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캠핑을 마무리하며, 1년간의 캠핑을 되돌아 본다.
3월부터 시작해서 11월까지 서당골과 함께한 캠핑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뭐 이런 곳에 캠핑장이 있노?
겨우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는 오르막길, 산중턱에 자리잡아 영안지를 지나기 전까지는 캠핑장이 있는 곳이란 것은
중간 중간의 캠핑장을 알리는 팻말이 유일한다.
서당골과의 첫 만남은 따스한 봄 기운이 느껴지는 3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서당골 도착후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고서 정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하지만 카메라에 담아둔 서당골에서의 봄부터 가을까지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소개해 본다.
서당골에서 바라보는 영안지의 아침 해무, 뜨겁게 떠 오르는 일출, 알록 달록 단풍등... 무슨 말이 필요한가?
직접 보신 분들은 이 View를 다시금 보기 위해 서당골을 찾으시리라 생각된다.
총 30개 사이트로 구성된 서당골은 어느 자리나 할 것 없이 모두 명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검은 대나무로 인해 붙여진 오죽 사이트, 옛 서당터의 이름을 빌려 붙여진 서당 사이트, 진짜 집앞 마당으로 구성된 마당 사이트,
View가 너무나 멋진 명당 사이트, 도라지꽃이 곱게 피어 붙여진 도라지 사이트, 조금은 멀리 떨어진 독도 사이트, 그리고 행복, 자유,
미래, 희망 그리고 붙일 이름이 없어 지어진 무명 사이트까지 어느 곳인들 명당이 따로 있겠는가?
올해 8번의 방문보다 앞으로 22번의 (아니 그 이상..) 방문이 더욱 기대되는건 아마도 사이트 각각이 가지는 나름대로의 멋 때문이라
여겨 진다.
내년부터는 같이 캠핑하기로 한 지인들이 많아 그렇지 않아도 예약이 힘든 서당골에 자리를 어떻게 예약하나 고민이 된다.
1년간 전세라도 내야 할 판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큰딸 들샘이에게 "어느 캠핑장으로 캠핑 가고 싶냐?" 물었더니, "서당골"이란다.
"왜?", "그냥! 좋아서...", 그렇다 서당골은 그냥 좋다.
서당골에서 직접 재배해 봄/가을에 출하되는 표고버섯, 첫 방문시 맛이나 보라고 주신 버섯, 뜻밖의 따기 체험까지 두 딸이 정말
신기해 한다.
마당 정자 옆에 자리 잡은 조그만한 그네... 참 좋다. 우리 딸들과 잘 어울린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건 물놀이다. 물놀이 할 계곡이 없는 것이 유일한 단점인 서당골 ...
하지만 매점옆에 있는 작은 풀장에서 두 딸은 마냥 신이 난다.
어릴적 먹어보고 먹을 기회가 없었던 뽕(오디)을 발견하고 오래간만에 뽕맛을 본다. 특히 작은 딸 은샘이가 너무 좋아 한다.
손가락과 입술이 새카맣게 물드는 것도 모르고 먹고 있다.
촌에서 자란 어린 시절 할머니께서 삶아 주시던 그맛 그대로의 서당골 할머니표 찰옥수수, 토종 암탉이 방금 낳아 온기를
품은 계란, 딸들이 직접 따기 체험한 표고 버섯, 다름쥐 마냥 열심히 주워와 팽이 만들던 도토리, 핸드 메이드 서당골 곶감, 우연히
발견한 방울 토마토, 그리고 아직까지 찾지 못한 즐거움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와의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것들이다.
캠핑의 가장 큰 즐거움, 역시 먹는 거다.
이른 봄 올라온 쑥 부침개부터 삼겹살은 기본이고 탱탱한 새우 구이, 쫄깃하고 부드러운 가리비 구이, 표고버섯/새우/소세지가
들어간 럭셔리 라면, 딸 들이 좋아하는 소세이 구이, 씹을 수록 맛이 나는 막창 구이, 캠핑의 또 다른 별미 닭 염통 꼬치 구이,
영원한 주전부리 통 감자/고구마 구이, 향이 좋은 표고 버섯 구이/부침개, 달콤한 밤구이등 먹기도 엄청나게 먹었네..
무엇보다 마지막 캠핑때 골지기님과 버섯부침개를 안주삼아 나눠 마신 막걸리 그 맛을 오랫동안 기억하고프다.
바쁘신데도 잠시 짬을 내어 주신 골지기님께 감사 드립니다.
하지만 이 모든 즐거움과 바꿀 수 없는 건 행복했던 우리 가족만의 시간일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아빠로 애들에게 추억 거리를 만들고, 행복한 시간을 함께 했다면 더 바랄게 무엇인가?
안지기, 들샘, 은샘 항상 '지금 처럼만 행복하자'
이렇듯 서당골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풍경들로 채워지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의 짐을 잠시 내려 놓으라 항상 그
자리를 내어 준다.
또, 언제나 한결같은 얼굴로 반겨 주시는 골지기님, 아낌없이 나눠주시는 할머니, 새벽녘 조용히 캠핑장을 다니시면 밤새 분위기
있게 캠핑장을 밝히고 있던 가로등을 손수 정리 하시던 할아버지 넘 감사 했습니다.
그리고 1년간 서당골에서 같이한 캠퍼님들께도 감사합니다. 혹시 저희들로 인해 행복한 캠핑에 방해가 되었다면 이해해 주시길...
아침을 여는 수많은 새들의 지저귐과 사람이 다가가면 반가워 꼬리 치는 강아지, 닭장의 모이를 훔쳐 먹는 까마귀, 가끔씩 도토리나
밤을 주우러 다니는 다람쥐... 서당골을 찾는 캠퍼들에게 새로운 추억들로 새겨질 것이다.
추워지는 날씨로 인해 2014년의 캠핑은 잠시 멈추었지만, 따뜻한 봄날 다시 찾으리란 맘으로 2014년 서당골과의 1년을 정리해 본다.
골지기님 "서당골 살림 살이에 보탬을 주시어 감사합니다."란 말씀보다는 "저희 가족에게 행복한 공간을 제공해 주시어 더 감사합니다." 2015년 따뜻한 봄에 다시 뵙겠습니다.
2014년 서당골로 인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샘이 아빠.
첫댓글 허허 샘이 아빠 후기보다가 눈물 날뻔 했네요 ~!~
긍정의 마인드로 서당골 구석구석 다소곳한 발자욱을 남기심에 참 감사했습니다
어느것 하나 헛으로 보시지 않고 자연의 소중함을 몸소 보이시는 모습들이 참 좋았습니다
들샘이와 은샘이 또한 조용조용히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 늘 대견하더군요
많은 준비를 하고 소풍갈때의 슬레임처럼 집을 떠나 불편한 좌석이였지만
캠핑장까지 도착하시는 캠프님을 볼때마다 외진 산길에 두메산골에 참 미안하더군요~~
그래도 돌아 가실때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라고 애기해주시니 항시 감사할 따름입니다
소박한 행복을 늘~~~~행복하세요_()_
서당골 식구들의 자연에 대한 나눔과 배려에 비하면 보잘것 없습니다.
불편함이 없을 순 없겠지만 자연과 함께하고 가족의 행복이 있다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골지기님의 이런 맘 씀씀이가 서당골의 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뵐때까지 서당골 식구들 모두 건강하시고,
따뜻한 봄날에 쑥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 나누는 시간을 기다리며....
골지기님도 항상 행복하십시요.
@들샘은샘 파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