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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카페 벨 에포크 - La Belle Époque >
- 당신에게 딱 돌아가고 싶은 하루... '화양연화
(花樣年華)의 순간' 을 찾아드립니다 -
우리는 가끔 삶의 가장 찬란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곤 하죠.
지금 여기,
마법처럼 펼쳐지는, 생애 가장 찬연(燦然)했던
순간... 그 상상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조금은 특별한 방법으로 말이죠.
바로 사랑이 다시 시작되는 곳,
'카페 벨 에포크' 입니다.
독서, 물감과 연필을 좋아하는 빅토르
(다니엘 오테유 분)...
과거 신문에 정치인들의 캐리커처를 그리며
나름 잘나가는 만화가였던 그는,
어느날 종이 신문이 사라지고 인터넷 신문이
발간되면서 일자리를 잃고 말지요.
그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어쩌면 적응하고 싶지 않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삶을 그리워합니다.
정치적 성향이나 종교의 차이도 너그럽게
용인하던 옛날을 동경하는 인물로,
모든 것이 디지털 세상으로 변해 버린 지금,
무기력한 모습으로 과거에만 매달린 채 딱히
할 일을 못찾는 백수 신세인 게지요.
반면, 변화된 삶의 트랜드에 올곧게 적응하며
심리상담소의 CEO로 일하고 있는 아내 마리안
(파니 아르당 분)...
그녀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지나간 젊음을 되찾고 싶어하는
자못 진취적인 여성입니다.
이처럼 '뉴 테크놀러지 예찬' 과 '아날로그적
향수' 의 확연히 다른 감성을 가진 부부는
시시때때 부딪히고 갈등하지요.
빅토르가 과거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땐 카페에 앉아 휴대전화를 본 게 아니라
상대방과 대화를 나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성경의
말씀이 있었음에도...
마리안은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고 떠들면서
프로이트를 거론하지요.
한데...마리안은 과거 빅토르가 만화를
연재하던 신문사의 대표이자 그를 해고한
친구 프랑수아(드니 포달리데스 분)와
외도를 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그녀는 가족 모임을 하고 들어온
어느 날 더이상 못 참겠다며 남편을 쫓아내고
말지요.
그러나 막상 빅토르를 내보낸 마리안은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눈물을 흘립니다.
자신의 뺨을 때리며 '나쁜 년' 이라고
자책까지 하면서 말이죠.
남편과 자신 모두에게 애증을 느끼는
‘마리안’...
그런 그녀는 아들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 며
금지된 행위를 허용하는 게 기쁨이라
강변합니다.
일전 한 푼 없이 처량하게 내쫓겨난 빅토르는
생뚱맞게도 연적(?) 프랑수아에게 전화해서
그의 집에 머물게 해달라 부탁하고,
또한 프랑수아는 빅토르 몰래 마리안의
집으로 들어가지요.
할 일도 딱히 없던 차에... 빅토르는 며칠 전
가족모임 때 아들 막심(미카엘 코엔 분)이 준
시간여행 초대장을 떠올립니다.
그 초대장이란 게...비자발적 은퇴 후 활기를
잃어버린 빅토르를 위해 아들이 마련해준
선물였지요.
막심의 친구 앙투안(기욤 카네 분)은
빅토르를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빅토르 아저씨는 오늘의 내가 있게 해 준
은인이야.
어려웠던 어릴 적 좌절에 빠졌던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책을 선물하며 상상력과 호기심을
키워준 덕분에,
'행복은 그렇더라도 불행은 면한' 연출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셨거든!"
이제 번듯한 사업가로 성공한 앙투안이
관리하는 '과거 찾기의 시간여행' 이벤트
회사에선,
철저하게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수십 명의 배우가,
고객이 원하는 시대의 소품과 의상,
인테리어까지 완벽하게 구현된... 영화
스튜디오 세트장보다 더 실제 같은
스테이지에서,
오로지 한명의 고객을 위해, 그가 원하는
시대에 원하는 인물로의 맞춤 여행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죠.
결국 빅토르는 과거 첫사랑을 만났던...
1970년대 '리즈 시절' 을 향해 돌아가겠다며
시간 여행 초대장을 열어 젖히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당시의 청춘 마리안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죠.
