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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서 보고 걸어봐야
그게 어떤 길인지 알지! 말만으로는 몰라.
남들이 어떻다더라
들어봤더니 그랬다더라
누군가의 말만으로는
그게 어떤 길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세상 모든 일, 장소나 사람 등
뭐든 같은 조건이란 건 주어지지 않는 법이니까
남의 말만 듣고 지레 겁 먹으며
가고자 하는 걸음을 멈춘다면
미련과 후회만 남겠지요.
그러니 겁 먹지 말고 내딛어요.
한 발을 가고 멈춰도 그만큼은 진일보
머뭇거리다보면 내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물은
눈 녹듯 영영 사라져버릴지 모릅니다.
그대, 머뭇대지 말고
일단 앞으로 한 발짝 내딛어요.
_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9정맥 금남호남정맥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 중인 금남정맥
지난번 1구간(23년 11월 25일, 26일(토.일)은
조약봉(주화산)에서 연석산, 운장산(서봉), 장군봉,
금만봉(싸리봉), 작은싸리재까지.
이번 2구간(23년 12월 18일, 19일, 20일(월.화.수)은
작은싸리재, 대둔산 구간을 지나 계룡산 구간
금남정맥 1구간은
주화산(조약봉)에서 금만봉까지 좌측은 완주 만경강 수계였고
우측은 진안 금강 수계였다면,
이번 걸음한 금남정맥 2구간은
왼쪽과 오른쪽 모두 금강으로 합류하는 수계로
걸음하는 등로 왼쪽은 논산천으로 강경 옥녀봉을 지나며 금강에 합류
등로 오른쪽으로는 봉황천과,
대전 도심의 물줄기인 유등천, 갑천 물줄기가
용담호에서 흘러나온 금강 물줄기에 합류하여
대전 세종 공주 부여와 강경을 지나 군산 앞바다까지 흘러갑니다.
우리가 걷는 금남정맥은
부여 부소산 구드래나룻터가 있는 금강까지.
이번 걸음한 상세 구간은
작은싸리재-성재봉(태평봉수대)-신선봉-육백고지-백령고개(육백고지전승탑) 13km
백령고개-인대산-오항리고개-배티재(대둔산휴게소) 15km
배티재-낙조대-(대둔산)마천대-서각봉-새리봉-월성봉-바랑상-물한이재 15km
물한이재-덕목재-깃대봉-함박봉-천호산-천마산-양정고개(계룡 엄사리) 20km
양정고개-(계룡산)-쌀개봉-관음봉-자연성릉-금잔디고개까지 15km
총 77.6km (약78km, 타키님 트랙기준)
점심 시간이 되려면 시간이 아직 좀 남아 있어
주변으로 열린 식당 찾기가 그리 만만치 않고
운일암반일암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
불 켜진 중국집으로 들어갑니다.
진안소방서 주천119지역대 맞은편
옛날우동짜장(낙원식당,진안군 주천면 주양리)에서
짜장면 1그릇에 성재봉(태평봉수대)을 힘껏 올라야하니
뭔가 좀 부족한듯 하여
공깃밥도 쓱쓱 비벼 챙겨먹습니다.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경로당 인근에서
차량 진입 불가 판단,
대전에서 여기까지 차량 택배 도움 주신
바른터님께 감사드리며
하차 인사 후 작은싸리재 향해 걸어 들어갑니다.
지도상으로 임도길 약 3.5km
눈과 얼음, 빙판이 곳곳에 있어
차로 무리하게 올라왔다면 여러번 식겁했을 듯.
지난번 산행 마치고 차로 내려왔을 때는 짧은 길 금방인거 같더니
그때 그 길이 이 길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가도가도 끝없이 올라가게 됩니다.
우리가 올라야 할 성재봉 방향 산 한번 올려다 보니
눈이 그리 많은 거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그냥 눈가루 조금 뿌려진 듯 한 느낌이랄까^^
타키님 휴대폰 맞춰놓고 같이 출발 인증 찰칵!!
나를 부르는 산 첩첩산중, 아름다운 한국의 산
그 산들을 만나러 이렇게 또 산길 위에 섰습니다.
아~ 짜장면 먹은거
여기 올라오느라 다 꺼졌습니다.
그 짜장면 성재봉 오름 대비였는뎅...
이곳은 금만봉(싸리봉)과 성재산(태평봉수대) 사이에 위치한
작은싸리재.
눈이 오지 않을 때는 차가 여기까지 진입 가능.
전에 보니 이 위에서 텐트치고 비박하는 분도 있더라구요.
12월 18일(월). 낮 12시 38분
작은싸리재에서 성재산 방향으로 산행 시작합니다.
아 ~ 뭐 발자국 하나 없는 티없이 순결한
밟기도 아까운 눈길이 펼쳐지고~
그저 하얗다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이 언어의 한계에
할 말을 잃습니다.
타키님과 저의 정맥길 눈복이 첫 걸음에 이어
제대로 또 잭팟 터지듯 펑펑~
사실 오늘 아침부터 우리 앞길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 싶었었습니다.
산행 가지 말라고 붙들기라도 하는 듯.
제가 탄 버스는 고속도로에서 차량 고장으로 멈춰서 버렸었고
타키님이 탄 기차는 연착으로 서로 약속 시간에 늦을까 가슴 조이게 했었지요.
그렇게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았던 오늘의 이 걸음~
그랬던 기억은 이 흰눈을 밟으며
모두 지워져 버립니다.
그 공간에 아름다운 설산 모습만이 차곡차곡 ~
온통 파묻혀버린 산 속
"등로가 뭐예요?"
"길이 뭐예요?"
에라 모르겠다~
그냥 능선 향해 나무 빈틈 공간만 보이면 올라가다보니
어렴풋이 등로인가보다~ 느껴지는 길과 만나지고.
시그널도 보이다가 영~ 안보이다가...
시그널 하나도 보물 찾기 하듯 탐색하며 걸어갑니다.
눈이 붙어 있어서 분간이 잘 안되는 시그널들도 많고.
이정표가 보이니 어찌나 반갑던지...
"길이네^^~~"
봉수대와 무릉리 갈림길
태평봉수대는 올라갔다 와야지요.
예전에 논산천 한다고 한번 가 봤던 곳.
등로 따라 걷다가는 순간 멈춰서고
"뭐야~~ 여기..."
조금 걸어가다가 또다시 붙잡히고 맙니다.
나뭇가지마다 얼음이~
빛 받은 이 녀석들이 반짝반짝 어찌나 아름답던지...
나무를 스쳐지나가면서
무슨 소리지??
스틱 부딪히는 소린가?~ 아니었어요.
들어보지 못한 맑은 천상의 종소리처럼 들렸달까?!
나뭇가지의 얼음이 타키님과 저의 몸에
부딪히며
떨어지며
유리처럼 부서져 낙하하는 소리.
눈은 솜뭉치를 붙여 놓은 듯
저걸 긁어 모아 이불을 하나 만들면 따뜻하려나?!
어느 나뭇가지에는 목화솜이
덩어리져 붙어 있는 것 같이도 보입니다.
눈을 뗄 수 없는 이 황홀한 모습에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억지로 돌리고.
이리보고 저리봐도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덕유산이 눈산행으로 유명하다지만
우리에게는 지금 이곳이 그 어떤 곳보다도
최고 중의 최고!! 일등 산입니다.
다들 성재산(태평봉수대) 오름이 힘들다고 하지만
이번 오름은 눈 때문에 속도가 붙지 않아 천천히 오르기도 했고,
눈구경하느라
힘든 줄 모르고
행복하게 올라와 버렸습니다.
올라오자 마자 터져 나오는
"우와~~~~정말 미쳤다~~~"
일단 눈 쌓인 사각형의 봉수대 위에서 발길 분주히 옮기며
첩첩산중을 깊게 호흡하며 가슴에 흡수하듯 들입니다.
하얗고 까맣고... 돌려 서는 곳마다
수묵화의 한 장면입니다.
그냥 그대로 카피해다가
Ctrl+C --> Ctrl+V 액자틀에 넣어 가고 싶습니다.
