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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을 헐벗는 엉덩이에 기대는 밤
다른 동성에겐 섹시함을 못 느끼는데
왜 나는 나라는 동성애는 섹시함을 느낄까.
나의 몸을 헐벗는 엉덩이에 기대는 밤
고추의 상상이 나를 파고들고
너머의 너머에선 유방의 손길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시라는 말투에 나를 데려가는 지금
아픔 너머 슬픔, 슬픔 너머 색욕이 짙어가는데
나는 지금 어딘가에서
흔들리는 눈빛에 모든 걸 내맡긴다
사람들 차츰차츰 떠나가고
혼자만 남을 것만 같은 이 새벽이
바람만 슬쩍 마음에 들면
떠남만 슬쩍 다음에 오면
사발면
몰라야 했다
나 그리움 쉽게 타오르는 밤
뜨뜻미지근한 커피 안에서 누군가
나를 도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눈이 퉁퉁 불어 터져
씹히지도 않는 면발,
새로워야 했다
인스턴트 부풀리는 시간 점점 짧아지고
눈 껌벅일 새도 없이 내 안에 그리움이 들어찬다
그래도 추위를 모르는 참새들은 낳은 편이다,
자위(自慰)를 하는 순간 이미 시들어버린 국물,
이겨내야 했다
뜨뜻미지근한 커피 안에 내가 있고,
내 밖에 서 있는 사발면의 낡은 기억들.
목숨 건 도전이라면 낯익은 정신이지만
새로움 속에서 도전해야 했다.
후루룩.
사발면 먹는 소리가 여기저기 정겹다
총각의 열무
총각이 옷을 벗고 서 있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TV 속에선 오늘을 달리는 아나운서가
라디오에선 내일을 향해 가는 여자 MC가
총각은 멍한 눈으로
그들을 향해 질주한다
질주하는 너머로 총각의 웃음소리가 퍼진다
괴물은
어쩌면 저 너머에 어딘가로 이미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옷을 벗은 총각사내가
주섬주섬 옷 주위로 가다가 뭔가 아쉬운 듯
베란다 창밖
산 너머를 바라본다
바라보는
너머너머에 있는
뭔가가 그리운 듯
총각은 눈물을 훔치고
눈물을 내린다
오늘도 날아가는 미디어 너머로
총각의 슬픔이 날아온다
총각의 슬픔이 내달린다
총각의 아픔이 바라본다
나무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되고
양팔 벌린 나무가 되어 그늘이 되어 주고
나무는 나무로서
나무가 아닌 나무가 된다
나무는 모두를 사랑한다
모두를 사랑하기에
나무에겐 그늘이 없다
그늘이 없으므로
나무는 나무로서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로서 나무가 아닌 나무를 사랑한다
길이 가는 곳에
가야 하는 데로 가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가야하는데로
따라서 가다보면 가다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머지 않아 알게 되겠지
별빛은 아니더라
달님도 아니더라
나를 일깨우는 건
무엇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더라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실한 마음 하나 안고
그저 가다가 보면은
무엇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되더라
둘이서는 절대로 못해도
모두 도와 가다보면
저절로 알 수 있겠지
모두가 마음인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되겠지
무엇이 무엇인지
하나도 몰라도
가야 하는 대로 흘러흘러
가다보면 가다보면 가다보면
슬픔이 가는 곳에
슬픔 가는 데로 가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슬픔 가는데로
따라서 가다보면 가다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머지 않아 알게 되겠지
기쁨이 아니더라
절망도 아니더라
나를 일깨우는 건
무엇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더라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실한 마음 하나 안고
그저 가다가 보면은
무엇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되더라
여럿이선 절대로 못해도
서로 알아 가다보면
저절로 알 수 있겠지
모두가 기쁨인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되겠지
무엇이 무엇인지
하나도 몰라도
가야 하는 대로 흘러흘러
가다보면 가다보면 가다보면
발이 가는 곳에
발 가는 데로 가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발이 가는 데로
따라서 가다보면 가다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머지 않아 알게 되겠지
헛짓이 아니더라
발짓도 아니더라
나를 일깨우는 건
무엇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더라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실한 마음 하나 안고
그저 가다가 보면은
무엇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되더라
나만으론 절대로 못해도
많이 알아 가다보면
저절로 알 수 있겠지
모두가 세상인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되겠지
무엇이 무엇인지
하나도 몰라도
가야 하는 대로 흘러흘러
가다보면 가다보면 가다보면
밤이 가는 곳에
밤 가는 데로 가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밤이 가는 데로
따라서 가다보면 가다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머지 않아 알게 되겠지
별들이 아니더라
어둠도 아니더라
나를 일깨우는 건
무엇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더라
진심으로 진심으로
진실한 마음 하나 안고
그저 가다가 보면은
무엇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되더라
밤만으론 절대로 못해도
많이 알아 가다보면
저절로 알 수 있겠지
모두가 밝음인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되겠지
무엇이 무엇인지
하나도 몰라도
가야 하는 대로 흘러흘러
가다보면 가다보면 가다보면
1. 나란 X
오늘은
당신의 몽둥이가
그리워지는 밤이군요, 선생님.