빅토르는 눈부시게 빛났던... 지나간
벨 에포크의 황금 시절을 아우릅니다.
“ 빈부, 좌우 상관없이 더 쉽게 어울렸지요.
이민자를 차별하지 않았고 종교인들도
덜 시끄러웠습니다.
그 시절의 난 나쁘지 않았어요."
'100% 고객 맞춤형 시간 여행' 의 출발 전...
"과거로 돌아갈려면 언제로 가실래요?"
라고 담당 직원이 묻자 빅토르는 위트있게
답합니다.
"선사 시대요! 그땐 아내랑 잤거든요."
" 그럼, 시간 여행을 가시고자 할 시점은
언제로 선정하실 건가요?"
주저없이 화답하는 빅토르.
" 1974년 5월 16일!
그날 그 카페에서 만난 여인을 제가 아주
좋아했었죠.
카페는 지금 약국이 되어있겠지만..."
앙투안은 자신의 연인인 배우 마르고
(도리아 틸리에 분)를 당시의 첫사랑으로
캐스팅하고,
빅토르가 그려준 그때의 습작 드로잉에 맞춰
세트와 배우를 갖춰 시나리오를 완성하죠.
빅토르는 처음엔 시간 때우기 정도로 생각했던
시간 여행에 점점 빠져들고...
즐겨 마시던 와인 '쉬즈'와 담배, 마리화나의
짜릿한 일탈을 경험하는 가운데 어느덧
마르고에게 혼란스런 연정을 품게 됩니다.
그렇게...1974년 첫사랑의 소중한 추억을
소환한 빅토르는 20대 마리안 역의
마르고에게 고백하죠.
"당신한테 모든 걸 빚졌죠."
"모든 걸?"
"책, 사람, 도시...내 모든 걸 당신이
알려줬어요.
당신을 이제 막 알았지만 이미 그립습니다."
몸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그곳에서 그는
25살의 젊은이가 된 것이죠.
시간 여행을 지속하기 위해 빅토르는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계약을 하고,
종이 대신 패드에 그림을 그리는 등 현실과도
타협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편 빅토르의 부재는
마리안으로선 당연히 여겨졌던 그의
장점들을 새삼스레 되새기는 기회가 되죠.
자신을 못내 아쉬워하리라 생각했던
마리안의 예상도 빅토르의 영문 모를
활력에 빗나가고 맙니다.
마법이나 신기술로 떠나는 타임 루프나
타임 슬립이 아닌...
고객의 기억을 통해 최대한 상황과 세트를
재현해 주는 유료 프로젝트로,
24 시간 쉴 새없이 돌아가는 600여 평의
완벽한 세트를 통해 연출되는 시간 여행의
필름 < 카페 벨 에포크 >.
영화는 마치 피터 위어 감독의
< 트루먼 쇼 > 를 보고 있는 듯한 설정으로
다가오지요.
빅토르는 모두가 연출적 이벤트인 줄
알면서도 이런 분위기가 마냥 싫지만은
않습니다.
그는 오랜만에 수염을 밀고,
헤어 스타일도 바꾸죠.
또한 스탭들이 준비한 수트를 입고,
자신감 넘치는 워킹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빅토르는 젊은 마리안을 연기하는 마르고를
만나고,
젊었을 적 기억을 하나 둘 떠올리며 조금씩
현실로 되돌아올 동력을 얻게 되고,
차분하게 자신의 과거와 내면을 둘러볼
시간을 갖게 되지요.
은퇴 후 만화 작업을 그만뒀던 빅토르는
어쩐지 마리안을 닮은 듯한 마르고를
그리고...
또한 마르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신의 캐릭터를 열정적으로
스케치해나갑니다.
한 장씩 벽을 채워가는 빅토르의 그림은
그가 한 발씩 자신을 회복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죠.
그러나... 빅토르는 상황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자신의 정체성까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해서, 하루 '일만 유로' 의 너무 비싼 대가임에도
며칠 더 이어지는 시간여행...
빅토르의 잠들어 있던 열정을 깨운 건,
정해진 각본대로 움직이지 않는 연기자
마르고의 돌발 행동 덕분였지요.
