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의 서식처이자 도요물떼새의 쉼터인 부산 강서구 녹산갯벌이 추가 매립될 것으로 알려져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멸종위기종 서식처이자 도요물떼새의 쉼터인 녹산갯벌이 추가로 매립될 것으로 알려져 낙동강하구의 주요 철새 도래지가 큰 피해를 볼 전망이다. 특히 내년 말 매립공사가 시작되면 시베리아~낙동강하구~동남아 및 뉴질랜드로 이어지는 도요물떼새 국제이동로의 한 축이 무너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조정협의회에서 녹산산단 방재사업비 분담을 위한 회의를 열어 총 사업비 중 60%는 국가가 부담하고 부산시와 한국토지공사가 각각 20%를 부담하는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 사업은 녹산산단의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부산시가 제안한 것으로 녹산산단 앞 길이 2.8㎞의 해안(녹산갯벌)을 추가로 매립,너비 50m의 완충녹지를 확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문화재형상변경허가,재해 및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말 착공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업계획이 알려지자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와 부산녹색연합은 "녹산갯벌은 낙동강하구 습지 중에서도 가장 건강한 갯벌 중 하나"라며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철새들의 휴식처이자 먹이터인 녹산갯벌을 추가로 매립하는 방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녹산산단 피해 방지대책은 현재 조성된 완충지대를 높이는 방식이나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녹산갯벌이 습지에 의존하는 도요물떼새에게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 녹산갯벌은 4~5월께 시베리아쪽으로 북상하던 도요물떼새가 장거리 이동을 위해 영양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다. 특히 봄철 만조 때에는 낙동강 하구쪽에 도요물떼새들이 쉴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 진우도와 눌차도 뒤편인 녹산갯벌에 연간 도요물떼새 수천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썰물 때면 갯벌에서 먹이를 구하고 있다. 올 봄에는 한 번에 1천800마리 정도의 도요물떼새가 관찰되기도 했다. 올해 녹산갯벌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매,물수리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건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는 검은머리갈매기는 한 번에 100여마리가 관찰될 만큼 새 서식처로 중요한 곳이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등은 "원래 녹산산단과 녹산갯벌 사이는 완충지대가 50여m로 계획됐지만 보다 많은 부지를 기업에 팔기 위해 완충지대를 줄이는 바람에 태풍 때 녹산산단업체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이라며 "녹산산단의 피해를 막는 데 이견은 없지만 그 방법은 환경훼손을 피하는 방향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도요물떼새는 시베리아~낙동강하구~동남아·뉴질랜드를 이동하는데 내년 말부터 녹산갯벌이 매립으로 훼손될 경우 국제이동로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시는 해안추가매립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상태이며 문화재형상변경허가,환경영향평가 등 앞으로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완충지대를 높일 경우 바다 조망이 나빠지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여러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쳐 방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