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이야기] 곰취
“베타카로틴, 비타민 C가 풍부해 암을 예방하고 간 건강에 좋다. 칼슘과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
뼈 건강에도 유익하다. 체내 나트륨 및 중금속 배출에 효과적이며 맛은 달고 맵다. 기의 순환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가래를 없애고 타박상, 기관지 염증 치료제로 쓴다” 이 설명만
듣고는 도무지 어떤 식물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곰이 좋아하는 나물’, ‘산나물의
제왕’, ‘쌈채와 장아찌’라는 표현과 함께 ‘강원도 특산’이라는 악센트를 주면 짐작이 됩니다.
‘곤달비’라고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곰취!
▲곰취
요즘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몇십년 전만 해도 강원도 고산지대나 깊은 산중에서만
구할 수 있던 산채가 ‘곰취’입니다. 생육조건이 까다롭고 채취 기간이 짧아 대량 재배가 쉽지
않았지요.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산지 대량 재배가 가능해 6차산업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고부가가치 식물로 거듭났습니다. 몇몇 지역에서는 ‘곰취’를 주제로 대규모 축제를
개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제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셈이지요.
춘궁기 구황식물에서 ‘특용작물’로의 변화가 놀랍습니다.
곰취는 종종 닮은(?)꼴 때문에 유명세를 치릅니다. 곤달비가 대표적이지요. 사촌 격인 두
식물은 모양과 맛, 효능이 비슷합니다. 전문가조차 식별에 어려움을 겪는데 잎과 줄기, 꽃
모양을 꼼꼼히 살펴야 알 수 있습니다. 곰취는 잎 가장자리 톱니가 작고 촘촘하며 줄기에
홈이 있습니다. 반면, 곤달비는 줄기가 둥글둥글 밋밋합니다. 꽃차례의 경우 곰취는 뭉쳐
피고, 곤달비는 뻗쳐 핍니다. 두 식물을 애써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또 다른 유사 종인
동의나물과는 확실히 구분해야 합니다. 잎이 보름달 형인 동의나물은 익초가 아니라 복통
을 유발하는 맹독성 식물입니다.
두 식물은 모양은 닮았어도 맛과 성질은 확연히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