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남진 18차(마구령~늦은맥이) : 소백의 속살을 만끽한 한여름에도 시원한 대간 산행 z

[재희]

산 행  지 : 백두대간 18차(마구령~늦은맥이재)

산 행  일 : 2013. 08. 23. ~ 24.(토)
산행코스 : 남대리 + 마구령 ~ 1096봉 ~ 미내치 ~ 고치령 ~ 마당치 ~ 1272봉 ~ 늦은맥이재 + 구인사

(거리 15.5km + 10.7km)

산행참가 : 24명.

<산행코스>

지난 산행 막바지인 마구령에서 남대리 주막거리까지 2km 남짓을 걸어서 내려가다가, 늦은목이에서 탈출한 보성씨가 주막집에서 빌려서 끌고 온 트럭으로 내려왔는데, 내려오는 길이 꽤나 길어 보였다. 이번 구간은 소백산의 늦은맥이에서 신선봉을 거쳐 구인사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기에, 어프로치 구간과 탈출로가 길어지며 대간길 구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부담스러운 구간이 되었다. 어떻게든 남대리에서 마구령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어프로치 구간만이라도 해결해 보려고, 고갯마루에 버스가 돌릴 수 있을 만한 장소가 있다며 한번 올라가 보자고 하였더니, 박기사님이 흔쾌히 마구령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급커브 구간에서 잠시 머뭇거리며 버스는 짙은 어둠과 안개를 뚫고 마구령 정상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산행시간 한시간을 줄여 준 순간이다.

마구령 정상에 도착한 버스는, 몇번의 시도 끝에 다시 남대리 방향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버스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마구령 정상에 서니, 안개가 사방을 덮고 있어서 랜턴 불빛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다.

마구령 정상에 어렵게 도착한 백두의 애마.

마구령에서 영주 방면의 길은 아직 버스 통행이 불가함에 따라,

다시 남대리 방향으로 방향을 돌려서 내려가야 한다.

마구령 정상까지 태워준 버스를 뒤로하고,

이정표의 고치령 방향으로 들어서며 대간남진 18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마구령 들머리의 이정표.

마구령에서 안개가 자욱한 1096봉 헬기장 오름길은 꾀나 급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1096봉 헬기장은 바닥에 깔린 시멘트 불럭으로 짐작만 가능하고, 온통 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854봉 헬기장에서 잠시 쉼을 한다.

헬기장에서 잠시의 쉼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휘어진 대간길을 따르면,

처음 만난 이정표에는 벌써 마구령에서 4km를 온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미내치(美乃峙 820m)를 지난다.

<미내치(美乃峙 820m)>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천리 달터마을에서 단산면 마락리를 잇는 고개로, 산행기에는 이정표가 있었던듯 한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충청도와 경상도에서는 령(嶺)이라는 한자 표현보다는 '티', '치', '재'라는 순우리말을 많이 사용한다. 은티, 지름티, 고치, 미내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고치령이 1km 밖에 남지 않았다.

예상보다 조금 빠른 느낌에 걸음걸이를 조금 여유있게 해 본다.

고치령 전위봉을 둘러싸고 진지가 구축되어 있다.

고치령 직전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에서 직진 방향으로는 길이 없고,

좌측으로 꺽어서 내려가게 된다.

고치령 헬기장으로 내려서는 백두들.

헬기장 바로 아래에 있는 고치령에 도착한다.

고치령 산령각.