남쪽 방향 조망
대불리 마을과 구봉산, 운장산
연석산, 그리고 원등산
남서쪽 방향 조망
지난 번 구간 걸어왔던 금만봉과 왕사봉
북서쪽 방향의 조망
금남정맥길의 백암산과
천등산, 뒤로 하얗게 몸단장하고 우릴 기다리고 있는 대둔산이 지척
북동쪽 방향 조망
좀 당겨보면 더 선명하게 보이는 왼쪽 하얀 눈 덮힌 대둔산, 그리고 앞의 선야봉
동쪽 방향 조망
각호산과 뒤쪽 서설로 뒤덮힌 민주지산, 앞쪽에 명덕봉
조금 옆으로 남동쪽 방향 조망
중간 오른쪽으로 명도봉과 그 뒤로 대간 능선인 무룡산,
볼록볼록 구봉산까지.
잠깐이지만 봉수대 위에서
추위도 잊을만큼 황홀함에 젖었다 갑니다.
논산천 걷기 한다고 18년 12월 초에 이 위에 섰을 때는
그저 모두 산이고 봉우리였는데...
5년만에 다시 찾아 올라선 태평봉수대 위에서 바라보는
첩첩산중의 산들,
대간길을 걸었고, 정맥길 위에 선 지금
감회가 새롭긴 합니다.
태평봉수대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와 무릉리,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에 위치해 있구요.
처음 축조는 백제 때라 전하여지며,
조선 중기 1595년(선조28) 때
태평산성과 전주감영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이 봉수대는 동남쪽 장수군의 장안산 방면과
북서쪽 완주군 탄현성(쑥고개)을 연결하는 요충지
금남호남정맥 영취산으로부터 이어졌던 첫 산이었던 그 장안산과
탄현성이라 하면??
아~ 여기서 탄현이라는 말과 마주할 줄은 또 몰랐습니다.
왜 태평봉수대가 갑자기 감옥처럼 보이는 걸까요?
백제의 충신이었던 성충
의자왕에게 "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라며 간언을 했다가
감옥에 갇히게 되고,
충심으로 또 감옥에서 상소를 올려 진언을 하는데
(삼국사기)
"만약 침략을 당하면
육로로는 탄현(현, 완주군 운주면)을 넘지 못하게 하고
수군은 기벌포(현, 금강하구)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십시오."
현재 탄현봉수대가 있는 곳이
전북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 마을
쑥고개가 있습니다.
이곳을 흐르는 물줄기가 장서천(논산천)인데
장서천을 따라 오르면 들머리였던 작은싸리재로 연결이 되고
이 길은 동남쪽(신라)으로 운일암반일암 협곡으로 이어집니다.
탄현을 넘지 못하게 하라는 말인즉
탄현에 들어오기 전에,
"한 명의 군사가 한 자루의 창으로
1만의 군사를 상대할 수 있는 곳에
용감한 군사를 뽑아 가서 지키게 하여
신라 군사가 탄현(炭峴)을 넘지 못하게 하고
여러 겹으로 막아 굳게 지키다가 적의 군량이 다 떨어지고
사졸이 피로함을 기다린 후에
힘을 떨쳐 치면 반드시 깨뜨릴 것입니다."
운일암반일함 협곡에서 작은싸리재로 넘지 못하게 하라는 말이었겠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아까 무릉리와 봉수대 이정표가 있는 곳 앞에 와서 다시 서니...
눈 쌓인 산죽밭이 백제를 지키고 있는
군사들이나 되는 듯 앞길을 막고 있고.
이 산죽밭에 길이 있기는 있는건가?
그럼 우리는 백제를 치러 가는 신라군인가??
(타키님은 대구 사람이니 신라군이 맞고, 나는 백제군인디...)
눈쌓인 산죽밭을 걸어 지난다는건
그냥 눈과의 동침이라고나 할까요^^
등로마다 나무마다 내려 쌓인 눈은
사람이 걸어가니 그림 하나가 완성되듯 온기가 채워져 너무 아름답고.
손이 시려도 그냥 지나갈 수 없으니
사진을 찍고.. 찍게 만듭니다.
걸을만 하면 산죽, 이제는 없겠지 싶으면
키를 넘기는 산죽,
제발 그만좀 나와라 그럴라치면 또 산죽...
제대로 된 신선봉(790m) 이정표 하나쯤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신선봉 이정표는 이거 1개 뿐인 듯.
신선봉 좌측으로는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 마을이,
우측으로는 진안군 무릉리 마을이 있습니다.
키 작은 산죽이야 별대수야 싶지만
산죽에 내린 눈으로 허리를 숙인 산죽은
등로길 분간도 되질 않고
서로 엉겨 붙어 눈을 털어보고 그 사이를 비집어 보려해도
아~ 승질이 올라온다~ 올라온다~
그깟 풀인데... 사람을 이겨먹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눈이 온 몸으로, 배낭 곳곳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기어가볼까나
옆으로 돌아가볼까나
결국은 산죽밭을 뚫고 가긴 가는데...
정맥 산죽밭 우습게 봤다가
눈쌓인 엉겨붙은 산죽밭에 호되게 당하며 진행합니다.
'산에서 한번 죽어봐라' 그래서 산죽이라 이름 붙었을까!
성치산으로 연결되는 성치지맥분기점.
이런 곳은 지맥길과 정맥길이 나뉘기 때문에
시그널이 이곳저곳 붙어 있어 지도 꼭 살펴보며
다음 길 이어가야 합니다.
용담호에 담겼다가 빠져 나오는 금강과
봉황천(후에 금강에 합류)의 울타리인 성치지맥이 시작되는 분기점.
이곳 성치지맥분기점에서부터 이어지는
선봉-성치산-성덕봉-갈미봉-덕기봉 능선은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가르는 지역 분기점이 되기도 합니다.
눈과 산죽으로 인해 속도가 붙지 않아
어느덧 오후5시가 넘어서며...
조금씩 어두워지는게 느껴집니다.
렌턴 머리에 장착하고 진행해 갑니다.
휴대폰을 보니 전화가 여러통 걸려와 있었고
일 마치고 엘리 언니가 백령고개로 지원와 주신다고 하네요.
전화기를 넣어 놓고 살펴볼 틈도 없이
눈과 산죽과의 사투로 정신없었던지라... 전화를 못 받았었네요.
전화는 통신 장애 구간인지 통화하다가는 그대로 끊겨버리고.
다시 전화기를 눌러보지만 연결이 안됩니다.
시간은 저녁 7시가 다 되어 갑니다.
이제 백암산에 왔다며 엘리언니에게 다시 전화를 하고.
많이 늦어지고 있어
백령고개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감도 잡히지 않는 걸음입니다.
저녁 7시 15분, 돌탑과 멋진 나무 한그루가 짝이 되어
외롭지 않아 보이는 곳을 지나고...
한참을 더 진행해 저녁 8시 10분쯤, 돌무더기들이 쌓여 있는게 보입니다.
'이곳도 성터구나.'
어두워서 멀리까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규모가 꽤나 커 보입니다.
아~ 이곳이 바로 금산 백령성(錦山 栢嶺城, 충청남도 기념물 제83호)
백제 말에 축조되어 사용되다가 백제의 멸망과 함께 폐기된 것으로
방어 및 공격의 전초 기지로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추정.
이곳에서는 백제 토기편과 글씨가 새겨진 명문기와 다수
목제 그릇 등의 유물이 출토 되었다고 하네요.
백제의 유물이 나왔다는 저수용 목곽고에 대한 설명 안내판도 보이고.
내려가다보니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곳에
금산 백령성 돌비석이 있고.
백령고갯마루가 내려다 보입니다.
육백고지전승탑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못다핀 목숨을 접어야 했을런지...
금산읍의 XXX, 남일면의 XXX, 남이면의 XXX, 추부면의 XXX...
커다란 검은 돌비석에 빼곡히 들어찬 이름들.
지금 우리가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힘들다~ 춥다~ 배고프다~ 앓는 소리 하는 건
전쟁을 겪은 분들 생각해보면 등 따숩고 배부른 소리겠지요.
근데... ㅠㅠ
진짜 춥고 배고프네요.
엘리언니와 언니 딸이 도로 백령고개 오름길이 미끄러우면 어쩌려고
이 밤, 이렇게 지원을 와 주셨습니다.
오는 길 빙판이라도 졌을까봐 걱정스러웠는데...