드라마의 초반은 첫사랑에 목마른 빅토르와
현실이 따분해 모든 게 귀찮은 마리안을
조명하고 있습니다만...
종반부에 들어서며 추억 여행의 드라마는
애증이 공존하는, 앙투안과 마르고의
불가해한 갈등과 긴장의 해결점으로
확장되지요.
사랑을 향한 시간여행의 설계자이면서도
정작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앙투안...
그의 연인으로 끊임없이 싸우고, 질투하고,
또 사과하는... 진정한 사랑이 그리운
마르고는,
모두가 가짜요, 자위적인 대리만족이라면서도
'1974년 빅토르의 첫사랑' 을 연기합니다.
빅토르가 “난 늙었다” 라며 거리를 두려
하자... 마르고는 “저도 나이 들었어요” 라고
응수하지요.
아들 막심은 보다못해 빅토르에게 편지를
통해 애정어린 속내를 전합니다.
"아버지! 슬프고 힘든 현재이지만...돌아올 수
없는 과거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창작을 다시 시작하세요."
중반까지만 해도 밉상인 듯했던 마리안에게
감독은 후반 즈음 해명의 기회를 줍니다.
“남편은 무기력하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성가시기나 하지, 하는 일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따분하지” 라며,
생계형 아내로서 살아온 지난날의 허무함을
토로하는 것...
그녀는 추억을 안 믿은 게 아니라
못 믿었던 것일런지요.
< 카페 벨 에포크 > 는 세트로 재현된
1970년대 파리의 모습과 의상 등 시각적
낭만을 자극하는 볼거리도 풍성하지만...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c단조 BWV 1017',
'쇼팽의 즉흥곡 2번 F장조' 와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등 일련의
클래식 음악들이 화면 곳곳을 감싸줍니다.
아울러 시간 여행 속 화면을 애잔하게
감싸주는 사운드 트랙 'Margot Théâtre' ,
' La ronde' , 'Ballade de Marianne',
'Générique de Fin'...
그리고, 영화 < 여인의 향기 > 와 < 이지 버츄 >
OST로 익숙한 가르델의 탱고음악 ‘Por una
caveza‘ 로부터,
스페인 출신 여성 듀오 바카라의 ‘Yes sir,
I can boogie’, '싱어 송라이터 바비 골즈브로의
Honey', 알랭 수숑의 'J'ai dix ans en',
록밴드 플레이어의 'Baby come back',
타오르는 활화산 같았던 제니스 조플린의
'Me and Bobby McGee' 에 이르기까지...
귀에 익은 '70년대 음악들이 아련한
'화양연화' 의 뒤안길로 인도해주죠.
1. 영화 < 카페 벨 에포크 - La Belle Époque >
예고편
https://youtu.be/zLWREfWgSU4
드라마 속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빅토르와
마리안, 두 주인공의 시선이 사뭇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빅토르는 그저 모든 게 아름다웠노라고
말하지만...
마리안은 그땐 담배연기가 너무
자욱했고,
현 시대처럼 마음 편하게 지낼 수도 없었다고
얘기합니다.
그녀에게 그 시절이란 빅토르만큼 찬란했던
시절, '벨 에포크의 미려했던 기억' 은 아닌
게지요.
이는 '기억' 과 '추억' 이라는 것이 관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줍니다.
빅토르의 입장에선 마리안과의 관계가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 관계를 중점으로
본다면...
현재의 빅토르에겐 과거의 기억이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를 바꾸는 것' 이 아니라
'과거를 오롯이 추억하는 것' 이
참다운 행복을 선사해줄 수 있을 터...
영화 < 카페 벨 에포크 > 는 사실보다는
주인공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주며
그들의 기억이 아닌 추억을 꺼내주고
있지요.
그렇게...레트로 감성의 영화적 은유로도
읽혀지는 < 카페 벨 에포크 >.
연출자 앙투안과 제작진인 회사 스탭들이
재현한 과거의 추억 속엔,
음악과 미술이 있고 시각효과와 분장,
조명이 함께 하며, 또한 무엇보다도 배우가
자리하지요.
