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은 걸출한 민족문학가이자 일장기말소의거를 일으킨 독립유공자입니다. 그러나 생가도, 고택도, 무덤도 없고, 문학관 등 현창 공간도 없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해 현진건학교(교장 정만진)는 2023년 1월부터 월간지 “빼앗긴 고향”을 발간해 현진건을 기려 왔습니다. “빼앗긴 고향”은 개인을 현창하기 위해 매달 발간되는 우리나라 유일의 책입니다.
오는 9월 2일은 현진건 탄생 123주년입니다. 그날을 기념하여 “현진건 전시회”를 엽니다.
전시 내용
현진건圖도 :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중국 이공린, 우리나라 정선 등이 귀거래도歸去來圖로 형상화한 사례를 본떠 현진건의 ‘희생화’,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피아노’, ‘운수 좋은 날’ 등을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화가 : 정연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
<그림 중 하나> 현진건 첫 발표 소설 '희생화'를 그림으로 형상화
사진 : 서울 부암동 ‘현진건 집터’ 표지석, 대구 두류공원 ‘현진건 문학비’,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 ‘현진건’ 안내판, 대구 계산동 ‘이곳은 현진건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곳입니다’ 안내판 등의 사진을 전시합니다.
<사진 중 하나> 서울 부암동 '현진건 집터' 표지석
언론 보도 : 현진건 첫 소설 ‘희생화’가 발표된 1920년 11월호 “개벽”의 지면, 제1 발표작이자 출세작 ‘빈처’가 발표된 1921년 1월호 “개벽”의 지면 등 잡지, 안석영이 1931년에 그린 현진건 캐리커쳐, 동아일보 ‧ 매일신보 등 신문에 보도된 각종 기사문을 게시합니다.
[언론 보도 중 하나] 장편소설 '흑치상지' 연재를 예고한 동아일보 1939년 10월 12일 지면
현정건과 현계옥 : 현진건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셋째 형 현정건(임시정부 요인, 순국)과 그의 정인情人 현계옥(의열단 초기 유일의 여성 단원)과 관련되는 보도들을 게시합니다.
<현정건과 현계옥 중 하나> 현계옥에 관한 동아일보 1025년 11월 1일-7일 연재 기사, 현정건의 활동을 보도한 신한민보 1923년 5월 10일 기사
현진건의 문학세계 해설 : 현진건의 문학세계를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해설하여 게시합니다. 현진건의 문학적 업적, 현진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소개합니다. (예: 김윤식 ‧ 김현 공저 <한국문학사> “현진건은 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 장덕순 <한국문학사> “한국의 모파상” / 김동인 <한국근대소설고> “기교의 천재” / 현길언 <문학과 사랑과 이데올로기> “참작가”)
'현진건에 대한 평가' 게시물 중 하나
현진건 소설 줄거리 : 현진건이 발표한 30여 편 소설 전체의 줄거리를 게시하여 독자들에게 지난날 읽었던 추억을 돌이켜 줍니다.
<'현진건 소설 줄거리' 중 하나> '1821년 발표작 '빈처' 줄거리
현진건 현창 실태 : 현진건은 한국근현대문학의 개척자이자 일장기말소의거로 투옥과 고문을 겪은 독립유공자이지만, 현창 수준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입니다. 심지어 서울 부암동 집터 표지석, 대구 두류공원 문학비, 대구문학관 수성못 계산동 등의 안내문들도 오류로 가득합니다. 바로잡아야 할 방향을 글로 써서 게시합니다. 모범적인 ‘현진건 현창비’ 견본을 만들어 이번 전시장에 설치합니다.
'현진건 현창 실태' 게시물 중 하나
'현진건 현창비'의 바람직한 내용 예시(견본 현창비를 제작하여 전시장에 전시)
현진건 탄생 123주년 기념 <일장기 말소 의거와 운수 좋은 날> 출간 및 봉정
선생의 정체성을 상징하기 위해 책 제목을 그렇게 정했습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일장기말소의거를 해설한 부분, 그리고 어려운 어휘에 뜻풀이를 붙인 ‘운수 좋은 날’ 전문, 중국어로 번역한 ‘중문판 운수 좋은 날’(중국민간문학 박사 김미경 역), 100년 후에 다시 쓴 ‘21세기판 운수 좋은 날 2’(소설가 정만진 작) 등입니다. 책은 광복회, 광복회 서울지부, 독립기념관, 연주현씨 대종회, 현진건 선생의 외동따님 현화수 여사님 등께 봉정합니다.