<고치령 산령각>

소백산은 땅이고 태백산은 하늘이니, 이곳 고치령은 태백과 소백을 경계하는 양백지간(兩白之間)으로, 이곳에는 영월로 유배된 단종과 순흥으로 유배된 금성대군을 모시는 산령각이 있다. 산령각에 관하여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영월땅으로 유배되었던 단종이 어느 날 하얀 도포 차림에 말을 타고 고치령을 넘어가고 있었다. 단종대왕에게 “어디를 가느냐” 물어보는 백성에게 단종이 말하기를.. “태백산”에 놀러 간다고 하였다. 그날 오후 단종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단종의 혼백이 태백산에 들어 태백의 산신이 되었고, 그의 신하였던 금성대군은 소백의 산신이 되었다고 믿어왔던 사람들은, 혼령이 되어 만나는 조카와 삼촌(단종은 금성대군의 조카다)을 위해, 양백지간인 고치령에다가 산령각을 짓고, 매년 음력 정월 14일에는 어김없이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고치령이 바로 단종 복위운동을 벌이던 사람들이 뜻을 세우고 수시로 넘나들던 대표적인 장소다. 이곳이 단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수양대군의 동생이자 단종의 숙부인 금성대군을 통해서다. 1455년 6월 금성대군은 형인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하다. 이곳 순흥에 유배당한다. 그는 이곳에서 순흥도호부사인 이보흠의 도움을 받아 단종 복위를 계획했었다.

단종대왕과 금성대군을 모시는 고치령의 산령각(山靈閣) 좌.우 기둥의 주련(柱聯)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왼쪽에는 차산국내지령지성(此山局內至靈至聖)

"산의 모든 영역이 모두 지극하게 성령스럽고 성스러웠으면 한다"라고 쓰고,

오른쪽에는 만덕고승성개한적(萬德高勝性皆閒寂)

만가지 덕이 높고 번성해서 모든 사람의 본성이 여유로우면서 고요하기를 바란다"라고 쓰여 있다.

산신각은 옛날 이곳을 지나던 백성들이 무사히 산을 넘을 수 있도록 산신령에게 기도하던 장소다. 또 과거 순흥지역에서 영춘으로 말을 이용해 세곡을 옮길 때 사고 없이 무사히 넘어갈 수 있기를 기원하던 신당(神堂)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은 산을 중심으로 애환이 있는 곳에 산신각을 세워 안녕을 기원하였다.

고치령 탐방 안내판.

고치령 날머리 전경.

고치령 이정표.

<고치령(古峙嶺 760m)>

경북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와 백두대간 너머 단산면 마락리를 잇는 고갯마루로, 현지인들은 ‘고치재’라 부른다. 고치령 정상은 백두대간의 중요한 길목으로 여러 기의장승이 서 있으며, 고갯마루 한쪽엔 산령각(山靈閣)이 있다.

국토지리원 자료에 古峙(옛 고개)로 기록되어 있는 고치령을 양백지간(兩白之間) 또는 '고치재'로 부르기도 한다.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를 가르는 고치령은 조선 중엽까지만 하더라도 죽령 다음으로 중요한 고개였으나, 세조에 의해 유배당한 단종의 복위를 꾀하려던 이곳 사람들의 노력이 발각되어 폐쇄되었다는 설도 있는 곳이다. 또한 고치령은 한강 수계와 낙동강 수계를 나누는 중요한 고개이기도 하다. 백두대간 죽령을 지나 동북으로 흐르던 소백산 줄기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처음 만나는 큰 고개가 바로 고치령이다.

참위설에서 10승지(十勝地)라는 곳 중 한곳이기도 하다.

고치령 서북쪽 마락리에서 계속 서북쪽으로 내려가면,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로 이어지고, 의풍리에서 김삿갓 유적지가 있는 강원도 영월의 와석리는 지척이다. 그리하여 마구령 아래의 남대리, 고치령 아래의 마락리, 그리고 충북의 의풍리, 강원도의 와석리 등 3개 도의 마을들은,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의 오지 중의 오지 마을들로서, 더불어 하나의 생활권을 유지해 왔으며, 참위설에서 10승지(十勝地) 중 한곳이다.

<십승지지(十勝之地)>

참위설(讖緯設)과 풍수지리설을 신봉하던 술가(術家)들의 말에 따른 십승지는,

풍기(豊基)의 금계촌(金鷄村), 안동(安東)의 춘양면(春陽面:지금의 봉화), 보은(報恩)의 속리산(俗離山), 운봉(雲峰)의 두류산(頭流山), 예천(醴泉)의 금당동(金堂洞), 공주(公州)의 유구(維鳩)와 마곡(痲谷), 영월(寧月)의 정동상류(正東上流), 무주(茂州)의 무풍동(茂豊洞), 부안(扶安)의 변산(邊山), 성주(星州)의 만수동(萬壽洞)을 가리킨다.

