통 채널은 심장건강을 위해서라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설명하는 보여주는 측두엽과 전두엽의 연결통로는 그래서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고난은 인생의 큰 자산'이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런 명언들의 배경에는 바로 힘든 공포와 스트레스감정을 잘 다스리게 하는 전두엽과의 소통통로를 활성화시키고 굳건히 해주기 때문입니다. 별로 고난에 처해본 적이 없는 경우 이 통로건설이 부실함으로써 닥치는 스트레스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노로 폭발시키는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두엽의 통제과 판단을 받지 못하는 공포와 스트레스 유발요인은 곧바로 분노대상이 되기 때문에 고스란히 외부 폭발로 해소로 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분노조절장애'라고 합니다.
측두엽의 편도체라는 작은 영역이 우리의 감정적 정신적 안정과 불안의 갈림길을 결정하니 참으로 잘 다스려져야 합니다. 잘 다스림의 정체는 바로 전두엽과의 긴밀한 소통입니다.
여기까지는 편도체가 맡아서 수행해야 하는 공포감정 유발 기능이 원활하게 되었을 때를 말합니다. 공포감정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편도체가 손상되었거나 뇌신경 연결망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않다면? 공포감을 느끼는 기전이 작동하지 않게 되니 불안이라는 것이 형성될 필요도 없거나 혹은 동물방식처럼 뭐든 경계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극심한 구강추구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편도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극심한 공포감과 극심한 불감에의 반복, 기억력이 형성되지 않고 그리고 주변환경의 정보를 냄새와 맛으로 판단하려는 뇌의 작동이 커지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알고나니 구강추구가 극심했던 아이들의 뇌의 상태가 100% 이해가 됩니다. 돌이켜보면 대부분 공포감정이 별로 없었고, 행동기능이 아주 낮았고, 부정적 피드백에도 별 저항없이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끝없이 먹으려하고, 안면인식 문제가 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구강추구가 심했던 아이들이 가장 예후가 좋지않다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충분히 근거를 얻은 셈입니다.
자폐아이들에게 큰 관건이 되는 편도체의 문제는 전두엽 성장의 근본 중의 근본이 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어 늘 불안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편도체가 작동하지 않음으로써 발생되는 수 많은 증세들이 이해되고나니 돌이켜보건데 편도체가 과다활성화된 아이들보다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되는 문제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폐아이들에게 편도체의 상태를 판단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편도체가 비활성화되어 있다면 뇌의 발달상 더 기초가 되는 소뇌나 중뇌의 발달을 먼저 점검해 봐야 할 일입니다.
작년 1년간 완이를 돌보면서 맨발을 고집하고 상습적인 까치발을 하는 걸 보면서 소뇌기능을 의심하고 그걸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여했더니 의외로 많은 성과가 있었음이 기억됩니다. 편도체의 불통으로 인한 과도한 불안문제도 완벽히는 아니지만 절반 정도는 해결되었으니 언감생심 꿈도 못꾸던 학교라는 단체생활도 지금은 잘 하고 있습니다.
편도체의 불통은 전두엽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편도체의 불통을 가져오는 배경에는 역시 감각처리장애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전정과 시각처리기능이 낮을수록 이 문제의 해결점이 늦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편도체가 속해있는 측두엽조차 활성화되어 있지 못한 아이들에게 언어나 인지, ABA 등의 교육은 그야말로 소귀에 경읽기 격입니다.
1-2살은 만들어 놓고 경읽어주기 작업! 그게 우리에게는 절실한 과제이며 그 핵심의 기로에 편도체가 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