2일 (15시-) 식순 1부 : 전시 작품 해설(정연지 화가, 홍익대 박사) 2부 : 문학의 밤 1) 개회 선언(사회, 김성순 회원) 2) 의례 3) 내빈 소개 4) 개회사 (정기숙, 계명대 명예교수) 5) 축사, 격려사 6) 현진건 이력 소개 (이진희 회원) 7) '현진건의 삶과 문학' 강연 (배정옥 시인) 8) 현진건 작품 낭독 (김정애, 김창호 회원) 9) 헌시 (최영 시인) 10) 헌사 (김규원 시인, 경북대 명예교수) 11) 헌가 12) <일장기말소의거와 운수 좋은 날> 필자 소개 13) <일장기말소의거와 운수 좋은 날> 발간의 의의 (정만진 소설가, 현진건학교 교장) 14) 현창 (자유) 발언 15) 폐회 선언 16) 공지 사항 17) 소연회
[현진건 탄생 123주년 기념] 헌사 - 현진건 탄생 123주년 및 "일장기 말소 의거와 운수 좋은 날" 출간에 부쳐 김규원
20세기 초엽에 한 위대한 인물이 한반도에서 탄생하셨습니다. 123년 전 오늘(9월 2일) “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 “참 작가” 현진건 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현진건 님은 “‘한국 근대소설의 개척자’로 추앙받는 걸출한 민족문학가이자 ‘일장기말소의거’로 일본제국주의에 맞섰던 독립유공자”이십니다.
현진건 님께서 태어나신 곳은 바로 이곳 대구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 분의 생가조차 모르고 지냅니다. 이 분을 기리는 기념관이나 문학관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습니다. 현 대한민국 정부가 보여준 이태원참사, 오송지하도로 참변, 2023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파행에 비할 만큼, 세계시민들에게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6.25민족상잔이후 황폐한 처지에서 산업화를 통해 성취한 경제적 풍요, 동시에 군부독재체제를 극복한 민주화 과정, 그리고 21세기 들어 꾸준히 확산된 한류문화의 인기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크나큰 자부심을 심어주었습니다. 사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문화산업에서 “Made in Korea"는 명품을 의미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문화선진국에 걸맞은 노벨문학상을 여태껏 수상하지 못한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문학인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에 놓여있을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걷지 않았던 길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걸어가지 않았으나 최근에야 첫 발을 내디딘 길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현진건 님을 현창하는 노력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진건 작가의 작품을 세계문학인들에게 알려내는 일이 필요합니다. 현진건학교가 매월 발행하는 <빼앗긴 고향>은 그 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처음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할 줄 믿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문학을 하는 근본정신을 되살리는 일도 중요합니다. 현진건 작가는 제국주의에 항거한 지성인의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작품을 통하여 억압받는 민중의 고단한 삶과 압제에 시달리는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와 불행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리고 핍박당하는 민중의 민족정신과 정체성을 일깨우고자 애썼습니다. 급기야는 일장기말소의거를 통하여 몸소 실천하였고 그로 인해 고문의 고통과 생계의 애로를 겪었습니다. 고독과 빈곤의 인생 끝에서, 민족해방을 보지 못한 천추의 한을 품고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분단된 조국 현실에서 처참한 전화를 입은 우리 민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교훈을 잊은 듯이 다시 전쟁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한미일 동맹강화와 북중러와의 전선구축이 진행되는 요즘입니다. 게다가 현 정부는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세계시민들이 우려하는, 반인류적이고 비문명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진건 님이 환생하여 이런 현실을 직접 목도한다면 통탄을 금치 못할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현진건 님이 보여주었던 삶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가르침이 많습니다. 그 가르침을 배우고 전하는 현진건학교의 역할이 사뭇 기대되는 오늘입니다.
현진건 님이시여, 편히 잠드소서. 당신을 기리는 우리가 살아있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