한편 정감록(鄭鑑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보신(保身)할 땅이 열이 있으니 “첫째는 풍기 예천이요, 둘째는 안동의 화곡이요, 셋째는 개령의 용궁이요, 넷째는 가야요, 다섯째는 단춘(삼풍, 의풍리)이요, 여섯째는 공주의 안산 심마곡이요, 일곱째는 진목이요, 여덟째는 봉화요, 아홉째는 운산봉 두류산이요, 오래 살 땅이라 착한 정승과 좋은 장수가 이어 나리로다. 열째는 풍기의 대.소백산이니 길이 살 땅이라 장수와 정승이 이어 나리로다” 로 기록되어 있다. 조선 후기는 물론 3.1운동 후 이러한 괴설(愧設)을 믿고 솔가(率家)하여 이사 가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좌석리>

고치령 남쪽 기슭에 있는 마을로, 좌석(座石)리의 지명 유래를 살펴보면,

마을 한 중간 논바닥에 '앉은 바위'라는 큰 바위가 있다.

'옛날 마귀할멈이 소백산에서 반지를 잃었는데, 반지를 찾으려고 산을 파 내려가다가 골짜기가 생기고, 땅 속에서 나온 큰 바위가 굴러 내려와 지금의 자리에 멈추어 앉았다'하여 마을 이름을 좌석리라 불렀다고 한다. 이 바위를 중심으로 윗마을을 상좌석, 아랫마을을 하좌석이라 부르고 있다.

오늘 산행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생각으로 모처럼 느긋한 쉼을 해 본다.

20여분간의 쉼을 마치고 고치령 표석에서 인증사진을 남긴다.

사실 오늘 걷는 대간길에서는 산봉우리에 정상석이 있는 곳이 없다.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고치령 들머리로 들어서는데,

수염이 포도를 닮아서 '포도대장군'인가..ㅋㅋ

여러 장승들의 호위를 받으며 산령각에 모셔진 단종과 금성대군의 애환을 뒤로하고,

땅의 신령이 거(居)하는 소백으로 발길을 옮긴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자,

헬기장이 나타나고,

사면길을 따라 조금 더 치고 오르니,

좌측으로 영주시 순흥면 일대가 잠깐 내려다 보인다.

형제봉 갈림길 쯤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측 능선길은 형제봉 가는 길이고,

대간길은 좌측 능선을 따라 1032봉을 향해 이어진다.

1032봉 헬기장 봉우리는 우회하도록 되어있다.

소백을 잠에서 깨워낸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대궐터 쯤을 지난다.

깊고 울창한 원시림에서 듣는 산새들의 지저귐이 백두들의 감각을 다시금 깨워낸다.

잠시 평탄하던 능선길이 급하게 우측으로 꺾여져 내리는 곳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오늘은 여러명이 둘러앉을 만한 넓은 장소를 찾기가 힘들어서,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에서 밥상을 펼친다.

마당치를 지나는 백두들!

<마당치(馬堂峙, 910m)>

마당치는 1032봉을 넘어서 있는 안부로, 마당처럼 널찍한 공터가 있어서 마당치라 불린다고 하며, 우측으로 충북 단양의 신골과 절골로 내려가는 계곡길이 있다고 한다.

마당치 이정표.

돌아본 고치령 방향.

육산에서 만난 암릉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암릉을 우회하는 백두들!

암릉으로 오르며 돌아본 영주시 단산면과 부석면 방향 산그림.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온 대간의 봉우리들도 조망된다.

좌전방으로 소백산의 상월봉 쯤이 조망된다.

좌측 좌석리 방향 조망.

어느새 고치령이 멀어지고 소백의 봉우리가 가까워졌다는 이정표가 반갑다.