1974년 빅토르와 마리안이 처음 만나는
무대인 '카페 벨 에포크' 바로 옆에 있는
극장 이름도 '시네마 뤼미에르' ...
호텔 이름 또한 '벨뷰(Belleveue)' 입니다.
앙투안의 포지션은 연출자인 동시에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이지요.
마르고 역시 배우로 연기하면서 타인의
추억어린 경험을 공유합니다.
이 두 연인이 다시 화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건 '시간을 빛어내는 영화',
곧, 비밀스럽고도 모방할 수 없는...
'나이듦의 마법인 예술' 을 통해서일 것이죠.
감독은 강조합니다.
"과거든 현재든, 또 미래든
'시간' 을 사랑하라" 고 말이죠.
그 모두가 앞 시대의 필연적인 결과이며,
더불어 뒷 시대의 전개를 위한 필연적인
준비기간 일테니까요...
https://youtu.be/aFKBjatsyh0
< 카페 벨 에포크 > 가 특별한 이유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구매할 수 있다' 는
기막힌 역발상에 있을 것입니다.
하여, 이 영화를 통해 우리 모두는 가장
행복했고 찬란했던...
다시 돌아가고 싶은, 빛났던 한 시절을 향한
연모에 빠져들 수 있게 되죠.
덕분에 잔잔한 일상에 적지 않은 설렘의
파문이 일렁이며...
화면 속 황홀한 과거의 추억, 그 순간이
그럴싸하게 재현됩니다.
추억의 장소와 그 때 그 사람들, 음악...
그리고 그들이 먹고, 마시고, 춤추며
즐거워했던 노스텔지어의 감성을 십분
품어지게 하죠.
물론 몇가지 실수들도 발생합니만...오히려
이 부분은 매력 포인트로 콜라주됩니다.
틀린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빅토르의
모습이 흔연스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게지요.
우연히 옆 테이블의 지미 데이비스를 닮은
가수 지망생과 마리안 커플이 결별하는
장면을 보게 된 빅토르는...
첫눈에 반한 '그녀, '마리안’ 에게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이어 마리안과 거침없이 대화를 주고 받던
그때,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오지요.
전화를 받으러 간 그녀를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미웠어요. 나보다
미남에 힘센 남자를 상상했죠 ”라고 읊조리는
빅토르...
마리안은 카페를 떠나며 빨간색 스카프를
실수로 떨어트립니다.
스카프를 주운 빅토르는 황급히 따라나가
그녀를 불러 세우고 “다 가짜란 걸 알지만
싫진 않네요” 라며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묻지요.
이처럼 빅토르가 고이 간직하던 기억이
완벽하게 재현된 가운데,
실제로 이날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빅토르는 “아마 비가 왔을텐데?” 라고
시간여행 스탭들에게 봄비를 주문하며...
쏟아지는 빗줄기 속 마리안과의 재회를
약속합니다
빅토르의 바람대로 비를 뿌려주는
드라마 속 앙투안의 연출은,
내가 겪었던 과거가 기록으로 살아있지
않는 한 나 자신의 기억으로 구성될 수 밖에
없으며,
또한 그 기억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억의 의도적(?) 오류' 를 떠올리게 하죠.
파티에서 술에 취한 빅토르는 빙글빙글 도는
침대 위에 마리안과 함께 마주보고 눕습니다.
그는 마리안이 자주 쓰는 향수인
베르가모트 향을 느끼고,
그녀를 한없이 갈망하며,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몽환적인 기분을 느끼게
되죠.
이어 두 연인은 오토바이를 타고 1974년으로
완벽하게 되살린 거리 곳곳을 누빕니다.
빅토르는 과거의 마리안과 그녀를 연기한
마르고 사이에서 헤매이다...
결국 어디로 가야 할지 깨닫게 되지요.
'익숙한 것 속에 소중한 것을 잃지말라' 는
바로 그 경구(警句)의 길로 말입니다.
빅토르에게 필요했던 건 과거의 '꿈' 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확신' 이었죠.
영화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시절은
어쩌면 '지난날' 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의 의지와
자유와 꿈이 다시 살아나는 '현재' 에 존재함을
얘기해줍니다.