우리는 따뜻하게 뎁혀 놓은 차 뒷좌석으로 밀어 넣어 쉬게 해 주고
언니와 딸은 밖에서 가져온 국이며 더 따뜻하게 먹이려고
추위에도 밖에서 끓여서 타키님과 제가 먹기 좋게 쟁반에 세팅해서
차 안으로 넣어 주십니다.
진하게 우려낸 고깃국 한가득. 밥도 어찌나 챙겨왔던지...
부족할까 싶어 빵이며 물 음료수까지
이 정맥길을 걸어봤었던 언니었기에
더 걱정을 많이 하며 맞춤 지원을 해준게 아니었을까요.
언니도 지인 몇 분과 함께 하고 있는 9정맥
8개는 끝낸 상태고, 낙동정맥 일부 구간만 남았는데...
마무리 잘 하라고 응원드립니다.
우리가 걸어왔던 모든 정맥길을 걸었을 언니가
더 크고 대단해 보입니다.
백령고개에서 지원 든든하게 받고,
화장실 안에서 젖은 옷이며 장갑 등 잠시 정비하고
다음 산길 이어갑니다.
맘 같아서는 날도 춥고 푹~ 쉬어갔으면 좋겠지만...
가야지요. 가야 끝나지요.
나의 산길에 늘 선배로 벗으로 동료로
사랑하는 나의 엘리사벳 언니.
언니가 곁에 늘 버티고 있어줘서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지...
♡ ♥ ♥ ♥ ♡
바람골산을 지나 걸어가는데...
왜 이름이 바람골산인지 대번에 알겠더라구요.
아~ 찬바람에 얼굴이며 손가락 끝은 미칠듯이 조여오고.
바람골산.. 그래서 네 이름이 바람골산이었구나.
이런 곳에서 멈췄다가는 그대로 동태 신세가 되겠구나.
금남정맥길에서 성치지맥 다음으로 만나게 되는 식장지맥분기점.
반가운 이름의 식장산.
대전의 대표 장거리 산행인 보만식계 산행의 (보문산)에서 시작하는
'만인산-식장산-계족산' 구간이 식장지맥과 겹치는 듯 보이네요.
보만식계 걸을 때는 정맥길인지 뭔지도 몰랐었는데...
식장지맥도 시간되면 꼭 걸어봐야겠다 싶어집니다.
식장지맥은 유등천과 갑천, 서화천과 대청호의 울타리
이 물들은 모두 금강의 수계.
참 신기하죠. 그저 시그널일 뿐인데...
산꾼들은 산에서 시그널 만나면
그 사람 만난듯 반가우니 말입니다.
준희 선배님의 목패와 비실이부부님의 시그널에서 빛이 나기라도 하듯
잠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인대산을 지나갑니다.
시그널 참 많이도 걸려있네요.
능선 왼쪽으로는 충남 금산군 진산면 오항리
능선 오른쪽으로는 진산면 석막리
국도635번. 도로따라 내려서면 오항리 고개(오항고개)입니다.
다음 이어질 등로 앞의 산벚꽃마을 돌비석과 시그널도 보입니다.
산길은 물의 울타리가 되면서 사람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기도 합니다.
물과 사람에게 산이란...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존재. 고마운 존재.
1592년 음력 4월13일(양력 5/23) 일제 침략.
임진왜란(~1598년12월16일. 7년)
서울 한성을 향해 거침없이 진격해가니 서울 함락 5월2일
임진년에 일본이 크게 패한 곳이
세 곳(한산대첩,진주대첩,이치대첩)인데
그 중 이치를 첫째로 삼습니다.
-일본 승려 화안_
권율 또한 죽기 직전 사위였던 오성 이항복에게
이치전투가 행주대첩보다 더 중요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니
이곳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 했을지...
수도를 함락했으니, 1차 목적은 달성했고
일본으로서는 우리나라 전국을 손아귀에 넣어야 했겠지요.
그중에 호남평야가 자리한 전라도의 곡창지대
아랫지방인 호남을 점령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취해야했던 전주성
전주성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었던
곰티재의 웅치전투와 배티재의 이치전투
절대적으로 뚫어야 했던 쪽과
막지 않으면 죽음뿐 무조건 지켜내야 했던 쪽
곰티재(호남정맥 분기점 주화산에서 만덕산으로 가는 중간에 있던 고개)-진안에서 전주로의 길
배티재(금남정맥 대둔산 직전에 있던 고개)-금산에서 전주로의 길
웅치+이치전투에서 전주성을 지켜냈기에
호남의 땅을 지켜낼 수 있었고 호남이 있었기에
이순신 장군이 바다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바다에는 이순신, 육지에는 황진
이치전투(대첩) 선봉장이었던 황진 장군 이름을
이곳 배티재에서는 꼭 가슴에 새기며 지나가기 바랍니다.
늘 선봉에 나서 싸웠던 리더로써의 면모를 갖췄던
황진 장군님 이곳을 지켜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12월19일(화) 새벽 3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배티재에 도착입니다.
혹시라도 불켜진 곳이 있을까?
문 열린 곳이 있을까?
둘러봐도 문은 꽁꽁... 불은 깜깜... 아~ 정말 쉴 곳은 없나?
그렇게 문 열린 곳을 찾다가 발견한 화장실
그대로 들어가 철푸덕 앉아 쉽니다.
찬바람은 막아주니 그걸로도 감사할 뿐.
잠시 또 추위에 꽁꽁 언 몸좀 녹이며.
잠깐 앉았다 일어난다는게
휴식 시간은 왜그리 눈깜짝 할 사이 도망을 가는지...
30분 정도만 쉬었다 가려는게 1시간 30분이 되었습니다.
새벽 5시.. 또 산길로 걸어 올라갑니다.
낙조대 올라가는 계단...
계단의 압박이 엄청나다는데
어느정도이길래.
여기서 대둔산을 올라본 적이 따로 없었어서
감이 잡히진 않고.
아~ 눈 쌓인 계단 오르막.
돌 암릉 구간도 이어지고 또 계단에...
계단만 오르다가 끝나는건 아닌지...
갑천과 유등천의 울타리인 안평지맥분기점을 지나고.
정맥길을 이렇게 걷다 보니
우리 지역에 있는 지맥 몇 개 정도는 슬슬~ 욕심이 납니다.
그래서 다들 대간을 걷고, 정맥을 걷고, 지맥을 걷게 되는가 봅니다.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니...^^
지난날 방장님 갑천 강행할 때 같이 올랐던 대둔산의 낙조대
18년 12월이었네요.
이곳 대둔산도 눈길 마중, 우리를 이밤 하얗게 지새우며 기다리고 있었네요.
날은 이제 렌턴 없이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밝아지고.
바닥은 눈에 얼음 빙판에...
얼음이 1+1, 2+1쯤~ 두껍기도 어찌나 두껍던지, 덕지덕지...
무슨 계곡물이라도 얼어 붙은 것 마냥
그 단단히 움켜쥔 기세가 대단~합니다.
고개 들어 바라보니 능선길 아래로 낙조산장 모습이 보이고.
바위구간 철제 난간이 있기는 했지만 얼음이 켜켜이 몸을 불리고 있어
바둥거리며 가다가는 배낭속 아이젠을 꺼내게 만듭니다.
아이젠을 신어도 빙벽같은 얼음에는
한발한발이 조심스러울 뿐이고.
걷는데 발에 어찌나 힘이 들어가는지
아이젠 얼마 신지도 않았는데 벌써 발이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언제쯤 아이젠을 벗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걷는 걸음.
대둔산도립공원 개척탑은
대둔산 등산로 개척을 기념하기 위해
1970년 11월 완주군민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재를 직접 운반하여 건립한 것으로
1989년 10월 1차 정비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둔산(大芚山) 마천대(摩天臺)는
하늘에 닿는다라는 뜻으로 원효대사가 이름 붙였다 하구요.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꽤나 아름다운 바위 암릉 산으로
주위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늘 인기 최고네요.
곧 해가 떠오르려나 봐요.
아침 7시 40분이 넘었습니다.
대둔산에도 가지마다 얼음꽃으로 옷을 해 입었고
반짝 미소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눈 하나로 세상의 모습이 이렇게나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요?
자세히 보려하면 할수록 빨려 들어갈 거 같은 첩첩산중
블랙홀이 따로 없습니다.
