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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3일, 전 세계 축구팬들이 4년 동안 기다려 온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된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월드컵은 브라질 상파울루를 포함한 12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린다.
이번 월드컵은 여느 월드컵보다 특별하다. 바로 월드컵의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브라질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유명하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20번의 월드컵 중 총 5번이나 우승한 최다 우승국이다. 1950년엔 월드컵을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그 인기가 상상을 초월했을 정도라고! 이런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리니,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월드컵은 ‘남자들’에게 편중되어 있다. 물론 이전보다 축구에 대한 여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2002년 한국-일본 월드컵으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기의 짜릿함을 맛봤고, 이후 잘 생긴 축구선수들이 계속해 등장하면서 눈까지 호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는 남자들에게 더 친숙한 스포츠이다.
여대생 30여 명에게 왜 축구를 보지 않는지 물어보았다. 첫 번째 이유는 ‘용어가 너무 다양해서(45%)’였고 두 번째 이유는 ‘선수를 다 파악하기 힘들어서(30%)’였다. 이를 통해 축구를 즐기고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공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여자들을 위해 준비해 보았다. 이번 월드컵, 간단한 경기 규칙과 선수들을 파악해 축구를 재미있게 즐겨 보자.
경기에서 선수들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선수 구성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들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경기를 이해하기 쉽다. 한 경기에는 총 11명의 선수가 뛴다. 1명은 골키퍼이고 나머지 10명은 미드필더, 공격수, 수비수의 포지션을 맡으며 여러 포메이션에 따라 경기장에 배치된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포지션(출처: SBS)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드필더’는 경기장의 중앙에서 공수 전환의 연결을 담당한다. 미드필더는 경기의 승패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때때로 공격에 가담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공격을 수비하기도 한다. 건국대학교 축구 동아리, FC 타이푼에서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김도형(21세, 건국대) 군은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를 둘 다 맡는다. 경기마다 그 누구보다 많이 뛰어야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미드필더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현재 브라질 월드컵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할 선수에는 구자철, 이성용, 기성용, 한국영 선수 등이 있다.
두 번째 포지션은 ‘공격수’다. 경기장의 최전선에서 골을 넣어 득점을 기록하는 역할이다. 주로 공격수에게 맡겨진 중요한 임무는 안전성을 바탕으로 발끝에서 ‘한 방’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공격수의 심리적 부담은 큰 편. 또한 공격수들은 단순히 골을 넣는 역할뿐만 아니라 미드필드를 오가면서 경기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 능력도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공격수로는 브라질 월드컵의 원톱인 박주영 선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비수’는 경기장의 전방에서 골키퍼의 앞까지 수비를 담당한다. 골키퍼도 수비수에 포함되는데, 골키퍼는 최전방 수비수이며 유일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비수로는 홍정호, 김영권 선수 등이 있다.
이렇게 선수들이 각각의 포지션에 배치되는 방식을 ‘포메이션’이라고 한다. 스포츠 뉴스에서 “이번 경기는 4-4-2 포메이션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아나운서의 말을 들은 적 있을 것이다. 여기서 4-4-2는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을 말한다. 골키퍼는 포메이션에 포함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 뭐?!??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는 세계 3대 축구 리그이다. 우리나라에 K리그가 있듯이 외국에도 리그가 있는데, 세 리그는 모든 축구 리그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얼마 전 은퇴한 박지성 선수가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는 프리미어리그에 속해있다.
▲ 만약 당신이 죽기 전에 이 리그 중 결승전을 보게 된다면, 진정한 행운아이다. “사랑해요 분데스리가” (출처: 각 리그 홈페이지)
프리미어리그는 잉글랜드의 프로 축구 1부 리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맨체스터 시티 FC, 리버풀 FC 등이 이에 속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총 20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시합 후 1~4위에 오른 팀에게만 UEFA 챔피언스리그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번 2013-14 프리미어리그의 우승팀은 만수르의 거대한 투자로 화제를 모았던 ‘맨체스터 시티’였다.
많은 여자가 ‘2013-14’라는 표기법을 보고 궁금해한다. 왜 리그가 2년에 걸쳐 진행되느냐는 거다. 프리미어리그는 매년 하반기에 시작해 다음 해 전반기까지 열린다. 이번 2013-14 프리미어리그는 작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열렸기 때문에 ‘2013-14’라고 표기한다.
프리메라리가는 에스파냐의 프로 축구 1부 리그이다. 전 세계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리그이며, 메시, 호날두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표적인 선수들이 속해 있다. 프리메라리가 역시 총 20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오넬 메시가 속한 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 호날두가 속한 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 지금까지 27번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이다. FC 바르셀로나가 그 다음으로 16회 우승하였다. 이런 이 둘이 맞붙는 경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엘 클라시코’라고 불리는 그들의 매치는 매번 축구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평소 프리메라리가를 즐겨 본다는 김민지(23세, 이화여대) 양은 “매년 리그가 한창일 때면 새벽까지 깨어있다가 경기를 본다. 특히 프리메라리가는 수준도 높고 경기도 다른 리그보다 재미있다. 예전에는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스페인에 다녀온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프리메라리가의 인기가 정말 높긴 높은가 보다.