아침식사 후 한시간쯤을 걸은 끝에 다시금 목을 축이며 쉼을 하고,

가벼운 오르내림을 거듭하며,

오늘의 대간길 종착지인 늦은맥이가 가까워져 간다.

1031봉 헬기장 쯤을 지나고,

이내 연화동 갈림길을 지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 연화동으로 내려가게 된다.

잠시 후 주능선 방향으로 '탐방로 아님' 표지판이 걸려있고,

좌측의 우회길로 조금 진행하니,

중계소 갈림길이 나타난다.

아마도 강우량 측정소가 설치되어 있는 듯하다.

이제 소백으로 향하는 길은 편안하게 이어지고,

1061봉 쯤의 헬기장을 지난다.

싱그럽다는 표현조차 무색할 정도의 풀밭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늦은맥이를 향해 조금씩 고도를 높여 간다.

소백의 찬란한 아침을 그 뉘가 알랴!

숲의 내음에 실려온 사람의 냄새조차 싱그럽다.

1272봉 직전 쉼터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느긋하게 자리를 깐다.

세상사 어떠한 근심도 범접치 않는 쉼을 하는 백두들!

후미가 도착하여 출발 준비를 하고,

긴~ 쉼을 뒤로하고 1272봉을 향한다.

1272봉을 우회하여 늦은맥이를 향해 내려서는데,

신선봉 갈림길을 표시하는 출입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갈림길에 세워진 이정표.

여기에서부터 마루금 하나가 백두대간으로부터 가지를 치는데, 이 마루금이 신선봉~민봉~까칠봉~온달산성을 거쳐 남한강으로 잠기는 약13,8km의 온달단맥이다. 지금부터일부 구간 그 단맥을 걷게 된다. 그리고 행정구역 상으로 보면 경상북도를 뒤로하고 온전하게 충청북도 단양군으로 들어가 가곡면과 영춘면의 면계를 따라 걷게 된다.

나무 울타리를 넘어 범법자의 길로 들어선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규범들과 마주하게 된다.

法, 道德, 慣習 등등...

이러한 규범들과 맞닥뜨릴 때마다 선택을 강요당하는데,

오늘 나의 선택이 어느 누구에게 피해가 가는지?

혹여 피해가 가게 된다면 구제할 방안은 있는지!

오늘도 선택한다.

그러한 선택에 따른 모든 결과는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다만 우리의 선택에 따른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노력은

고스란히 우리의 의무임은 잊지 않는다.

어금니 악다물고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용히 발길을 내딛는다.

가야할 신선봉의 모습이 전방으로 펼쳐지고,

구조목07-11을 지난다.(매우 중요함?)

신선봉 능선을 오르는 백두들!

커다란 바위들이 즐비한 숲길을 따라,

암봉을 우회하여 지나면,

신선봉 갈림길(구조목11-12)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신선봉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이렇게 119구조목이 예전에는 이 능선이 정규 등산로였음을 알려준다. 지금은 산행이 금지되어 있지만 그래도 다른 금지구역 보다 우리처럼 다니는 산객들이 비교적 많은 곳인 듯하다.

11-12번 구조목 옆에 배낭을 벗어두고,

신선봉을 향해 희미한 등로를 쫓아간다.

신선봉으로 이어진 암릉.

신선봉은 3개의 암봉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봉우리가 진짜 신선봉인지는 불분명하다.

일설에는 지나온 주 능선상의 봉우리가 신선봉이라는 설도 있다.

사실 지도상으로는 주능선 상의 밋밋한 봉우리가 신선봉으로 표시되어 있다는데,

그래도 신선봉으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면 신선이 노닐며 바둑을 둘 정도의 조망을 가진 곳이어야 하는데,

이곳 암봉들이지 숲이 우거진 육산에서 전망이 트인 유일한 곳이지 않을까 싶다!

신선봉으로 향하는 백두들.

신선봉에서 바라본 소백산 비로봉 방향.

신선봉을 찍고 돌아오는 백두들.

신선봉 뒤로 형제봉도 조망된다.