당신의 몽둥이가
내 뒤를 스쳐가면
내 거시기는 빨갛게 부어올라
아, 이 황홀! 이 젖음!
그리곤, 얘기했죠.
꺼져버렷!
그러다 그러다 내가 죽어
당신에게 집착하면 그러면 그때에
저를 사랑해 주실래요, 선생님.
2. 그 씹XX
그곳에 대고
용서를 빌지 말아요,
그러면 선생님은
더욱 화만 낼 뿐이에요.
한번 그렇게 몽둥이를 들면
그걸로 끝이에요.
1회성 새디스트,
그게 삶이래요.
전, 내 안의 욕구를
선생님 앞에서 토해냈어요.
우웩~!
3. 선생님
학교에서 존경받는
우리우리 선생님
시간가도 변치않는
우리우리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우리우리 선생님
KATE MOSS, 라는, 이름을 찾아
그녀를 찾아
산으로 갔지
땀 뻘뻘 흘리며
몇개의 구덩이를 헤쳐
가로막힌 출입금지
표지를 떼어버리고
겨우겨우 정상에 도달했더니
안개만 자욱하더군
내리막길은 가파르고
그녀를 찾아
산을 내려왔지
강이 있어
강에 빠져들었지
물 속엔
징그러운 물고기도 있더군
강을 건너는 동안
그녀는 잡히지 않았어
축축히 젖은 옷들을 헤치고
그녀를 찾아
강을 건넜지
들판이 보였지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 끝으로
노을이란 놈이 지는 거야
그래서
나는 외쳤지
에잇!
그녀를 찾아
들판을 건넜지
노을은 사라지고
어둠이 펼쳐진
이곳은 어디인지 몰라
잠이 들었지
그녀를 찾아
꿈 속을 걸어갔지
그녀의
흑백누드사진이 있었지
내 방문 바로 위에
찰싹 달라붙어
내가 가는 곳을
지켜 보고 있었지
그녀의 시선 안에
내가 있었지 나는 놀라
잠을 깬다
에잇!
그녀를 찾아
집으로 갔지
사람들이 북적대고
자동차 경적음이 살아
소음들로 둘러쌓인
도시의 거리를 지나
집으로 갔지
5층의 계단을 건너
현관문을 따고
그녀를 찾아
방문을 열지
나는 놀라
어, 없잖아?
그녀를 찾아
방을 뒤지지
서랍을 떼어내고
장농을 열어놓고
창문도 열어보고
그녀를 찾아
방을 어지럽혔지
에잇!
지쳐 쓰러지면
그녀의 사진이
방문 위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이상한 교수님
이상한 교수님은
그래요, 그만해요, 됐어요, 라는 어눌한 말투로
내기억 속에 존재한다 아차!
교수님은 외래교수였지 아니지 외래교수님은 시인이셨지 아니야 아니야
출판사를 경영하는 사장이라셨지? 그분이 누구더라?
외래교수 혹은 시인 혹은 사장 그 중 하나였나? 그 중 하나라면
이상한 씨의 강의를 듣고 있는
나는 누구의 제자가 되지? 시인 아니면 외래교수 혹은 사장님?
존재했던 기억은 나를 떠나고
그럼 이제, 강의를 시작하지요,
다양한 생각들이 이상한씨의 학교를 벗어나고 있다
고백 - 미친 : 의뢰서
1
'미친 년'이죠. 아, 실례. 소위 미친 년이라 불리우는,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불쌍한 동네 아줌마나 처녀로, 비오는 날이면 활동력이 증가하며 꼭 비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헤어스타일은 '삼발'형 (요즘 업굴된 것이 '사자머리'라고나 할까?)을 고수하는 스타일, 거의 얼굴의 감정이 변동이 없죠. 항상 웃음으로 일관하는 품새가 지조가 있다라고나 할까? 시대적이거나 개인사적으로 事件적 불운에 의해서 혹은 후천적 자의나 선천적 운명에 의해서 결정되어 버리는 사회의(특히 지역사회의) 소외된 그녀들. 구체적으로 엄청난 사랑의 배신을 경험하거나, 자기자식의 사별 혹은 처녀성의 유린 등의 사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됨.
나중에 첨가하기로 함. 지금 퇴근함다.
결국은 사랑을 하고 사랑에 속아 그렇게 되버린다고 할 수 있겠죠. 요즘은 자주 볼 수 없지만 우리 주변에는 '미친 년'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답니다. 사실 저도 <미친> 년이랍니다
2
친구가 쓴 러브레터. (친구의 성별은 남자임)
사유는 알 수 없으나, 치밀한 연구가 요구됨.
친구의 정신감정 분석의뢰서.
수신 : 지금 이 글을 보는 아무개.
시 사랑에 두발을 걸쳐놓는다
낙엽 진
어느 겨울 한창인 무렵에
사람이 된 나는
햇빛에, 바람에, 구름에
두 발을 걸쳐놓는다
잃어버린 잊어버린
사라져버린
눈물을 위해
두발은 앞길을 바라보며
하하.
허허.
사랑이 한창이구나.
정말로.
하하.
허허.