마지막은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분데스리가다. 독일의 프로 축구 1부 리그로 분데스리가에는 손흥민, 구자철, 류승우와 같은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가 많이 진출해있다. 이번 2013-14 분데스리가에서는 기자가 팬인 FC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했다. 분데스리가는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의 명성에는 못 미쳐 아직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고 있는 만큼 경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차붐’으로 유명한 차범근 해설위원은 전성기 시절 분데스리가에서 뛰었으며 지금까지도 독일인들에게 ‘전설’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실력이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페널티킥이랑 프리킥의 차이점이 뭐지?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다양한 용어! 페널티킥, 프리킥, 세트피스, 오프사이드 등 너무나도 많아서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해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페널티킥과 프리킥은 개념도 비슷해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 최근에는 많은 학교에서 축구 동아리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매니저의 대부분은 여학우들이라는 점!
페널티킥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반칙을 범했을 경우, 공격팀이 페널티마크 위에 공을 올려놓고 골키퍼와 1대 1로 하여 차는 킥이다. 즉, 우리가 흔히 경기에서 보는 키커와 골키퍼가 대치된 상황이다. 하지만 페널티킥은 골키퍼와 키커가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만큼 각자의 부담감도 크고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이에 비해 프리킥은 한 선수가 반칙을 당했을 때, 반칙을 당한 ‘자리’에서 상대 팀의 공격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차는 킥이다. 프리킥은 축구 경기 내에서 수시로 반칙이 일어나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자주 사용되는 축구 용어가 있다. 얼마 전, 미국 마이애미로 전지훈련을 떠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사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홍명보호, 철통보안 속 세트피스 훈련’이 바로 그것이다. 세트피스란 공이 멈춘 상황에서의 공격 전개로써 미리 정해놓은 틀 안에서 득점하는 것이다.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공격전술이다.
알고 보면 간단한 축구 용어! 이제 경기를 보다가 이런 용어가 나오면 당황하지 말자. 치킨집 속 수많은 남자들 사이에서 기죽을 필요 없다.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은 10일 가나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월드컵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에겐 대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을 위해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 기자가 직접 보러 간 튀니지전의 사진 이다. 'KOREA'라고 쓰인 카드 섹션이 눈에 띈다.
1. 선수들의 등 번호를 외우자
경기를 직접 보는 게 아니라면 일일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등 번호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주장인 구자철 선수는 13번, 일명 ‘쌍용’의 기성용 선수와 이청용 선수는 각각 16번, 17번을 단다. 은퇴한 박지성 선수의 7번은 김보경 선수에게 돌아갔고, 손흥민 선수는 9번, 박주영 선수는 10번이다.
*주의해야 할 점!
튀니지 전에서 선수들은 완전히 다른 등 번호를 달고 나타났다. 때문에 직접 튀니지전 경기를 보러 간 기자는 많이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홍명보호의 전략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였다고. 허허
2.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 일정을 알아두자
우리나라 대표팀은 총 3번의 경기를 치른다. 안타깝게도, 시차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가 새벽인 데다가 첫 번째 경기인 러시아와의 경기는 하필 기말고사 기간에 치러진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는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6월 18일 아침 7시, 러시아와의 첫 월드컵 본선 경기가 열린다. 이후 6월 23일 새벽 4시에 알제리와의 경기가 있으며, 27일 새벽 5시의 마지막 벨기에와의 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새벽에 치러져 알람을 맞춰놓고 자도 일어나지 못할 수 있다. 게다가 경기가 열리는 시간이 주로 새벽이다 보니 날짜마저 헷갈리기도 한다. 따라서 미리 날짜를 확인하고 꼭 휴대전화 알람을 10개씩 맞춰두는 게 좋다!
3. 선수들의 특징 알기
선수들의 특징을 미리 알고 있다면 경기를 보는 재미가 더욱 높아진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어떤 포지션을 맡고 어떤 팀에 속해있는지 기본 정도만 알아도 경기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니 미리미리 숙지해 보자.
4. 경기 당일에는 치킨을 미리 시켜 놓는 센스!
‘치맥’은 축구 경기를 볼 때 빠져서는 안 될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치킨과 함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축구팬이 된 기분이다. 하지만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가 있을 때면 치킨집 대부분이 주문 폭발로 제조와 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대해 치킨 전문가들은 경기 2시간 전에 미리 예약해 놓으라고 조언했다.
5. 평소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자들은 스포츠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한다더라~’ 실제로 맞는 말이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마녀사냥’에 나와 모델 한혜진이 한 말처럼 스포츠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이를 남자들에게 넌지시 얘기하면 남자들은 좋아한다. 물론,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남자’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물론 때론 ‘남자’가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기성용 선수가 대표적이다)… 평소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의 ‘스포츠’ 면만 봐도 간단한 축구의 추세 정도는 알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 D-2! 얼마 남지 않은 브라질 월드컵을 기대해 본다.
기자는 아직도 2002년 월드컵 때 홍명보 선수가 마지막 승부차기 골을 넣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 당시 초등학생이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있어 월드컵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일인지는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당시 살기 힘들고 좌절을 겪었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사상 월드컵 4강 진출은 마치 희망과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려 12년 전인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한다.
축구는 스포츠 이상이다. 누군가에겐 희망을 주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꿈을 심어주기도 한다. 2002년 뜨거운 월드컵을 겪었던 우리가 어느새 20대가 되어 월드컵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자들도 이 시간을 누구보다 더 뜨겁게 보냈으면 한다. 여자들이여, 축구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