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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 2-3 아쉬운 패배…2006 독일서 "4강신화 다시한번"
잔치는 끝났다.
송종국의 막판 만회골이 한국의 ‘월드컵 신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후회 없이 싸운 한국과 터키 선수들은 어깨를 걸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승리도 패배도 의미가 없었다. 4년 뒤 독일월드컵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하자. 꿈은 계속된다. 신화도 다시 시작될 것이다.
29일 대구에서 열린 터키와의 2002 한ㆍ일 월드컵 축구대회 3ㆍ4위전. 마지막 경기, 너무 힘들었다.
한 달 내내 계속된 긴장을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었을까. 히딩크 사단은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의욕을 불태웠지만 안타까운 몸짓이 계속됐다. 하지만 투혼은 결코 스러지지 않았다. 예서 끝인가 하는 순간 빛을 발했다.
경기 시작 11초 만에 하칸 슈퀴르에게 역대 월드컵 최단 시간 골을 허용한 한국은 전반 9분 이을용의 절묘한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수비 난조가 계속됐고 13분과 32분 일한 만시즈에게 잇따라 골을 내줬다.
후반 중반 이후 반격의 고삐를 바짝 죈 한국은 로스 타임(후반 48분)에 터진 송종국의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2-3 석패.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마지막 순간까지 골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은 태극 전사들은 아낌 없는 갈채 속에 무대 뒤로 물러났다. 다시 한 번 전국을 붉은 물결로 휘감은 4,700만 국민들에게 6월 한 달 황홀한 경험을 선사한 그들은 여전히 영웅이었다.
거듭된 기적 같은 승리에 환호했던 국민들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23명 태극 전사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본선 첫 승리를 거둔 데 이어 강호 포르투갈을 누르고 16강에 진출, 월드컵 도전 48년의 숙원을 풀었다.
이후 우승 후보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잇달아 꺾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1세기 첫 월드컵은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대구=특별취재반
입력시간 2002/06/29 19: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