시 서두에 수첩을 걸쳐놓는다
수첩 핀
어느 마음 사랑일 무렵에
볼펜이 된 나는
펜끝에, 펜촉에, 펜앞에
두 손을 걸쳐놓는다
잃어버린 잊어버린
사라져버린
잉크를 위해
수첩은 시간을 바라보며
하하.
허허.
필기가 한창이구나.
정말로.
하하.
허허.
시 중간에 시계를 걸쳐놓는다
시간 핀
어느 시간 지나갈 무렵에
시간이 된 나는
절망에, 희망에, 기쁨에
내 앞을 걸쳐놓는다
잃어버린 잊어버린
사라져버린
시간을 위해
시계는 시간을 바라보며
하하.
허허.
초침이 한창이구나.
정말로.
하하.
허허.
시 결말에 계속을 걸쳐놓는다
결론 난
어느 시가 지나갈 무렵에
소설이 된 나는
시끝에, 글끝에, 내끝에
내 맘을 걸쳐놓는다
잃어버린 잊어버린
사라져버린
마음을 위해
소설은 세상을 바라보며
하하.
허허.
슬픔이 한창이구나.
정말로.
하하.
허허.
구름 속 산책
창문 밖
새가 날아오른다 하늘에는 구름 비춘 콘크리트 공사가 마악 시작되었다 공중 낮게 비명지르는 펜텀기 눈을 빛내며 공사장 아래를 지나간다 무너지는 집집마다
최강(最强)의 지진(地震)이 21세기의 빨간 불을 밝혔다 닫힌 손잡이 밖으로 한숨이 지하(地下)의 표면(表面)에서 웅성거렸다 저마다 하나씩의 두려움을 안고 공중에서 쏟아지는 비명소리에 가슴 졸이며 마지막 피난장소 구름 속으로 사람들 산책을 한다 터질 듯한 수증기
구름 속
집을 짓는다
구름 위 날아드는 새떼들 지상(地上)의 기억 밖으로 응집된다 물방울 기초공사를 마무리 지으며 회색빛으로 물든다 창문 밖
비가 내렸다 공사가 중단된다 공사의 계단마다 부실이 우글거렸다 공중 위 떠도는 철재(鐵材)들이 부도를 몰고다녔다 빗방울 위선(僞善)의 지상(地上)에 직격탄을 떠뜨리며 튀어올랐다 바람이 공사장을 휩쓸고 창문 밖
구름 속에서 누군가 산책을 한다
쏠로포
오늘도 손에는 잡을 수 없었다, 기막 막힌 혜성이 하늘에서 떠다니는데, 내 색깔을 집어삼킨 상상은 남성의 어딘가를 쥐고 있었다, 그러면서 여성의 어딘가로 향해 가는 나는, 지금 어디지 지금 어디지, 당황스러운 삶의 영역에서 나는 결국 기댈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간다. 너, 사람이냐? 대답하는 기대 너머, 그분이 대답하신다, 대답의 너머로 하늘 향해 열린 기대 너머의 삶, 그 삶의 상상이 나의 지금을 진행시킨다, 나 지금 초인이 되어가, 일상의 어디에도 아프지 않은, 미래 너머, 또 너머 너머, 나 이제 밝힘 속에서 어두워져, 그 어둠에서, 내일을 기다리고 있는, 손짓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이 빛의 밤들에.
창수는 웃으리
창수는 웃으리. 창수는 웃으리. 이 세상 어떤 슬픔에서도 견딜 수 없다는 말. 창수는 웃으리. 웃으면 웃으리. 지하철 안에서 어둠 속을 뚫고 나온 터널의 슬픔에서 창수는 웃으리. 그대 딛고 서는 그 말없는 시간 속에서 창수는 웃으리. 웃으리. 웃으리. 창수는 웃으리. 웃음 속에서 창수는 웃으리.
아주 밝은 수첩
나는 너를 본다
그리고 나는 너를 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네가 왜 그러는지
아-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난 것일까
나는 정말 모르겠다
나는 정말이지 모르겠다
그녀는 선연한 분홍빛 물을 들이며 그렇게 내게 다가왔었다 난
내가 혼란되어질 때마다 빨갛게 타는 빛과 푸른물결 그리고 분
홍으로 피는 장미 사이를, 처참하게 헤엄치던 그녀가 떠오른다
눈물보다 가까운 곳에서 당신은 울고 있지만
당신은 눈물 속으로 떨어져 있는 눈길 몸속에 젖어들어 적시어진 칠석부터 칠석까지 이어지는 눈물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그대의 뒷길로 접어드는 고요 햇살 받으며 빛을 내는 거울과도 같은 시간 속으로 빠져드는 아웅다웅한 다툼 눈물보다 가까운 곳에 당신은 울고 있어 답답한 마음으로. 내 마음을 빠져보려
빠져보려 빠져보려 빠져보려
목의 맛
꾸울꺽.
내 목이 맛을 채운다
살갗.
부르르 떨리는 목의 맛.
사람은
사람은
사람이 사람을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모르게 한다
사람을 모르게 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기쁨은
무엇인가 있다
무언가가 없다
무언가 있으면
무언가 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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