감독은 에둘러 묻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찬란했던 시절에 만난 그대를 사랑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그대를 만났기에 그 시절이 더욱
찬란했던 것일까요?
그리고...그 찬란했던 시절을 함께 했던
연인에게 과거와 현실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요?"
2. 영화 < 카페 벨 에포크 > OST
과거의 향수를 단지 추억하는 데서
그칠 수 있지만...
영화 < 카페 벨 에포크 > 는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금
빅토르가 삶의 불씨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죠.
고령화 시대를 접어든 노인의 모습
또한 무겁지 않게 느껴지도록,
위트와 위로를 담아 로맨스 영화로서의
역할도 성공적으로 완수합니다.
은퇴로 인한 단절과 아내의 외도를
겪으며 점점 더 무기력한 인간 군상으로
변해가던 빅토르는 다시금 새로운 인생을
꿈꾸죠.
비관적이지도, 그렇다고 마냥
희망으로 가득 차 있지도 않지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수 있는 오늘이
빅토르를 기다리게 하는 게지요.
< 카페 벨 에포크 > 의 현란하고도
리드미컬한 교차 편집은 엇갈리고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가
결국 하나로 어우러짐을 설파해줍니다.
과거와 현재 속의 '빅토르와 마리아의
세계', '앙투안과 마르고의 세계', 그리고
'빅토르와 앙투안의 세계' 가 그리하지요.
마리안은 현재의 시간을 봉인시킨 채
미래를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고,
반면... 빅토르는 봉인된 과거의
시간 속에서만 추억을 향유하며 현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프로젝트의 설계자인
앙투안은 연인 마르고와 위태로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죠.
사랑은 하지만, 확신이 없던 마르고 또한
여러모로 상처 받고 앙투안을 잠시 떠나
있었습니다.
하지만...생애 가장 아름답고 빛났던 순간과
다시 조우한 빅토르는 살면서 잊고 있었던
기억과 마주하게 되죠.
처음에는 '단지 연극일 뿐' 이라며
회의적으로 접근했던 빅토르는,
시간 여행이 지속될수록 과거 추억
속에 속절없이 빠져들게 됩니다.
감독은 빅토르의 추억을 되살려주고
이를 연출실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앙투안의 집요하고도 대리만족적인
시선을 통해...
어긋나 보이던 두 대칭적 세계를
'하나를 위한 이중주(Duet for one)' 의
데칼코마니로 그 충일한 합일의 방점을
찍지요.
- 'Margot Théâtre'
https://youtu.be/M9QRXGw-Cn4
- ' La ronde'
https://youtu.be/e-PsZCQ9DAc
- 'Ballade de Marianne'
https://youtu.be/H0b5EUOQXn8
- 'Générique de Fin'
https://youtu.be/KBakM5tm5XE
영화 < Love is in the air > 의
주연배우...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 이자
< Mr & Mrs Adelman > (2017)을
연출한 니콜라 베도스 감독의
< 카페 벨 에포크 > 는,
신파, 작위성, 유치함 없는 기승전결로
마음을 상쾌하고 따뜻하게 해줍니다.
(2014)부터
< 시간 여행자의 아내 >(2009),
< 미드나잇 인 파리 > (2011),
그리고 < 어바웃 타임 >(2013) 과
<로마 위드 러브 > (2014)까지...
이 영화들과 < 카페 벨 에포크 > 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앞선 작품들이 판타지에 기반한
것과 달리,
< 카페 벨 에포크 > 는 드라마의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는 점이죠.
인간이 평소 느끼는 감정을 토로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 카페 벨 에포크 >...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과거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함께 한 부부의 권태와 외도,
서로에 대한 애증, 젊은 커플의 잦은 다툼과
재결합 등...
영화는 빅토르 외에도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며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영화의 제목이자 빅토르가 첫사랑을
만났던 어린 시절 단골 카페의 이름
< 벨 에포크 > 는 ‘좋은 시절’ 을 뜻하죠.
사람들은 자주 “그때 참 좋았지...” 하고 과거
가장 빛났던, 동시에 가장 사랑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과거에 대한 그리움만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죠.
일상의 삶은 고단하고 재미없으며,
과거만 괜찮아 보이지만...
'또 좋은 시절은 찾아 온다' 고 우리를
위로해 줍니다.