<신선봉>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가곡면 사이에 있는 봉우리로, 소백산 신선봉은 그 이름에 걸맞은 신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봉우리다. 누가 바둑판의 선을 그었으며, 누가 바둑을 두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화강암에 각인된 바둑판을 신선봉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신선봉에 오르면 대한민국 내륙의 국토가 빗어내는 장엄한 자연의 힘과, 믿음직스러운 우리땅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봉우리가 신선봉이다. '신선봉은 소백산(小白山) 비로봉 북쪽으로 국망봉을 지나 상월봉을 만나고, 계속 북쪽으로 진행하다 육산의 단조로움에 파격(破格)의 미(美)를 보여주기 위하여 솟아 난 바위산이 신선봉이다'라고 표현들 한다.

남쪽으로 대간능선이 우람하게 펼쳐져 있다.

암봉에서 소백산 주능선을 조망하는 백두들.

당겨본 백두들 뒤로 수묵화가 그려진 병풍이 펼쳐져 있다.

암문을 통과하여 오르면 신선봉 마지막 암봉에 오를 수 있다.

민봉과 형제봉 사이 멀리로 보이는 산이 몇 해 전 백대명산을 다닐 때 갔던 태화산(1,27m)이다.

그때 태화산 정상에서 동쪽 고씨동굴 방향으로 내려와야 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잘못 내려와서 꾀나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남쪽 소백산 비로봉 방향으로 이어진 대간능선이 장쾌하다.

신선봉 증명을 남기며 주변에서 바둑판을 찾아보는데..ㅉㅉ

형제봉 방향.

주능선으로 복귀하는 백두들 너머 중앙 멀리로 보이는 뽀족봉이 월악산 영봉쯤 일듯.

마지막 암봉.

혹시 신선이 앉아서 바둑들 두던 곳인지도 모르겠다.

국망봉과 비로봉 방향으로 지나온 능선길이 완만해 보인다.

가야할 민봉 방향.

당겨본 태화산!

당겨본 월악산 방향!

주능선 방향으로 복귀하며 바라본 남서쪽 방향.

다시 암문을 빠져나와,

민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갈림길도 지나고,

배낭을 벗어 두었던 신선봉 갈림길로 다시 돌아나와 잠시 쉼을 한다.

청포도 드실래요!

항상 먹거리를 잔뜩 메고서 산행에 임하는 분들! 복받을껴!

잠시 사면을 우회하여 주능선으로 복귀하는 곳에 이르니, 산행기에서 보았던 바위들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신선봉으로 가면 등로가 좀 더 쉽고 뚜렷할 듯하다.

신선봉 갈림길을 지난다.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소백산 비로봉 방향.

전망바위를 지나는 백두들!

민봉에 도착하며 돌아본 금수산 방향.

서쪽 단양 방향.

북쪽 영월 방향.

민봉 정상에 도착하는 백두들.

후미들도 속속 도착하고,

천상의 풀밭인듯한 민봉 정상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민봉 정상에는 갖가지 야생화 화원이 펼쳐저 있고,

션한 선들바람도 불어와 느긋한 쉼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쉼을 하며 '왜 민봉 정상에는 나무가 없고 풀과 야생화만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쉬는 게 우선인 듯!

탁 트인 전망이 야생화나 먹거리보다 더 좋은 분들도 있다.

멀리 한 폭의 산수화에서 추억들을 끄집어내 보기도 한다.

소백산과 월악산 방향 파노라마

남쪽으로 소백산 상월봉, 국망봉, 비로봉이 나란히 이어져 있다.

당겨본 월악산 방향.

서쪽 단양 제천 방향.

서쪽 방향 파노라마.

당겨본 단양 방향.

저 켜켜이 쌓여진 산그리메 어디쯤에 단양읍이 있으련만..

지나온 소백산 방향으로 이어진 능선.

살짝 당겨본 소백산 비로봉 너머로 연화봉 천문대의 모습도 가늠된다.

잠시 전에 지나왔던 소백산 능선.

