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진료일지: 모병원 선생님 갑상선 진료 입니다
35세 여자사람 환자 : 저 30년은 살 수 있을까요?
저녁 회진 시간, 오후에 수술이 끝난 35세 젊은 여자 사람 병실로 간다. 환자의 남편되는 훈남이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수술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통증이 심할 텐데도 환자도 남편도 웃는 얼굴로 필자를 맞이 한다. . 암 진행 상태가 간단하지 않은 걸 알고 있는데도 이 분들은 불안 초조보다는 평온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다. 좋은 징조다."갑상선 전절제 수술인데 잘 끝났어요. 미만성 석회화 변종이라도 다른 환자와는 달리 옆목 림프절 전이는 없었어요.
근데 폐전이가 양쪽 페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나중에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몇번 받아야 할 것입니다"
"잘 치료 받으면 저 30년은 살 수 있을까요?"
"애기는?"
"6살과 8개월 짜리가 있어요"
"아, 고놈들 시집 장가 가고 손주 볼 때가지 살수 있을 겁니다"
이 환자도 미만성 석회화 변종이다. 요즘은 미만성 시리즈라...
사실은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고 알게 된 것은 2012년 개인 클리닉에서 검사를 받고 나서 부터였다고 한다. 암이라고 확진을 받지 못하고 그냥 우물우물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에야 암이 의심된다는 소리를 듣고 필자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까 이건 뭐 영낙 없는 미만성 석회화 변종 유두암(diffuse sclerosing variants of papillary carcinoma)이다.
오른쪽 날개에 눈폭풍(snowstorm)이 눈발을 휘날리고 있고 중앙경부림프절들이 큼직큼직 커져 있다.미만성이 의심되면 초음파 스테이징검사, 목CT스캔 외에 반드시 폐CT 스캔을 추가한다. 일반 유두암보다 옆목림프절전이와 폐전이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원격전이율, 재발율, 5년생존율이 일반 유두암 4.3%; 17.2%; 97.4%이었고, 미만성 7.3%; 39.3%; 96.1% 였다고 한다(Curr Opin Oncol 2013;25:33~38).
이 환자는 눈폭풍이 크지 않고 옆목림프절 전이도 보이지 않아 비교적 얌전한 미만성이라고 생각되었는데,아뿔사, 폐CT스캔에서 비록 얼른 보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지만 여러개의 작은 전이 병소가 보이는 것이다.폐전이가 일어 났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절망에 빠지지만 갑상선암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일반 영상이나 폐CT스캔에는 보이지 않고 방사성요드스캔에서만 흡착이 보이는 전이가 요드치료로 완치 가능성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방사성요드를 흡착 하는 아주 작은 폐전이가 있을 때다.그리고 45세이전 젊은 연령일수록 요드흡착이 잘 되어 치료효과가 좋다.
서울대 병원에서 폐전이된 152명을 조사한 결과 10년, 20년 생존율이 각각 85%와 71 % 였다고 한다(Thyroid 2014;24:277~86).
생각보다 생존율이 양호한 것이다.
오늘 필자의 환자는 연령이 어리고 아주 작은 전이이기 때문에 이 보다 성적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방사성요드치료 때 전이 병소에 요드 흡착이 잘되면 30년 살 수 있다는 말이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닌 것이다.
이 환자의 수술은 깔끔하게 잘 되었다.
수술후 목소리 변화도 없고 부갑상선 홀몬수치와 칼슘수치도 정상으로 나와 손발저림도 없다.
수술합병증이 없다는 소리다.
아쉬운 것은 2012년에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고 했을 때 갑상선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했다면
폐에 전이가 되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철 없는 일부의사들이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다, 조기에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등등의 헛소리를 해서 환자들이 우왕좌왕하는
현실에 있지만 언젠가는 바로 잡히리라고 생각된다.
얼마전 미국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허무맹랑한 소리에 온 나라가 휘둘린 때가 있었지만 지금 그런 소리하는
정신나간 사람은 없지 않은가.
갑상선암 파동도 곧 수그러 들 것이 틀림 없다. "갑상선암도 암이다" 라는 진리는 변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첫댓글 폐전이 환자 보호자입니다. 글 잘 읽엇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브란스 박정수 교수님 진료일기인거 같네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동적으로 뭉클하며 읽어내려 갔어요.
환자를 위하시는 고민과 염려를 느낄수가 있네요.
저의 결정을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인간미가 느껴지는 교수님이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백배공감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참조 하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