안개가 깔린 곳은 아마도
무주에서 영동으로 흐르는 금강 물줄기가 지나는 곳일테지요.
장수 뜬봉샘에서 시작된 금강 물줄기
대둔산 등로 곳곳은 기본이 이렇고.
발 디딜 틈 하나 보이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대둔산에서 아직 사람 하나 만나질 못했어요.
하긴 이 눈에, 이 추위에 새벽부터 암릉 산을 오른다는 건
뭐~ 미친 사람들 아니고서는...
^^
누군가 우리들보고 미쳤다고 해도~
기분 나쁠 것 같지 않긴 하지만요.
아무리 급해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바위 암릉 모습은 사진에 담아줘야죠.
공깃돌 같은 저 바위 위에 삐죽 올라온 사랑스러운 생명 하나
맙소사, 어찌할꼬.
마천대에서 내려서며 등로 길이 좋아 신나게 걸어가다가는
서각봉으로 빠지는 길을 놓치고 하염없이
수락 방향으로 내려서며 ㅎㅎㅎ 제대로 알바도 하고.
다시 되돌아와 서각봉 방향 갈림길에 보니
아~ 길이 그제사 보입니다.
바위 암릉 구간 꽁꽁 얼어붙어 미끄러지며 간신히 낑낑거리며 넘어서고 있는데
어디선가 사람 소리가 들립니다.
'누구여??' 하며 우리 말고도 미친 사람 하나 추가되나 싶었더니만...
어제 들머리 태워다 주셨던 바른터님이
우리가 잘 가고 있나 올라와 보셨습니다.
바른터님은 대둔산, 계룡산 구석구석 거의 안가본 곳이 없는 분이라
계룡산지기, 대둔산지기~
함께 걷는다면 큰 힘이 되는 분^^
"어? 바른터님 어서오세요~"
일단 오셨다는 그 자체만으로 그저 반가운 만남.
든든한 사람 하나 늘었다고
산행 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그득~ 생기고.
서각봉을 지나~
깔딱재에서 진행해 가다가 우리는 무수재 방향, 월성봉 향해 가야 합니다.
배고파서 잠시 빵 먹으며 무수재에서 쉬어 갑니다.
바람이 없는 곳을 찾다 찾다~ 만난 곳.
간밤에 엘리언니가 챙겨줬던 빵 가져오길 잘했다 싶어지는 맛있는 순간^^
사실 짐이 는다고 생각했을 때는
가져가야 하나 아주 잠시 망설여지기도 했었거든요.
이제 든든하게 먹었으니, 또 열심히 걸어가 봐야겠죵.
오늘 새벽부터 걸어왔던 좌측 낙조대쪽으로부터 이어지는 마천대 능선.
진행할 방향으로 월성봉에서 바랑산으로 가는 방향의 소서바위~
앞에 보이는 탑이 있는 산이 계룡산
붓으로 스윽~ 그어 놓은 것 마냥...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이어지는 산의 능선들
사진 조작한거 1도 없이 그냥 찍은건데... 이렇게 보입니다.
대둔산 조망도 이렇게 좋은 줄 새삼 느껴보며
날 좋을 때 꼼꼼하게 대둔산 다시 탐해보리라~
대둔산이 봄에 꽃 올라올 때 복수초며 얼레지, 노루귀 등
꽃 산행 탐하기에도 최고인 산이거든요.
흔들바위라 하니 올라가서 흔들어봐야겠죠.
전에도 여기 올라서 트위스트 춤좀 췄더랬지요^^
걸어오며 만난 돌무더기, 보면서 여기도 성이 있구나 싶었더니..
설명에 보니 '달이산성'이었나 봅니다.
토성에 달이 비치면 그 고요함이야말로 숨을 죽이는 듯했고
성벽에 비친 달빛의 수려함이 으뜸이라 하여
월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설명 되어 있네요.
이름이 참 예쁜 월성봉.
경주에도 월성이 있었는데...
우측 사진 소서바위에서 바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논산의 흔들다리가 있는 탑정호도 보입니다.
앞에 보이는 곳은 논산시 양촌면 오산리 마을.
법계사 절도 산 아래 보이고~
이야~ 이렇게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이라니...월성봉 조망 굿입니다.
바른터님은 여기서 차량 회수 후 물한이재로 넘어가기로 하고.
타키님과 물한이재까지 부지런히 가야합니다.
물한이재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또다른 분이 계시거든요.
물한이재까지 바랑산 하나 봉우리만 넘으면
바로 만나게 되는 줄 알았더니만.
봉우리를 넘고 또 넘고, 계속 이어지는 길.
장거리 하다보면 쉴만한 고개 하나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 왔구나 싶으면 봉우리 하나가
눈 앞에 떠억~ 하고 나타나고
그게 끝일 줄 알고 넘었더니 끝난게 또 아니고.
누군가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맘은 급해집니다.
바른터님이 물한이재에서 역으로 봉우리 하나 넘어 와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가 함께 물한이재로 향해 갑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그 물한이재에 도착합니다.
이곳 물한이재터널 검색해서 찾아봤을 때는
아무리 찾아봐도 차 세울 곳도 없고
어디 쉬어갈 곳도 마땅치 않았었는데...
어디에서 기다리고 계시는건지.
저 건너에서 손 흔들고 계시는 반가운 분.
계룡에 사는 맥가이님이 정맥한다고 하니
이렇게 지원 나와 주셨습니다.
손에 깁스도 했는데
직접 미역국도 끓이고 밥도 해서 보온통에 담아 오셨어요.
일부러 바닥 찰까봐 낙엽도 모아서 푹신하게 만들고
깔판 깔아서 다음 이어질 등로 입구쪽에 짐 옮겨와 세팅.
타키님과 제 발은 눈에 이미 젖어 축축~
따뜻한 국물이 몸 속으로 들어가니 살겠습니다.
아~ 좋다. 맥가이님 최고!!
차 세워진 물한이재터널 아래 도로로 잠시 내려와
젖은 양말, 신발 갈아 신습니다.
아~ 손이 꽁꽁 얼어서 제대로 힘이 안들어가요.
식사 지원으로 힘내서 또 물한산 향해 출발 합니다.
한밤 넘어갈 먹거리도 챙겨 넣고.
맥가이님, 바른터님 고마워요. 안녕~
오후 3시 20분... 물한산을 지나고.
성터인지 돌 쌓인 구간을 지나.
덕목재 구간.
앞쪽으로는 호남고속도로가 있고
옆쪽으로 내려서서 발길 흔적 찾아 나무 쌓인 곳이며 걸어가다 보니 앞에 물길이 보입니다.
그리고 지하도. 우리가 지나가야할 바로 그곳.
덕목재 터널.
물한이재에서 맥가이님이 2겹씩 겹쳐서 만들어준 검정비닐봉지가 꺼내지고.
터널 앞까지 가서 두 발에 조심스레 씌웁니다.
터널 안을 들여다보니 물이 꽤 있어 보이고
생각보다 터널 길이도 길게 보입니다.
혹시나 걷다가 풀어지면 안되니 다시 한번 점검하는데
타키님이 먼저 터널 안으로 들어가네요.
터널 안이 어두워서 렌턴을 꺼내야할 거 같다고 소리칩니다.
제가 손 렌턴까지 꺼낸 후 들어가는데
터널 안에서 들려오는 타키님의 비명소리.
봉지 안으로 물이 들어온다고.
물이 없는 돌 위에서 비닐봉지를 얼른 벗겨서
신발이 많이 젖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큰일입니다. 날도 이렇게 추운데 발이 버티려나 괜찮으려나.
동상 걸리는건 아닌가?!
신발을 완전히 젖힐 수 없는 노릇이니
신발 벗고 그냥 물 속으로 건너겠다는 타키님
양말만 신고 물 속으로 걸어가는데
어쩔꺼나. 물은 발목을 넘어서고
간신히 물 있는 터널을 빠져나왔어요.
길기도 뭐이리 긴지...
다른 분들 후기 보니 그냥 등산화 신고 다들 건너길래
그래도 되는줄 알았는데
갑자기 물 수량이 늘었는지 돌만 밟고 갈 수 있는 수준의 터널이 아니더라구요.
맥가이님이 그렇잖아도 미리 답사까지 하고는
비닐봉지까지 챙겨주신거였습니다.