서쪽 금수산 방향.

북쪽 태화산 방향.

민봉 증명을 남기고,

민봉 위의 백두들!

민봉 삼각점.

야생화의 배웅을 받으며 민봉을 뒤로한다.

백두들이 떠난 민봉에는 꽃밭을 날으는 잠자리만 남는다.

민봉 정상을 내려서니,

바로 낙엽수림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소백산의 겨울북풍을 이겨낸 나뭇가지들은 서로서로 가까이 밀집대형으로 모여 있다.

표대봉이라 불리는 1313봉 쯤을 지나니,

이내 직진의 뒤시랭이문봉 방향의 능선길과 덕평문안골(좌)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의 뒤시랭이봉 방향 능선이 분기하는 1247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녹슨 철조망이 어설프게 막아서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잠시 따르던 온달단맥과도 이별하고, 좌측 골짜기인 덕평문안골로 접어든다.

'덕평문안골'의 '덕평'은 자기 덕(德)의 척도를 시험하고 공덕을 쌓은 만큼의 열매를 지각할 수 있는 곳으로, 떡가락이라는 별칭은 떡을 자주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는 유래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덕평문안골로 이어지는 등로는 출입금지구역의 등로치고는 너무도 뚜렷하다.

습기가 많은 골짜기라서, 곳곳에 갖가지 버섯들이 눈에 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버섯 공부도 좀 해 놓을걸 그랬나 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 계곡.

산객들이 많이 다니기는 하지만 따로이 관리는 하지 않은 듯,

곳곳에 쓰러진 나무들이 등로를 막고 있다.

시원한 계곡물로 목도 축여 보며..

거의 한시간여 만에 임도에 도착했다.

덕평문안골을 빠져나오는 백두들.

정면 덕평마을 방향.

우측으로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좌측으로 구봉목장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꼬리보다 몸통이 길었던 산행길에서,

거의 막바지라는 느낌에 발걸음을 가벼이 해 보는데..

뒤로 구봉팔문의 다섯번째 봉우리인 덕평문봉이 보인다.

좌측이 뒤시랭이문봉, 우측이 덕평문봉이다.

아직도 넘어야 할 두개의 봉우리가 우측으로 나란히 보인다.

뒤시랭이문봉을 우회하여 다시 온달단맥 능선에 도착한다.

직진의 여생이 마을 방향 임도를 버리고, 이곳에서 구인사 방향의 영수봉은 좌측 능선으로 가야 한다.

구인사를 향해 임도를 버리로 능선길로 접어든다.

1시간 반쯤 전에 뒤시랭이문봉을 우회하기 위해 벗어났던 온달단맥에 복귀하게 된다.

여생이 마을 방향의 임도.

'그냥 저 임도를 따라가도 되는데..'라는 생각에, 다시금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백배로 전해 온다.

첫번째 봉우리에서 조금 남은 식수를 마저 비우고,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두번째 봉우리 전망대에 도착한다.

상월 원각대조사 적멸궁이 있는 봉우리 전망대는 구봉팔문을 조망하는 최고의 조망처라고 한다.

돌아본 민봉 방향의 '구봉팔문'

좌측 구봉팔문의 마지막 봉우리들은 나뭇가지에 살짝 가려져 있다.

중앙의 뾰족봉이 뒤시랭이문봉이다.

덕평문봉과 우측으로 펼쳐진 구봉들!

<구봉팔문>

대간에서 벗어나 있는 신선봉(1376m), 민봉(1361.7m)을 거처, 표대봉(1313m)을 정점으로 9개의 지능선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는데, 가곡면 새밭에서 영춘면 백자리 사이의 새밭문봉, 귀문봉, 배골문봉, 곰절문봉, 덕평문봉, 뒤시랭이문봉, 여의생문봉, 밤실문봉, 아곡문봉등이 구봉이고, 그 9개의 봉우리 사이에는 8개의 골짜기가 놓여있다. 새밭문안, 귀기문안, 배골문안, 곰절문안, 덕평문안, 여의생문안, 밤실문안, 아곡문안 등이 팔문이다.

