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 최근 출시하는 휴대용 저장장치 'USB 메모리'의 디자인과 성능을 명쾌하게 표현해 주는 말이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저장 용량은 불과 수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플레오맥스' 브랜드로 이달 32기가바이트(GB) USB 제품을 내놓는다. 토종 브랜드로 32GB 제품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플레오맥스 'M90' USB는 두께 6㎜· 길이 3㎝로 크기는 작지만 최대 32GB를 지원한다. 32GB는 1.4GB 고화질 영화를 22편, 5MB MP3 파일을 6400곡까지 담을 수 있다. M90은 스포츠카를 연상하는 독특한 디자인과 빨강· 노랑· 파랑· 검정 등의 강렬한 원색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360도 회전 스윙 방식을 적용해 PC에 USB를 꽂을 때 밀리는 현상과 캡을 잃어버리면 사용하기 불편한 방식을 보완했다.
USB 메모리는 이미 8GB 고용량 제품이 대세를 이룰 정도로 지난 수년 동안 매년 배 이상씩 용량을 늘려나갔다. 지난 2002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USB 제품은 불과 32MB였다. 이어 다음 해 휴대용 제품에도 '기가(GB) 시대'가 열렸다. 2003년 2GB 용량 USB가 등장했으며 05년에 8GB, 07년 16GB가 등장했고 올해부터 32GB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64GB에 이어 시험 모델이지만 128GB제품까지 등장했다. 미국 메모리 전문업체 킹스톤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128GB 메모리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년 전 32MB 제품과 지금 128GB 제품을 비교할 때 7년 사이에 무려 4096배 가량 저장 공간이 늘어났다.
저장 용량은 커졌지만 휴대가 간편하게 크기는 작아지고 있다. 스카이디지털 USB 메모리인 'SKYDRVxT 썸네일'은 12.5㎜ x 29.5㎜로 엄지 손톱 크기로 복잡하고 요란한 디자인에서 탈피해 납작한 디자인으로 휴대성을 최대한 고려했다. 무게가 2g 내외로 가벼워 핸드폰과 열쇠 고리에 걸고 다녀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외부 오염과 충격에 강한 초정밀 생산 공정인 'COB(Chip-On-Board)' 방식을 사용해 높은 안정성도 강점이다. 삼성물산 측은 "고용량 메모리 가격이 싸지고 'USB 3.0'처럼 차세대 인터페이스가 등장하면서 고용량 파일도 손쉽게 이동할 수 있어 덩달아 USB 제품도 저장 용량이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용어 설명 USB란=범용 직렬 버스(Universal Serial Bus) 약자로 과거의 느린 병렬, 직렬 포트를 새롭고 통일된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규격이다. PC와 주변기기를 접속하기 위한 통신 수단으로서 고안됐으며 연결하면 바로 인식해 저장 장치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USB 기반 휴대형 저장장치는 USB 플래시 드라이브로 불리며 USB 포트에 꽂아 쓰는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이동형 저장 장치를 말한다. 32MB로 출발해 지금은 64GB까지 다양한 용량의 제품이 판매 중이다. 'USB 메모리'나 'USB 디스크'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