타키님 발이 물 속에 있을때는 그나마 나았다는데
물 밖으로 나오니 찬 기운의 통증이 말이 아닌듯
젖은 발 닦아 내고 양말 갈아 신고
핫팩으로나마... 응급 처치 중.
이런 상황에서 타키님은 깃대봉으로 진행해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다가는 큰일날듯 하여.
맥가이님께 도움 요청 전화합니다.
저녁 5시가 넘은 시간.
맥가이님이 바로 달려와주셨고
계룡 엄사리에 와서 식당에서 식사 후
모텔에 들어가서 젖은 신발이며 말리고
잠시 눈좀 부치며 다시 산행 정비 한 후,
밤12시에 맥가이님께서 덕목재에 다시 태워다 주신다고 하여
쉬었다 일어났는데...
12시 되기 전 맥가이님께 전화가 걸려옵니다.
밖에 나오니 눈이 내렸다고.
'아~ 눈이 더 쌓였겠구나.'
우리가 들어와 있던 그 잠깐 몇 시간 사이 눈이 또 왔는가 봅니다.
차가 이 한밤에 운행하기 괜찮으려나?
사람이야 걸으면 되지만 차는 도로가 빙판이 되어 있으면 위험하니...
걱정스럽습니다.
우리가 갈 곳이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도 아니고.
도로는 아직 결빙은 되지 않았고
맥가이님이 우리가 지나갈 황룡재까지 돌아주며
길이 괜찮은지 차로 확인해주면서
덕목재로 다시 태워다 주셨습니다.
덕목재 터널 빠져나오는 곳에서부터 산행 다시 이어갑니다.
12월20일(수) 새벽 12시 30분이 넘어서고.
눈이 내렸다 멈췄다~깃대봉 오름 들머리로 이동하며
맥가이님이 챙겨주셨던 따뜻한 커피 한 캔의 행복에 젖습니다.
이쪽 길도 맥가이님이 친절하게 등로 체크
사전 안내까지 해주셨었네요.
도로 따라 이동 후 깃대봉으로 오르는 산길 진입
덕목재 터널에서 바로 이어지는 산길은 따로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돌아서 오는게 편한 길이라고.
아~ 반가워라. 논산시의 깃대봉에 올랐습니다.
논산 처자 깽이가 사는 논산시.
깃대봉에서 국사봉 방향으로 알바하면 안되니
쪼매 주의는 해주시면 됩니다.
몇 시간 눈이 새색시처럼 곱게도 내려서
등로 걷기는 불편함이 없더라구요.
함박봉에는 문 떨어진 산불감시초소가 있어 혹시 위급시 잠시 쉬어갈 수 있고.
내부 바닥에는 뭐가 잔뜩 깔려 있었던 곳.
관리가 안되서 먼지가 쪼매 많긴했습니다.
비가 오거나 찬바람을 피할 때는 그래도 상당히 요긴할 듯.
내려서는 길 쪽으로 함박봉 목패가 달려 있어
반갑게 인사 나누며...
깃대봉에서 함박봉 구간은 오르고 내리고
높지 않은 봉우리들이라
부담없이 즐기며 걸을만 합니다.
황령재 내려서기 직전 삼천리교육원 쪽으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
살짝 알바했거든요.
밤에는 뻔한 길도 그렇게 되네요.
황산벌전적지인 황룡재
백제의 충신이었던 흥수와 성충의 충언대로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탄현에서 신라군을 꽁꽁 묶어 막았더라면
이곳 황산벌에서의 전투는 없었겠지요.
충신의 말을 듣지 않는 군주나 부하의 말을 듣지 않는 장수의 끝을
우리는 역사에서 너무 많이 되풀이하며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계백 장군이 그의 가족을 모두 죽이고 전장에 나와
수적 열세에 밀려 폐할 수 밖에 없었던 황산벌에서의 싸움
참 안타까운 목숨들
계백 장군이 죽을 자리인지 알면서도
이곳에 올 수 밖에 없었던 그 마음은 어땠을까?!
도로로 나와 우측 교육원 방향으로 도로 따라 이동하다보면
왼쪽에 천호산 정상 방향으로 향하는 등로 안내판을 만나게 되고.
눈발은 또 한 차례 이어집니다.
겉옷을 배낭 위에 씌우면 보온 효과도 되고
눈도 들어가지 않아서 타키님은 옷을 겉에 이렇게 두른다고 하네요.
저도 이렇게 해보니 옷을 넣었다 뺐다 하는 번거로움 없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천호산을 지나며...
아래로는 연산쪽으로 개태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고려 왕건이 936년(태조 19)에 후백제를 제압하고
새로운 통일왕조 고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자
세운 사찰인 개태사(開泰寺)
계룡시 두마면 농소리길 임도로 내려서니
개들이 짖기 시작하고...
시간은 새벽 4시 30분이 넘어섭니다.
눈 쌓인 길 바닥 눈 안쪽으로 빙판이 져 있어서 순간 넘어지기도 하고.
미끌미끌~ 조심하며
눈발이 또 시작되려나 봅니다.
계속되는 개 짖는 소리에 얼른 이 구간을 지나가고 싶어
산쪽으로 붙으니 등로는 일단 보이질 않고
묘지 있는 곳으로 올라서서 등로 찾아 올라갑니다.
아래 집들이 없었다면 바로 등로 이어가면 됐을텐데...
도대체 눈은 언제까지 내리려 하는지...
맥가이님이 양정고개 계룡지구대 앞에 지원오겠다며
우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고.
천마산 지나면 양정고개까지 금방이었던 거 같은데
봉우리에 또 봉우리가 이어지네요.
정자를 지나고 운동기구 놓인 곳을 지나 걷다보니
맥가이님이 봉우리에 올라와 같이 양정고개까지 내려갑니다.
눈이 계속 내리고 있어요. 도로길을 걸어 건널목을 건너...
24시이마트 편의점 옆에 맥가이님 차량을 세워두셨습니다.
다음 길로 이어가는 중간쯤.
이 새벽에 어묵탕을 따뜻하게 끓여서 또 보온통 가득 담아 오셨어요.
저희 정맥길 걷는 것 만큼이나
온 신경을 저희한테 맞춰주고 계십니다.
죄송해라. 우리 좋자고 하는 일에 너무 번거롭게 해드리고 있네요.
저 큰 국그릇에 한가득~ 호호 불어가며...
역시 겨울엔 따뜻한 국물이 최고.
아니 맥가이님 그냥 요리사로 직업 바꾸시지.
어쩜 이렇게 맛있게 끓였는지. 정말 맛있어요.
날씨가 추우니 핸드폰 밧데리 충전이 잘 되질 않고 있어요.
이러다 휴대폰 안되면 어쩌나 밥 먹으면서도 그 걱정 뿐입니다.
충전하며 옷 속 배에다 넣기도 해보는데
충전 속도가 무척 더딥니다.
여기서 지원받고 계룡산 구간을 넘어가야 하는데...
눈발이 더 거세지고 있어요.
바른터님이 엄사리로 합류하고
계룡구간을 같이 넘어주시려고 오셨습니다.
계룡 천단 아래쪽 구간은 아무래도 도움을 받아야 할 거 같아서
미리 약속했던 구간.
며칠 전부터 눈이 내리고 또 내리고
지금도 이리 내리니 그 길이 어떨지...
모두 바위 암릉 구간 비탈도 장난 아닌데.
사실 다른 곳보다도 계룡산 이 구간이 가장 걱정됐던 구간이었습니다.
들머리 앞에 서니 다행히 눈은 그쳤습니다.
산 아래 카페 수작을 돌아서면 금남정맥 표지판이 나오고
산으로 오르는 계단 등로가 나옵니다.
바른터님은 오늘 낮 같이 걸어서 계룡산 구간을 함께 넘어 주실 예정이고
맥가이님은 민재까지 같이 동행해 주시겠다며
넷이 함께 산으로 오릅니다.
팔에 깁스도 해서 불편하신 맥가이님 땀도 없고 빠름빠름~
앞서 걸음하며 사진도 담아주고 계세요.
바른터님은 우리 보폭에 맞춰서 앞서지 않고
함께 걸어주십니다.
드디어 금남정맥 갈림길.
이후 길은, 비등이며 통제 구역이지요.