이 구봉팔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딱 한 곳 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 내가 서 있는 구인사 초대 종정인 상월 원각대조사 묘소(적멸궁)가 있는 수리봉 정상부다.

<구봉팔문 위치도>

구봉팔문 파노라마.

서쪽 배문안골 방향.

전망대를 뒤로하고 상월 원각대조사 적멸궁을 향한다.

상월원각대조사 묘인 적멸궁은 촬영을 금지한다는데 몰래 찰칵!

<상월 원각대조사>

대조사의 속성은 밀양박씨(密陽朴氏)이고 본명은 준동(準東)이며, 법휘(法諱)는 상월(上月), 의호(懿號)는 원각(圓覺)이다. 신해년(1911) 음력 11월 28일에 강원도 삼척에서 2대 독자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두뇌가 총명하고 자질이 뛰어나, 15세 전에 이미 사서삼경(四書三經)을 통달하였다고 한다.
15세 때에 불문(佛門)에 득도하여, 경ㆍ율ㆍ논 삼장(三藏)을 참구한지 수년에, 대조사께서는 불법의 근본 가르침이 경문을 알고 이해하는 데 있지 않고, 자성(自性)을 밝히는 데 있음을 깨닫고, 명산과 승지(勝地)를 찾아가 폐침망식(廢寢忘食)하면서 지관(止觀)을 닦았다. 그리고 견문을 넓히고자 운수납자(雲水衲者)로 중국에 들어가, 천태산국청사(天台山國淸寺)와 오대산문수도량(五臺山文殊道場)과 보타낙가산(普陀洛伽山) 관음영장(觀音靈場)등을 순례하고, 서장(西藏)까지 편력하며 만행(萬行)을 닦았다.
대조사께서 8ㆍ15광복을 전후하여 깊이 뜻한 바가 있어, 국내 여러 명산승지를 두루 답사하다가 소백산 구봉팔문 하의 연화지(蓮華地)에 이르러, 초암(草庵)을 얽고 불석신명(不惜身命)으로 각고정진을 하였다. 동족상잔의 6ㆍ25동란 중에는 대조사께서는 주로 마곡사(痲谷寺)와 공주지방에서 난민(難民)들과 더불어 지내오면서, 전진(戰塵) 중에도 무외(無畏), 무애(無碍)의 법력과 자비행으로 많은 사람을 구제하였다.
공산군이 격퇴된 후, 대조사께서 전화(戰禍)로 소실된 초암을 다시 얽고, 천태지관법(天台止觀法)을 수증 하면서 만경구적(萬境俱寂)의 공삼매(空三昧)를 체인(體印)하고, 임인년(1962) 음력 12월 28일 활연대오하여 삼관묘제(三觀妙諦)의 무상대도를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산색고금외(山色古今外)
수성유무중(水聲有無中)
일견파만겁(一見破萬劫)
성공시불모(性空是佛母)
라는 오도송(悟道頌)을 읊었다.