베도스 감독은 카페 '벨 에포크' 에서의
시간 여행을 통해 에둘러 얘기하죠.
"늙어서 추한 게 아니라 늙었다고
포기했기에 추하다" 고요.
또한 "변하는 건 사람이지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고 말입니다.
리듬감 있는 전개와 톡톡 튀는 대사, 그리고
이를 프랜치 시크로 맛깔나게 소화해내는
주연 배우들 덕분에...
'영화 속 연극 구조' 의 액자식 틀을 취한
< 카페 벨 에포크 > 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를 넘어선, 삶의 소중함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로
울려오지요.
시간 여행을 통해 현재 옆에 있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개가
크게 새로울 건 없습니다.
하지만, 18세기 프랑스 궁정부터
20세기 히틀러의 나치 독일까지...
어떤 시공간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는 설정은,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이 고전적 이야기에
새로운 낭만을 더해주기에 충분하지요.
환상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
그 시차에서 발생하는지도 모릅니다.
< 카페 벨 에포크 > 는 다른 타임슬립
영화처럼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기본 프레임을 취하되,
시간여행적 설정에서 자칫 함몰되기 쉬운
맹목적인 판타지를 거세하고,
과거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준다는 설정으로
그나마 현실과 타협을 보고 있죠.
하여...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간의
타임 래그, 또한 현실과 환상의 균질(均質)적인
콜라보로부터,
바로 < 카페 벨 에포크 > 의 찬탄스런
사랑스러움과 싱그러움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3.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c단조 BWV. 1017
4악장 알레그로
- 줄리아노 카르미뇰라 바이올린,
앙드레 마르콘 합시코드
https://youtu.be/gAIl1znQVLw
4. 마스네 '타이스의 명상곡
(Meditation from Thais)'
'벨 에포크' 카페에서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이 흐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다시 만나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은 18세의 아들...
이들 부자(父子) 역을 의뢰한 고객은
추억의 시간 여행 내내 빅토르와 함께
하지요.
기원전 4세기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를
무대로,
수도승 아다나엘과 고급 창부 타이스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쥘 마스네의 오페라
< 타이스 - Thais > ...
제 2막 제1장과 제2장 사이에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간주곡입니다.
'종교적 명상과 회개' 의 이 곡이 특히 인기가
있는 것은 멜로디가 가냘프면서도 더 없는
비감미로 와닿기 때문이죠.
- 클라라 주미 강 바이올린(앙코르)
: 성시연 지휘 서울시향, 2018 교향악축제
https://youtu.be/gw6vB_hUPKE
5. 쇼팽의 즉흥곡(Impromptu) 2번 F장조,
Op.36
마르고는 쇼팽의 나라, 폴란드 출신답게
걸음마에 앞서 쇼팽을 쳤다며...
쇼팽의 '즉흥곡(Impromptu) 2번 F장조,
Op. 36' 을 실제 연주해보기도 합니다.
자신도 태생이 폴란드 인지라 왠지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빅토르...
5개의 부분과 코다로 이루어진 즉흥곡
2번은 쇼팽의 4개 즉흥곡 중 가장 시적이며
명상적이죠.
왼손만에 의한 물결같은 악구로 시작되는
녹턴 풍의 곡입니다.
- 스타니슬라브 부닌의 피아노
http://naver.me/GYpyCM4o
6. 카를로스 가르델의 탱고 'Por una cabeza'
(간발의 차이)
빅토르가 추억의 시간 여행에 빠져들
즈음...
카를로스 가르델의 탱고 곡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가,
극 중 카르멘을 닮은 여가수의 보컬에 실려
2차례 흐르지요.
첫번 째는 '카페 벨 에포크' 에서의 첫만남에서
마리안의 친구가 등장할 때,
두번 째론 빅토르가 과거가 아닌... 현재의
마리안과 만날 때 애틋한 분위기로 추억을
소환해 줍니다.
'간발의 (머리 하나) 차이로' 란 뜻의
이 노래는 사랑의 밀고 당김에 관한 미묘한
감정과,
사랑에 실패한 후에도 다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간절한 심정을 경마에 비유하는 노랫말로
담고 있지요.
