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2년 메디칼이라는 의학잡지에 기고되었던 글을
2003년 11월에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 글쓴이: 왕거미 진우)
1. 이 모임이 결성되게 된 시기와 계기, 동기를 포함해서
본인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거리의 미술동호회'(http://cafe.daum.net/streetart 약칭, 거미동)는 2000년 6월 20일 새벽에 만들어졌습니다.
벽화, 장승제작과 등의 작업을 하고 있으면서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벽화, 그래피티 같은 작업은 많은 곳에서 행해지고 있고 따라서 '거리의 미술'에 대한 서로간의 대화를 나눌 장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저 역시 그러하였습니다. 그리고 2년 전 그 새벽에 다음카페 '거리의 미술동호회'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참 많은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서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거미동은 2500여명이 인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각 지역별로 활발한 미술-벽화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 회원들은 반드시 미술과 관련된 학과를 전공해야 하는지.
모임에 참여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거미동의 구성원을 보자면 첫째로 거리의 미술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둘째로는 관심도 있고 스스로 작업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말 그대로 사람들이 좋아서인 경우입니다. 그리고 다들 이 세 가지에 해당되는 사람들입니다. 다만 현재는 그 어느 한가지로만 보일 뿐인 거지요.
구성원의 분포를 보면 학생이 압도적입니다만 직장인, 미술관련 종사자와 고등학생, 주부에서 백수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미동에는 사실 그 직업이 무엇인지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함께 하려는 마음과 함께 하는 작업이 소중한 것이죠.
현재 '세토'(정기적인 모임으로서 세 번째 주 토요일에 하는 모임의 약칭)는 서울(경기인천)과 대전, 대구, 전주, 부산과 광주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거미동은 인터넷상의 동호인 모임으로서 '<거리의 미술>에 관한 커뮤니티'가 그 목적입니다. 이는 게시판에서의 활동과 직접적인 벽화작업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벽화작업의 즐거움과 세토에서의 즐거움은 세토 후기나 작업후기 등의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면 알 수가 있죠.
3.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업과 지금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거미동의 모든 작업이 다 소중하고 특별하게 다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물론 각 지역별로 진행되었던 작업들을 다 기억하진 못할 것이지만 다 소중하답니다.
거미동의 그간의 작업을 살펴보자면
2000년-서울 홍대앞 거리미술전 참여( 서교동 시장거리 벽화 및 도색) 등 2건
2001년-서울 가양동 '기쁜우리복지관' /광명 '장애인종합복지관' 벽화제작 등 8건
2002년-'벽화가 있는 열우물길'프로젝트 진행/부산 사회복지시설 '희락원' 벽화 등 15건(실제 작업은 31곳)
2003년-전주국제영화제 '거리미술마당'/대전 '자혜원'/광주 '노인복지회관'/효순미순추모작업 등을 진행, 제작 하였습니다
지금 거미동은 이외에도 대전 '새나루공부방', 전주문화센터, 부산 봉사의집 등등에 벽화작업의뢰가 들어와 있으며 이외에도 여러 방식으로 도움을 청하는 곳이 많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외부작업을 어려워집니다만 대신 가능한 작업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 벽화 장소는 어떻게 선정하는지, 최우선 선정대상은 어떤 곳인지,
공공기관과의 마찰은 없는지요.
벽화장소의 선정?? 거미동에서는 벽화장소를 선정해서 벽화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복지관이라든지 여러 곳에서 벽화제작 요청이 오고 그러면 그제야 그곳을 방문해서 사람들을 만나보고 벽을 조사하고 할만한지 어떨지를 결정한 후 본격적으로 벽화추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몰론 선정해서 한 경우가 단 한번 있었습니다. 인천 십정동에서 진행된 <벽화가 있는 열우물길> 프로젝트나 <벽화제작워크샵>의 경우가 미리 준비 기획하여 진행한 경우이지만 그 외의 모든 거미동의 벽화작업은 요청에 의해 진행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과의 마찰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작업이 요청에 의한 것이고 <열우물길>벽화의 경우 십정 1동 동사무소의 후원이 있었던 적은 있습니다.
5. 장소가 결정된 후 대략 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예를 들어, 밑그림 작업에는 얼마나 소요되는지, 작업을 마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등등...)
벽화작업과정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작업의 감독역할을 맡은 사람은 전 과정을 이끌고 나아가야 하고 동호회인 관계로 공지메일과 게시판이 주요한 역할을 하죠.