여기가 향적산으로 통하는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앞의 계룡산 능선~
아~ 이 길을 보니 마창진 할 때
제 앞으로 펼쳐졌던 벚꽃 능선길이 떠오릅니다.
벚꽃
눈꽃
내년 마창진에 꼭 가봐야겠습니다.
창원 식구들 반가운 얼굴들도 꼭 뵙고 싶구요.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손에 꼽을만큼 아름다웠던 그 산길.
그때는 마창진 완주를 목표로 갔다면
내년에는 아름다운 그 길을 오롯이 만나러 가볼 겁니다.
1년에 딱 한 번 제대로 열리는 벚꽃길.
계룡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팔각형의 건물과 골프장 조망
자~ 이제 계룡산 그 깊은 살 속으로 조용히 파고듭니다.
가느다랗게 자라 올라온 나무에 달라 붙어 있는 눈내린 신비한 모습에
잠시 발길 붙잡히고.
논산시 상월면의 넓게 펼쳐진 논산평야의 모습
연무대 우리집은 어디쯤 있을까?
금강과 부여 부소산쪽 조망도 날씨가 좋으면 보이려나?!
맥가이님은 조금 더 걸어주시다가 귀가 하셨어요.
다친 손 치료 받으셔야 해서.
맥가이님 지원해주시고 같이 걸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다친 손 언능 완쾌 하시구요. 좋은 날 또 산에서 뵈어요.
이 고마운 마음 잊지 않을께요.
계룡 하면 든든한 맥가이님!!
걸어온 길 뒤돌아 보며...
향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올해 겨울 산은 왜 유독 더 사랑스러울까?
솔잎마다 하얀 꽃이 핀 것처럼 몽글몽글 행복합니다.
바람이 없는 등로 안부쪽에 잠시 쉬어 갑니다.
근데 쉬는게 쉬는 게 아니예요.
장갑 한 번 벗으면 손이 꽁꽁
옷꺼내 중무장 해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른터님이 따뜻한 커피 조제해 주고 계십니다.
저는 휴대폰 충전 문제로 정신없고.
주머니에 넣어도 해결 안되고 있어요.
이너장갑에 겉장갑 2겹으로도 해결 안되는 이 강추위.
터치 장갑이라고 괜찮겠지 싶었는데
날이 하도 추우니 장갑 겉면이 얼어버려
5~6번 터치 하면 1번 터치가 될까 말까~
겉장갑 빼고 이너장갑으로 다시 터치해야하고.
그도 안되면 그냥 장갑 모두 빼고 터치해야하고.
밧데리 문제도, 선 문제도, 휴대폰 문제도 아니었어요.
차디찬 날씨 탓...
3년 이상 쓴 오래된 휴대폰도 문제였을까요?
저온이란 글자가 뜨며 충전은 될 줄을 모르고
입었던 옷 벗어 휴대폰에 보조밧데리 연결해서
옷으로 꽁꽁 싸매 배낭 속 깊숙히 넣습니다.
휴대폰은 살려야 하니...
멈춰서면 너무 추워서 먹기 무섭게 발길을 재촉합니다.
움직여야 그나마 살 수 있어요.
여기서부터 한동안 제 휴대폰으로는 사진 못 찍고
바른터님께 사진 찍어달라 부탁드립니다.
꾸준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그저 묵묵히 한발 한발 옮기며
계룡산 천단 방향으로~
아무도 밟지 않은 이 눈 숲길은
누구 보라고 이렇게 대책없이 아름다운건지...
신비롭게 흰 빛으로 물든 이 숲속 어딘가에서
온 몸이 하얀 동물 하나 마주칠 듯도 싶습니다.
이 세상의 모습이 아닌 듯 이곳은 많이 낯설은 모습
신비로움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계룡산이 원래 보통 기운의 산이 아니라고들 하잖아요.
하나의 큰 돌덩어리 산이라고도 하고.
그렇게 큰 돌덩어리라면 분명 아주아주 특별한 기운이 있겠지요.
혼자 중얼거리며 걸어 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산행 무탈하게 지켜주세요.
천단 구간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이곳을 통과하면 인간계에서 천상계로의 입성이라고나 할까요?
이곳을 넘어서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마냥 좋아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
그냥 걱정은 됐지만,
계룡산 한 두 번 와 본 것도 아니고
계룡산 암릉 구간도 잘 다녔으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계룡산지기 정도령님인 바른터님이 함께 계셔서
별 걱정 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얼음 고드름과 밧줄이 구분이 안되긴 하지만
밧줄이 맞구요.
꽁꽁 얼어서 건들면 톡~ 하고 부러질 것 같습니다.
저 밧줄을 믿고 바위를 기어 오른다는 건 죽자고 달려드는 거고.
날이 밝으니 천단 입성 시도는 패스,
우회길로 가기로 했었습니다.
꽤 큰 각도로 비스듬히 눈 쌓인 비탈길.
사람이 다녔을 법한 길 찾는 일은 바늘 구멍 찾는 일만큼이나 어렵습니다.
바른터님이 앞서 걸어가며 쫓아오라고 하지만
순간 눈길에 삐끗하면 미끄러지니...
가슴이 철렁 철렁 거립니다.
스틱으로 콕콕 찍어가며 땅이 제대로 붙어 있는 지 확인해가며
발을 옮겨 갑니다.
해안길 걸으며 갯벌 구간 막대기로 콕콕콕콕~ 찍어가며 걷던 일
근데 이곳은 한발만 잘못 디디면
그대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질 판~
나무라도 잡을 곳이 있는 곳은 그나마 다행
잡을 거 하나 없는 곳은 한발 한발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기어서 오르기도 하고
엉덩이 깔고 내려서기도 하고
눈 속에 얼음빙판이라도 있으면 순간 미끄러지며 움찔~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그 살얼음판
지금 이곳이 딱 그래요.
누구 하나 발 헛디딜까봐
계속 조심하라고 소리지르고, 가지말라고 소리지르고.
그러며 걷고 있습니다.
눈 오면 천단 아래 이곳 정맥길은
절대 시도 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진짜 무서운 곳이예요. 공포 그 자체.
저승 문턱 앞까지 갔다 온 느낌.
스틱 아래 눈 뭉치가 매달린게 아니고
그대로 얼음이 되어 붙어 있어요.
몇 번 깨며 왔는데 또 이렇게 볼록하게 얼음이 달라 붙어서 묵직해진 스틱.
저는 스틱을 잘 안써봐서 스틱에 이렇게 얼음지는 현상 처음 경험해 봅니다.
스틱 손잡이 스트랩 끈도 얼어서 산행하며 자주 딱딱하게 굳고 있어요.
눈 때문에 빨리 진행을 못하니
몸에 체온 유지가 안되서
자주 손가락 감각이 얼음이 되고
장갑 속에서 꼼지락꼼지락 거려보고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손도 끼어 넣어 보고...
아~ 겨울 산행은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여름이야 더워도 그냥 땀 흘리며 버티면 되는데
겨울은 어찌해야 하는건지. 답이 없습니다.
아래로 우회하며 바라본 계룡산 천황봉의 천단이 있는 정상 모습.
왼쪽 뒤로 천단쪽 하늘이 열리고.
바위 너덜길을 지나.
천단과 쌀개릉 사이에 있는 통천문.
통천문을 몇 번 와 봤지만, 통천문 가운데 바위 틈에 뭐가 있는지는
처음 봅니다. 부처님상이 있어 인사 드리고.
통천문 안에서 따뜻한 물과 간식 잠시 먹으며 쉬어 갑니다.
아~ 이제 극도로 위험한 험한 구간은 무사히 빠져 나온거 같습니다.
타키님은 연신 계룡산이 싫다고!!~~
ㅎㅎㅎ 계룡산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산인데...
타키님도 같이 다녀보니 왠만한 바위 암릉 절벽은 무서워하지 않았는데
이번 계룡 천단 우회 구간은 눈 때문에 정말 식겁한 듯 싶습니다.
사실 바른터님도 계룡산을 100번도 훨씬 더 왔었지만
천단 입성도 많이 해보셨고, 이 아래로도 많이 다녀보셨었구요.
물론 눈이 왔을 때도 다녀봤고...
근데 이번이 가장 힘든 산행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리딩해주며 걸어가며 얼마나 가슴 조이셨을지...
