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소설 < 레미제라블 >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보통 장발장이라고 잘 알려진 이 소설은 한 세기 동안 수십 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옮겨졌지요.
여러 각색물 중에서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아마도 뮤지컬 버전일 것입니다.
뮤지컬 < 레미제라블 > 은 지난 30여년 동안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영화 < 레미제라블 > 은 이 뮤지컬을 다시 한번 영화적 형식으로 재연한 작품입니다.
거의 전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져있지요.
초반에는 이러한 형식으로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어요.
실제로 영화를 보는 도중, 남학생 몇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군요.
(이런, 뒷부분이 정말 괜찮은데...)
19세기 프랑스...
노역을 치루는 모습이 나오는데 정말 비참합니다.
처음에는 휴 잭맨을 알아보지 못했어요. 그는 이 영화를 위해 엄청난 체중 감량을 했다는군요.
뒷골목 가난한 이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면하기 어려웠어요.
판틴도 마찬가지...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작업반장뿐 아니라 동료들에게까지 질투를 받지요.
어린 딸을 여관에 맡겨놓고 돈을 벌지만, 결국 그녀는 거리의 여자로 추락하게 됩니다.
머리카락을 팔고, 이빨을 팔고, 몸도 팔지만....그녀는 여전히 시궁창속의 여자일 뿐..
파리 뒷골목은 이렇게 더럽고, 추잡하고, 죄악이 가득합니다.
빵 한 조각 훔쳐 19년이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을 추격하는데 온 생을 바치는 자베르 경감....
그는 혁명의 자리에서 자신을 살려준 장발장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깁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보다는 자신에게 결박되어 살았던 자베르는
장발장 추격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자살을 합니다.
와....
이 영화의 압권은 단연 이 장면입니다.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위하야 그들이 뭉치고, 그리고 장렬하게 죽습니다.
가난과 무지를 벗어나기 위해 다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그들은 외치지만
겁에 질린 파리 시민들은 문을 꼭 걸어잠그고 나오지 않습니다.
19세기 프랑스의 후미진 골목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꾸었던 청년 혁명가들...
그들이 보여주는 인간애와 자유의지는 진한 여운과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어요.
거대한 바리케이드 위에서 군중이 함께 부르는 노래 < 민중의 노랫소리가 들리는가 > (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담은 영화의 엔딩을 보며 눈물을 흘리지 않은 관객은 아마 없을 듯....
여기서 훌쩍, 저기서 훌쩍....
휴 잭맨을 무척 좋아하는데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른다는 것은 사실 잘 몰랐어요.
중간중간 노래가 나왔다면 좀 덜 지루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노래를 다 소화해낸 배우들, 정말 대단합니다.
뮤지컬의 무대로서는 표현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
노예들의 일하는 장면이라든지, 파리 뒷골목의 세세한 풍경이라든지,
혁명의 현장이라든지...이런 것들이 영화에는 잘 나타나 있네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물론 뒷부분부터...) 영화...
청년 혁명가들의 의지와 민중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영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사랑과 용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첫댓글 영화 보셨군요. 일산댁들끼리 이 영화 보려고 갔더니 다음날이 개봉이라더군요.
그래서 26년 보고 왔는데... 나도 얼렁 보구싶다.
앞부분은 약간 지루하지만 뒤로 갈수록 감동이 철철~~
저는 며칠전 파우스트 봤는데... 음... 어... 멍하던데요.
그 아리다운 여자가 단지 욕망의 대상일까, 아니면 진리라는 것을 아름다운 여자를 내세워 표현한 걸까... 하긴 진리를 알고자 하는 것도 욕망의 하나이겠지요.
암튼 머리 터지는 영화였어요. ㅎ
머리 터진다는 것은 그만큼 명료하지 않았다는 뜻?
제 머리 용량이 부족하다는 뜻이죠. ㅎ 생각할 게 많은 영화였으니까요.
전 그런 영화는 별로더라구요. 생각할 게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는 영화는 사절!
ㅎ 저는 이런 것도 좋아요. 가뜩이나 머리 쓸일없는데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거 나쁘지 않아요. 결론을 어덯게 내든 내맘이죠 머.
레미제라블 이 영화도 보고 싶어요. 요즘 우리나라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말도 들었어요.
예, 그래서 선거 일주일 전에만 개봉되었어도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들도 있더라구요. 마지막 부분 혁명가들의 장면에선 눈물이 절로 나요.^^
요즘 2,30대들이 복지 줄이라고 특히 노인들 복지 줄이라고 분통 터뜨리는 거 보니 마음이 참... 피부로 직접 느껴보시라 이런 뜻이겠지요.
일단 내년부터 경로당 난방비 줄인다 하더군요. 이런 정부를 보고도 그리 결정되엇으니 분통 터질만도 햇지요.
어제 작은애랑 같이 봤어요. 둘다 대만족!
특히 앤 해서웨이가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는 배우인지 몰랐어요. 거의 로맨틱코미디류만 했던 거 같은데... 이번에 홀딱 반했어요.
I dreamed a dream 그거 부를 땐 정말...
혁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길이었는데 정작 그 혜택을 받을 사람들은 겁을 내고 외면을 하게 되고... 정말 우리 현실과 딱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이 영화가 좀더 일찍 개봉되었으면 대선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하고 아쉬워한 사람도 있더라구요.^
그렇지는 않을 거 같아요. 이걸 볼 사람들은 이미 정해져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