마치 빅토르와 마리안, 그리고 앙투안과
마르고의 연가(戀歌) 처럼 말이죠.
- 영화 <이지 버츄 - Easy Virtue> 클립
https://youtu.be/Gcxv7i02lXc
- 영화 < 여인의 향기 - Scent of a woman >
클립 https://youtu.be/_7mMdbE1I1k
- Quintango
https://youtu.be/v0wYaW6xB0o
7. 'The man I love'
- 빌리 홀리데이
https://youtu.be/rWvxsQCqi_M
8. 'Yes sir, I can boogie'
- 바카라 : 스타 퍼레이드
https://youtu.be/32wDFCM7iSI
9. 'And I will follow'
- After All
https://youtu.be/wULbER70LLU
10. 'J'ai dix ans en'
- 알랭 수숑
: live dans le Grand Studio RTL
https://youtu.be/ZfncaGLaYMY
11. 'Crying Tree'
- 라이안 보슬루 & 베네딕 람딘
https://youtu.be/Ks4Fmgc8zyo
12. 'Baby come back'
- 플레이어
https://youtu.be/OecPbgZYeMQ
13. 'Lost in your arms'
- 아나이스
https://youtu.be/XZF7Ygr4sdM
14. 'Me and Bobby McGee'
- 자니 캐시
https://youtu.be/Mc7qmE5CiuY
15. 'Rescue me'
- 다이애나 로스 : 앨범 'Swept away'
https://youtu.be/QodsPuJm_1U
16. 'Honey'
- 딘 마틴
https://youtu.be/KRD5P3llYNs
- 李 忠 植 -
첫댓글 < 카페 벨 에포크 - La belle epoque > 예고편
https://youtu.be/aFKBjatsy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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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벨 에포크 - La belle epoque > 예고편
https://youtu.be/zLWREfWgS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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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벨 에포크 > OST 'Margot Théâtre'
https://youtu.be/M9QRXGw-C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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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 클라라 주미 강
: 서울시향, 2018 교향악축제
https://youtu.be/gw6vB_hUP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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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가르델의 'Por una Cabeza'
- < 이지 버츄 - Easy Virtue > 클립
https://youtu.be/Gcxv7i02l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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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가르델의 'Por una Cabeza'
- < 여인의 향기 - Scent of a Woman > 클립
https://youtu.be/_7mMdbE1I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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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Baccara)의 'Yes sir, I can boogie'
- Starparade 02.06.1977
https://youtu.be/32wDFCM7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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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수숑(Alain Souchon)의 'J'ai dix ans en'
- live dans le Grand Studio RTL
https://youtu.be/ZfncaGLaY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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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은 자신의 은인이자 친구의 아버지인
빅토르를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20대의 마리안을 연기하는 배우이자 앙투안의
연인 마르고도 빅토르가 과거의 추억에 흠뻑
젖어들 수 있도록 맵시있게 도와주지요.
앙투안 또한 “다 가짜, 나도 가짜다”라고 뇌까리죠.
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가상 세계를
만들어 주는 일이 일상인지라 그는 호랑나비가
돼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마르고를 못 믿는 이유도 마찬가지죠.
아들과 함께 인공지능 상담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는 등 디지털 시대에 나름
잘 적응한 마리안은,
수염만 덥수룩하게 기르고 변화를 거부하는...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고 답답하기만 하지요.
침대에서 빅토르는 그림을 그리지만, 마리안은
특수 안경을 착용하고 VR로 가상 세계를
일주합니다.
마리안이 운전하는 차에서 “내비게이션을 꺼”
라고 소리쳐보지만 아내는 코웃음을 칠 뿐이죠.
마리안은 말끔하고 세련된 정장을 차려입고서는,
철지난 패션을 한 빅토르가 말할 때마다
딴지를 겁니다.
젊은 지성들이 이념보다는 평화를,
국력보다는 반전(反戰)을, 형식보다는 자유를
외쳤던 1970년대를 그리워하는 빅토르...
그의 마음은 히피 문화에 가있지만 육체는
생계형 가장에 정체돼 있었고,
이젠 쪼그라들어 아내에게마저 토사구팽 당한
것이죠.
