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 신광조의 한입만 주소 제11탄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 만난 밀복국 한그릇"]
주인 아줌마 이진희씨는 54년생,제주도 화순이 고향인 해녀출신이다.
물질에 등이 휠것처럼 힘들어 뭍으로 나왔단다.
https://youtu.be/A2Ej_qaiV1E
부산의 영도, 건설회사에서 일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웃음을 늘 머금은 모습이 목련꽃처럼 곱다.
나의 고향 광주에서 가장 아쉬운 음식이 복국이다.
영 시원찮다.
무등산 어르신 박선홍 선생님과 맛있는 복국에 정종을 마시고 싶어 여러 곳을 찾아다녔으나, 선생님도 나도 미나리만 먹고 왔다.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여주인께서는 제대로 음식맛을 아는 사람을 만나 긴장했다고 내놓는 밀복국은 어젯밤 탈원전 반대동지들과 밤새도록 마신 소주의 잔해,
거친 숨결과 격정으로 불을 지펴 재가 된 가슴을 너무 쓰라리지 않게 적절히 진무해준다.
복국 한 줌이 달래주는 삶의 허허로움이란 그 어디메이뇨.
그 쌉살한 시원함을 다시 복쓸개주 한잔으로 재 음미한다.
봄동 겉저리무침, 얼마나 간절한 겨울의 끝을 혀에게 알려주는 봄의 서곡인가.
사나이 순정으로 앞으로 누님으로 부르기로 맹세한 진희누나는 아직 철이 일러 참복 맛을 못 보여준 것을 못내 아쉬워한다.
나는 사랑에 취하듯 독에 취해도 좋으니,
다음에는 독맛이 사르르 퍼져와 안개처럼 떠나게 할 수도 있는 목숨을 건, 위험한 맛과의 사랑 곡예 쫄복회와 매운 탕을 꼭 해달라고 했다.
맛은 최상, 가격은 최저다. 1인분 밀복 15,000원.
금장 복집:010 3599 5638 이진희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