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부문 심사평
금년도 산문 분야의 최종 심사에 오른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중세의 암흑기와도 같았던 중학생들의 실력 향상과 높은 참여도는 괄목할 성장이었습니다. 소설과
수필이라는 구분과 원고지 매수와 상관없이 독자에게 주는 감동과 문학적 장치, 그리고 예술성으로
순위를 가렸습니다.
중고등부 <신혜정>의 소설 ‘쓰리 고’는 제목에서 이중적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주부 도박단 엄마를
아빠가 경찰에 신고 했다고 물증 없는 심증을 갖고 엄마가 없는 동안 나는 빨래를 하며 가족의 관계가
새로워 질 것을 기대하는 이야기가 소설적 구성에 조금 더 충실하기를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강예나>의 수필 '동반자'는 객관적이고 안정된 문체로 중학생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고 있어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작위적인 결말 부분은 숙제로 안겨주기로 했습니다. <한지윤> 소설 ‘어제 하루는 어땠고 오늘 하루는
어땠어?’는 동성애와 빚보증 후 폭풍으로 겪게 되는 나와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 외면을 당하자
엄마는 전학과 개명으로 나의 존재를 바꾸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좀처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문장은
생각과 느낌의 한 단위이며 깊은 사유의 진액이 흘러나와야 살아있는 문장이라고 합니다. 소설에서 천재가
나오기 어려운 이유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한지윤에게 학생부 금상을 주어 미래의 소설가를
후원하고자 합니다.
일반부 <신민수>의 소설 ‘프리터라는 자부심’에서 나는 프리터로 살아가게 된 이유를 자세히 서술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프리터들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지만 현실에서는 매사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불화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혼자 어두운 밀실에 콕 쳐 박혀 그저 하나의 작은 점이 되어버리고 싶었다는 진술은 밀실에서
이제는 나오고 싶다는 역설 이었지만 서술자가 체험의 재생과 고백으로 독자의 관찰을 제한 한다는 일인칭
소설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상호>의 ‘태풍’은 재난급 태풍이라는 외부적 상황과 아내와 싸우는
과정에서 부서지고 깨져 너덜해진 선풍기의 재생을 상징성 있게 연결하였습니다. 부서진 선풍기를 처음엔
순간 접착제로 해결하려다 나중엔 고물상에서 날개와 캡 그리고 모터까지 바꾸는 일련의 과정에서 태풍과
내면의 괴물을 다독이는 사유를 보여줍니다. 주변인물을 세심하게 관찰한 후 묘사를 한다면 그리고 여러번
퇴고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스스로와 독자를 만족 시키는 작품을 쓰리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박태준>의 ‘평온한 고속도로’는 추리소설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문장이 지뢰처럼 곳곳에서
금발, 시체, 총, 매춘이란 단어로 터졌습니다. 소설은 황량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의 연극적 기법으로
재생하여 문자를 시각적 이미지로 확대하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번역된 외국소설처럼 읽혀 소재 선택은
성공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과 다수의 인물들은 주제로 올라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돋보이는 소설적 문장과 거침없는 표현력과 소재 그리고 매년 의정부 전국공모전에서 보여주는 발전된 실력에
높은 점수를 주어 일반부 금상을 심사위원들의 협의로 결정하였습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것을 종이 위에 써보기 전에는‘
E.M 포스터가 말했습니다. 수상자 여러분에게 이 말씀을 전하며 모두의 앞날에 문운이
오랫동안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심사워원: 이숙경. 김재희. 전영숙. 김마리아. 양효숙. 이윤미. 김여운. 박정숙. 김효경
심사평: 김효경 (의정부 문인협회 사무국장)
학생부
수상명 |
성 명 |
소 속 |
제 목 |
금상 |
한 지 윤 |
부산 학산 여자고등학교 1-2 |
어제 하루는 어땠고
오늘 하루는 어땠어? |
은상 |
신 혜 정 |
살레시오여자고등학교 2-5 |
쓰리 고 |
동상 |
강 예 나 |
전농중학교 1-5 |
동반자 |
장려상 |
여 희 주 |
휘경여자고등학교 1-5 |
민들레 씨앗 |
장려상 |
김 상 원 |
서현중학교 3-3 |
나에게 쓰는 반성문 |
장려상 |
허 승 현 |
의정부중학교 2-2 |
그래도 정답이다 |
장려상 |
양 서 정 |
상명중학교1-3 |
꼴찌들의 반란 |
장려상 |
서 혜 린 |
송내중앙중학교 2-1 |
5월의 꿈 |
장려상 |
함 한 솔 |
송내중앙중학교 2-5 |
비상구 |
일반부
수상명 |
성 명 |
소 속 |
제 목 |
금상 |
박 태 준 |
의정부시 신곡동 |
평온한 고속도로 |
은상 |
이 상 호 |
의정부시 호원동 |
태풍 |
동상 |
신 민 수 |
서울시 양천구 |
프리터라는 자부심 |
장려상 |
김 가 영 |
서울시 서대문구 |
훨 훨 나는 나비처럼 |
장려상 |
오 송 희 |
수원시 팔달구 |
흐르는 강물처럼 |
장려상 |
김 영 희 |
대구시 지산동 |
독 |
장려상 |
윤 정 수 |
경기도 파주시 |
내 새끼들아 아느냐 |
장려상 |
용 명 숙 |
포천시 소흘읍 |
옥시기 |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심사위원에 박정숙 샘, 김여운 샘,이윤미 샘 성함이 빠졌네요. 지부장님을 비롯해 참석하신 샘 모두 애쓰셨어요.
애고... 심사하느라 늦게까지 고생하셨는데 말이죠.ㅠㅠ 늘 챙겨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수상자 여러분 축하드리고 심사하신 여러 선생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부장님과 사무국장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