지나간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 지금의 나와는
다른 꿈을 꾸고, 다른 삶을 살던 내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의 무력감과 상실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이 과거를 꿈꾸게 만드는 것이죠.
과거든, 현재든... 사실 아름다운 시절의 중심에
있는 건 바로 '나' 일 것입니다.
잠시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다면, 현재도 충분히
'벨 에포크' 일 수 있죠.
그렇게...과거를 밟아가며 현재에 발 디디는
서사 < 카페 벨 에포크 >.
영화는 사랑이 시작되는 곳, '카페 벨 에포크' 로
하룻밤 시간 여행을 떠난 빅토르가,
잊었던 설렘을 마법처럼 되찾게 되는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지금'에 지쳐버린 빅토르가 무엇보다 보기
싫은 건,
과거와 달리 나이 들고 무기력한데다 사랑의
감정마저 사그라든 자신이죠.
히지만 과거 찾기의 시간 여행을 통해 자신을
되찾아갈수록...
빅토르의 눈빛엔 생기가 맴돌고 표정도
밝아지며,
제스처에서도 자신감이 넘쳐납니다.
< 카페 벨 에포크 > 는 과거의 향수를 낭만적으로
그려내며 그 속에 담긴 다채로운 감정들을
시각화하지요.
회면 속 어떤 이는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만취하는 경험을 의뢰하고,
(두 작가 모두 극중에서 “술냄새를 풍기며
살았어요” 라는 대사처럼 술 없이는 못 사는
주당으로 유명했음)
어떤 이는 마리 앙투와네트 시절을 소환하거나,
또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협상으로 평가받는
뮌헨 협정에서의 히틀러가 되기를 희망하지요.
(극 중 빅토르가 이들을 발견하고 “이 사이코들
보게” 라며 히틀러의 뺨을 내리쳐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함)
어떤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한 마지막
날을 반복해서 재현하기도 하고,
원하면 똑같은 날을 계속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 카페 벨 에포크 > 에 SF의 껍데기만 씌우면,
< 블레이드 러너 > 나 < 토탈리콜 > 에서 보았던
광경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여기에서 판을 더 키우면...< 웨스트 월드 >같은
대작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 카페 벨 에포크 > 는 좀더 인간적이고
자그마한 영역에 머뭅니다.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그저 아름답기만 한 과거의
눈부신 그날로 돌아가고픈 소망 뿐이죠.
자신의 어렴풋한 기억이 생생한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질 때...
과거의 사랑을 연기하는 이름모를 배우의
연기력이 빛날 때...
그의 일상엔 생명력이 돌아옵니다.
- '함께 추억하는 기억,
함께 기억하는 추억' -
타임 머신이 아닌, 재연을 통한 시간 여행의
서사 < 카페 벨 에포크 > 에선...
< 트루먼 쇼 > 와는 달리 모든 것이 연출이라는
걸 주인공이 인지하고 있지요.
영화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사실적인 완벽함을
고집하는 앙투안의 캐릭터를 통해서,
인물들이 이러한 상황에 빠지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극 중 앙투안은 당시 멋과 낭만으로 여겼던
'실내 흡연' 시퀀스 등
정서적 공감대를 잘 포착해 세트와 미장센을
만드는 식으로 디테일에 상당한 공을 들이죠.
감독은 조명이 그대로 노출된 '세트 천장',
또한 시트지로 붙인 '벽' 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하여... 영화가 너무 과거로 빠지는 것을 적절하게
견제하며 현실과 재연 간에 확실한 경계의 선을
그어주고 있지요.
극 중 시간 여행이 사실이 아니라, 빅토르의
기억에 의해서만 철저하게 재현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꾸준히 언급해주고 있는 겁니다.
영화 < 카페 벨 에포크 > 에선 뜨겁게 사랑하던
시간이 지나간 뒤,
무뎌진 감정으로 살아가는 부부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씁쓸하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거기에서 끝이 아니라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추억' 을
통해,
현실을 치유하고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울림으로 다가오죠.
그시절이 그토록 아름다웠던 이유는 바로 함께
한 '그' 혹은 '그녀' 가 있었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된 부부의 모습에서 새로운 두근거림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