상월대조사께서 소백산에 입산하여 새 도량을 개설하고 각고정진하실 때에, 몇가지의 큰 서원이 있었다. 그 서원이란 「기필코 큰 법을 성취하고 이곳에서 새 불교운동과 큰 불사를 일으키겠다. 기필코 반야지혜와 무애해탈을 증득하지 않고서는 사회와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 기필코 스스로 성취한 공덕은 만중생에게 회향하여 다 함께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대조사의 불퇴전의 구도정신과 새 불교, 새 신앙운동의 염원과 광도중생의 대원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대조사께서는 근세이래 국민정신의 바탕이 무너진 사상계의 혼미와 정법의 퇴상을 개탄하고, 특히 이기적 편집(偏執)과 대립, 갈등, 분열을 일삼아 오는 불교계 상황에 큰 회의(懷疑)를 품었다. 이에 묘법의 위신력과 불교의 참면목(眞面目)을 세우고자 염원을 굳게 하였다.
소백산 유곡에서 대도성취를 위한 수도에만 전념해 온 대조사가 세상에 알려지기는 1963년경부터였다. 대조사의 법력과 자비구제력의 향기가 사방에 퍼지자 전국각지에서 그 문하에 귀의하는 제자와 신자가 날로 격증하였다. 그 도풍덕화(道風德化)와 자재(自在)한 구제력은 참으로 부사의(不思議)하였다.
중생의 고뇌는 가지가지인 것이다. 이러한 중생들을 응병여약(應炳與藥) 격으로 제도함으로써, 삶의 의욕을 잃고 있던 사람들의 가슴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절망과 어둠에 빠져 있던 사람들에게 희망과 광명을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법만은 우리를 지키고 선도하며 구제한다. 불법은 누구이든 차별하지 않으며, 바로 믿으면 삶의 기쁨을 얻는다.」라는 확신을 누구나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떤 인연으로 구인사를 다녀간 이는 청정한 신심을 일으키었고, 공경하는 마음과 진실한 마음으로 불법과 대조사의 가르침에 따르게 되었으며, 지난날의 잘못되었던 생활을 참회하며 지극지성으로 기도생활에 전념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구인사는 일체중생이 자비로 구제되는 영험의 도량이 되고, 인간개조, 진리의 감로도량으로 승화되어 왔으며, 대조사의 자재한 법력과 자비 구제력에 누구나 감모열복(感慕悅服)하였다.<네이버에서 펌>

많은 신도들이 가파른 적멸궁을 향한 지그재그 오름길을 올라 참배를 한다.

지그제그로 이어진 등로.

한참만에 구인사 경내로 들어선다.

광명전.

대조사전 앞마당.

초대종정 상월 원각대조사.

상월 원각대조사가 모셔진 대조사전.

<구인사>

구인사는 상월 원각대조사가 1945년 소백산에서 칡넝쿨을 얽어 삼 칸 초막을 짓고 수행한 끝에 창건했다고 한다. 대한 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천태종 중창조이신 상월 원각대조사에 의하여 1945년 3월에 구인사 건림을 착공하여 오월 단옷날에 낙성을 보게 된 사찰로, 현 5층 대법당(설법보전) 자리에 초가삼간의 낙성을 보았으나, 50여 년이 지난 오늘에는 40여개 동의 거대한 고층 건물과 각종 현대식 문화시설이 갖추어지고, 한 번에 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법당을 가진 사찰이 되었다.

광명전을 뒤돌아 보고,

여러 부속건물들이 이어진 곳들도 지난다.

관음전과 향적당.

관음전 앞을 지나고,

사천왕문이 보인다.

구인사 일주문.

여러 곳에 있는 구인사 주차장 중에서, 어렵게 우리의 애마를 찾았다.

몇몇 백두들은 아래쪽으로 계속 내려가는 바람에 한참을 더 걸었단다.

계곡에서 땀을 닦고,

단양IC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두부전골로 긴~ 산행의 피로를 푼다.

몸통보다 꼬리 때문에 힘들었던 긴~ 여름산행을 마치고,

한잔의 소맥으로 모든 어려움을 씻는다.

늦은 점심을 이른 저녁으로 해결하고,

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한다.

생각보다 길어진 산행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힘든 기억조차 가물가물 합니다.

행복하셔요^^

[서분덕]

자세한 설명으로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한 겨울에 초록의 대간을 보니 마음이 설레입니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니 곧 대간을 갈 수 있겠네요. 넘 기대돼요
이번 산행에서는 뵐수 있겠지요?

[만보사랑]

정말 찐한 땀냄새가 밴 산행으로 기억됩니다. 백두형님들 언젠가 구봉팔문은 반드시 완등해야죠.

[산사랑(권혁배)]

어 이구간 사진산행기 언제 올라왔지요? 음 처음엔 기억이 안나다가 중간쯤에서 생각나기 시작했네요. ㅎ ㅎ 마지막 구인사 장면이 확실하게 기억을 살려주더만요. 재미있게 자 아 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