통천문을 나와 왼쪽으로 오르면 만나게 되는 쌀개봉
천단이 잘 조망되네요^^
사실 저도 천단은 몇 번 가 봐서 이번 정맥길에 못간거 괜찮은데
타키님이 천단 구경을 못해봐서
내년 날 좋을 때 계룡산 초대해서
계룡산의 멋진 모습 두루두루 모두 만나게 해줘야 할 듯 싶어요.
타키님 꼭 좋은 날 함께 계룡산 탐해봅시다.
계룡산 싫어하지마!! ^^ 얼마나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멋진 산인데...
어느 짐승의 송곳니를 연상케 하는 얼음 덩어리 고드름.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우리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눈 속에 뭐가 있을 지 모르니 어휴~
바지 곳곳은 눈으로 처발처발~ 온 몸으로 오늘의 이 계룡산을 걸어 냅니다.
자~ 이제는 비등 구간을 끝내고 정등구간으로의
조용한 입성
혹시 모를 걸림 주의보.
쉿!!!
등로를 빠져 나오니, 어라? 이게 뭐야. 이곳에 대피소가 있었네요.
고민하고 말고 할 거 없이 들어가서 셋이 자리 차지하고 앉습니다.
우리의 이번 산행을 어찌해야할까 슬슬 고민스럽기도 하고
오늘 날씨는 날씨도 아니라는 듯
내일부터는 기온이 -15도 이하로 더 뚝~ 하고 떨어진다고 하고
설악산 산행을 하던 어떤 분들은 유명을 달리하셨다고도 하며.
지금 이 날씨에도 손이 꽁꽁 발이 꽁꽁 얼굴도 꽁꽁인데
오늘 날이 어두워지면...
우리 몸이 버텨낼 수 있을까?!
잠시 빵이라도 꺼내 먹을라치면 그대로 온 몸이 얼어버리는 듯
그렇게 얼었다가 얼음꽃 떨어져 내리듯
우리 몸도 산산이 깨져 버릴 거 같습니다.
지인들은 전화로 문자로 계속 산행 진행을 말리고 있고.
타키님은 벌써 양말 갈아 신는 것만 몇 번째인지...
그런 모습 볼 때마다 정말 발 상태 이대로 괜찮으려나 걱정도 됩니다.
대피소에서 의견을 나눈 후
이번 산행은 금잔디고개까지만 진행하고
동학사로 내려가기로 결정합니다.
이제 갈 걸음이 짧게 정해졌으니, 마음의 부담도 없어졌고
관광 산행 하듯 즐기는 산행으로 급 전환~
관음봉에 오르니
"천단 네 녀석 거기서 우리 계속 지켜보고 있구나~ 안녕~다음에 만나러 갈께"
음메~ 추운 것.
평일이라고 해도 계룡산에 사람이 너무 없어요.
정등로에 들어와서 이렇게 걷고 있는데
지금까지 두 사람 만났나??
우리는 J3닷~
^^
관음봉 조망터에서 바라본 문필봉 연천봉 방향~
연천봉 아래 등운암도 보이고.
등운암에서 바라보는 천단 조망이 거침없이 너무 좋아요.
천단의 기운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곳.
봐도 봐도 참, 아름답죠.
계룡산은 사계절이 모두 그 나름의 색으로 충분히 아름다운거 같아요.
이번 걸음으로 겨울산 계룡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람을 얼마나 긴장시키는지 알았어요.
그동안은 겨울에 왔어도 이렇게 추웠던 적은 없었던거 같은데.
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고.
또 어떤 마법을 부리려고 이렇게 분위기 조성 판을 까는지...
얼마나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려고^^
계룡산님아~ 오늘 들여보내주신 것만으로도
무탈히 정등로로 보내주신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합니다.
굽이 굽이 이어지는 저 능선 따라
제 몸에서 유체이탈이라도 한 걸까요?!
저 위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춥지도 않아요. 힘들지도 않아요.
제 속에서 군불이 지펴지고 있는가 봅니다.
관음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인 자연성릉과 삼불봉 조망
계룡산은 어디를 봐도 가히 압권입니다.
휴대폰을 꺼내 보니 배낭 깊숙한 곳 패딩 속에서
따뜻하게 충전이 잘 되었더라구요.
이젠 충전 걱정도 없고. 사진 맘대로 찍어주며 갈테야.
주먹을 꽉 쥐고 있으면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법
손을 펼쳐 잡고 있던 것을 내려 놓아야
비로소 다른 좋은 것을 잡을 수 있네요.
손이 비어 있어서 이것도 잡고, 저것도 잡고...
^^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며 순간 순간 찍은 사진
움직이며 보는 조금씩 달라지는 그 모습에 셔터가 자꾸만 눌러지니...
비슷한 사진이지만, 뺄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잠깐 서보라고 붙잡아 세우고 찰칵~ 눈길이 너무 사랑스럽잖아요.
소나무 너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숨은 쉴 수 있는건지?
이 눈이 녹아 내리면 온 몸의 찌든 때가 말끔히 씻기겠지.
이 반짝 추위 참고 견뎌 보렴.
네 온 잎마다 반짝반짝 빛이 날꺼야.
삼불봉이
"이제 그만 열려라~" 하며 하늘을 향해 호통을 쳤을까요?
타키님에게 지금 묻는다면...
아직도 계룡산이 싫다고 하려나?!
여기는 포토존. 그냥 지나치면 반칙!
참 어여쁜 녀석들이죠 ♡
자~ 이번 산행 마무리 하는 길~
하얀 날개를 펼친 듯한 이 녀석 곁에서도 또 한 컷.
충남 제일의 명산인 계룡산(鷄龍山)
1967년 지리산에 이어
1968년에 우리나라 2번째로 국립공원이 된 산이죠.
계룡산은 행정구역상 충남 공주시에 주로 대부분이 위치하며
일부가 대전광역시와 논산시, 계룡시에 위치합니다.
지금 걷고 있는 구간은 공주시
만약 백제의 마지막 성이 부여 사비성이 아니고, 공주의 웅진성이었다면
금남정맥의 마지막 길도 달라졌으려나?!
드디어 날머리 금잔디고개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구간은 이곳에서 수정봉으로 오르며 시작해야지요.
타키님 추위에 걷느라 고생 많았어요.
우리 계룡산을 넘으며 전우가 된거 맞죠?
죽음의 길을 넘어 살아 돌아왔으니...
여기서 산행 종료하고,
남매탑을 지나 동학사 주차장쪽으로 조금더 완만한 길로 하산합니다.
일단은 교통편이 용이한 곳이라.
동학사 주차장 하산 후 택시로 유성 구암역에서 내려
바른터님과 타키님 셋이 조촐하게 저녁식사 한 후, 이번 걸음 일정 마칩니다.
끝났다고 생각하니 밀려드는 피로감이라니...
다 젖어버린 신발과 양말. 꿉꿉한 옷이며...
여기서 타키님은 지하철타고 기차타고 대구로.
바른터님도 지하철 타고 댁으로.
저는 버스타고 연무대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걸음은 대단한 산행이었어요.
^^
이번 구간 도움 주셨던
엘리사벳 언니(그리고 사랑스러운 엘리언니 딸), 바른터님, 맥가이님
대전에서 처음 장거리 산행하며 자주 함께 어울렸던
나의 사랑스러운 지인분들
이 지역 정맥 한다고 하니
먼저들 지원해 주겠다고 선뜻 말씀해 주셨었네요.
덕분에 눈과 한파 기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탈하게
산행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산에 있어서 나의 고향 같은 분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타키님과 저 둘이서 정맥 진행
응원해주고 지켜봐 주시는 방장님과 클럽 분들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늘 동생처럼 마음쓰며 챙겨주시는 그 마음 아니까^^
이번 구간은 유독 눈과 한파 때문에
걱정 많으셨는지
전화며 문자 연락들 주셨었네요.
지인분들 불안하게 해드리면 안되는데...
^^ 암튼, 무탈하게 현명하게 처신하며
앞으로도 타키님과 의기투합해서
많이 배우려 노력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첩첩산중 산행 이어가겠습니다.
