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유마힐경(佛說維摩詰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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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 경전은 유마힐이라는 재가 거사가 수많은 불제자들을 당혹하게 만들면서 종횡무진으로 대승 불교의 심원한 철학을 전개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경전이다.
이 경의 내용은 잘 알려진 대로 반야 사상에 토대하고 있다. 특히 대승 보살의 실천도를 중시하고, 정토 사상을 두드러지게 반영하고 있다.
흔히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法門)’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예로부터 가장 많이 읽히고, 또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경전으로도 유명하다.
갖추어 부르는 경 이름은 『유마힐소설부사의법문경(維摩詰所說不思議法門經)』이며,
흔히 『보입도문경(普入道門經)』ㆍ『불법보입도문경(佛法普入道門經)』ㆍ『불법보입도문삼매경(佛法普入道門三昧經)』 등으로도 부른다.
2. 성립과 한역
오(吳)나라 때 지겸(支謙)이 223년에서 228년 사이에 번역하였다.
2세기경에 처음 성립된 『유마경』은 중국에서 일곱 차례나 한역되었는데, 이러한 한역본을 통칭하여 ‘유마 7역(譯)’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지겸의 한역본은 두 번째 한역으로서 제2역이라 부른다.
유마 7역 중에서 현재 남아 전하는 것은 세 본뿐이며, 그 세 본 중에서도 지겸의 한역이 가장 앞선 것이다.
나머지 두 본은 구마라집(鳩摩羅什)이 한역한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과 현장(玄奘)이 한역한 『설무구칭경(說無垢稱經)』이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는 현장(玄奘)이 한역한 『설무구칭경(說無垢稱經)』과 구마라집(鳩摩羅什)이 한역한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이 있다.
주석서로는 길장(吉藏, 549~623년)이 쓴 『정명현론(淨名玄論)』이 있는데, 이는 『유마경』의 주석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규기(窺基, 632~682년)가 쓴 『설무구칭경찬(說無垢稱經讚)』과 『설무구칭경소(說無垢稱經疏)』를 비롯하여 승조(僧肇, 384~414년)가 저술한 『유마힐경주(維摩詰經注)』, 혜원(慧遠, 523~592년)이 남긴 『유마의기(維摩義記)』 등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전체 2권 14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품의 명칭은 제1 「불국품(佛國品)」, 제2 「선권품(善權品)」, 제3 「제자품(弟子品)」, 제4 「보살품(菩薩品)」, 제5 「제법언품(諸法言品)」, 제6 「부사의품(不思議品)」, 제7 「관인물품(觀人物品)」, 제8 「여래종품(如來種品)」, 제9 「불이입품(不二入品)」, 제10 「향적불품(香積佛品)」, 제11 「보살행품(菩薩行品)」, 제12 「견아촉불품(見阿閦佛品)」, 제13 「법공양품(法供養品)」, 제14 「촉루미륵품(囑累彌勒品)」이다.
전체 14품을 통해서 재가자인 유마힐이 출가자인 불제자들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펼치고 있다.
유마힐이라는 재가자를 등장시켜서 그 누구보다도 불도의 이치에 통달하였음을 말한 것은 바로 대승 보살의 이념을 구현시키고자 한 것이다.
불도의 실천이란 굳이 출가자에 한정되지 않으며, 깨달음은 출가자의 전유물도 아니라는 대승 불교의 보살 정신, 그 핵이 녹아 있는 경전이다.
편협한 소승에서 벗어나 대승 사상을 실제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최상의 불도 수행의 길이라는 유마힐의 강변은 대승 불교의 재가주의를 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재가주의만을 주장하는 것에 그치지는 않는다. 후대에 이르러 화엄종이나 삼론종, 그 밖에도 천태종과 선종에 이르기까지 『유마경』은 각 종파의 중심 경전으로 읽혀 왔고, 수많은 해설서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