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303 술회述懷 30 세고世故 세상 일
세고속다변世故屬多變 세상 일 많이도 변해 가는데(屬↔屢)
측측상아심惻惻傷我心 측측側側하게 내 마음 상한다.
조외시호관朝畏豺虎關 아침에는 이리 ·범의 집 겁내고
모피형극림暮避荊棘林 저녁에는 가시나무 덤불 피한다.
염염백일비冉冉白日飛 성큼성큼 대낮이 날라 가는데
정정광음로鼎鼎光陰老 당당하게 세월은 늙어간다.
장부재세간丈夫在世間 대장부 세상에 살아가면서
호부전회포胡不展懷抱 어찌하여 품은 생각 펴지 못하나?
인생여마려人生如磨礪 인생이 맷돌 가는 것 같아서
마진자유시磨盡自有時 다 가는 것 당연히 그 시기 있나니
직수신행장直須慎行藏 행장行藏을 삼가서 할 것
지대종유기志大終有期 뜻이 크다면 끝내 펄 기회 있으리.
천여사불명天如使不鳴 하늘이 만약 큰소리치게 못한다면
립언요후지立言要後知 말 적어서 뒷세상에 알리게 하라.
여러 번 변하는 세상일
측측하게 내 마음 상한다
아침에는 시랑이와 호랑이 소굴 두렵고
저녁에는 가시나무 우거진 숲을 피한다
성큼성큼 대낮은 날아가고
당당하게 세월에 늙어만 간다
사나이 세상에 있으면서
어찌 품은 뜻 펴지 못하는가
인생은 맷돌갈이와 같아
다 갈아내는 것도 스스로 때가 있도다
정직에는 마땅히 행장을 조삼하며
뜻 가짐이 크다면 끝내 기대함 있으리라
하늘이 만약 울지 못하게 한다면
말을 적어서 후세 사람들이 알게 하리라
►세고世故=세사世事. 世上의 風俗이나 習慣 等으로 因한 이러저러한 일.
►‘무리 속, 이을 촉, 따를 주屬’ 무리. 동아리
‘여러 루(누)屢’ 자주. 수효數爻가 많은
►측측惻惻 측은하다.
‘슬퍼할 측惻’ 감창感愴하다(사무쳐 슬프다) 가엾게 여기다
►염염冉冉 나아가는 모양模樣이 느림. 약弱함. ‘나아갈 염/나라 이름 남冉’
►정정鼎鼎 성대하다. ‘솥 정鼎’
►마려磨礪 날카롭게 갈다. 연마練磨하다.
►행장行藏 진로進路. 진퇴進退. 내력. 행적. 비밀. 내막.
●세고世故 세상 변고/신흠申欽(1566-1628)
1
세고하증료世故何曾料 세상 변고 그 어찌 헤아리나
무함불문원巫咸不問寃 무함에게 원통함 묻지도 못한다.
법심심반태法深心反泰 법은 심각해도 마음은 태평하고
훼적골유존毁積骨猶存 비방 쌓여도 뼈는 그대로 남아 있다오.
수락사탄향水落沙灘響 물이 줄자 여울물 소리 들리고
상희목엽번霜晞木葉翻 서리 마르자 낙엽마저 떨어지는구나.
여생충공칩餘生虫共蟄 여생을 벌레와 같이 칩거하나니
만사이무언萬事已無言 수많은 일들을 이제는 할 말이 없도다
세상사 변고는 그 어찌 헤아리나요
무함에게 원통함을 묻지도 못 한다
법은 심각해도 마음은 태평하도다
쌓인 것을 헐어도 뼈는 그대로 남아
물이 떨어져서 여울물 소리가 들리고
서리가 마르자 낙엽마저 떨어지는 군
남은 인생을 벌레와 같이 칩거하나니
수많은 일들이 이제는 할 말 없도다
2
천의종하사天意終何似 하늘의 뜻은 마침내 어떻게 할까
고신포지원孤臣抱至寃 외로운 신하 깊은 원한 안고 사노라.
고금시혹변古今時或變 고금 시사가 때때로 변하여도
우주리장존宇宙理長存 우주 이치 언제나 그대로 있도다.
치작후청호耻作侯鯖護 후정의 호 되는 건 부끄럽고
휴론골상번休論骨相翻 골상 험한 우번도 논하지 말아라.
향등추야정香燈秋夜靜 향등 아래 가을밤 고요한데
은궤정망언隱几正忘言 궤에 기대 바야흐로 말조차 잊는다
하늘의 뜻은 마침내 어떻게 같을까요
외로운 신하는 깊은 원한을 안고 사네
고금의 시사가 때때로 변하기도 하네
우주의 이치는 언제나 그대로 있도다
후청의 호가 되는 것은 부끄럽고요
골상이 험한 우번도 논하지 말아라
향기 나는 등불 아래 가을밤 고요해
궤에 기대 바야흐로 말조차 잊는다
►후청호侯鯖護
후정侯鯖은 오후정五侯鯖의 준말이고 호護는 한漢 성제成帝 때 사람 누호婁護인데
누호가 성제의 외삼촌들인 王氏 5侯가 선사한 어육魚肉을 합쳐 요리하여 진기한 음식을 만들었다 한다.
정鯖은 물고기와 육고기를 합쳐 요리한 맛좋은 음식이다/<서경잡기西京雜記>卷二
‘鯖 청어 청, 잡회 정’ 청어靑魚, 고등어