첫댓글 눈덮인 그곳그길 걸어본길이기에 걱정만 할수 없었내요 미안하고요 깽이님 타키님 가는길 응원합니다 무탈한 산길 이어 가시길 바래요
늘 지켜봐주며 응원하는 맥가이버님의 그 마음 아니까^^미안하다 하시면 제가 더 죄송하지요. 맥가이버님 연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세용
타키님 안그랬으면 동상 걸어서 큰일나뻔했어요
말이 78km
대단들 해요
항상 응원합니다
우리 골짝 대장님~ 제삼리의 대표 여전사님^^ 그런분께 응원 받으니 힘이 불끈~ 타키님이랑 멋지게 열심히 정맥길 그려가겠습니다. 감사해요. 언제 뵐 기회가 또 되려나...
대피소에서 산행 종료 결정하고 금잔디고개 동학사로 하산 잘마무리 하셨습니다
혹한기 눈덮인 장거리산행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대장님~ 늘 관심 갖고 이렇게 들여다보며 응원 주심 감사드립니다.
대장님도 지맥길 혼자 가실 때는
겨울 산행 안산 하시구요. 건강하게 이어가세용
계룡산~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산인데..
싫기는요..ㅋㅋㅋ
그리고 담부턴..
짜장면은 무조건 곱배기로 먹는 걸로!!🤣🤣🤣
ㅎㅎㅎ곱배기 먹고 짜부나서 걷겠나??
잘 먹고 잘 걷는 타키님 늘 대견하고 기특합니당~
천단 구간은 바위 암릉 타야 제맛이니
천상의 세계로 담에 모실께^^
400키로 건강히 잘 댕겨와.
짧지 않은 산길에 눈까지 내려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날씨는 춥고 눈까지 온다고 하여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무사히 하산해 주셔서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후기 글 잘 봤구요 크리스마스 가족과 함께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방장님의 '잘했다' 그 한 마디
타키님과 저 걷는 동안 신경 쓰여서
잠이나 제대로 주무셨을까 싶습니다.
타키님과 안전 챙겨가며
앞으로도 잘 걸어갈테니
이젠 좀 맘편히 바라봐주세용.
400키로 떠나실 날이 코앞이네요
무탈히 복된 걸음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역시~👍
j3 닷~ㅎㅎ
우리도 이번주 땅통길
복성이재~육십령 구간 사람 구경도 못했네요.
마지막에 곰찾으러 가는 국공 두분만 보았네요.
그 난해한 천단 우회길을 눈길에 넘느라 고생하셨네요.
이번 금남구간은 워낙 자주 가본길이라 익숙하지만
깽이님의 설명과 음악을 곁들여 보니 새롭고 좋네요.
수고 많았어요.
감사히 잘보고 가유~~~
메리 크리스마스!!
사진은 오늘 크리스마스 아침 떠오르는 일출
태양사진입니다.^^
주말에 땅통 걸음 이어가셨구나
한 걸음 한 걸음 쉬운 걸음이 없지만
또한 버릴 걸음도 없이 소중합니다.
건강 잘 챙기며 이어가세요.
후기에 어떤 모습이 담길지 기다려봅니다.
용기도 좋지~~
어쩌자고 눈길을 걸었던가유~~
계룡산 암릉구간은 비만와도 힘든구간인데
두분 고생 많았어요
실짝씩 피해가며 하는것도 나쁘지
않을듯요
무탈한걸음 응원합니다
고문님~ 저희 걸음에 눈복이 터져 이렇게 고생문 입성이네요. 그래도 좋아요. 희야 고문님의 열정 보고 배우려면 타키님과 저는 아직 고생좀 더 해봐야 합니다. 응원 감사드리구요 무탈하게 다음 걸음 이어가겠습니다^^
대둔산은 한밤중에 지나가서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지난1월 눈덮힌 계룡산 천단아래
맨앞에서 러셀한다고 구경 제대로
못하고~~~
정맥 끝나고 나면 대둔산과 계룡산은
꼭 다시 가보고 싶네요.
저도 오늘 낙남정맥 눈덮힌 산죽길을 원없이 걸었네요.
J3 여전사 두분의 열정과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잘 보았습니다.
늘 준비를 잘하셔서 겨울산행 안전하게
이어나가십시요.
산행기 정독하느라 커피를 두잔이나
마셨네요. 오늘밤 잠은~~~
늘 응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카펜터님 간밤에 잠은 잘 주무셨을까요?
커피를 두 잔이나 드셨다니...
수기 잘 봐주심 감사드리며
낙남정맥 산길 어찌 걸어나셨을지
후기 기다리고 있습니다.
겨울 안산 행산 하시구요
카펜터님 화이팅합니다.
감사드려용
걷는 길마다 눈꽃이 만발하고
어려운 쌀개봉 가는 길에는
든든한 백기사가 길 안내해주고
여러모로 축복받은 산행인것 같습니다.
핫팩 작은거 두개 준비해서 호주머니에 넣고
그 옆에 핸드폰을 넣으면 언제든지
폰을꺼내 사진을 찍을수 있고
바지에 넣어두면 밧데리 방전도 안됩니다.
내가 사용하는 방법인데 함 해보세요.
멋진 산행기 즐감하였습니다.
준대장님~ 안뇽하세요^^
낙남 잘 댕겨오셨지요?~
다음 산행부터는 핫팩 필수지참
꼭 그리 하겠습니다.
그저 주머니 속에 쏘옥 넣어두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리 되어 조마조마 했었습니다.
연말이네요. 한해 마무리 잘 하시구요.
새해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도 지도 편달 종종 부탁드립니당
고난의 연속 속에서 깨알을 많이 주워 담았네요
다 보고나니 눈이 침침해요.
눈길만큼보다 정맥기도 더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때도 이구간은 눈속에서 힘들게 넘어면서
철조망 뚫고 천단 올랐던 기억이 선물처럼 남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좋은추억 이였습니다.옹
철옹성 고문님~ 히힛~
눈 침침하게 해드린 죄 내년 마창진 가서
사죄드릴께용^^
계룡 천단 선물♡~
정맥길에 다녀가셨었구나~
좋은 분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내년엔 더 많이 많이 만드시구요.
저도 그 중 한자리 함께할 수 있는 영광 꼭 기대해보겠습니당.
고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늘 튼튼 건강하세욤
아름다운 대한민국 산길에 하얀 발자국을 남기 가셨네유..
눈 내린 산 풍경이 도깨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혹한기 고생 하셨어유 깽이님^^
늘 관심갖고 지켜보고 응원도 듬뿍 주시는 밤도깨비님~ 고마워유~
한 해 고생 많으셨구요.
내년에는 뱅기 구경 시켜주세용^^
뭐든 열심히 하는 밤도깨비님 본받아 저도 더 분발해야 겠습니다.
한해 보내주신 마음 많이 많이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욤^^
눈쌓인곳은 개고생인데 깽이님 개고생하시네요.....
시산제때 봉투두둑이 준비할께요 준비 잘하세요..ㅎㅎ
으흐흐 봉투 두둑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맥님 놀이터에 언제 껴서 놀아봐야 하는데~ 미주 언니도 보고프고~
올해도 수고 많으셨구요. 지맥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용
감미로운 음악 들으며 눈호강했습니다~^^
추운날 무사히 하산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제가 걸어봤던 금남길이라~~같이 뒤따라가면서 천단구간에서는 제다리도 쫄깃했습니다 늘 안산 응원드립니다♡
지난주 서락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허탈한 요즘 음악으로 위로받고 갑니다..^&^
꾹꾹이님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저도 되도록 안산 원칙 주의자라~
걱정은 안하셔도 되세요. 걱정해주셔서 죄송한 마음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걸음하도록 저도 꾹꾹이님도 건강 잘 챙기구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용
간이 대간이신 두분의 혹한기 정맥길이 조마조마합니다 비탐방인 그 험한 계룡산을 어찌 넘었을까요 지난 금남때 저희는 악천후를 피해 남낙으로 도망갔었는데 ᆢ 많이 부끄럽네요
감사하게 지원해 주신 분들도 수고 하셨고 ᆢ
안전하게 하산하신 두분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ㅎㅎ저희 엄마도 저더러 간이 큰거 같다고는 늘 그러시긴한데~~
뛰어지부장님 타키님과 저의 걸음에
늘 관심갖고 염려하고 응원주시는 그 마음~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지부장님과 정맥팀원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여정 발길도 기원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 뛰어tv도 번창하시길요^^ 뛰어 지부장님 화이팅!!
@Jiri-깽이(신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