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공자에 대해 아주 무지했었다. 그저 학문에만 전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공자를 찾아보니 공자는 대략 두 가지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나는 항상 공경스러운 태도로 조심하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소탈하면서도 대범한 모습이었다. 앞의 것이 관직에 있을 때의 공자 얼굴이라면, 뒤의 것은 관직을 벗어 던진 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관직에 있을 때 항상 조심한 것은 조정이 바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장소인 동시에 잘못하면 생명마저 위태로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자의 두 모습은 모두 우리에게 위대한 지략가이다, 책략가이다 라고 지칭되지만 나는 뒤의 얼굴인 소탈하면서 대범한 모습인 사람을 위하여 행동을 하는 모습이 더 좋았다.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공자의 인은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여기서 사랑은 단순히 연애감정에서의 사랑이 아닌,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사랑이다. 물론 그 관계에 따라 사랑의 행동양식은 효도와 공경 그리고 예의 있는 모습으로 표출되며, 이는 말뿐인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공자는 춘추시대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사랑의 실천을 강조한 사람으로 사랑을 통한 사회의 질서와 안정이 회복되길 희망했다. 그는 사랑이야 말로 진정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믿었다.
영화 첫 부분에서 순장의 전통을 따르기 위해 어린 하인을 살아있는 그대로 묻으려고 한다. 하지만 공자는 이에 앞서서 옛것을 고치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 말하고, 자신이 하지 않으려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며 어린 하인을 구해낸다. 이 장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곳에서도 조리있고, 재치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으며, 전통보다도 한 생명을 중요하고, 사람을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공자의 인의 사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이든 공자가 겨울에 제자들과 강가의 얼음판을 걷다가 마차가 물에 빠지면서 그가 기록한 문서들까지 물에 빠지자 그의 수제자 ‘안회’가 위험을 무릅쓰고 물속에 들어가 건져내며 끝내 목숨을 잃는다. 이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안회의 모습이 자신의 목숨보다 스승님의 문서가 더 중요하구나, 스승님에 대한 충성이 대단하구나 생각하였다. 하지만 물에서 어서 나오라는 모습, 공자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간 제자를 보내며 통곡하고, 식음을전폐하는 모습을 보며 공자가 안회를 생각하는 마음도 따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자의 삶을 보면 조금은 안타깝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뛰어난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시기질투를 받아 자신의 나라에서 쫒겨나듯이 하였고, 마지막에는 다시 노나라로 돌아가긴 했지만, 한나라에 정착하지 못하며, 자신이 아끼던 제자들을 잃었으니, 공자의 삶은 그렇게 순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조금이나마 공자에 대한 지식이 생기기도 하고, 논어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공자가 남긴 것은 인과 예의 정신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였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하려고 노력하지만, 상대방이 주는 말과 행동을 보며 상처를 받을 때도 많다. 그럴 때 공자가 말한 충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도록 꾸준히 그 마음을 유지하게 해주고,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 라는 ‘서’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볼 수 있으며, 우리는 말과 행동을 다른 사람 앞에서 더 조심해 ‘예’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 공자의 ‘인’, ‘충’, ‘서’, ‘예’를 생각해 보며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다 라는 점이 인상깊었고, 이러한 사랑의 실천을 보여준 대상은 나와 가까운 가족과, 주변 이웃, 하인, 제자이며, 이들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 한 것이 영화 공자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