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석수역1번09:20 관악산입구. 한우물10:15 잣나무산림욕장10:34 호압사10:43 천주교 삼성산성지10:51 산림욕장11:00 관악산관리사무소11:57 서울대. 점심12:15 낙성대12:44 무당골13:47 관음사14:30 사당역4번14:52
집을 나서려는데 매일 나간다고 집사람이 한 마디 하면서도 물, 빵, 커피를 싸줘서 고맙게 가지고 나온다.
석수역에 내리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등산인파가 굉장하다.
서울둘레길은 아니지만 한 우물과 석구상을 거쳐서 가기로 하고 가다가 방향을 튼다.
오르막길이라 제법 힘이 들고 날씨가 더우니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가면서 길 옆의 진달래를 계속 따서 먹는다.
드디어 석구상에 이른다.
이 석구상은 해태상으로 전해 왔으나, 이곳으로부터 남서쪽 50m 지점의 한 우물 조사 발굴 때 조선시대 쌓은 석축에서 '석구지'라 음각된 장대석이 나왔고 또 시흥읍지 현승조에 이 곳 호암산 남쪽에 석견 4두를 묻어 개와 가깝게 하고자 하였으며 지금 현남7리에 4견우가 있다라는 내용의 기록으로 석구상으로 판단되었다.
북쪽을 바라보고 앉은 석구상 주위에는 자연암 4개가 있고 석구상은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발과 꼬리도 잘 묘사되어 있다.
석구상, 한 우물, 불영암을 둘러보고 다시 내려와 서울둘레길로 복귀한다.
오늘은 날씨가 한 여름처럼 따뜻한데 어느덧 벌써 연두색이 더 짙어지는 숲속길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곳곳에서 소나무, 잣나무 숲을 만나고 또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신다.
집에서 가져온 물은 마실 기회가 없었다.
호압사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는지 차량도 사람도 많았다.
둘레길에는 단체로 온 사람이 많아서 비켜가느라 애를 먹는다.
물이 고여있는 계곡에 도룡용알과 개구리알 또는 두꺼비알로 보이는 새카만 새끼들이 투명한 알집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다.
때에 딱 맞추어 왔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우수 조망대에서 서울대와 연주대 모습이 아주 잘 보인다.
서울대 근처 관악산입구는 12시경인데도 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고 서울대 쪽으로 방향을 트니 도로 가의 벚꽃들이 꽃비처럼 우수수 쏟아지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부 가다가 멈추고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다시 산으로 올라갔는데 마침 벤치가 있어서 배낭을 내려놓고 찐 겨란, 빵, 커피를 먹는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결국 일부를 남긴다.
주위에서 몇 팀이 같이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낙성대에서는 강감찬 전시관에 들려본다.
1019년 정월 거란은 흥화진 전투 후 개경 부근까지 남진하였으나 개경의 방어가 굳건하고 연이은 패전으로 군사들의 사기마저 떨어져 회군할 수밖에 없었다.
거란군이 회군하면서 연주에 이르자 강감찬은 이들을 기습하여 500여명을 죽였다.
2월에 거란군이 귀주에 이르자 강감찬은 동쪽 들판에서 맞아 싸웠다.
싸움 중 갑자기 비바람이 남쪽으로부터 휘몰아쳐 거란군이 있는 북쪽으로 불기 시작하여 고려군이 그 기세를 몰아 맹렬하게 공격하자 거란군이 크게 패해 도망가자 이를 뒤쫓아 거의 몰살시켰다.
이 귀주대첩으로 더 이상 친조와 강동 6주의 반환을 요구하지 않았다.
가다가 나무에 매달린 집게벌레 종류인 돌진애비라는 곤충도 보았다.
또 명현이 친구에게 배운 양지꽃, 애기똥풀, 현호색, 개별꽃, 별꽃, 또 이름 모를 여러 야생화도 많이 보인다.
나무들도 하루가 다르게 점점 녹색이 짙어지고 있었다.
관음사를 지나 길가의 화단에 하늘 매발톱 꽃이 노란색, 불근색, 보라색 꽃이 피어있는데 아주 예쁘다.
그리고 대림동으로 오는 도림천 복개된 다리 위에 튜울립이 아주 예쁘게 심어져 있어서 꽃 보러 멀리 갈 필요가 없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