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범천왕, 모두가 다 법에 의지함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우루빈라(優樓頻螺) 마을 니련선하(尼連禪河) 언덕의 보리수 밑에 계셨는데, 성불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혼자 앉아서 사색하시다가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
‘무릇 사람으로서 공경하는 마음이 없어서 어른에게 공손하지 못하거나, 가르침을 받지 못해서 꺼리는 바가 없고 멋대로 방일하게 군다면, 영원히 좋은 이익을 잃을 것이니, 만약 이렇게 하면 온갖 괴로움이 얽히고 쌓일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어른을 효도로써 섬기고, 공경히 받들고, 삼가며 두려워하며, 순종하면서 거스르지 않고, 원하는 바에 만족하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니, 만일 이렇게 한다면, 마주치는 일마다 안락하게 되리라.’
그리고 또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
‘일체의 세간, 가령 하늘ㆍ인간ㆍ하늘 세계ㆍ인간 세계ㆍ악마의 세계ㆍ범천의 세계ㆍ사문 바라문과 일체 세간의 생명이 있는 자 중에서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이 나보다 수승한 이가 있다면 나는 반드시 그를 가까이하고 의지하면서 공양하고 공경하겠다.
그러나 두루 관찰해 보아도 세상의 인간과 하늘ㆍ악마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과 일체 세간에서 나의 계행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지견보다 수승해서 내가 의지할 만한 자를 전혀 볼 수 없도다.’
또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
‘내가 깨달은 법을 나는 지금 반드시 친근하고 공양하고 공경해서 성심으로 존중해야겠다.
왜냐 하면 과거의 여러 부처님 모두가 다 이 법을 친근하고 의지하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였으며, 미래와 현재의 여러 부처님도 역시 이 법을 친근하고 의지해서 공양(供養)하고 공경(恭敬)하며 존중히 여기는 마음을 냈기 때문이다.
나도 지금 마땅히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여러 부처님처럼 이 법을 친근하고 의지하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히 여겨야겠다.’
그때 범천왕이,
세존께서 우루빈라 마을, 니련선하 언덕의 보리수 밑에 계시면서
‘세간을 관찰하여, 하늘과 인간과 악마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과 온갖 생명을 지닌 자로서 만약 나의 계행ㆍ선정ㆍ지혜ㆍ해탈ㆍ해탈지견보다 수승한 이가 있다면 나는 마땅히 그에게 의지하겠다. 그러나 나보다 수승한 이가 있는 걸 전혀 볼 수 없도다.’ 하시고,
또 관찰하시기를,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여러 부처님도 모두 이 법에 의지하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셨으니, 나 또한 마땅히 3세의 부처님이 응하는 것처럼 이 법을 친근하고 의지하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히 여겨야겠다’고 하시는 것을 멀리서 알았다.
그래서 범천왕은 또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이곳에서 사라져서 부처님 처소에 가야겠다.’
범천왕은 마치 장사가 팔을 구부렸다가 펴는 것과 같은 순간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생각하시는 바와 같습니다. 진실로 생각하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리고는 즉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과거 현재의 여러 부처님과
미래 세상의 일체 부처님이신
이들 정각(正覺)께서는 번뇌 없애시고
모두가 다 법에 의지함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법에 친근해서 의지해 머무셨으니
이것이 바로 3세의 모든 부처님 법입니다.
그러므로 자기를 존중하려는 이는
반드시 먼저 저 법을 존중하고 공경해야 하나니
마땅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여
위없는 법을 존중하고 공양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범천왕은 세존을 찬탄하고 깊이 기뻐하는 마음을 내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