현지탐방 조사가 끝나고 작업을 하기로 의뢰측과 합의했다면 이에 요구되는 기획안과 벽의 크기를 게시판에 올리고 거미동 내에 전체공지메일을 보내서 밑그림 팀을 구성하고 이 밑그림 팀에서 밑그림 작업을 합니다. 그 사이에 작업날짜가 마련되고 밑그림이 의뢰측과 합의되면 다시 작업을 언제어디서 하겠으니 작업한다고 공지메일이 전체회원에게 날아갑니다. 그리고 게시판에서는 작업에 참여할 거미님들의 답글이 올라오고 그런 다음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작업과정이 낱낱이 알려지고 또 여러 거미님들의 관심과 열정에서만 이루어지는 지는 겁니다.
각 작업의 시간은 늘 같진 않습니다. 왜냐면 어떤 경우는 바로 수일 내로 밑그림을 해야할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많은 시간이 있고 준비도 그만큼 복잡할 수도 있답니다. 더구나 요즘에 와서는 거미동에서의 작업에 너무 많은 회원들이 몰려서 오히려 자제를 부탁하여야 하는 기분좋고 뿌뜻한 이상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답니다.
6. 이런 활동을 통해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과 힘든 점이 있다면?
<벽화가 있는 열우물길>(2002.4)프로젝트가 진행된 십정동의 마을에 주민들은 이제는 의례이 벽화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고들 느끼는지 지나는 길에 보면 벽화가 있는 길을 걷고 그 앞에서 모여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들 계십니다.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2001년 늦가을 은행잎도 거의 다 떨어질 때에 <광명장애인 복지관> 수영장 앞 복도에 벽화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복도는 수영장 입구였는데 지하1층이다 보니 어둠 컴컴하여 장애인 친구들이 들어가는데 거부감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벽화가 끝나자 친구들은 오히려 그림 때문에 그 곳을 가자고 졸랐으며 그림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수영장에도 잘갔다는 말을 들을 나중에서야 듣고 나서 참으로 기뻤습니다.
벽화제작을 통한 기쁨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쁨은 미리 사전에 준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실망과 죄송스러움으로 바뀌기 일쑤랍니다.
그리고 거미동에서 가장 기쁨을 느끼는 거라면 그건 벽화가 아니라 바로 거미동의 모든 사람들입니다. '세토'에서 봐도 반갑지만 그냥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도 그 글에서 그 사람의 마음이 절로 배어 나올 땐 바로 하나가 되는 것이고 또한 함께 작업을 하는 과정 그 자체에서 그냥 사람들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일체감이야말로 거미동이 전국의 곳곳에서 내리내리 이어져 갈 수 있는 커다란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7.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과 모임의 활동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거미동은 각 지역별 묶음과 세 개의 소모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전(충청) 거미동
-전주(전북) 거미동
-대구(경북) 거미동
-광주(전남) 거미동
-부산(경남) 거미동
-서울(인천경기) 거미동
-사진 소모임 '빛으로 그린 세상'
-애니메이션 소모임 'TNT-다면체'
-서른 살 즈음네들의 '서른언저리'와
-한시적인 '벽화제작 WORKSHOP' 등이 있습니다.
각 지역의 모임들이 활성화되고 거리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작업을 더 많이 진행하였으면 합니다.
그러하기 위해선 온라인의 묶음이 중요하고 오프라인에서의 '세토' 같은 모임과 작업이 원할하게 이루어져야겠죠. 이러한 만남과 교류와 활동을 통해서 각자에게 그 무엇인가가 돌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기쁨이든 보람이든 즐거움이든 재미이든 말입니다.
일단 [거미동]은 페인팅 벽화를 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니 만큼 기본적으로는 벽화를 잘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물론 거미동은 제반 복지시설 및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시대적 소명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으며 또한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벽화에 대해 나름대로의 목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거리의 미술동호회'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 왜 해야하는지 정체성을 찾고자 합니다. 거미동의 2500명이 넘는 회원들은 모두들 벽화-거리의 미술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고 있겠습니다만, 이를 토론하는 속에서 모다 큰 틀과 구체적인 틀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벽화제작자 중심의 온, 오프라인의 토론회-세미나, 자료집 제작 등을 통해서 거리의 미술-페인팅 벽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의 곁으로 가도록 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직접 벽화작업을 진행하여 대중화를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거리의 미술 동호회]는
-환경개선을 위한 거리벽화
-사회복지시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 벽화
-사회의 공공성에 부합하는 제반 미술작업
-벽화제작 자료집 발간 및 벽화제작교실(워크샵) 진행
등을 하고자 하며 진행중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거미동]은 세상을 향한 미술로서의 '사랑과 나눔'을 벽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실천하려고 합니다.
첫댓글 아뜰리에.. 빠졌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